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기가 끝난 후의 FPX 숙소.
깊은 고뇌에 빠진 도인비.
https://www.weibo.com/ttarticle/p/show?id=2309404498448312303656
야가오 "1경기는 상대도 우리도 성장을 원했기에 게임이 길어졌던것 같다."
코치 "상대가 카사딘을 뽑고 밴픽이 끝났을때, 선수들에게 (설사 게임이 길어지더라도) 되려 초반에만 카사딘에게 킬을 주지 않으면 후반 승률은 이쪽이 높다고 미리 언질을 해뒀다."
1경기에서 게임이 주도권을 쥐어 먼저 움직일 수 있었던 징동이 먼저 빠르게 공격을 하기 보다는 시간을 천천히 쓰면서 플레이를 했는데,
카사딘은 초반에 킬을 먹어야 힘을 쓰지 그냥 조용히 파밍만 하게 두면 오히려 후반 가도 상대팀의 승률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해 코치가 이런 점을 미리 지시하고 급하게 하지말라고 플랜을 내렸고 여기에 따라 게임에 임했다고 합니다.
징동의 2년 연속 스프링 결승 진출을 이뤄낸 로컨과 카나비, 두 한국인 듀오의, 이번 시즌 팀이 처음 만들어졌을 겨울 무렵 모습.
좀 재밌는게 로컨과 도인비는 상당히 친합니다. 애초에 둘이 같은 팀이기도 했고... 이 부분은 좀 아래서 다시 이야기하고
작년 롤드컵 결승을 앞두고는 로컨이 도인비를 향해서 이런 멘션을 날린게 기억에 남더라구요.
로컨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서포터 뤼마오도 저한테 꽤 인상이 깊었던 선수인데, 작년이 이 선수가 스프링 무렵에 했던 말이 기억에 나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JDG라는 팀을 잘 아는 게이머들은 지금의 SKT 소속 선수인 클리드가 JDG와 인연이 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난해 JDG에서 뛰었던 그인데, 최근 인터뷰에서 Lvmao는 클리드가 자신의 꿈을 위해 LCK로 가서 SKT에 입단했으며, 때문에 당시 JDG는 모두 그를 지지했고 만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클리드는 이번 스프링 대회 우승 직후 옛 팀 동료 JDG에게 응원의 메세지를 보냈고, MSI에서 만나 JDG와 싸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Lvmao는 클리드의 말을 듣고 우스갯소리로 반응했다."
Lvmao : "아니, 그건 안되지! 우리 JDG가 MSI에 가면 니들이 그냥 우승하는거 아니야? 차라리 IG가 가라고 그래. 적어도 걔들이 너희들하고 싸워볼만은 하잖아."
옛 동료 클리드가 SKT 가서 스프링 우승하고, LPL 결승에 오른 징동을 상대로 "야 너도 우승해서 우리 MSI에서 만나자." 고 연락을 개인적으로 보내니,
"우리가 MSI가면 SKT한테 개발리고 니네가 그냥 우승할텐데 우리보고 리그 우승하라고 하면 안되지! 차라리 IG가 니들하고 싸워볼만 하니까 가라고 그래라." 하고 답변을 했다고 하더라구요. 생긴것도 푸근하게 생겼는데 말 하는게 웃겨서 기억에 남은 선수...
지난 스프링에도 결승에 올랐지만 IG에게 패배했던 줌.
작년의 아쉬움을 올해 반드시 우승을 쟁취해서 채우고 싶다는 각오를 오늘 경기 전에 밝혔는데,
현재 줌은 정규리그부터 19경기 출전 19경기 승리 승률 100%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작년 스프링 4강에서 FPX를 침몰 시켰던 줌의 갱플랭크 화약통.
이번 스프링 4강에서도 징동이 FPX를 4강에서 침몰 시키면서 아이러니한 역사가 되풀이 되고 말았습니다.
"JDG는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다. 서포터 Lvmao는 도인비가 팀 동료로 있다가 도인비가 팀을 떠나 RW로 간 후, 갑자기 성장하여 팀에서 지휘를 하는 역할을 맡는 선수가 되었다. 여기에 JDG는 지난 해 줌과 야가오라는 두 명의 슈퍼 신인을 손에 넣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JDG 팀이 섬머 시즌때 LPL 최고 수준의 코치 중 한명인 옴므도 얻었다는 것이다..."
(밑에는 징동이 만약 MSI 나가면 클리드 인연 때문에 SKT와 가장 만나고 싶다는 이야기)
이게 작년 스프링 때 징동의 결승 진출 관련한 부분을 이야기하면서 제가 인용한 글 중에 하나 입니다.
징동의 옴므 감독은 작년 스프링 시점에서도 이미 'LPL 최고 수준의 코치' 라는 명성을 얻었는데, 이번에 결승을 또다시 보내면서 능력을 입증시켜보였습니다.
