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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12/13 15:14:16
Name ReSEt
Subject [LOL] 게임맨 수필 - 3
글이 좀 길어질 거 같기에(스압) 토막 내서 쓰려고 한 것인데 글 쓰는 빈도의 주기가 높아 게시판을 너무 도배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서 한데 묶어서 올려야 하나 생각도 되네요..

마침내 온라인 예선을 뚫었고 우리팀은 롤 챔스 오프 예선에 진출하게 되었는데. 이때 우린 상당히 들떠있었지만 조금은 전보다 강도 높은
훈련이 필요하지 않나 서로 생각하게 되었고 슬슬 프로팀들과 스크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아마팀이 프로팀과 스크림하기는 상당히 힘든 것이 한정된 시간을 알차게 써야 하는데 프로팀들의 입장에선 아마팀과 스크림을 해서 얻는것이 상대적으로 적기에 꺼리는 경향이 컸다. 그러나 저런 사정에도 불구하고 당시 나진 같은 경우는 간간히 우리 팀과 스크림을 해줬었고 이는 실력 향상의 계기에 도움이 됐었다. 더불어 롤챔스에 진출한 아마추어팀(NEL,MKZ 등등)이 꽤 있었기 때문에 아마끼리 잘해보자며 서로 도와서 스크림을 하기도 했었고..

정말 지극히 내 주관적인 감상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당시 아마팀과 프로팀의 차이는 지금처럼 넘사벽 수준이 아니였다. 현재의 ESC EVER가 세체팀인 SKT1를 이기고 우승하는 것을 최대의 이변이라고 말하나 그때 당시는 아마팀도 프로팀을 이기는게 이변의 수준까지는 아니였다.

오프 예선날.. 7시 30분 시작이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6시까지 용산에 모여 서로 시시콜콜한 잡담들을 떠들며 긴장감을 해소하고 있었는데 정말 떨렸었다. 카메라 앞에 서는 방송무대가 처음이었고 비약일지도 모르지만, 당시에 온게임넷을 보고 자라던 나에게 수 많은 프로게이머들이 온게임넷에 나왔고 이제 나도 TV에 나오는구나..라고 (사실 중학교 때 이미 한번 MBC에 나오긴 했지만 크크)생각하며 생전 처음 메이크업을 받고 기다리던 도중
PD님이신지 작가님이신지는 모르겠는데 관계자분이 오셔서 상대 예선팀의 사정이 생겨서 오지 못한다는 것이였다. 듣자하니 그 사정은 우리처럼 온라인상에서 뭉친 팀이였고 서로 의기투합하여 오프라인 예선까지 진출했지만 한 명이 나이를 속이는 바람에 오프에서 모일때 그것이 들통 나는 것을 우려했고 '난 오프라인 대회는 못할 거 같다'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팀을 공중분해 해버린것이였다. 때문에 온게임넷에선 결승에서 그 팀에게 진 팀에게 참가 여부를 타진해봤고. 그 팀 역시 안 한다고 해서 더 아래쪽에서 진 팀을 데려왔던 것이다.

그렇게해서 만난 상대팀은 친목을 목적으로 모인팀 같았다. 골드~실버가 포진해있던팀이였는데 당시 한명을 제외하고 모두 2000이 넘던 우리팀이라 우리의 상대는 될 수 없을거라고 강하게 자신했고 경기를 하게 되었다.
예상대로 게임 자체는 정말 간단하게 이겼지만, 그때 당시 버그였는지 내 실수 였는지는 모르겠으나 분명히 마스터리를 찍었는데 적용이 되지 않았고 1경기를 플레이하는데 당시 정글몹은 상당히 강력해서 노마스터리로는 거의 돌 수 없던 수준이었다. 거의 레드에게 맞아 죽을뻔하고 간신히 레드를 먹은후 정글을 도는데 정말 아찔했었던게 그게 방송 최초의 처형이 될 수도 있었으니 크크 식은땀이 줄줄 흘렀었던게 기억이 난다

경기에서 승리를 한 후 나눈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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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롤들을 제압하고 본선 진출에 성공한 소감은?

