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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10/26 19:27:52
Name 딴딴
Subject [LOL] 시즌 5 롤드컵까지를 돌이켜보며
그냥 몇 가지 생각들을 하나하나 열거하려고 합니다.

먼저 저는 시즌2 롤챔스 섬머부터 봤고, 그때 LOL을 시작했습니다.

진성 카오스충이라 살면서 절대 카오스를 배신하고 LOL로 넘어가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사실은 카오스에서 게임 인생을 끝내자라는 자기암시)

또 다른 카오서들인 로망클랜(romg)에서 LOL을 한다길래 한번 구경이나 하려고 온게임넷을 오랜만에 틀었습니다. romg는 카오스도 하는 애들이고, 반면 아주부 프로스트는 단언컨대 한국 롤판 최강자 아니겠습니까? (물론 여기에는 안좋은 사건도 얽혀있습니다. CCB 트롤링 사건이라고 하죠)

그런 프로스트를 로망이 문도의 식칼로 잡아내더군요.
"얘네들 진짜 AOS게임을 잘하는 카오서들이 없으니 대신 왕이라고 으스대던 여우, 토끼들이네. 까짓거 가면 금방 골드정돈 달겠지?"

골드부터 시즌 보상이 있기에 이런 생각을 했지만, 결과는 배치치고 실버, 그 후 쭉쭉 내려가서 언랭이 되었죠. 아무튼 그 후 프로스트의 매번 이어지는 명승부는 롤 팬이 되게 만들었죠. 아직 카오스 마인드가 더 강해 흡수 점멸은 생활이었고, 라인전이 왜 중요한지 몰랐죠. 정글 돌면서 로밍하고 라인 갱킹 해주고 오브젝트 챙기는게 최고 아님? 하지만 아니더군요.

아무튼 당연히 '나의' 프로스트가 또 다시 롤드컵에서 극적으로 결승에 진출하고 상대는 배틀로얄을 제'패'한 TPA라 낙관하고 있었습니다만... 이때 충격이 시작되었죠.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TPA 잘한다는 관계자도 있었습니다만... 대다수는 약한 동남아리그에서 올라온 약팀일 뿐이다라고 생각했죠.

그렇기에 '전략은 숨길 수 있어도, 경기력은 숨길 수 없다.' 라는 것은 적어도 반례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죠.배틀로얄은 핑때문이라는 핑계를 댈 수 있지만, 스크림에서 아주부 형제팀한테 수십번 박살이 났죠. 스크림이 어떻네, 본선, 상위 라운드를 위해 전력을 숨겼네의 원조는 얘네들이죠.

확신하건데 TPA는 경기력을 숨겼습니다.

그 후 가장 충격을 받은 지역은 당연히 한국, 롤챔스겠죠. 시즌 2때는 확실히 우리나라가 최강은 아니고, 최강을 다툴만하다고 여긴 시기입니다. 당장 롤챔스 섬머만 하더라도 멀리서 원정온 CLG.EU한테 탈탈 털리고 정말 소위 뽀록이 터져서 CLG.EU를 패패승승승으로 잡았다고 생각했거든요. 3경기에서 프로겐이 잘 안하는 블라디를 꼴픽 하지만 않았어도 3:0 원사이드로 털렸을거라고 내심 생각했죠. 하지만 그런 CLG.EU도 끝판왕은 아니었죠. 끝판왕은 두고두고 롤챔스의 발목을 잡는 겜빛 게이밍(M5)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최강을 겨룰만한 정도는 된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결승에 올라왔고, 상대는 배틀로얄의 TPA였고, TPA는 1년 앞선 운영으로 시즌 2를 제패했습니다.

그 후 윈터 시즌, 시즌 3을 거치면서 많은 신생팀들이 대거 참가했습니다.
양대 통신사인 KT와 SKT도 참여를 했죠.
KT는 전신 스타테일의 시드권을 승계받았고, 여기에도 카오서인 류, 스코어, 마파가 있었죠. 카오스에서 다 한가닥 하는 선수들이었고, 카오스에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있던 저로서도 KT가 잘 됐으면 하는 마음과 동시에 KT가 잘 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어차피 이 바닥 AOS 계에서는 잘하는 놈이 뭐든 잘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게임은 스타와 다르게 매크로 컨트롤이 필요 없지만, 10명의 의중을 헤아리는 능력이 필요한 게임이거든요.
(특히 솔랭에서는 상대방 5명이 무엇을 할지 염두하기 보다, 우리팀 4명이 무엇을 할지 염두하고 예측하는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물론 KT가 데뷔 시즌 3위로 좋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사실 저는 카오스계의 끝판왕들이 아직 안왔고, 그분들이 오면 롤판도 카오서가 접수한다는 망상을 하고 있었죠. 사실 롤은 카오스에 비하면 손도 덜가고 컨트롤도 별로 필요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SKT가 등장합니다. 이름이야 래퍼드가 있던 1팀이 더 유명했지만, 저는 2팀이 더 잘될거라고 주변인들에게 말했습니다.

