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18/10/29 17:05:19
Name 히용
Subject [LOL] 연습의 역설
오래 전부터 한번 나눠보고 싶은 얘기가 있어서 미천한 글솜씨에도 불구하고 글을 작성해봅니다

올 한해 롤을 지켜보면서 제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 키워드는 바로 "연습/노력"이었습니다
노력의 아이콘인 삼성의 17시즌 우승,
노력을 게을리 한 결과 무너진 것으로 많이 회자되었던 17시즌 뱅,
아프리카의 최연성감독이 들여온 스타크래프트식 연습법,
최수범 감독의 인터뷰 등등
연습과 노력의 중요성이 어느때보다도 강조되었던 한 시즌처럼 느껴졌습니다

연습과 노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모두가 알고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목적은 하나죠. 소위 [고인물이 되자] 입니다.
같은 상황을 반복하고 또 반복하고 피드백해서 내가 인지하기도 전에 최선의 반응을 뇌에서 이끌어내는 훈련이죠.
모든 스포츠 선수들의 훈련은 "고인물"이 되기 위한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중 가장 고이고 고인 선수들은 결국에 우승을 이뤄낼 자격을 가지게 되죠
그리고 그 고여버린 뇌는 신체의 노화를 겪지 않는 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여기서 롤과 다른 스포츠(혹은 스타크래프트)의 가장 큰 차이가 나타납니다. 바로 한 해에도 수차례에 걸쳐 일어나는 대규모 패치입니다.
스포츠로 비교를 하자면 야구공의 크기가 바뀐다던가, 럭비공이 구형이 된다던가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납니다
그래도 기본적인 신체능력을 바탕으로 수준급의 플레이를 보여줄 순 있습니다.
하지만 우승을 다투는, 가장 고이기 위해 달려가는 그룹에게 있어선 치명적입니다
패치가 없었다면 평생의 무기가 되었을 "고인물 뇌"가 오히려 치명적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 됩니다
잘은 모르지만 F1으로 비유를 하자면 핸들의 감도, 차체의 높이, 의자의 깊이, 핸들의 위치, 바퀴의 크기 등이 매달 바뀐다고 보면 될까요
선수들이니까 여전히 훌륭한 레이스를 보여주겠죠. 하지만 위기의 순간, 찰나의 급박한 순간이 반복될 때 이전의 날카로움이 나올까요?
패치 이전에 최적화된 뇌는 패치가 바뀌었음에도 "예전의 답"을 내놓으려 할겁니다. 그리고 그건 이번 패치에선 정답이 아니죠.
이전패치에서 "최선의 정답"이 이번 패치에선 "그럭저럭 정답" 이 되었다가 다음 패치에선 "최악의 오답"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면 다시 이렇게 얘기할 수 있을 겁니다.
이번 패치에 맞는 "새로운 정답"을 찾는 연습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결국 그 "새로운 정답"을 찾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고
이 지점에서 연습의 역설이 작용합니다.
청정수에서 처음의 패치에서의 정답에 최적화 하는데 1의 노력이 필요했다면
새롭게 바뀐 패치에서의 최적화에는 2의 노력이 필요하고,
거기에서 또다시 최적화를 이루었는데 또다시 패치가 일어난다면 3의 노력이 필요하게됩니다.
[고이면 고일수록 변하기 어렵다]는 것이 인간의 뇌가 가진 속성이기 때문입니다.
동일한 최고의 재능을 가진 A와 B가 있다면, 최적화가 덜 되어있을수록, 덜 고여있을 수록 새로운 변화에 더 빠르고 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이전의 최강자가 적당한 상위권을 유지할 순 있지만 최강자로서 계속해서 남아있을 수 없게됩니다.