현재의 징동 게이밍이라는 팀의 근간을 이룩한건 옴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7년 섬머까지의 JDG는 도인비가 '고아원 원장' 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성적이 좋지 못한 팀이었습니다. 그리고 18년 섬머 시즌을 앞두고 옴므가 팀에 합류했고, 18년 스프링에 LPL에 데뷔했던 줌은 섬머 시즌 옴므와 함께 하며 (더샤이가 부상으로 많이 결장했던) 당시 LPL 최고의 탑솔러 소리까지 들으며 발전했고, 역시 18년에 데뷔한 신인이었던 야가오 역시 옴므 감독과 함께 하며 많은 발전을 이뤄냈습니다. 서포터인 뤼마오는 '고아원' 멤버 중에 한 명이었지만 옴므와 함께하며 많은 발전을 이뤄냈고 로컨도 그때 멤버 중에 한 명입니다.
LPL의 많은 팀들이 '라이너' 자리에 한국인 용병을 기용하는데 비해 징동은 한국인 정글 명가라고 할 수 있는 팀으로 클리드, 플로리스, 그리고 지금 카나비에 이르기까지 한국인 정글러를 잘 활용했습니다.
때문에 정글 보는 눈도 좋은지, 작년 리프트 라이벌즈나 섬머시즌 무렵 아직 완전히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솔랭 냄새가 많이 난다' 는 평가도 받던 카나비를 "보완만 되면 기존 정글인 플로리스를 제치고 주전으로 쓰겠다." 며 공헌을 했고, 실제로 하반기에 많은 게임을 신인 정글러에게 맡기며 경험치를 주고 다음 시즌 이 선수에게 팀의 플랜을 올인하려는 모습도 미리부터 보여주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성공한 모습이었구요.
그리고 카나비의 활약에 대해서 말하자면, 이 선수 작년 섬머에 중국 간 선수인데, 신기할 정도로 중국어를 잘하더군요. 단순 인게임 소통이 아니라 아예 현지 인방을 어느정도 중국어로 할 수 있을 정도인데 아직 1년도 확실히 안넘은것 같은데 상당히 신기하더군요.
징동 게이밍이라는 팀의 역사를 이야기하려면 일단 도인비 이야기부터 해야 합니다. 16년 스프링, 1부리그 1위 팀이었던 뉴비의 주전 미드라이너였던 도인비는 '도인비 - 스위프트 사태' 로 섬머 시즌엔 팀에서 축출 되고, 대신 뉴비의 2부리그 팀이였던 '뉴비 영' 에서 뛰게 되었습니다.
독기를 품은 도인비는 그 섬머시즌, 바로 팀을 승격 시킵니다. 그리고 원래는 뉴비의 2군이었지만, 1부리그 올라가면서 같은 스폰을 쓸 수 없었기에 뉴비 영은 'QG로 이름을 바꿉니다. 이 QG에서도 도인비는 맹활약하여 17년 스프링 팀을 플레이오프에 보내고 MVP도 타냈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손대영 감독의 IMAY에게 패배합니다.
플옵 떨어지고 눈물의 MVP 시상식을 하는 도인비.
그리고 이 QG를, '징동' 이 인수하면서 현재의 '징동 게이밍' 이 탄생합니다. 즉, 시작은 도인비가 승격시킨 2부리그 팀이었던 셈입니다.
그러나 징동 체제로 시작한 이 17 서머시즌, 징동 게이밍은 답이 없는 모습을 보이며 도인비 혼자만 극악의 고통롤을 하는 상태가 됩니다. 로컨도 부족한 점이 많았고, 바로 이 시즌에 데뷔했던 현재의 서포터 뤼마오도 이때는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클리드' 가 팀에 있기는 했는데, 쿼터 문제 때문에 클리드 쓰면 현지 중국인 원딜러가 답 없고 로컨 쓰자니 정글러가 답 없는 상태였습니다.
때문에 현지에서 당시 도인비에게 '고아원 원장' 이라는 별명까지 붙을 정도였고, 도인비는 17년이 끝난 후 팀에 아쉬움을 표시하고 RW로 이적 합니다.
그리고 도인비가 떠난 18시즌. 도인비라는 거물이 떠났지만 대신 '클리드 - 로컨' 을 기용하게 되면서 팀 최악의 구멍이 어느정도 메꿔졌고, 바로 이 시즌에 줌과 야가오라는 두 로컬 라이너들이 1군 무대에 등장합니다. 작년까지 고아원 멤버였던 뤼마오는 이 무렵 경험치를 어느정도 빨아먹으며 많은 발전을 보여주었습니다.
스프링 시즌도 어느정도 가능성을 보였다가, 옴므가 합류한 18 섬머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상당한 경쟁력을 보이며 여러모로 만만치 않은 강호로서의 힘을 보여주었고, 플레이오프에서는 무려 그 '18 IG'와 풀세트 접전을 펼친 끝에 결국 탈락하고 맙니다.