"SKT 2팀은 최소 롤챔스 우승, 최대 롤드컵 우승은 할 팀이다."

이 근거는 그냥 코치(푸만두)가 있으면 뭐든 우승은 하지 않겠냐라는 생각이었죠. 페이커? 누군지 몰랐습니다. 나중에 이 팀 멤버들을 알고, 데뷔전을 보고나서 (블레이즈전) 확신을 했죠.

"이 팀은 된다."

아, 물론 하나 예상하지 못한게 있습니다. 개그 캐릭터이던 꼬마가 지금 훌륭한 코치가 될 줄은. 인생사 몰라요.

사실 시즌 3에서 롤챔스가 최강이냐? 라고 물어보면 SKK가 최강이다, 라고 할 지언정, 리그 자체로는 최강이라기엔 아직 유보해야 하지 않냐는 의견도 많았죠. NA가 개그캐릭터이지, 다른 지역들은 한가닥 했거든요. 국내 롤이 북미 서버에서 하던 사람들이 시초라 NA의 영향을 꽤나 받았는데, NA가 잘나가던 시절 무시받던 설움이 있기에 해외팀 지분의 상당수는 NA가 차지했죠. 실제로 교류도 잦았고요.

그리고 나서 올스타전과 여러 국제대회를 통해 이제는 확실히 롤챔스가 세계 최강이다! 라고 모두들 생각하게 되었죠.

그 후 저의 아이돌인 코치(푸만두)가 은퇴하고 skk도 이런저런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삼성화이트가 우승을 할때 좀 씁쓸했지만, 여전히 제 맘속 최고의 팀은 13skk였죠.

사실 삼성이 분열될때 내심 좋아했습니다. 코치는 없지만, 마린이 있기에 다시 한번 sk에 기대를 걸었죠.

저는 심정적으로 sk를 응원했지만, 그렇다고 sk가 최고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AOS계가 도타도 그렇고 잘하는 애들의 이합집산에 의해 좌지우지 되거든요. 확실히 중국 간 선수들, 잘하는 선수들입니다.

그리고 스프링때까지만 하더라도 LPL은 LCK보다 잘한다고 말 해도, 응 그럴 수 있어. 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때 LPL은 꽤 괜찮았고, 상대적으로 LCK는 이유가 어찌되었든 부진한것도 사실입니다. 이유를 댄다면 롤드컵에서 LPL의 이유도 수긍해야 합니다. 이 판은 어차피 결과로 말하는 거에요.

따라서 저는 시즌을 결산하는 롤드컵에서 LPL이 부진했다고 스프링에서 LPL을 무시하려는 생각은 없습니다. 그때 무시받았다고 국뽕 거하게 취해서 우리 또한 그들을 무시하면 또 다시 악습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강자의 입장에서 여유롭게 관용을 보여주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으로 LCK가 어느정도 약했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이 판이 오래가기 위해서는 NA, EU, LPL, LMS 모두가 어느정도 합이 맞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또 다시 한국의 독주가 이어지면 이 판도 스타2의 전철을 밟게 될지 모릅니다. 글로벌화를 위해서라도 LCK가 졌으면 합니다. (아직 국뽕에 취해있습니다.)

그리고 내부적으로는 많은 연습생들, 라이엇의 여러 정책들로 인해서 또 다시 어느정도 엑소더스가 있을지 모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환영합니다. 어차피 수명도 짧은 이 판에서 한번 땡길때 쫙 땡겨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열정페이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돈때문에 중국간다고 뭐라 하는 마인드는 열정페이랑 다를게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마린이 있는 sk가 롤드컵을 우승할 것 같지만, koo가 혁명을 일으키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많은 sk 팬들의 심정일지도 모르는데요.

"sk를 응원하지만, sk가 지면 좋겠어."

이런 양가감정을 느낍니다. 너무 쌔서요. sk 경기가 정말 재밌으려면 sk가 지면 됩니다. 사실 sk야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시즌 5는 LCK가 최강이라고 해준건 koo거든요. koo는 혁명을 일으킬 자격이 충분합니다. 실력으로 꿀잼 한번 보여주세요.