저는 라이엇의 의도가 바로 이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네가 우승할 수 있을 정도로 고였다면 다음 우승은 더 어렵게 만들어줄게]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고인물이 되어야 하지만 고인물이 될수록 최정상을 유지하기 어렵게 게임을 끊임없이 바꿔나간다는 것이 라이엇이 가진 장기적인 운영방침이라고
그런 측면에서 올해 LCK가 겪은 대 실패는 "선수들이 그동안 누구보다 더 노력을 해왔다는 반증"이 아닐까라고 선수들을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4년간 롤판을 지배해왔던 LCK의 몰락,
올 한해 독주를 하는 것처럼 보였던 RNG의 탈락,
도대체 누가 최강인가에 대한 답을 도저히 모르겠는 현 상황을 보면서 라이엇은 드디어 웃음짓고 있지 않을까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arq.Gstar
18/10/29 17:11
수정 아이콘
이번 롤드컵이 정말 후폭풍이 대단하긴 하네요..
전 그냥 시간이 지나면 지난수록 생기는 실력의 상향평준화라고 생각하는데..
cluefake
18/10/29 17:15
수정 아이콘
설마 8강두천 할 줄은 아무도 상상 못해서..
상향평준화도 그렇지만 이번엔 그냥 롤챔스 혼자서 자빠진것도 분명하거든요.
혼자 그냥 못했어요.
arq.Gstar
18/10/29 17:18
수정 아이콘
네 뭐 이젠 이기고 지고 할 때가 온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상식적으로 서로 플레이를 알수없던 90년대 후반 스타크레프트 시절도 아니고
서로 플레이 할거 다 알고 프로경기 빡게하는거 전세계에 다 중계되는데
못 따라잡을래야 못따라잡을리가 없죠..
내일은해가뜬다
18/10/29 17:1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충격이 장난아니긴했죠 롤드컵 시작전 LCK팬들이 생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1. RNG가 결승에서 우승한다
2. 한중전에 져서 한한내전은 힘들거 같다. 어쩌면 중중내전이 일어날수도

이정도였는데, 디펜딩챔피언은 북미 유럽에 털려서 1학년 5반 조별따리, 2시드 아프리카는 북미 3시드에게 3대떡, 가장 기대를 모은 KT도 우세할거라는 예상을 엎고 8강따리(심지어 탑말고는 압도한 라인이 전무). 심지어 경기력도 유럽, 북미에 뒤쳐짐.

