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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8/10/22 11:53:13 |
Name |
랜슬롯 |
Subject |
[LOL] 날개가 꺽인 LCK. 처음 추락한 위상과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
조금 흥분을 가라앉히고 생각을 정리하고자 글을 적어봅니다.
어제 밤, 마지막 LCK 팀이 셧아웃을 당하며 탈락을 함으로써 LCK의 멈출줄 모르던 상승은 그대로 바닥으로 추락을 했습니다.
하지만 몇년간 세계 정상에 섰던 LCK인만큼 [이 단 한번의 패배로 LCK의 위상이 흔들릴거라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그렇기때문에 모든 팀들은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젠지의 패배때만해도, 젠지는 너무 약점 (크라운, 패치등)이 명확했으니까 탈락을 했던거고, "봐라! LCK 1,2위는 조별리그 1위로 진출했잖아." 라고 말을 했었고, KT의 패배에는 "KT가 지긴했지만, 상대역시 우승후보였고, 스코어 역시 3:2였다. 아직 LCK는 괜찮다." 라고 말을 했었는데, LCK 2위 아프리카가 북미 C9에게 3-0으로 셧아웃을 당하며 게임을 지켜봤던 저희 역시 할말을 잃었습니다. 심지어 상대는 라인전이 특출나게 강하다고 평가하기도 힘든 상대에게 LCK 2위이자, 섬머에 최강의 모습이라고는 힘들지만,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던 아프리카 역시 추락을 했습니다.
해설진들의 침통한 표정과 침묵만이 LCK의 남은 결과물입니다.
LCK의 문제가 뭐였을까? 라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려고 했습니다. 아무리 탈락을 했다고는 하지만, LCK가 이루어왔던 모든 것들을 부정하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LCK가 잘했던 부분이 있다면 인정하고 못하는 부분을 비판하려고 노력을 했는데, 쉽진 않네요.
생각1: LCK 최고팀 = 세체팀 후보.
이 공식은 두번째 롤드컵이후 거의 공식화되어왔습니다. 그래서 롤드컵 1시드 LCK팀은 항상 엄청난 주목을 받았고, 섬머의 우승팀의 주목도는 매번 그랬지만 대단했었죠. 왜냐면 롤드컵을 계속해서 우승한 팀을 배출한 리그니까요. 그렇기때문에 이번 롤드컵에서 또한 유칼은 세체미의 후보로 인정받았고, 아프리카, 젠지, KT 모두 당당한 우승 후보로써 이름을 남겼었습니다. [젠지는 가을의 젠지라면서 팬들의 성원을 받았고, 아프리카는 LCK내에서 가장 고르게 강한팀. KT는 각성한 스고수를 앞세운 팀. 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그 평가는 모두 거창한 것으로 끝이 났습니다.
전 오만 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진 않습니다. 오만하다. 되게 이게 강한 단어거든요. 전 오만하다고 말하기보다는 방심했다 라고 적고 싶습니다. LCK가 배출한 팀은 세계 최고의 팀. 따라서, 우리의 방식은 옳다. 우리의 메타해석은 옳고, 우리의 픽밴은 옳으며, 우리가 연습한 방식또한 맞다. 물론 전 코치진이 절대로 이렇게 생각을 단순하게 하고 연습을 안했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연습 정말 많이 했겠죠, 다양한 팀과 연습을 해봤겠죠. 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다년간의 [당연한] 승리로 이번 롤드컵도 [당연히] 우리가 이길거다. 라는 생각이 무의식중에 없었을까요?
왜냐면 그렇지 않습니까? 시계돌려서 롤드컵으로 봐봅시다. LCK팀이 압도적으로 다전제에서 롤드컵에서 밀려서 탈락한적이 몇번이나 있나요?
삐끗한적도 있죠 맞습니다. 흔들린적도 있죠. 미스핏츠같이 SKT를 구석으로 몰아넣은 팀또한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했습니다.
결론을 내고 접근을 했기때문에, 그게 방심이 되어 독이 되어 다가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생각2: 메타의 해석에 대해
결론만 말씀드리면 전 그런생각이 듭니다. 이번 LCK 모든 코치진들의 메타 해석은 하나로 결론이 났었다. 미드는 버티고, 승부는 정글을 이용한 바텀 스노우볼. 미드는 캐리형보다는 안정적으로 팀을 커버해주고 라인전을 할 수 있는 라인. 탑은 1:1 브루저 라인. 대략적으로 이러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메타 해석을 적용하면 왜 KT가 우르곳을 고집을 했는지 이해가 갑니다. 그와 더불어서 젠지의 이상한 밴픽 또한 이해가 되죠. 모두에게 의문점을 들게 했던 이렐 대 우르곳 매치업.
