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에 어느 철권 오락실 대회와 관련하여 어처구니 없으면서도 자칫 문제거리가 될 수도 있었던 일이 발생하여 여기에도 써봅니다.
처음엔 그냥 몇몇 친목인들의 자폭쇼인 줄 알아서 그냥 개요만 간단히 적어 유게에 올릴까 했는데
일이 경과하는 거 보니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할뻔도 했고 나름 생각할 여지가 있는거 같아 겜게에 올려봅니다.
전 이 대회에 직접 참가하진 않고 이 대회를 주도한 커뮤니티(디씨 인사이드 격투게임 갤러리-철권 갤러리)를 보며 파악해나간 것이기에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해주세요. 틀린 부분이 있다면 지적바랍니다.
빠른 이해를 돕기 위해 개요만 먼저 적겠습니다.(*주의: 현재 정확한 경위가 주최자에 의해 밝혀졌습니다. 본문 맨 하단을 참조하세요)
1. 디시인사이드 철권 갤러리(격투게임 갤러리에서 하위 갤러리로 분리된)에서 주기적으로 개최하는 오프라인 대회가 있음. 대회명 잉여크래쉬, 속칭 잉크. 지금까지 10회이상 열림.
2. 대회는 그린 컴퓨터게임장에서 열림. 이 그린 오락실은 격겜 유저 사이에선 철권의 성지라 불리는, 오랜 시간동안 자리한 국내 최고의 철권 오락실.
3. 오프라인 대회이므로 참가비가 있고 상금 혹은 상품이 있음. 참가비 걷는 방식은 주최자마다 다른데 계좌로 받기도하고 현장에서 현금으로 받기도 함. 이번에는 현금.
4. 현장에서 참가접수를 받으려는데 지각자가 몇몇있어서 기다리는 동안 접수가 1시간 가량 지연됨.(실착1)
5. 접수가 지연되는 동안 참가자들이 통제가 되지 않아 현장이 굉장히 어수선하고 시끄러워짐(실착2)
6. 통제를 위해 카운터에 들어가 안내용 마이크로 소리를 지르며 통제를 시도(실착3)
7. 5-6번 때문에 누군가가 경찰에 소음 민원을 넣어 경찰이 현장에 출동
8. 때마침 접수를 하며 참가비를 걷어가는 모습을 경찰이 목격
9. 장소가 오락실, 수많은 사람, 돈을 걷는 모습, 오락실 벽에 걸린 방송용 큰 대회들의 상금 내역 등등을 보고 경찰이 사행성 도박 아니냐며
하우스 혹은 바다이야기 같은 불법 도박 게임장으로 의심함.
10. 주인을 불러 오락실을 조사. 게임기 내부와 카운터 내부를 꼼꼼히 조사. 이게 2시간 가량 걸림.
(
http://gall.dcinside.com/fight_game/2746160 ,
http://gall.dcinside.com/fightgametekken/217119 )
11. 소음에 대한 주의를 준 후 경찰 돌아감. 대회 파토.
..원래는 "겜하는 애들이 개념없이 시끄럽게 굼-동네 주민 민원-경찰 출동" 이라는 흔한 찌질 루트인가 했는데
갑자기 경찰에 의한 사행성 조사가 들어와버리니 모두가(특히 그린 사장님)이 난처해진 상황이 되버린 것입니다.
자칫하면 형사 처벌-업장 폐쇄까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초기엔 위층 교회가 민원을 넣은게 아니냐며 애꿎은 교회만 욕을 먹다가 나중에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던가(교회 문이 잠겨있고 아무도 없음)하는 해프닝도 있었고 아무튼 커뮤니티는 혼돈의카오스에 빠졌었었습니다.
결국 대회는 파토났습니다. 10년이상 최고의 오락실을 영업하시던 사장님은 졸지에 하우스 주인장이 되어 사행성 업자가 될뻔했고 대회 주최자는 멘탈이 박살나서 가루가 되버렸으며 지방 멀리서 힘들게 온 참가자들도 헛걸음한, 모두가 손해를 본 대회가 되버렸습니다.
이 일로 인해 격갤에선 참가비 걷고 그걸로 상품이나 상금을 주는 게임대회는 불법이냐 아니냐 앞으로 이런 대회를 열어도 되냐 아니냐에 대한 말들이 오가기 시작했습니다.
위 짤은 이 '돈 걷고 상금으로 쓰는' 행위에 대한 답변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점10 화투처럼 걸려고 하면 걸 수 있지만 소액이어서 무죄판결이 날 확률이 높은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애초에 법은 '돈 놓고 돈 먹기'를 금하고 있지만, 화투와는 다른 점이 있다면 게임 대회는 운이 아니라 '실력'으로 '경합'을 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어차피 이것은 좋게 해석한 것이고, 위 짤들에 나오는 괜찮다는 건 어디까지나 예외 상황이라 그걸 인정받지 못하면 걸릴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고 봅니다. 그냥 서로 번거롭고 귀찮아서 안하는 거지..
때문에 그동안 참가비받고 상금을 내건 대회를 종종 열던 유저들이 신중한 모습들을 보이고 있고, 당분간 참가비를 걷는 방식의 격투게임
대회는 크게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참가비를 받지 않는다면 문제 없겠지만, 보통 친목대회는 참가비에서 상금상품을 충당하니까요.
사실 이런 방식의 대회는 게임 이전에 낚시, 족구, 당구 등등의 여타 친목대회 같은 곳에서 늘 있던 일입니다. 이번 일도 정말 문제였다면 그린 사장님이 경찰서로 불려가셨겠죠. 따라서 앞으로 하던대로 계속해도 큰 문제는 없지 싶습니다만, 이런 일이 있고나면 아무래도 위축이 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저도 소싯적 오프라인 격투게임대회를 몇번 열면서 소음으로 이런저런 마찰을 빚은 적이 몇번 있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개요에서 밝힌 실착들이 1차원인이라고 보지만(특히 지각자는 칼같이 끊었어야함), 그렇다고 또 이게 이런 식으로 갈 줄은 그 누구도 몰랐을겁니다.
국내에서 스파5가 나름 흥행의 불씨를 밝히고 있고 철권 신작도 막 나오고 대회도 열리는 등 다시 격투게임이 활기를 띄려는 찰나에 찬물이 끼얹어 지는 거 같아 좀 걱정이 됩니다.
덧: 이 와중에도 그린 사장님은 이런 일이 생겨서 미안하다고 하고 사모님은 피자 10만원 어치를 시켜주셨다 합니다ㅠㅠ
**중요내용 추가합니다. 대회 주최자가 자초지종을 올렸는데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게 일이 돌아갔던듯 합니다. 소음은 부차적인 문제였던 듯하고 경찰에 따르면 처음부터 돈걷고 돈내기 한다는 사행행위 제보로 인해 온거라네요. 제보 내용과 타이밍이 상세해서 철갤에서는 내부자의 계획된 민원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주최자의 설명:
http://gall.dcinside.com/fightgametekken/218344
-참조:
http://www.thisisgame.com/webzine/community/nboard/4/?n=133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