국내로 치면 딱 '그리핀' 정도 세대의 선수들이 등장할 무렵 1군에 자리 잡았던 멤버들이 대다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컨은 ESC에서 좀 더 일찍 데뷔했지만 대략 17년 하반기 ~ 18년 시즌 데뷔한 선수들이 대부분 입니다. (정작 로컨은 아직 꽤 선수로서 한창 때인 편이고, 뤼마오는 1군 데뷔가 늦어서 은근 나이가 좀 있는 편)
18 스프링에 가능성을 보이고, 18 섬머에 무서운 실력을 보인 징동은 19스프링 무렵, 정규시즌은 8위로 플옵 팀 중에서는 가장 밑순위로 플옵에 진출하게 됩니다.
이유가 있는데, 18년 시즌이 끝나고 징동은 두 한국인 선수였던 클리드와 로컨을 모두 잡고 싶었다고 합니다. 때문에 밤새도록 재계약 논의를 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둘 모두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일단 직전 시즌 RW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플로리스를 정글러로 데려오고, 베테랑 원딜러 임프를 데려왔는데(시즌 초반 플로리스는 베트남 정글러인 리바이와 주전 경쟁을 하기도 했고, 임프 역시 현재 LEC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원딜러 비보이와 경쟁하기도 했습니다. 금방 정리 되어서 경쟁기간이 길지는 않은 편) 아무래도 선수 교체도 원인었던듯 합니다.
그런데 8시드로 플레이오프에 오른 징동은 1라운드에서 시예, 미스틱 등이 있는 5시드 WE를 격파하고,
우지가 있는 4시드 RNG를 격파하고,
도인비가 있는 1시드 FPX를 격파하는, 롤 역사를 통틀어서도 찾아보기 힘든 업셋 행진을 연이어 이어가며 결승까지 올라가는 기염을 터뜨렸습니다. 그리고 IG를 상대 했으나 아쉽게 패배하고 맙니다.
18스프링 부터 18 섬머, 19 스프링까지 쾌속질주를 보여주며 레벨업하는 모습을 보여준 징동은 19서머 시즌은 부진에 빠졌습니다.
이유가 있는데, 오랜 선수 생활을 했던 임프는 이때 손 부상이 심했다고 합니다. 이미 스프링 후반부터 은퇴할 생각을 내보였고, 서머 시즌에는 그 고통이 더 심했다고 합니다. 때문에 징동 측은 임프와 이야기를 나누며 계속 상태를 지켜보며 피드백을 하면서 '유종의 미' 를 거두며 끝까지 가는 쪽으로 결정을 했다고 하는데, 여하간 100% 컨디션은 아니었을 겁니다. 징동 측은 임프가 은퇴한 뒤 팀에 헌신한 점에 대해 고마움을 밝혔습니다.
또 주전 정글러였던 플로리스 역시 인터뷰로 밝히기로는 당시 몸이 많이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두 명의 한국인 선수들이 많이 아픈 상태였고, 주전 라이너들이 역시 스프링 시즌에 비해 폼이 떨어진 상태라 성적이 좋을래야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때문에 19년 섬머 시즌 징동은 플레이오프 진출도 실패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카나비를 차기 대안으로 삼아 다음 시즌을 준비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곡절은 있었지만 이번 시즌 함께 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야기로는 징동 측 관계자가 비시즌에 한국을 3번 방문해 카나비 본인은 물론이고 카나비 가족들과도 계속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AD캐리였습니다. 데프트 말도 있었으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고, 미스틱도 고려해보았으나 가정문제 때문에 한국에 가는것이 우선순위 였을테니 매물이 애매했습니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고스트' 가 1순위였으나 일이 길어지면서 엎어졌다고도 합니다.
이때 코칭 스태프들이 이야기 한 끝에 "로컨이 다시 돌아온다면 호흡 문제는 일전에 이미 손을 맞췄으니 걱정할 게 없다." 며 로컨에게 접근했다고 합니다. 로컨의 19년 시즌 TES에서의 활약이 썩 좋다고 할 수 없었고, 정규시즌이야 그렇다쳐도 마지막의 선발전에서 재키러브에게 압도당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뚜렷해 온라인에서 평판이 별로였지만, 징동 측은 자기들이 '로컨 사용설명서' 를 가지고 있다고...
그렇게 되어서 나온 것이 현재의 징동 게이밍 멤버 입니다.
17년 시즌의 유산인 로컨과 뤼마오, 18년 시즌의 유산인 줌과 야가오, 19년 시즌의 유산인 카나비로 구성된 팀이고, 팀의 역사를 살펴보면 1년 단위로 계획이 기둥뿌리가 바뀌는 LOL 계에서는 재미있게도 (의도했건 어쩌다보니 이렇게 되었건) 팀이 흡사 하나하나 레고블럭을 쌓아가듯 만들어진 팀이라는 점이 신기합니다.