이건 정말 예상하기 힘들었을거에요. 무엇보다 1년내내 RNG에게 고통받은게 무색하게 G2에게 털려서 8강따리한거 보면...
도라지
18/10/29 18:44
수정 아이콘
상향평준화라고 하기엔 너무 무기력하게 박살났다고 생각해요.
arq.Gstar
18/10/29 22:38
수정 아이콘
그...그러네요;;
복슬이남친동동이
18/10/30 02:07
수정 아이콘
딱 1팀 정도가 4강 내지 결승에서 졌으면 상향평준화 얘기가 더 많았을 텐데,
아예 다른 메이저지역들에 비해 평준화되었다기보다 한참 뒤쳐진 성적이 나오다보니 그런 듯 싶습니다.
블루태그
18/10/29 17:16
수정 아이콘
5년째 해먹은 LCK라 고일때도 됐죠
하던대로 해와서 성적이 잘 나왔으니... 올해 너무 패치가 lck한테 안좋기도 했고
18년 추락했으니 내년엔 또 잘 할거라고 생각합니다
라방백
18/10/29 17:20
수정 아이콘
야구와 같은 오래된 프로스포츠에도 수학적/과학적 해석틀이 도입된것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요. 롤과 같은 게임은 더더욱 이러한 수학적 과학적 틀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단 일부 선수들의 판단에 대한 통계적인 분석뿐 아니라 E스포츠는 독특하게도 아주 세분화된 각각의 특정 상황에서 가장 최적화된 빌드, 템트리, 스킬 사용 방법들을 수학적/과학적 분석을 통해서 찾아낼 수 있는 스포츠거든요. 이러한 정답을 경험에만 의존해서 찾는다면 말씀하신것처럼 점점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 맞지만 충분히 그 시간을 단축시킬 방법도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18/10/29 17:25
수정 아이콘
제가 의도를 정확히 전달을 못한 측면이 있는데
답을 찾는것이 늦어진다는 뜻이 아니라 그 답을 내는 훈련을 하는 과정이 점점 길어진다는 뜻이었습니다
1+1 이라는 질문에 2라는 답을 0.01초만에 내는 훈련을 해온 사람에게 3이라는 답으로 바꾸게 한다면
필연적으로 처음 훈련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그런 의도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도뿔이
18/10/30 00:02
수정 아이콘
야구보단 어려울거라고 봅니다.
야구의 데이터가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정교해지는것은
대부분의 상황이 1:1이라는 것과 턴제와 실시간의 중간쯤 어디있다는것이 큰데
롤은 둘다 아니죠..
거기다 야구로 치면 매시즌 몇번씩 룰이 바뀌는 거나 마찬가지기도 하구요..
라방백
18/10/30 01:08
수정 아이콘
특정 상황으로 한정한다면 챔프의 레벨, 공격력, 방어력, 현재 골드 수급량등을 토대로 최적의 상황을 가정하는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항상 이론상 최고의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측면보다는 해당 선택에 있어서 근거를 부여해주는것에 가까울것 같습니다. 게임내에서 모든 선택에는 합리적이고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근거가 있어야 하고 이는 본문에서 언급된 어떤 생각의 틀을 깨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또한 더 나은 선택지가 생겼을때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근거가 되죠. 그리핀의 김대호 감독 역시 항상 게임내 판단에 있어서 왜 그걸 하는지에 대한 근거가 중요하다고 했기도 하구요.
예를 들자면 얼마전 아트록스의 2코어로 스테락의 효용성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실제로 그 상황에서 스테락이 아니라 다른 템을 들었을때 얼마만큼의 기대값이 존재하는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를 해당상황의 챔프들의 레벨 공격력 방어력 스킬레벨등을 모두 고려해서 수학적으로 계산가능하다는 겁니다. 또한 이는 챔피언 메타의 해석으로도 이어질거구요. 아트록스가 순간적으로 딜을 퍼붓는 것과 한번 스킬쿨을 돌리고 살아남아 다음 스킬쿨을 돌리는것중 어느것이 더 이득인지를 고민해볼 여지가 생기고 운영의 방향도 바뀌겠죠. 예전에 겜게에서 롤 게임내 모든 아이템의 가성비에 대한 분석을 한 글이 있는데 그런 접근 역시 특정 시점의 캐릭터의 효용성을 판단하는데에 있어서 도움이 되는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안군-
18/10/30 14:46
수정 아이콘
야구는 그래도 내야수가 4명에서 3명으로 바뀌는 급의 변화는 생기지 않으니까요...
18/10/29 17:34
수정 아이콘
내용과 취지가 모두 훌륭한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Bemanner
18/10/29 17:3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이게 편의상 게임이 달라졌다는 말을 쓰긴 하지만 사실은 게임에 일부 요소가 추가가 된 거지, 게임의 근본이 바뀐 게 아닙니다.
덧셈 뺄셈에 곱하기가 추가됐다고 해서 그동안 덧셈 뺄셈 잘하던 학생이 곱셈을 배울 때는 불리할까요?
남들이 덧셈 뺄셈 연습할 때 곱하기 연습하던 사람이 좀 유리할 수는 있어도 덧셈 뺄셈 많이 했다고 곱셈하는데 불리할 건 전혀 없죠.

