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살아서 생방으로 보기가 쉽지 않아서 하이라이트를 유트부로 보고 글을 끄적여봅니다.


일단 첫번째로 말을 하고 싶은건 선수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현재 탑에서 최절정의 폼으로 멋진 모습을 보여준 기인과, 말이 필요없었던 스고수 스코어선수, 서브로 활약한 왕호선수, 페이커 선수, 그리고 비원딜 메타에서도 원딜로 쭈욱 활약하며 좋은 모습 보여줬고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줬던 룰러 코장 선수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유머게시판에서 메달 시상식에서 선수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 보고 안타까웠습니다. 저희도 승리를 바랬지만 아마 선수들은 LCK가 이번 시즌 계속해서 중국에게 연달아 패배를 했던걸들을 더더욱 체감하고 있었을 것이고 그렇기때문에 승리에 대한 절실함이 그 누구보다 컸을 6명의 선수들이지만 이번엔 우리가 실력이 부족했다 라고 평가할 수 밖에 없겠네요.

그다음 중국은 축하합니다. 사실 초창기 롤, 다시말해서 시즌2부터한국이 참전하고 2013 올스타전에서 한국 대 중국, 당시 샤이, 엠비션, 인섹, 프레이, 그리고 매라 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선수들이 참가하고 이기긴 했지만, 하나 확실하게 기억나는건 한국 대 중국, 혹은 한국 대 유럽간의경기에서도 한국팀이 이기긴했지만 일방적으로 두들겨팼다기 보다는 철저한 운영과 실수없는 빈틈없는 플레이로 말려죽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건 돌진메타를 추구했던 중국과의 결투는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경기들이였죠.

그 시즌3 이후부터 한국은 롤드컵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엑소더스라고 말할 수 있는 소위 우승한 삼성팀이 해체되고 그 선수들이 다 중국으로 진출하고 실력있는 아마추어들과 코치진들이 중국으로 진출하는 과정에서조차도 LCK는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중간에 MSI, 리라등 패배하는 모습을 보여줄 지언정 지더라도 절대 쉽게 지지 않는 [챔피언]으로써의 모습을 이제까지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을 돌려보면서 하나 확신한건 이제 LCK는 더이상 [챔피언]이 아닙니다. 중국은 이제 대등하거나, 혹은 우세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픽밴에서 약점을 보여준다고 이야기를 하기가 힘듭니다. 예를 들어 아시안게임에서 나온 신짜오와 리신같은 픽, 사실 이런 픽들이 아주 놀라운 픽들은 아닙니다. 솔랭에서도 예전부터 활약한 픽들이니까요, 그러나 안정성이 떨어지고 스노우볼을 굴리지 못했을때 활약이 제한적이기때문에 쓰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픽들을 가지고도 좋은 활약을 보여줬습니다. 이게 의미하는건 단하나, 현재 중국팀들은, 자신들이 조합을 짜고, 그 조합을 생각대로 굴릴 수 있는 그런 운영능력까지 갖췄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사실 만약 리신과 신짜오를 픽한 게임에서 패배했다면 지금 메타가 어떤 메타인데 저런 픽들을 하냐 라고 조롱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픽들인데도 그걸 플레이로 증명한다는건 정말 대단한 겁니다.


[롤드컵은 각 지역의 메타간의 싸움이다.]
-클템

어느순간부터 피지알뿐만 아니라 다른 커뮤니티를 가도 안보이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팀이 패배하더라도 그 패배는 단판에서의 패배이지, 다전제에서 패배하는건 정말 드문일이다.]  단판을 이길 수 있는 픽밴능력과 운영능력은 되지만 다전제에서 한국팀들을 상대로 승리를 확신할 수 있을 만큼의 운영능력이 중국팀에게 이제까진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모두들 암묵적으로 알고있는 것이죠, 중국팀이 한국팀을 상대로 다전제로 붙어도 충분히 승리할 만한 능력이 된다는 것을.