그리고 LCK의 단골 손님인 나진, CJ, IM도 앞으로 승승장구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롤드컵 결승에는 나진 출신이 가장 많고, IM 출신이 2번째입니다. CJ도 저번 스프링때 skk를 벼랑끝까지 몰아넣은 팀 아닙니까. 이런 팀들이야 말로 LCK 저력의 근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LCK와 LCS NA, EU, LPL, LMS가 자웅을 다투며 재미있는 판도가 형성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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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ENE_ADLER.
15/10/26 19:38
수정 아이콘
경기력이라는 건 하향평준화가 되선 안 되죠. LCK팀들은 그냥 하던 대로 하고 해외리그 팀들의 경기력이 좀 올라왔으면 좋겠어요. 근데 어제 준결 이후 올라온 글들에서도 비슷하게 이야기가 나온 부분들인데 결국 롤드컵의 상금이 스트리밍 수입을 압도적으로 넘어서지 않는 이상 롤드컵에 그렇게 목매달 것 같지 않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냥 자국 리그의 맹주나 하면서 돈이나 벌고 말지.. 같은 느낌..
15/10/26 19:38
수정 아이콘
한국이 몇시즌을 해먹든 각 리그의 인기가 줄어들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라이엇의 LCS 시스템은 정말 성공적인 리그 시스템이기 때문이죠.
LCK가 약해지기 보다는 다른 리그가 실력적으로 더 잘했으면 좋겠습니다.
길바닥
15/10/26 19:38
수정 아이콘
저는 MVP시절부터 시즌4까지 샘숭빠여서 샘숭이 싹 갈린건 안타깝습니다.
MVP 화이트가 예선을뚫고도 NLB로 간것과.. 거기서 우승해서 블레이즈랑 했다가 개발린것과.. 그리고 1년뒤에 그 블레이즈를 셧아웃시킨것과..
다기억에남는데..
시즌4 롤드컵 선발전할때 SKT가 2위선발전에서깨지고 복병 나진한테까지 깨지면서 롤드컵 못갈때는 굉장히 안타까웠고..

근데샘숭이 분산되니까 자연스럽게 팬질할팀이없더군요..
삼성전자홧팅
15/10/26 19:42
수정 아이콘
근데 제가 어디서 봤는지는 몰라도.. 어떤 댓글에 지인피셜이라면서.. 올해 해외대회로 나갔던 선수들 몇몇이 다시 한국대회로 복귀한다는 소식이 있던데.. 그게 맞는지 궁금하네요.. 맞다면.. 적어도 삼성의 임프 마타 스피릿 다데 선수가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네요..
15/10/26 19:44
수정 아이콘
어제 올라온 글 댓글중에 KT 선수출신인 Reset님이 그런 댓글을 달았어요. 아무래도 선수 출신의 지피셜이다 보니 좀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15/10/26 19:43
수정 아이콘
저는 스타플레이어의 팬인데 매라 이후 페이커만한 선수는 아직도 한국에선 안 나온 것 같습니다. 그리고 skt가 아예 롤드컵 3회 우승쯤 해버리길 바랍니다.
요그사론
15/10/26 19:51
수정 아이콘
요근래 커뮤니티에서 많이 보이는 말이 스타2의 전철을 밟으면 안된다. 스타2 꼴난다..인데
반대로 수준이하의 팀과 선수들이 지역빨 타고 롤드컵 가는게 더 문제 아닌가요?
15/10/26 20:32
수정 아이콘
전 LCK는 계속 강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롤드컵 보면서 느낀건
정말 많은 한국팀 관계자들이 이 악물고 노력했구나
이걸 느꼈습니다

요식행위가 아닌 진짜 노력하고있는 협회의지원
MSI이후 조용히 복수의 날을 갈아온 SKT
IEM의 쇼크와 그에 따른 각종 비아냥을 이겨낸 KOO
우승팀 미드정글이 나갔는데도 잘 추스리고 첫 롤드컵 진출에 성공하고 좋은모습 보여준 KT
거기에 어제 그동안의 울분을 풀고 열변을 토한 중계진들까지

오죽하면 애로우는 8강탈락하고 나서
쿠에게 프나틱한테 절대 지지말라는 말을 남기고 비행기를 타겠습니까

선수부터 코칭스탭, 중계진, 협회까지 다 눈이있고 귀가 있는데
본인들이 뛰고 중계하는 리그 폄하되고 자신들의 실력 폄하되는게 얼마나 속상하고 울분에 가득찼을지...

솔직히 작년 이맘때 코리안엑소더스 당시 생각도 못할 역대 최고의 성적표를 지금 받아들었습니다
해외팀이 보고 배우고 또 새로운 메타를 창조해서 리그간의 수준격차가 따라잡히는건 환영합니다만
그런일이 없다면 LCK는 계속 강했으면 좋겠어요
삼성전자홧팅
15/10/26 20:41
수정 아이콘
그리고 오늘 번역해서 방영됬던 4강전 방송은 PTL을 봤는데.. 쿠대 프나틱전에서 프나틱이 이긴다고 예상했던데.. 모두 다 틀렸네요..
과연 결승전 방송은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네요..
15/10/27 01:17
수정 아이콘
저도 코치 마린 보고 아 이 팀은 잘 되겠구나 바로 생각했습니다 크크
갑자기 토픽스가 정글하고 정세상이 원딜하는 그런 팀이 있으면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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