말 그대로 한 시즌에 한두명씩 건지는 식으로 3년을 존버하면서 엑조디아 모으다보니 현재의 멤버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팀의 실적도 한층 한층 쌓아올렸고, 이제 마지막 남은 마침표이자 더 올라갈 수 있는 유알힌 남은 길도 '우승' 뿐입니다.
Q "재키러브에게 하고 싶은 말은?"
로컨 "딱히 할 말은 없고, 다만 이제 결승전이니까. 한번 재미나게 해보자고 하고 싶다."
LPL 첫 결승 진출을 이뤄낸 후, 대성통곡 하는 징동의 로컨 선수.
로컨이라는 선수의 커리어도 기구합니다. ESC 에버에서 신성처럼 데뷔했으나, 징동에서 첫 데뷔년에 힘겨운 시간을 겪었습니다. 절치부심 해서 18년 리그 정상을 노려보았으나, 재키러브가 있는 IG에게 풀세트 접전 끝에 패배했습니다.
그리고 TES라는 초신성 팀에 합류했으나, 데마시아 컵의 결승에서도 재키러브에게 패배했고, 스프링 정상을 다투는 플레이오프에서도 재키러브에게 패배했고, 롤드컵이라는 무대를 단 1승만 남긴 상황에서, 또 재키러브에게 패배했습니다.
17년 무렵 LPL에 데뷔했는데, 팀의 전력 자체가 워낙 안 좋던 시절도 있었고, 반면에 팀의 전력이 좋을때는 본인의 플레이가 아쉬웠던 순간도 있었는데, 드디어 결승무대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본인으로서도 LPL 무대에서 무언가 하나 이뤄낸 뜻 깊은 순간일듯 싶습니다. 그동안 무수한 비난도 받았는데, 선수 본인에게도 요동치는 순간일테구요.
롤 시청 하면서 보는 인상 깊은 장면들이 많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장면들을 볼때마다 가장 뜻깊습니다. 한 선수, 한 선수 마다 정말 많은 스토리가 있는데 그런 장면들을 볼때마다 참 뜨겁더라구요.
"플레이오프의 JDG와 TES는 누가 더 강한가? JDG는 큰 약점이 없지만 로컨에게는 '공수증(恐水症)' 있다."
(재키러브의 중국 내 별명이 阿水)
무슨 세대교체니 무엇이니 타리그랑 비교해서 강하니 약하니... 이런 문제는 솔직히 크게 관심 없어서 뭐라고 말은 못하겠고,
LPL 내적인 서사로만 따지면 이번 플레이오프는 '극복' 에 관련된 주제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스로의 벽이 되었던 그 상대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 유독 눈에 보입니다.
팀의 오랜 베테랑을 떠나보낸 WE는 어린이들과 함께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 369는 더샤이를 넘을 수 있는가, 나이트는 루키를 넘을 수 있는가, TES는 IG를 넘어설 수 있는가, 재키러브는 '뱀의 머리' 로서 '용꼬리' 로서의 자신의 이미지를 지울 수 있을 것인가, 세계를 제패한 거인이었던 두 팀을 이 팀들이 넘어설 수 있을 것인가 등등...
그리고 로컨에게도 그런 극복의 테마는 아직 남아 있을 겁니다.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비참한 패배를 안겼던, 그 마지막 한번을 더 이기지 못해 소속팀이 롤드컵을 가지 못하게 막았던, 바로 그 상대 재키러브가,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전 소속팀이었던 TES에서, 우승컵이라는 승리의 상징을 바로 앞에 두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미 재키러브는 로컨이 해내지 못한 일을 벌써 해낸 참입니다. 로컨이 TES 시절 결코 넘지 못했던 IG라는 벽을, TES는 재키러브와 함께 무려 800여일만에, 팀 프랜차이즈 역사상 처음으로 넘어섰습니다.
남은건 간단합니다. TES가 이기면, 팀은 원딜을 더 나은 선수로 바꾸었기 때문에 우승한 게 됩니다. 선수에게 있어 이보다 더 깊은 패배가 또 어디있을까요?
재키러브가 IG의 막내가 아닌, TES의 젊은 리더로서 승리하기 위해 JDG를 극복을 해야 한다면, 로컨 역시 승리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가장 큰 패배를 남긴 재키러브를, '공수증'을 극복해야 합니다.
"아무도 나를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나는 여전히 열심히 노력해서, 나를 다시 증명하고 싶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어느 지역이 강하고 약하고, 어느 메타가 정답이고 틀리고 이런 문제는 거의 안 궁금합니다.
그런데 저런 이야기는, 끝이 어떻게 될지 정말 궁금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