여기서 말하는 고인물이 오히려 방해가 될 정도의 메타 대격변은 시즌1 EU스타일, 시즌2 라인스왑, 시즌5 모데카이저 봇, 시즌8 초반 비원딜메타 정도고 이번 롤드컵과는 관계없는 얘기입니다. 직접 게임 해보면 그냥 진짜 미세한 게 달라지는 거고 기존의 경험이 방해가 될 정도는 전혀 아니에요. 당장 외국 게임팀들 게이머들 보면 대부분 썩은물들인걸요. 고인물이 적응하기 어려운게 진짜 문제라면 다른 나라에서도 고인물
선수, 팀들이 죄 몰락하고 새로운 얼굴들이 나왔어야했는데 그런 게 아니죠..
18/10/29 18:03
수정 아이콘
게임의 근본이 바뀌진 않았지만
똑같은 한타 그림이 그려졌을 때 그 한타가 "이기는 각"인지 "지는 각"인지의 판단을 바꾸어야하는 상황이 수없이 발생했다는 뜻입니다
게임에서는 단순히 답을 내기만 하면 되는게 아니라 그것을 얼마나 빠르게 내는지도 중요하기 때문에 작은 변화도 중요할수있죠
위의 예시를 조금더 보충설명하자면 1+1=2라는 답을 최대한 빠르고 신속하게 내는 연습을 오랫동안 해온사람과
1+1=2라는 답을 천천히 내는 연습만 해온 사람이 있다면 1+1의 답이 3으로 바뀌었을 때,
1+1=3라는 답을 최대한 빠르고 신속하게 내는 새로운 문제가 주어졌을 때 전자의 경우가 더 적응에 불리할 수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여기선 싸운다 여기선 안싸운다 라는 정답(이건 실제로 몇년간 정답이었고)을 강한 피드백으로 훈련해왔을 수록
그 답을 거꾸로 뒤집는게 어렵죠. 오히려 그런 훈련을 전혀 안한 사람이 새로운 정답을 내는 과정에 더 적응 잘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쌓인 훈련때문에 1+1만 봐도 2가 나오려는 입을 막고서 3으로 생각을 고쳐먹는 과정을 거쳐야되니까요
투신선수의 "우리가 하던대로 하기로 했다"는 인터뷰도 그런 의미로 이해했는데
"이러이러한 상황에서 싸우는 것이 이제는 답이라는 것을 알지만 오랜 훈련동안 뒤로 뺴는것을 연습해서 머리가 생각하기도 전에 이미 마우스는 뒤클릭을 하고있고 뒤늦게 싸우자라고 마음을 바꿔먹고 공격을 하면 이미 상황은 더 나빠지고 의견통일도 안된다. 그래서 그냥 오답인걸 알더라도 뒤로 빼자" 라고요
"1+1=2라는 답을 빠르게 낼 수 있는 재능" 이라는것은 존재하기 때문에 1+1=3으로 답이 바뀌더라도 이전걸 잘하던 사람이 여전히 새로운 문제도 잘 하겠지만
그 과정을 기계적으로 숙달하면 숙달할 수록 답이 바뀌었을 경우에 빠른 반응을 내는것은 점점더 어려워진다 라는 의미였습니다
달콤한휴식
18/10/29 17:48
수정 아이콘
가장 강력한 반례; 레클레스
못지않은 반례;루키
18/10/29 18:06
수정 아이콘
bemanner님께 단 댓글로 갈음하겠습니다
Chandler
18/10/29 18:07
수정 아이콘
어느방향으로 고이는지도 중요할거같아요.

인원배치와 정글동선과 이에 대한 서로간의 약속된 플레이 이런 방식으로 고여서 진거 같고요

피지컬과 챔프숙련도 논타겟으로는 오히려 덜 고였어서 진거같습니다

기본기 라인전이나 논타겟 스킬에서 지고 들어간 경기가 많앗다고 봐서여
18/10/29 18:10
수정 아이콘
(수정됨) 메타가 이정도로 바뀐게 한두번도 아니고 동의하진 못하겠네요.
지금 메타도 지금처럼 해석되는 게 롤드컵 거치면서 알아낸 점도 많아서..
4강 온 팀들도 자국내에서는 지금 스타일로만 한게 아니거든요.
시메가네
18/10/29 18:14
수정 아이콘
사실 1년내내 못했......이정도 메타 변경은 한두번도 아니고 그냥 결과에 현상을 때려맞추는 느낌.....
18/10/29 18:16
수정 아이콘
비원딜에 미드서폿 정글캐리도 했었는데 지금은 무난한 편이죠.
손연재
18/10/29 18:22
수정 아이콘
어느정도 공감합니다.
18/10/29 18:37
수정 아이콘
제 생각에 롤이란 게임은 1+1이 2가 될수도 있으면서, 3, 4, 5.. 정답은 무궁무진한데,
lck 흐름 자체가 있지도 않은 최적화 (그것도 수비적인 최적화)를 찾아
서로 암묵적으로 정답을 정하고
그 외의 정답은 배척하는 느낌이라는 거죠
비효율적인 이유로, 혹은 연습때 좋지 않았다는 이유로..

스크림에서 성적 안 좋은 전략/플레이 등이 대회에서는 긴장된 세팅이다보니 먹힐 수도 있는 건데,
연습을 통해서 증명된 것들만 하려는 움직임이 강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그러니 맨날 창의적인 팀들이 없고 예측가능하다는 소리를 듣고 있는 거겠죠
18/10/29 18:39
수정 아이콘
이렇게 박살 난게 오히려 다행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랜 세월 해왔던것을 바꾸는데에는 꽤 큰 충격이
필요한 법이니까요
anddddna
18/10/29 19:30
수정 아이콘
저도 어느정도 동의합니다.

