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년생 아재가 롤을 처음 알게 된 건 2011년경 pgr21에서 였습니다.
한참 미국 서버에서 지지고 볶던 유져들이 이런 저런 글을 올리길래 아 이런 게임도 있구나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해 12월에 서버가 열리고 12년도 중순인가 그 대열에 합류를 했죠.
이미 30대 중반의 나이에 아재는 본인의 피지컬에 대한 기대치가 없었습니다.
봇전만 열심히 하며 이거저거 하다가 블리츠크랭크 하나만 하게 되었죠.
여러 챔프 배우기도 귀찮은 게 제일 큰 이유였습니다.
봇전으로 30랩이 가까워지자 봇전에 대한 보상이 낮아져지게 되어 아재는 일반겜을 시작했습니다.
그냥 저냥 즐겜만 하고 살았죠.
렝겜요? 스트레스받기 싫어서 손도 안 댔습니다.
그렇게 13년도가 지날 무렵 실버면 무슨 와드스킨을 골드면 캐릭터 스킨을 준다는 소릴 들었습니다.
서폿 블츠만 하는... 30대 후반에 접어 들어가기 시작한 아재의 렝겜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서폿에 블츠만 하는터라 제약이 많았지만 세기말의 혼돈의 틈을 타서 늦지 않게 골드5에 입성하고 골드유지를 위해
깔끔하게 시즌종료까지 쉬어줍니다.
덕분에 아재는 무사히 스킨까지 챙겼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시즌4가 시작할 무렵 아재는 한국을 떠나게 됩니다.
도착한 곳은 베트남
대한민국과 비교하면 대부분 국가가 인터넷 환경이 열악하겠지만
전기도 심심치 않게 나가는 베트남에서의 한국 서버 접속은 부모님 소환각입니다.
심심했던 아재는 어디선가 동남아 서버 접속해서 양학을 했더라 하는 글을 본게 생각이 납니다.
얼마후 아재는 가레나 서버에 접속하게 됩니다.
아재는 자신감에 충만합니다.
어찌 되었건 천상의 제국 대한민국에서 오신 골드님이니까요!
한국에선 30랩 가까이 될 무렵까지 일반겜을 했지만 자신 있게 1랩부터 일반겜에 들어갑니다.
거기서도 여전히 블리츠로 즐겜하며 레벨업 합니다.
종종 내 케릭이 말도 안듣고 버벅대지만 뭐 나만 그런 건 아닐 테니 즐겜합니다.
말도 안 통합니다.
혼자 이 #@$!@라고 비속어를 남발하며 분통을 터트려도 찍을껀 핑밖에 없습니다.
짧은 영어로 인사정도나 하고 삽니다.
I can't vietnamese
뭐라 하는듯 한데 게임하기도 바쁜 마당에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즐겁게 놀다보니 30랩에 도달하게 됩니다.
아재는 자신있게 가레나 서버에서 랭겜을 시작하게 됩니다.
누가 알려준대로 sp toi라고 칩니다.
그런데 여기 뭔가 이상합니다.
아재의 블리츠크랭크의 벤이 80%이상입니다.
롤하는 베트남 동생에게 되도 않는 영어로 물어보니
원래 그렇답니다.
블리츠는 필밴이랍니다.
아재는 당황합니다.
왜!?!????!!!!!!!!!!
아재는 베트남 가레나 서버에 대한 불만이 쌓여갑니다.
'아니 얘네는 왜 이러는 거야?'
'op챔이 널리고 널렸는데...'
'실버라서 그런가! 골드 가면 바뀔까?'
예전에 블리츠크랭크에 자리잡기전에 했던 챔프들을 해봅니다.
혼자 라인은 못 서겠습니다.
cs는 남의것...
본인의 저질 피지컬과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을 동시에 체감합니다.
다른 라인은 안됩니다. 다른 서폿챔중 하나를 파야 합니다.
그중 아재가 처음 게임했을때 첫 로테챔중 하나였던 피들스틱을 잡아봅니다.
몇 판 한 기억이 납니다.
여기선 못봤지만 한국에서 상대서폿으로 만난적도 있습니다.
아재는 가진 유일한 밑천인 블리츠가 봉인 당한채 피들스틱으로
가레나 서버 렝겜인생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간단한 영어와 핑 나 홀로 분통(이건 한국에서도 마찬가지) 정말 어쩌다가 꿀같은 블리츠크랭크 한판으로
실버 2에서 시작한 아재는 골드까진 무난하게 옵니다.