그리고 전반적으로 확실한건 LCK 팀들이 싸우는 운영에 익숙하지 못한건 정말 치명적이였습니다. 싸움을 못하는 선수들이라고 전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이번 년도 LCK가 8강 전원 탈락이라는 처참한 성과를 거뒀다고 하더라도 5:5 싸움에서 일방적으로 얻어맞고 패배를 하는 경우는 없었으니까요. 그렇다면, 왜? 도대체 왜 LCK는 싸움을 안열지? 라는 질문을 던졌을때 그에 대한 답변은 하나가 됩니다. 못여는 것이죠. 시간을 돌려서 KT 대 IG 5경기를 돌려봅시다. 그 게임의 분수령이였던 두번째 화염룡싸움. IG는 이미 드래곤 근처에서 머물고 있고 드래곤을 칩니다.
KT는? 미드 근처 풀속에서 조금씩 옹기종기 모여있습니다. 싸움을 열긴 열어야하는데 언제 열어야한다는 확신도 없고, 싸움을 열 수 있는 캐릭터 또한 없습니다. 미드는 우르곳, 탑은 스웨인, 정글은 탈리야. 이런 싸움을 열기 힘든 상황에서 강제로 싸움을 열어야하는 방법은 흩어져서 뒤로 한명이 들어가서 난전을 유도하며 열던가, 아니면 하드 이니시에이터가 있던가 (사이온, 오른) 해야하는데, 우르곳, 스웨인, 탈리야 모두 뚜벅이들이고, 이니시 수단또한 없습니다.
반대로 IG는 어떨까요? IG에겐 사이온 알리스타 최소 둘에다가. 들어와야하는데 어찌해야할지 모르는 상대에게 원거리에서 두들겨 팰 수 있는 르블랑까지 있었죠. 이때가 3천골드 차이정도 나던 시점인데, 만약 5경기에서 KT가 승리를 할 기회가 단 한번이라도 있었다면 바로 이 시점이였을겁니다. 근데, 여기서 두번째 용먹히고 그대로 스노우볼이 굴러갑니다.
생각3: 픽밴에 대해
일단, 전 코치진에게도 어느정도의 책임은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첫째로 LCK 선수들중에서 우르곳 아트록스 아칼리등, 현 대회 1티어 챔프를 잘 활용하는 선수를 단 한명도 못봤습니다. 우르곳의 궁에 대한 이해도들은 다 떨어져있었고, 아트록스는 LCK 선수가 한건 기억도 안나네요. 아칼리는 주구장창 밴만 했어야됬죠. 캡스나 루키같은 선수가 자신감있게 픽을 할 수 있었던 것과는 완전 비교가 되는 부분이죠.
사실 롤에서 챔피언을 뽑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습니다. 왜냐하면 특정 챔피언을 뽑으면 그 선수가 잘하는건 당연한거고 다른 선수들도 그 챔피언에 대한 이해도가 요구되거든요. 그래야지 한타의 그림, 운영, 플레이방식들을 짤 수가 있기때문입니다. 무난한 픽, 예를 들어, 리신이라면 그런게 덜하죠. 어떤 조합에 들어가도 크게 이상하지 않는 이유는 정말 오랫동안 많이 플레이됬고 검증된 챔피언이기때문입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이 쓰이지 않은 챔피언들, 우르곳, 아칼리등은 내가 잘하는건 당연한거고 팀원들또한 그에 맞춰서 플레이를 해줘야하기때문에 훨씬더 많은 연구가 됩니다. 이는 이니시를 여는 챔피언들일 수록 더 중요하겠죠. 내가 이니시를 여는 타이밍과 팀원들이 거기에 맞춰주는 타이밍들이 다 어우러져야한다는 말이니까요 .
전 사실 픽밴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진 부분들도 상당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KT 대 IG의 경기를 복기해볼까요? 3경기 3번째 픽으로 KT는 블루에서 이렐리아를 뽑습니다. 그런데 이게 좋은 선택이였을까요? IG는 바로 카운터인 리산드라를 미드로 기용합니다. KT가 블루였기때문에 먼저 탑/미드를 보여줄 수밖에 없는 입장이고 사실 이렐리아로 탑미드 심리전을 걸었을때 리산드라 픽을 강제한 것을 제외하면 딱히 이득을 본게 없었던 입장이였습니다. 오히려 이렐 픽으로 상대에게 대놓고 카운터픽인 피오라라는 옵션을 줬고 더샤이의 실수로 이기긴했지만, 게임 내내 스맵은 고통받다가 끝났죠.
저같은 아마추어에게 보이는 심리싸움의 패배가 몇경기에 보이는데, 실제론 얼마나 많았을지 상상도 안갑니다.
그리고, 전 KT의 탈락도 아쉽지만, KT의 5경기의 밴픽또한 아쉽습니다. 5경기 스코어의 탈리야픽은 특히 거의 최악 중 최악이 아니였나 싶었습니다. 신짜오, 그라가스 밴. 킨드레드는 상대가 픽. 이런 상황에 남는게 탈리야 올라프뿐이긴하지만서도 너무 예상가능한 픽이였고 너무 무난했고 이니시 수단이 필요했던 KT에게 정말 매우 안좋은 픽이였다고 생각합니다.
