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5개월 만에 GSL(Global Starcraft 2 League) 무대에 돌아온 'kiwian' 김정훈의 첫 도전은 아쉽게도 실패로 끝났다.
지난 15일 진행된 2020 GSL 시즌 1 24강 B조 경기에 출전한 김정훈이 조 4등을 기록하며 이번 시즌을 마무리했다.
스타2 팬들에게 있어 '김정훈'은 가장 친숙하고도 낯선 이름이다. 친숙한 이유는 김정훈이라는 이름이 2011 펩시 GSL Aug. 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테란 'Top' 김정훈, NS호서 출신 프로토스 'Tassadar' 김정훈, Kespa에서 스타크래프트 2로 종목을 전향한 이후 두각을 보이며 2013 WCG(World Cyber Games)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렸던 'Sora' 김정훈으로 3명이나 존재했기 때문이고, 낯선 이유는 이들이 2016년 이후 대회에서 모습을 비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Mvp' 정종현의 핵전쟁 경기와 3회 우승 기록으로 기억에 남은 2011 펩시 GSL Aug. 결승전
이번 GSL에 복귀한 선수는 테란 김정훈 선수로, Top에서 kiwian으로 ID를 변경한 그는 그동안 트위치TV에서 스트리머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러다 이번 GSL 코드 S 예선에 도전장을 내민 그는 최종전에서 조지현을 꺾고 본선 무대에 진출하며 기대감을 모았다. 2011년 11월에 진행했던 Sony Ericsson GSL Nov. 코드 A 에서의 경기 이후 8년 5개월 만의 도전이었다. 당시 스타2로 돌아온 테란의 황제 임요환이 이 대회에 참가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세월의 흐름이 더욱 와닿는다.
2019년 대회와 올해 진행된 2020 GSL 슈퍼토너먼트 시즌 1의 포인트가 없는 만큼 티어 4에 배정된 그의 대진 상대는 만만치 않았다. 불과 한 달 전 진행된 IEM Katowice 2020에서 우승컵을 거머진 진에어 그린윙스의 이병렬, 작년 초 World Electronic Sports Games 2018 우승 이후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으나 올해 상승세를 기록 중인 이신형과 같은 조에 배정되면서 'Scarlett' 샤샤 호스틴과 함께 2강 1중 1약 구도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상대적으로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이 덜 노출되어있고, 조에 저그 선수가 2명이었던 만큼 경기마다 개성 있는 저그전 전략을 준비해왔으나 세세한 부분에서 아쉬운 모습이 보였다. 첫 상대 이병렬은 전진 사신빌드를 준비한 김정훈을 상대로 선 산란못 빌드를 사용해 초반 변수를 차단했고, 김정훈은 결국 사신으로 큰 이득을 보지 못한 채 출발했다. 또한 2세트에서는 테란 선수들이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평가한 '211' 빌드를 사용하여 빈틈을 노려보았지만, 업그레이드 타이밍을 잘 잡지 못하고 교전 중 잔뜩 긴장한 모습을 보이며 패배하고 말았다.
짧은 시간 동안 전투 자극제를 3번 복용한 그의 해병은 이병렬의 부대 앞에 맥없이 무너졌다.
이어진 샤샤 호스틴과의 패자전에서도 은폐 밴시를 통해 포자촉수가 없던 샤샤 호스틴의 일벌레를 다수 잡는 데 성공했으나 함께 준비했던 화염차 관리에 소홀했던 탓에 더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쳤고, 경기가 길어지며 결국 역전을 허용했다.
여왕과 정정당당한(?) 승부를 벌이는 화염차
경기를 마친 김정훈은 커뮤니티에 준비한 것이 많았는데 보여드린 것이 없어 죄송하다는 내용의 글을 작성했다. B조에 출전했던 세 선수 모두 공허의 유산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인 만큼 오프라인 무대에서 그가 느끼는 부담감은 남달랐을 것이다. 비록 8년 5개월 만의 복귀전에서 승리를 거두는데는 실패했지만 이번 경기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도전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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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선수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