롤니 프로스포츠중에서 농구랑 가장 비슷한데

지역방어 유무 삼점라인 변화로도 엄청 대격변을 겪었죠
정크랫
18/10/29 19:47
수정 아이콘
예전 어느 야구만화에서 마구를 던지기 위해 방해가 되는 손가락을 잘라낸 인물이 있었습니다.
LCK도 승리를 위해 방해물로 여긴 손가락을 잘라냈죠. 그런데 메타가 바뀌고 다섯손가락 모두 필요한 때가 왔네요.
잃어버린 손가락은 야성이었던 것 같아요.
아놀드의아몬드
18/10/29 20:07
수정 아이콘
충분히 그럴법한 가정입니다. 글쓴이님 주장에 어느정도 근거도 있고요. 다만 글쓴님이 주장하는게 설득력을 가지려면 대조군이 분명하게 있어야하는데, 이번 롤드컵에서 엄청난 퍼포먼스를 뽑내고 있는 IG와 프나틱이 “연습을 덜” 해서 “메타 적응에 유연” 했기 때문에 더 강한 팀이 되었는가? 에 대해선 전 의문을 갖게 됩니다.

저는 글쓴님 주장보다는, LCK가 그동안 해온 완벽함, 변수를 완전히 제거하고, 리스크를 지지 안으려고 하는 플레이 스타일의 훈련이 이번 메타에 정면으로 충돌했고 그렇기 때문에 LCK가 외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사실 경기를 보면 그렇게 또 완벽한 경기력을 추구한것도 많이 안보여요. 싸움을 거는데 소극적이었던 모습은 많이 보입니다. 즉 LCK는 리스크 없는 싸움을 하려 하기만 했기 때문에 결국 뒤쳐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타 설계 빌드업이나 교전 능력, 라인전 능력이 월등하게 뒤쳐지는 경기가 많이 보였어요. 이건 고인물과는 관계가 없다고 봅니다
초짜장
18/10/29 20:33
수정 아이콘
스1 패치를 그렇게 기를 쓰고 막는게 바로 저 고인물의 기득권을 놓치기 싫어서죠.
삼겹살에김치
18/10/29 21:07
수정 아이콘
솔직히 이제는 모르겠어요. 젠지랑 아프리카는 그냥 라인전부터 터졌는데 이게 과연 메타의 문제인가..
다레니안
18/10/29 21:52
수정 아이콘
(가)라는 상황발생에서 A라는 답을 낸 이유는 연습과정에서 B~Z를 써봤지만 처음엔 먹히는 듯 하다 점차 상대가 적응하자 실패확률이 커졌고 자연스레 A를 선택하게 된건데 이게 시간이 흐르다보니 중간과정없이 어느 팀이나 (가) -> A 가 되버런게 문제입니다.
상대가 B~Z를 쓸거라는 생각이 희미해지고, 그런 상황을 맞이하면 당황하는거죠. 작년엔 분명 이런거 쉽게 막았는데 오랜만에 당하니 어버버 하게 되는 겁니다. 당장 롤 챔프만 봐도 반짝 떴다가 선수들이 점차 익숙해지며 너무나 쉽게 대처하니 자연스레 도태되다가, 다시 또 깜짝 등장해서 날아다니더니 다시 도태되는 사례가 꽤나 많죠. (대표적으로 자르반4세)
자체적 2팀 스크림에서도, 반복연습을 할 때 B~Z를 다양하게 써보고 막아내는 연습을 하기보다, 얼마나 더 A를 정교하게 구사할 수 있는가를 연습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선수들의 야수성이야 얼마든지 개방가능합니다. 노잼스라 불리는 LCK지만 한국솔로랭크보면 죄다 주사위 던져요. 크크크
막 들어가고 솔킬을 따기도, 내주기도 합니다. 이번 EU가 보여준 전투력보다 한국서버 솔로랭크 전투력이 몇 배는 더 높습니다.
과연 다음시즌, 아니 하다못해 올해 캐스파컵에서부터 어떤 변화가 생길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근데 또 막상 야수성 개방한 팀들을 방패를 더 단단히 닦은 아프리카,젠지가 다 떄려잡고 우승 이러면 크.....ㅠㅠ
도뿔이
18/10/30 00:08
수정 아이콘
그렇기만 해도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어떤 스포츠든 그 시대의 트렌드란게 있지만
그 트렌드를 따르지 않는 최강팀도 얼마든지 존재하거든요..
올해 LCK가 메타 분석을 잘못했다는것도 맞는 말이지만
그렇다고 그걸로 절대 우승못해 이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문제는 올해 LCK의 메타가 방패라면 이 방패술을 단련할려면 수준높은 창병이랑 붙어봐야하는데
상대들이 온통 방패병밖에 없는겁니다. 간혹 창을 꺼내드는 상대도 있긴 한데 그 빈도도 완성도도 수련하기엔 부족한?
뭐 그런 느낌이죠..
다레니안
18/10/30 00:21
수정 아이콘
저보다 훨씬 좋은 비유를 해주셨네요.
창병들의 공격을 막아가며, 때론 뚫리기까지 하며 방패병이 더 뛰어난 방패를 만들게 되는건데 너도나도 방패병만 지원하면서 서로간 수련이 되지 않은 거지요.
어쩔 수가 없는게 방패병이 최고의 성적을 거두는 상황에서 "우리는 우승팀이 가는 방향이 아니라 다른 방향을 지향하겠다!" 라고 하는게 말이 안되는 거니까요. 크크...
과연 다음시즌에 과감하게 창병을 도전할 팀이 몇 팀이 될지, 그리고 그 팀들이 호성적을 거둘지가 기대됩니다.
우리는 하나의 빛
18/10/29 22:4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이전 해설 5인의 대담에서도 언급이 되었던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본문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선수가 고였다'같은 게 아니죠.
연습과 노력의 양이 얼만큼이냐가 아니라, 그 방향성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게 좀더 맞다고 생각합니다.