생각4: LCK 수준이 내려갔다는 부분에 대해
이번 롤드컵을 보면서 하나 반드시 인정을 해야한다는 부분이 있다면, 더이상 해외 선수들을 무시해선 안된다는 점입니다. 전 사실 옛날부터 선수들의 피지컬이 한국이 뭐 다른 나라보다 압도적이다 라고 생각하는건 안믿었습니다. 뭔 한국이 유전학적으로 피지컬이 좋게 태어나는 것도 아닌데 압도적이라는건 말이 안되죠. 그냥, 연습의 질의 차이. 플레이 스타일의 차이. 그리고 결정적으로 자신감의 차이. 자신감, 즉, LCK는 최고의 리그고 나는 그 리그의 선수다 라는 자부심과 동시에 상대는 저 선수는 최고의 리그에서 온 선수다 라는 압박감 또한 컸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이번년도를 통해 그 생각들은 모두 틀렸다고 증명이 되었고 더이상 LCK라는 보이지않는 압박감을 느끼지 않고 대등한 관계에서 동등한 자리에서 결투를 겨뤘고 그렇기때문에 좀 더 좋은 결과가 (해외 입장에선)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생각5: 롤드컵은 각지역간의 OO의 대결이다.
몇년전에 클템이 했었던 말인데.... 이제까지는 LCK의 메타는 최고였습니다. LCK에서의 정답은 세계 레벨에서 항상 정답이였구요. 하지만, 이번 롤드컵에서 만큼 LCK 메타의 완벽한 패배라고 결론을 지어야할 것같습니다. 픽밴에서 앞서지도 못했고 상대의 이니시 여는 조합에 해답을 가지고 있지도 못했습니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안좋았다? 3팀 모두다요? 말도 안되는 소리죠. 그냥 우리가 LCK에서 정답이라고 믿었던게 사실은 정답이 아니였을 뿐입니다.
생각6: 스크림
마지막 생각입니다. 전 LCK팀들이 너무 스크림에 맹신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스크림의 결과에 대해서요. 맞습니다 스크림은 정말 중요한 연습경기들이죠. 스크림을 통해서 우린 어떤 전략을 짤지 결정하고 어떤 픽밴이 좋은지 혹은 현재 객관적으로 우리의 위치가 어느정도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근데, 스크림이 모든 것을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스크림에서 나온결과를 무조건적으로 신뢰한다고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건 결코 아닙니다.
100판의 스크림보다 1판의 방송경기가 더 중요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만약 어떤 픽을 해서 잘안됬다면 어? 우리 스크림할땐 잘됬었는데.. 한번 다시 해보자 라고 생각하고 똑같이 도전하기보다는 좀 새로운 방식으로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롤드컵에서 LCK에게 가장 실망했던 부분중 하나는 바로 피드백이 너무나도 느리다는 점이였습니다. 의문점이든 픽밴이 한경기가 나왔으면 다음경기에 새로운 스타일로 도전을 해봐야하는데 또 똑같은 스타일.
스크림에서 결과는 좋았고 우리가 그냥 잘못했으니까 또 해보자. 아 물론 이게 절대로 잘못된 생각은 아닙니다. 근데... 이게 정답만은 아닙니다. 스크림과 실제 경기는 달라요. 선수들이 그 누구보다도 더 잘 알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결론:
LCK의 날개가 꺽인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LCK가 최고의 리그라고 생각합니다. 해설진들, 전용준 캐스터님. 김동준해설, 클템해설, 이번에 합류한 성승헌 캐스터. 고인규 해설. 강퀴해설들까지. 솔직히 다른 리그들, LCS나 (유럽은 제외하고) LPL에 비교하면 규모가 크다고 할 수 없지만, 이 리그에서 나와 롤드컵을 재패하고 이 리그에서 우승을 하면 세체팀이 될 자격을 얻는다 라고 말할정도의 경쟁력이 강한 리그. 하지만, 이번만큼은 LCK의 방향성이 크게 잘못되었다고 인정을 하고 새로운 도전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전 LCK 한치의 의심도 없이 LCK 가 비상할거라고 믿습니다. 다시 한번 LCK의 깃발이 휘날릴거라고 믿습니다.
제가 슬퍼했던건 LCK가 몰락했다라는 사실이 아니라, 하필 왜 한국에서 하는 롤드컵에서 이런 때가 온거지 라는 점이였지. 언젠가는 이런 과정을 걸쳐야할때가 왔을 것이고 그게 이번년도가 됬을 뿐입니다. 다만 기억합시다. 더파이팅의 일보가 맨날 "나는 도전자의 자세로 링에 오른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우리 LCK 역시 [왕좌에 앉아서 상대를 내려다보는 입장이 아니라, 항상 치열하게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나가는 도전자의 모습으로 봤으면 좋겠습니다.]
LCK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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