지난 7월 8일 진행된 2020 LG 울트라기어-Hot 6 GSL Season 2 24강 F조 경기를 끝으로 새로운 우승에 도전하는 16명의 진출자가 결정되었다. 이번 16강에는 오랜만에 외국인 선수 2명이 동시에 이름을 올렸는데, 캐나다의 샤샤 호스틴(Scarlett)과 멕시코의 후안 로페즈(SpeCial) 모두 GSL에 꾸준히 도전했지만 한명이 16강에 진출하면 다른 한명이 24강에서 탈락하는 탓에 둘 모두 16강에 오르진 못했기 때문이다.
복수의 외국인 선수가 16강에 진출한 데다가 같은 조에 배정된 것은 리카르도 로미티(Reynor), 알렉스 선더하프트(Neeb)가 출전했던 2018 GSL Season 3 16강 A조 이후 2년 만이다. WCS 서킷 진영 선수들로 인해 더욱 '글로벌'해진 글로벌 A조의 선수들을 살펴보자.
아프리카 프릭스 'TY' 전태양(T) - 2020 GSL Season 1 우승
이번 시즌의 16강에도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대거 포진되어있지만, 현재 최고의 선수는 단연 지난 2020 GSL Season 1 결승전에서 김도욱을 4:0으로 완벽하게 이기고 첫 국내 개인리그 우승을 차지한 '디펜딩 챔피언' 전태양이다. 그는 2연속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조지명식에서 글로벌한 16강 조를 만들겠다며 일찌감치 선전포고했고, 탑 시드 보유자인 만큼 무난히 목표를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글로벌 A조'의 주인공인 외국인 게이머 샤샤 호스틴(좌)와 후안 로페즈(우).
전태양이 처음으로 지목한 상대인 샤샤 호스틴은 오프라인 대회 무대에서 한 번도 져본 적이 없으며, 친하다가도 이따금 이빨을 드러내는 애증(?)의 제자 후안 로페즈 역시 2017 WCS Global Finals 16강에서의 경기를 제외하면 전부 승리해왔기 때문에 그야말로 최적의 대진이라 할 수 있다.
저그전에 자신감을 보인 그는 박수호와의 경기도 무난하게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 보이지만, 변수는 이번 대결이 둘 사이의 첫 공식전인 데다가 그의 공허의 유산 경기 데이터가 많지 않기 때문에 스타일을 분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Brave Star Gaming 'Scarlett' 샤샤 호스틴(Z) -2020 GSL Season 1 16강
GSL 24강 E조에서 박진혁에게 패배하며 탈락 위기에 놓였지만, 최민우를 이기고 최종전에 진출한 후 박진혁에게 복수하며 16강에 진출한 샤샤 호스틴. 지난 시즌에 이어 연속으로 16강에 진출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하필이면 첫 상대가 전 시즌 우승자인 전태양이다.
2014년 주성욱에 이어 로열로더에 도전한 최민우를 저지하는데 성공한 샤샤 호스틴
그러나 본인은 조편성결과를 그다지 나쁘다고 여기지 않았다. 조지명식 내내 테란 선수를 선호했던 샤샤 호스틴은 싫어하는 프로토스전을 피하는 동시에, 대결하고 싶었던 후안 로페즈와 같은 조에 편성되었기 때문이다. 후안 로페즈와의 오프라인 대회 상대전적은 4:1로 크게 앞서며, 박수호와의 오프라인 대회 상대전적은 3:2로 팽팽하지만 전부 공허의 유산 이전의 경기이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
Team eXoN 'SpeCial' 후안 로페즈(T) -2020 GSL Season 1 32강
WCS 서킷 진영 최고의 테란이라 평가받는 후안 로페즈는 GSL 16강 A조에서 주성욱에게 패배했지만 어윤수만 2번 잡아내며 16강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조지명식에서 전태양의 팀 동료인 김대엽을 지목한 탓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 했으나, 전태양이 탑 시드 권한을 김대엽과 박수호를 교환하는데 사용한 덕에 A조에 잔류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그의 상황이 썩 좋지만은 않은데, 스승이자 천적인 전태양이 자신을 떨어뜨리기 위해 단단히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우승자의 화를 산 후안 로페즈의 운명은?
다행이라면 24강에서 선보인 어윤수와의 저그전 기량이 썩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후안 로페즈가 압도적인 기본기보다는 독특한 전략을 통해 승리를 쟁취하는 스타일인 만큼, 두 저그 선수에 각각에 알맞은 다양한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아프리카 프릭스 'DRG' 박수호 -2020 GSL Season 1 16강
GSL 24강 D조에서 군필 듀오인 조중혁과 함께 16강에 진출하며 군필자의 저력을 보여준 박수호. GSL 티어 4(단, 포인트는 티어 3의 선수들과 같다)의 유일한 16강 진출자인 그는 이번 시즌 다크호스 중 한명이다.
박수호는 전 시즌 준우승자인 김도욱에게 지명되어 D조에 들어갔지만 전태양의 탑 시드 권한으로 인해 A조로 이동하게 되었다. A조에서도 D조에서도 선호했던 선수인 탓에 '맛집'으로 전락해버린 것 같지만, 정작 본인은 어디에 있건 상관없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24강에서 토스전에 강세를 보였던 만큼 조에 프로토스 선수가 없는 것은 아쉽지만, 그 대신 테란 선수가 두명이기에 저글링 난입의 달인인 그가 어떤 변수를 일으킬지는 두고 볼 일이다.
박수호의 공간창출 능력은 역시 가히 일품이라 할 수 있다.
과거 핀란드의 저그 요나 소탈라(Serral)가 2018 WCS Global Finals에서 우승하며 한국의 스타크래프트2 독주를 끝내긴 했지만 이듬해 박령우가 빼앗긴 왕좌를 되찾아왔으며, 더군다나 한국 선수들의 주무대인 GSL의 장벽은 아직 견고하다. 간만에 외국인 선수들이 16강에 진출한 만큼, 한국의 디펜딩 챔피언 전태양과 제대 후 무서운 기량 상승을 보이는 박수호에 맞설 그들의 활약에 관심이 주목된다. 또한 조지명식에서 강한 신경전이 오갔던 전태양과 후안 로페즈의 '사제 매치' 성사 여부 역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글로벌 A조에서 살아남아 글로벌 스타크래프트 2 리그 우승에 한 발짝 더 나아갈 선수가 누가 될지는 오는 15일 18시 30분 SBS 아프리카TV(afreecatv.com)와 네이버 스포츠(sports.news.naver.com/esports/index.nhn)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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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시즌 16강부터 결승까지 모든 경기 프리뷰를 쓰는게 목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