딱 들어맞는 예를 들기가 어려운데..
a ( ) b ( ) c ( ) d ( ) e = F 같은 문제를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사칙연산 등을 괄호안에 넣어서 완성시키는 수수께끼같은 거죠.
이러한 수수께끼가 여러개 있는 문제지를 푼다고 가정해볼까 합니다.

여태까지는 그런게 없었는데..
여기에 갑자기 '+기호를 사용하면 1점 감점한다' 같은 룰이 덧붙여지는 거죠.

+기호를 필요로 하는 연산을 쭈욱 써왔는데,
"+를 쓰면 -1점"이니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합니다. 감점을 안당하려면 말이죠.

+기호를 써서 문제를 푸는 것에 익숙할수록 +기호를 빼고 수수께끼를 푸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겁니다.

물론 +기호를 써서 매문제 -1점의 페널티를 받아도 모둔 문제의 답을 찾아내면 몇 문제의 답을 찾는데 실패한 사람보다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이도저도 못하고 헤멘 게 젠지.
-1점의 페널티를 감수하고서라도 모든 문제를 맞혀보자고 생각한 게 아프리카.
그래도 다른 lck 팀들보다는 그전부터 +기호를 빼고 풀어보는데 익숙했지만 상대가 더 뛰어났던 KT.

그래서 이번 월드챔피언쉽의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해봅니다.

내년 이맘때에는 또 어떤 규칙이 붙을지 모르죠.
'+기호를 쓸 때마다 +1점을 받는다'가 붙을 가능성도 있을겁니다.

예전 어느 글에 달린 댓글처럼 '어떤 챔피언을 할 수 있다'라는 건 개인 만이 아니라, 팀원 전체가 그 조합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개개인의 숙련도가 떨어지면 성립이 안되는 건 물론이겠죠.

예전 케스파 컵이었나? SKT가 바드와 렉사이의 이니시 한번에 경기를 역전당한 적이 있었죠. (맞나..?)
그 팀이 그런 이니시에이팅을 해본 경험이 있었으니 된 것이라는 말은 못하겠지만, 당시에 그런 식으로 싸움을 걸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시도해보고 깨져보고 당해보고 겪어봐야 알 수 있을텐데 최적화와 효율성, 안정적이고 확실한 승리만 하려고 해서는 내년에도 이번과 같은 결과가 다시 나올겁니다.