한국에서 남은 경기들은 이제 LCK의 결승, 그리고 지옥같은 선발전입니다. 결승이 끝나면 진출할 두 팀이 확정되고 (KT, 그리핀, 아프리카) 한 자리를 두고 남은 팀들이 겨루게됩니다. 남은 경기수도 이제 결코 많지 않죠. 이번 아시안게임을 아마 모든 팀들이 지켜봤을테니 중국의 메타와 한국의 메타에 대해 비교를 하고 좋은 점은 쓰고 나쁜점은 버려야할 것입니다.

다만 잊지 말아야할 건, 이번 2018 롤드컵은 이제까지 와는 확실하게 다른 롤드컵이 될거라는 점입니다.

작년 롤드컵 4강이였나요? 전동김해설 중 한 분이, 이번년까지만 우리나라끼리 결승하게 해주세요, 다음부터는 안그래도 이해하니까 라고 농담식으로 했던 게 기억이 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에서 열리는 롤드컵에서 한국이 없는 결승전이 나올 확률도 충분히 높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합니다. 더이상 한국은 챔피언의 자리에서 한국팀들끼리 겨루며 한국팀간의 대결에서 승리하면 롤드컵 우승을 할 확률이 높은 그런 위치에서 [기다리고] 있지 않습니다.

이젠 동등한 관계에서 벨트를 두고 싸우는 복서처럼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서 승리를 거머쥐어야할 것입니다.



글을 맺기전에 마지막으로 더욱 아쉬운건 이라는 제목의 뒤를 잇자면,

사실 전 MSI에서 패배, 리라에서의 패배에도 한국은 아직도 우위에 있다고 속으로 생각해왔었습니다. MSI는 해외팀 상대로 좀 약한 킹존과 킹존의 바텀 듀오 (프릴라)가 기량이 좀 떨어진상태에서 만나서 진거지, 나중에 기량 올라오면 이길만하다. 리라에서도 SKT는 약한 라인이 너무 많은 팀이고 킹존도 아직 해외팀 알러지가 있어서 그렇지 중요한 무대 (롤드컵)에서 붙으면 충분히 이길 팀이다 라고 생각해왔었는데, 이번 아시안게임을 보고 생각이 확실하게 바뀌었습니다.

이건 다른 글에서 다른 회원님이 쓰신 댓글이고 저도 전적으로 공감하는데, 예전에 한국팀들을 상대하는 해외팀들은 긴장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그래서 자신들이 계획한 운영을 못하기도 했고, 실수를 남발하는 모습들도 보여줬죠. 하지만, 이번 중국팀에선 그런 긴장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자신들이 생각한 플레이를 완벽하게 풀어내는 멋진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당장 mlxg만 해도 예전 롤드컵에서 중요한 5경기때 리신했다가 게임 내내 하는 것도 없이 게임을 끝맞쳤던 기억이 생생한데 이번에 리신은 왜 내가 리신을 하는지 그 이유를 보여줬죠.


예전에 한국팀과 중국팀간의 경기에서 한국팀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면 절대 내주지않고 그대로 승리를 이어가는 모습
그리고, 설사 게임을 지더라도 끝까지 중국팀의 뒷목을 잡고 늘어져서 실수 하나만 하면 그 실수로 역전을 하는 모습이

오히려 이번 중국팀에서 그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더욱 중국팀의 활약이 예상되구요.


어찌됬건 선수단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전 딱히 선수들이 비난을 받을만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다른 분들도 적으셨지만, 예전 프릴라가 우지를 만나서 패배를 하자 프릴라의 기량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건 프릴라, 룰러코장이 못한게 아니라 그냥 중국팀이 강한겁니다. 그 사실을 인정하고 거기에 맞춰서 앞으로 한국팀들이 전략을 짰으면 좋겠습니다.


어찌됬건 역대급으로 가장 기대감이 높은 경기들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한국에서 열리는 롤드컵이기도 하고, 중국상대로 항상 강한 면모를 보여줬던 EU와, 매번 기대감만 높았고 활약치는 낮았던 NA가 이번에야말로 좋은 결과를 보여줄지에 대한 기대감도 크구요. 진짜로 글을 마치며 마지막으로 적자면 선수들 여러분 정말로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