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와우에 인생을 바쳤고 지금은 접은지 3년이 넘었지만..
워낙에 추억이 많은 게임이라 저도 옛날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와우 하시는 분은 대부분 제가 손댄 애드온 하나쯤은 써보셨을겁니다. 손댄 애드온들이 워낙에 대중적인 것들이 많아서..

대충 나열해보면

DBM
인벤 레이드 프레임
스카다
파티찾기 도우미

등이 있네요.

제일 손이 많이 간건 역시나 DBM과 파티찾기 도우미 인데, DBM은 대격변 초반 달릴때 부족한 경고를 DBM 포럼에 직접 코드를 올려서 제보하다가 그것이 인연이 되어 시작했고 파티찾기 도우미도 리분 후반기부터 손대다가 대격변으로 인해 작동 안하는걸 수정하면서 정말 거의다 뜯어고친 기억이 나네요.

DBM은 사실 작업하면서 욕도 많이 먹었는데 수정한 코드를 테스트할 여건이 완전하지 않다 보니 일부는 테스트가 안된채로 올리거나 아니면 긴급 수정했는데 그 긴급 수정이 또다른 버그를 유발 한다던지 해서 제가 올리는게 불완전하다던지 하는 식으로 욕을 많이 먹은 기억이 납니다. (단순 번역자로 아시던 분들이 많아서)

DBM 덕분에 안 가도 될 공찾만 수백번은 가고 공찾 돌면서 실시간으로 수정하고 하던 기억이 선하네요. 기능 추가한다고 온갖 삽질도 다하고..  특히 어느분이 올려주셨던 남은 시간 대로 바 정렬하는 코드가 제대로 테스트가 되지 않아 그거 수정하는데만 일주일 넘게 걸렸던 기억도 있고.. 프로필 기능등 굵직한 기능도 만드느라 삽질한 기억, 타이머 계산한다고 몇백메가 짜리 전투로그랑 씨름한 기억 등등..

한가지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DBM에 음성 기능이 추가될 당시 음성을 녹음할 사람이 없어서 제가 직접 녹음할까 심각하게 고민했던적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TTS로 하나 만들고 시험삼아서 올린게 반응이 있어서 다른 지원자분이 나타나셨지만 하마터면 제 목소리로 레이드를 뛰는 참사가 일어날뻔..

스카다도 판다랑 드군때 하시던 분이라면 제가 만든 개조 버전 써보신 분들도 있을거 같고. 이건 DBM과 달리 정식개발자가
아니라 인벤에만 올리긴 했죠. 그래도 꽤 많은 분들이 사용해 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파티찾기 도우미, 정말 애증의 애드온이었는데 불성 당시에 만들어진 애드온이라 대규모 수정만 두번 거친 애드온이었죠. 리분 당시에 온갖 개조버전이 난무했는데 멀쩡한 것이 거의 없어서 손댄게 시작이었고, 대격변으로 와우 API가 많이 바뀌면서 작동하지 않아서 한동안 나오지 않다가 제가 대폭 수정해서 내어놓았죠. 제가 원작자는 아니었지만 대격변 이후로 다른 사람들이 개조버전을 내어놓지 않으면서 사실상 메인 메인테이너가 되어버렸죠.

그런데 대격변 당시 수정한 버전은 오리지널티가 꽤 많이 살아 이 있어서 여전히 버그도 많았고 무거웠습니다. 그래서 판다 들어서면서 대대적인 개조를 한번 더 거치게 되었습니다. 이때 절반 이상의 코드를 새로 쓰고 버그도 거의 다 잡고 난이도 대응도 제대로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드군까지 쭉 만들다 사건이 하나 터지죠. 어느분이 제가 대격변 당시 수정한 소스를 기반으로 커스에 파티찾기 도우미를 등록하여 독자적으로 업데이트 하고 있었고, 제가 쭈욱 만들던 것과 그 분이 등록한것이 애드온 이름은 같은데 제것은 판다때 완전히 갈아엎은지라 호환되지 않아 여러가지 오류를 뿜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커스에 파티찾기 도우미 등록하시던 분과 컨택해서 얘기를 나눠봤는데 좀 황당한 답변을 듣게 되었죠. 본인이 파티찾기 원래 만들던 원 개발자고 내가 따로 만들거니 이름 같아서 문제되면 당신 것을 바꾸라라더군요.

알아보니 그분도 리분시절에 개조 버전을 만들던 사람중 한 사람이고 제가 손댄것도 그분 개조 버전에서 시작한것은 맞았어요. 그런데 문제는 그분이 원 개발자라고 주장하면서 업데이트 하던건 제가 대격변 시절에 1차 수정한 소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더라고요.

조금 많이 황당했죠. 그래서 그분과 계속 대화를 시도하다가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아 인벤에 등록한 파티찾기 도우미를 전부 삭제하고 배포 중지를 한 일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이 일은 제가 애드온 만드는 것에 회의를 느껴 와우를 접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되기도 했네요.

간만에 와우 얘기가 나오니까 생각나서 끄적여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