여전히 블리츠 밴은 열판 중 여덟 판은 됩니다.
더 올라가야 사람다운 픽밴(?)을 볼 수 있을듯 합니다.
누군가 동남아 서버는 한티어정도 낮다라고 말한거를 본듯합니다.
롤의 나라 한국사람이고 어찌됬건 골드5까지 갔었으니
플레까진 가야하는가보다 생각합니다.
거기 가면 정상적인 픽밴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재는 착실하게 올라갑니다.
얼마 후 한국에선 꿈도 못꾼 플레를 머나먼 이역 땅에서 찍게 됩니다.
뭐 한국에서 자랑거리도 안 되겠지만 어쨌건 목표치에 도달한 겁니다.
블리츠의 밴은 조금 줄은듯 하지만 그래도 절반초과입니다.
아재는 좀 더 올라가야지 라고 생각합니다.
포지션이 겹쳐 본의 아니게 피들로 정글을 도는 날도 있습니다.
피들이 익숙해집니다.
플레2쯤 오니 더는 블리츠크랭크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조금있으면 가레나 서버긴 하지만 다이아도 찍을것 같습니다.
플레1 98점까지가 최고점이었습니다.
아재는 얼마후 한국에 돌아오게 됩니다.
시즌3때 만들어둔 금장 테두리는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언랭에서 스타트 합니다.
아무도 블리츠를 밴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너무 오래쉬어서 그런지 블리츠가 어색합니다.
아재는 피들서폿&정글로 돌아온 한국에서 시즌 5를 시작합니다.
6승 4패 실버2 시작입니다.
그러고 보니 첫 렝겜에서도 실버2, 베트남에서도 실버2, 다시 돌아와서도 실버2
황신의 가호라면 골드 2일 텐데...
한국에 오니 채팅이 거슬리네요.
의사소통은 도움이 되지만 그게 못지 않은 멘탈공격이 있어 좋은것만은 아닙니다.
아재는 골드까진 무난하게 진입합니다.
그래 난 골드였어!
시즌3의 골드는 실력이었던 거야!
일반겜만 하던 겁 많았던 아재가 나는 골드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귀국후 집에서 먹고 놀던 아재의 티어는 조금씩 올라갑니다.
골드 안정권이라고 생각한 골드 3에서 상위권이라고 생각한 골드 2 그리고 골드 1
베트남에서 최고점이 플레 1이었으니 한티어 낮게 본다면 골드 1도 당연한것일지도 모릅니다.
아재의 운은 어디까지일까요?
얼마 후 아재는 플레에 진입합니다.
친구들에게 스샷도 보냅니다.
육아와 생업에 지친 아재의 30대 후반 친구들은 관심 밖입니다.
아재는 힘겹게 올려놓은 플레에서 강등당할까 걱정도 됬지만
어차피 가만있어도 내려가기에 플레에서 놀아봅니다.
골드에 비해 크게 달라진 건 없는듯한데 게이머의 의욕과 배려는 확실히 좋아진 듯 합니다.
뭐 망하는 판이 없는건 아니지만 골드시절보다 깔끔합니다.
기대도 안 했는데 여기서도 아재는 조금씩 올라갑니다.
하지만 올라갈수록 본인의 좁은 챔프 폭과 피지컬이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아재는 플레3에 도달합니다.
아재는 피로합니다.
시즌 3때 30랩 찍고 칼바람나락을 돌리던 계정으로 부담 없이 렝겜을 해봅니다.
귀신같이 실버2를 받습니다.
그리고 골드 3~4구간을 전전합니다.
왠지 현지화 된 느낌입니다.
마침 노는거도 끝나고 팔자에도 없는 조경회사일을 합니다.
몸도 피곤합니다.
플레2를 찍습니다.
본인의 피지컬,좁은 챔프폭,피곤함,현지화가 부담됩니다.
얼마 후 시즌이 종료된다고 합니다.
솔직히 다이아 욕심이 납니다.
아 좀 컨디션 괜찮은 날좀 달려봐야지 합니다.
하지만 아재는 정확한 시즌 종료일을 몰랐습니다.
방금 시즌 종료를 알아차리게 되었죠.
아재는 당황합니다.
아뿔싸!
그리고는 아쉬움에 글을 본인이 lol을 처음 알게 된 pgr21에 남기게 됩니다.
다이아가 보일 무렵에 주저앉은
내일 모레면 40대가 보이는 아재에게 기회는 다시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