물론 여태까지대로의 일정이 계속된다면, 이건 이상이고 욕심이고 가혹한 요구가 되겠지만요;;
Winterspring
18/10/29 22:43
수정 아이콘
맞는 말씀입니다.
시즌마다 메타가 달라지고 그에 따라 제 티어가 달라지는 걸 직접 경험해보니 더욱 와 닿네요.
그럴거면서폿왜함
18/10/30 00:53
수정 아이콘
열심히 연습한 건 좋은데 방향을 잘못 잡아서 전속력으로 역주행한 느낌이에요. 차라리 연습 덜 하는게 나을 것 같은...
Bellhorn
18/10/30 04:38
수정 아이콘
F1은 그냥 좋은차가 우승해요... 알맞은 예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등급 저지방 우유
18/10/31 15:37
수정 아이콘
공감해요.
매시즌 그리고 시즌 중간에도 변하는 메타였기에 새로운 신흥강자가 떠오르고, 화제꺼리가 계속 나올 수 있었다고 봅니다.
고인물은 썩기 마련이니까요.(물론 여전히 스타1을 간간히 지켜보고 흥미를 느끼긴 하지만, 심심할때마다 언급되는 밸붕얘기는 씁쓸-_-)
흐르는 강물에서 떠내려 가지 않으려면 그 속도에 맞춰야 하고, 거슬러 올라가려면 그 이상의 힘을 쏟아야겠죠.
그걸 극복하는 이가 최후의 트로피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기에...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4518 [LOL] 킹존 선수들 인터뷰 [62] 내일은해가뜬다10629 18/11/01 10629 4
64517 [오버워치] 2018 오버워치 월드컵 본선이 주말에 진행됩니다 [10] 손금불산입7085 18/11/01 7085 0
64516 [기타] FM2019 출시 하루전. 달라진 전술창과 특정팀 밸런스 [31] 낭천9379 18/11/01 9379 2
64515 [LOL] 곧 열리는 스토브 리그. 루머를 걸러내는 다 아는 방법 [50] 후추통10372 18/11/01 10372 4
64514 [LOL] 진에어 Umti, 계약종료. [53] 스위치 메이커9435 18/11/01 9435 0
64513 [스타2] 블리즈컨 스투중계사태 결론 [87] Yureka12911 18/10/31 12911 1
64512 [LOL] 당신은 얼마나 노력하셨나요? [176] 탄광노동자십장17987 18/11/01 17987 12
64508 [기타] 언더테일의 프리퀄? Toby Fox의 신작 : DELTARUNE 등장 [14] 은하관제7269 18/11/01 7269 1
64507 [LOL] c9 래퍼드 롤드컵 후기 부분 요약 [84] 읍읍17868 18/10/31 17868 18
64506 [LOL] 미국자본의 LCK진출? [52] 후추통13008 18/10/31 13008 0
64505 [LOL] 루머) 피넛과 스멥, SKT로 이적 外. [294] 삭제됨19628 18/10/30 19628 0
64504 [스타2] 10월 마지막주차 스타크래프트II 파워 랭킹 쏭예7536 18/10/30 7536 2
64503 [LOL] LCK 2018 시즌 결산 [55] anddddna9765 18/10/30 9765 1
64502 [히어로즈] HGC Final 2018 : 그룹 스테이지 이야기 (강팀의 자격이란?) [30] 은하관제6187 18/10/29 6187 5
64501 [LOL] 30대 아재의 플레티넘 복구 공신 : 아우렐리온 솔! [18] 9768 18/10/29 9768 3
64500 [기타] 개발자론 평생 성공하지 못했지만 유튜버로 성공각이 보이기 시작한 한 남자 (feat. 아이즈원) [31] 수지앤수아11719 18/10/29 11719 4
64499 [LOL] G2의 Wadid 선수, <롤러와> 출연 [39] 7728838 18/10/29 8838 4
64498 [LOL] 연습의 역설 [38] 히용8781 18/10/29 8781 7
64497 [LOL] 룬특성만 잘 알면 원숭이도 다이아 간다 - 1 - 마법 [107] 와!17588 18/10/29 17588 17
64496 [LOL] 올해 한국과 메이저 리그의 상대 전적 [31] Leeka7423 18/10/29 7423 1
64495 [LOL] 중국 대 유럽.. 과연 1부리그의 영광은 어디로? [62] Leeka10277 18/10/29 10277 2
64494 [LOL] 과연 LCK는 메타를 따라가지 못했을까?(스압) [22] 센센마10374 18/10/28 10374 53
64493 [LOL] 롤드컵 4강 2일차 후기 [88] TAEYEON11760 18/10/28 11760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