원준호> 우리는 이미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반면 상대는 급조한 팀이라서 쉽게 승리한 것 같다.
김태희> 원래 대진 상대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못 나오게 돼서 다른 팀으로 상대가 급하게 바뀌었다. 아무래도 그렇다 보니 우리와 실력 차이가 많이 나는 팀과 경기를 하게 됐다. 재미있는 경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질질 끌기보다는 화끈하게 경기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 본선에서 강 팀과 만나게 되면 긴장하지 않고 열심히 해서 재미있는 경기 하겠다.

비교적 쉬운 상대라서 긴장은 하지 않았을 것 같다.

원준호> 원래 상대하려고 했던 팀도 쉬운 상대였는데 바뀐 상대가 더 쉬워져서 긴장을 하나도 안 했다.
김태희> 진다는 생각을 안 하고 있었다.

나진 엠파이어 상대로 도발을 했는데.

원준호> 나이스게임TV에서 연락이 와서 초청전을 했는데 상대가 나진 팀이었다. 그런데 나진 팀이 우리를 쉽게 봤는지 대진을 거부했다.
김태희> 우리는 강 팀과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렜는데 대전이 취소돼서 조금 마음이 상했다. 좋은 연습이 될 것 같았는데 아쉽고 이 아쉬움을 본선에서 갚아주겠다.

팀원들의 게임 경력은 어떻게 되나?

김태희> 팀원 중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북미 서버에서 게임을 했다. 레이팅 역시 한 명의 선수를 빼고 모두 2000점이 넘는다.

본선에서 맞붙고 싶은 팀이 있나?

원준호> 스타테일과 경기를 하고 싶다. 친구와 게임을 하기 위해 랭크 점수가 낮은 아이디로 경기를 했는데 그 때 김정균 선수를 만났다. 그런데 김정균 선수의 플레이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조언을 했더니 갑자기 고의피딩을 하더라. 김정균 선수의 버릇을 좀 고쳐주고 싶다. LOL을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만들어주겠다.

리그 디스 인터뷰중 발췌 썰을 풀자면 당시 점수가 상당히 높아서 우리 팀의 미드라이너와 듀오를 하기엔 좀 애매했기에 부캐로 듀오를 했었는데 그 과정에서 정균이형을 만나게 되었는데 미드+정글 듀오라 포지션 양보를 부탁했으나 아랑곳 하지않고 정글을 픽해버린 정균이 형의 패기로운 모습에 인성이 폭발했고
내가 플레이에 사사건건 간섭해버리면서 사소한 다툼이 있었는데. 저걸 또 찌질하게 인터뷰에서 말해버린 것이었다.

하지만 정균이 형은 정말 좋은 사람이였고 화해의 무드가 깔리고 나중 가서는 내가 정균이 형 아프리카 방송 간간히 매니저까지 해줄 정도로  사이는 괜찮았었다. 그 이후 비타민 형이 정균이 형과 굉장히 친해서 종종 경기장에서 뵜을때도 인사를 나눴었고 지금도 친구창에 남아있는 정말 지금은 당당히 세체코치라고 부를 수 있는 그런 좋은 사람이다.

예선이 끝나고 본선에 가게 되었는데.D조에 속하게 되었다.

D조: Hunters        MiG Blaze        Fnatic        StarTale

그렇다 당시 우리팀은 초대 우승팀이였던 블레이즈와 한팀이였다. 하지만 정말 패기로웠던 우리팀은"음 다 할만해~ 블레이즈? 프로스트 보다 못하지"  " 프나틱? 정글이 좀 귀엽게 생겼더라" "스타테일? 드디어 만났구나.."(하지만 스타테일이랑 경기는 하지 않았었다 크크)

온게임넷에서 생애 첫 프로필 촬영까지 마치고 본선에 들어가게 됐는데. 첫 상대는 프나틱이였다. 이때 당시 온게임넷은 섬머까지?는 해외팀을
초청했었고 초대 롤챔스였기에 해외 시드로 CLG와 프나틱이 한국에 온 상태였다.

