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와의 경기 이전에 써둔 글인데, 경기이후에 분위기가 좀 바뀌었지만 그냥 올립니다.)
게임을 하지는 않고 e스포츠로 관전만 즐기는 사람으로 이번 MSI를 보면서 느껴지는 점이 몇개 있네요. 이미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신 것들이지만 제 개인의 소회로 정리해 봅니다.
14삼화가 탈수기 운영을 정립한 이후 완전한 시야장악을 바탕으로 한 빈틈없는 운영을 극대화 시킨게 LCK였고, 그걸 토대로 LCK가 몇년동안 세계를 제패했죠.
하지만, 그런식의 게임양상을 선호하지 않았던 라이엇이 패치를 통해 시야장악을 제한시켰고, 그로인해 완전한 시야장악이 불가능해졌고, 당연하게 빈틈없는 운영 또한 불가능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은 자연스럽게 먼저 움직여서 빈틈을 찾아 찌르는 쪽이 이득을 취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더 나아가 라이엇이 공격적인 운영에 유리하도록 거듭 패치를 하다보니, 롤은 자연스럽게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메타의 중국리그에 최적화 되어버렸습니다.
라이엇이 패치를 하면 따라갈 수 밖에 없는 팀들로서는 어떻게든 적응을 해야 할겁니다. 그런측면에서 눈에 띄는게 한가지가 있더군요.
바로 아군과의 간격입니다.
예전에 축구에서 최전방 공격수와 최후방 수비수의 간격을 2~30미터정도로 유지하며 좁은 간격에서의 빠른패스와 공간압박을 무기로 내세운 토털사커가 유행을 했었죠. 오히려 지금의 축구는 공간을 넓게 쓰는게 미덕이 되었지만, 롤에선 함부로 공간을 넓게 쓰다간 고립되어 잘립니다. 선수를 공격할 수 없는 축구와 선수를 공격해야하는 롤의 차이점이죠. 그러다보니, 적과의 간격도 중요하지만 아군과의 간격이 정말 중요해지더군요.
아군과의 간격을 결정하는 기본은 아군의 탱이 우위일때는 넓어도 되지만, 적군의 딜이 우위일때는 좁아야할겁니다. 그리고 지금은 당연히 딜이 우위인 시기입니다. 4일차 FW와의 경기에서 SKT가 바론사냥후 3라인 푸쉬하다가 아지르가 잘리고, 다음 바론후에는 2라인푸쉬로 수정한 것이 그런 점들을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외에도 많은 변수가 있겠지만, 기본적인 개념의 이야기입니다.
불완전한 시야장악에 빈틈이 없을 수가 없기에 언제 싸움이 열릴지모르며 딜이 우위인 상태에선 아군들이 서로 빠르게 합류할 수 있는 거리를 유지하면서 적극적으로 빈틈을 찾아 찌르는 성향이 결국 확률적으로 유리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됩니다.
라이엇이 언제 또다시 어떤방향으로 게임을 바꿔놓을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으로선 얼마나 현재의 상태를 잘 이해하고 또 재해석하느냐의 문제일겁니다.
우리나라 선수들을 믿고 응원합니다.
지난 몇년동안 롤을 통해 많은 팬들에게 자부심을 가지게 해준 모든 선수들과 코치진들에게 감사합니다.
저같은 팬이야 어쨌든 즐기면서 경기를 보지만, 지든 이기든 그 경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20대 초중반의 어린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 생각하면 뭉클합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플레이하시길 바랍니다. 이미 그대들은 위대한 선수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