경기날이 되어 프나틱과 대기실에서 마주하게 되었는데. 정말 프나틱의 정글러 사이나이드는 이 사진보다 훨씬 어렸을 때로 94년생이지만 핵귀염을 뽐냈는데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우리팀은 다 사이나이드한테 "유아 쏘 큐트"를 외치기 바빴으며 사이나이드는 "뭐야 이 자식들은" 하는 눈초리로 연신 웃으며 땡큐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날 게이로 착각하지 않았기를 바란다..
아 한가지 더 당시 경기전에 페케(더 장군)는 우리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단지 사이나이드와 라미아("얘는 분명히 나보다 게임은 못할거야"라고 연신 생각했다)의 헌앙한 외모에 감탄을 내뱉고 있었다

밴픽이 끝나고 경기가 시작됬고. 아니나 다를까 엑페는 탑에서 슈세이를 상대로 굉장히 앞서가고 있었고 바텀 역시 압살하는 구도가 나오며 무난한 승리를 점쳤으나. 당시 노틸러스의 집요한 갱킹에 우리팀 미드라이너 틸리(카시오페아)는 속절없이 박살났으며 게임은 점점 비벼지고 있었다. 게임 내내 슈세이가 뻘궁을 썼으나  미드의 성장차이+망했으나 딜은 잘넣는 라미아 vs 잘컸으나 잘 큰 노틸러스 때문에 위축되있던 울팀 원딜의 차이로 정말 유리했던 게임을 져버리고 말았다.
짤은 굉장히 명짤인데 저게 우리팀의 이 경기에서 비롯된 짤방이였다. 정말 케넨의 궁활용도는 최악이였었다 크크

경기가 끝나고 우리팀의 미드라이너는 연신 미안하다며 우리에게 말했으나 정말 다 착한 친구들 밖에 없었던 우리팀은 약간의 아쉬움을 토로하긴 했지만 뒤끝없이 각자 집으로 향했다.(지금 생각해보면 다들 되게 언짢아있었던것 같다. 경기가 끝나고 밥도 먹으러 가지 않고 해산했으니..)

이후 이때 쌓인 감정이 커져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우리팀의 미드와 원딜이 랭겜에서 만나 미드가 크게 똥을 쌌고 원딜이 크게 비난해서 서로 팀 때려친다. 팀이고 뭐고 지금 만나서 끝장을 보자라는 단계까지 갔었으나 가까스로 중재하여 기권은 면하고 블레이즈와 경기를 치뤘으나 저런 멘탈 상태+연습이 하나도 안됨+밴픽에서 크게 망함의 삼중주가 합쳐져 무기력하게 패배하고 그렇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시작했던 나의 아마추어 도전기는 끝이 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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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2/13 15:36
수정 아이콘
저땐 사이나이드 진짜 귀엽게 생겼었는데..
네가있던풍경
15/12/13 16:20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 보고 있습니다.
15/12/13 17:43
수정 아이콘
저 케넨 궁 짤방 진짜 오랜만에 보네요 으앙?!
옛날에 슈세이 개인방송을 많이 봐서 잘하는 선수라고 생각했는데 그날 그 케넨을 보고..(왈칵)
게롤트
15/12/13 20:06
수정 아이콘
케넨 궁범위 짤 웃기네요. 크크크 글 잘 보고 있습니다.
리니시아
15/12/14 10:33
수정 아이콘
굉장히 재미있게 잘 보고 있습니다~
15/12/14 14:41
수정 아이콘
아니 케넨 궁도 바론이 꽉찰만큼 넓은 편인데 그거보다 훨씬 넓은 저 슈세이의 인식은 대체 크크크크
카루오스
15/12/15 00:59
수정 아이콘
천지스톰을 원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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