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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5/10/11 07:11:32 |
Name |
랜슬롯 |
Subject |
[LOL] TSM 에게 아쉬웠던 롤드컵. 굿바이 다이러스 |
저는 롤 프로게이머가 아닙니다, 그냥 팬입니다. 제가 아무리 롤을 많이 보고 연구도 해봤자 결국 프로게이머나 감독들이 연구하는 것에 비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 선수나 감독들보다 오래살았고 게임도 오래했으며 프로게이머 생활도 먼저 경험한 노장까지는 아니지만 경험많은 팬입니다.
저는 롤을 챌린저까지도 찍었었고 노멀과 랭크를 다 포함하면 아마 만판이상한 헤비 게이머였기도 합니다. 북미에 살지만 저는 사실 TSM을 그렇게 좋아하지않았습니다. 실력도 쥐뿔도 없으면서 (제가 아마 부정적을 봤기때문이겠죠 사실 TSM은 북미 최고의 팀 중 하나였습니다 정말로 오랜기간동안) 맨날 게임만 하면 TSM TSM 라는 말이 나오는 소리가 듣기 싫었기때문입니다. 레지날드의 그 실력도 없으면서 말만 많은 모습도 싫었던게 아마 가장 싫었던 이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던 싫어하던 북미의 최고 팀중 하나는 항상 TSM이였습니다. CLG가 바닥으로 칠때도 TSM은 하위권까지 내려간적이 없었을정도로 정말 긴 시간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준 팀이죠. 다이러스가 어제 있었던 경기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한다니 섭섭해져서 글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아래 폰이 우승했을때 세계최고의 미드가 누구냐고 물어보니까 페이커라고 대답해서 난 페이커 응원안하다 라는 댓글 보고 저는 기분나쁘겠지만 이해는 할 수 없다 라고 생각합니다. 롤은 절대로 간단한 게임이 아닙니다. [눈에 보이는 CS, 눈에 보이는 킬 어시 데스 로 게임이 결정되는 그런 게임이 절대로 아닙니다.]
얼마전 스피릿 선수가 해설하면서 했던 말이 있죠. 선수중에서 솔랭에서 점수를 못올리는 선수들이 있는데 그건 보통 선수들중 게임을 캐리하는 방식에 두가지가 있기때문이다. 하나는 내가 다 캐리하는 거고, 두번째는 팀을 키워줘서 팀이 캐리하게 도와주는 거라고. 저도 엄청나게 공감했던 말입니다.
페이커가 부진했던, 소위 SKT K 가 부진했던 작년 롤드컵 전이 과연 페이커가 부진했던 시절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까요? 그럴수도,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우리는 우와 페이커 솔로킬당했어, 라는 말을 하게 되지만, 과연 그 솔로킬이 정말 단순히 라인전에서의 솔로킬인지, 아니면 보이지않는 정글러들의 압박때문에 끊임없이 심리전에 고통받아서 게임이 말리게되서 나온 플레인지 정말 모르는 겁니다. (또는 각라인이 터지지 내가 무리해서라도 킬을 내야겠다 라는 압박감에서 나온 플레이일수도 있죠) 전자라면 실력차이고 후자라면 그건 좀 더 복잡한 문제라고 볼 수 있죠.
롤은 모든 라인이 서로 연결되어있습니다. 정글은 모든 라인을 봐줘야하는 입장이고, 따라서 미드가 무너지면 미드위주로 봐줘야하면서 동시에 역갱도 생각해야하고, 그러면 상대적으로 탑과 봇이 위험에 노출이 됩니다. 각 라인 그냥 라인전만 있는게 아니라 정말 굉장히 서로 연결되어있기때문에 그냥 단순히 라인전에서 이겼다, 졌다, 라고 쉽게 말하기가 힘든 게임이 바로 롤입니다. 그 안에 얼마나 많은 심리전이 오고 간지 우리는 모르니까요 그냥 잘못하면 단순하게 아 킬먹었으니까 얘가 더 잘하네 라는 함정에 빠지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게임을 가장 3자의 입장에서 잘 볼수 있는 포지션은 정글이라고 자신합니다. 정글을 하게되면 사실 굉장히 어려운 점이 몇가지 있는데 1. 각 라인의 상황은 게임마다 각각 다르기때문에 정글 루트또한 그때 그때 달라야한다. 2. 좀 말린 라인을 풀어줘야할지 내둬야할지. 3. 상대 역갱의 가능성. 등입니다. 정글러는 그 때 그 때 판단을 내려야하기때문에 정말 게임하다보면 손이 아프기보다 머리가 아플때가 많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정글러가 꾸준히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모습이 나오기가 힘든걸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저는 TSM의 정글러인 산토린 선수가 그런점에서 정말 난감할것같은 모습이 잘 그려집니다. 미드는 든든해서 키워줘야할 것같은데 탑은 거의 매 게임마다 밀리고 적들은 탑을 후벼파니, 탑을 봐주긴 봐줘야하고 그렇다고 미드 갱을 안갈수는 없고 간혹 봇라인도 밀리니 봐줘야하고, 이러면 정글을 아무리 잘해도 꼬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실 TSM이 좀 더 일찍 다이러스 선수가 못한다는 걸 인정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솔랭에서도 몇번 같이 해봤지만 이 선수는 사실 정말 잘하지 않습니다.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가 아니고 피지컬로 찍어누르는 타입도 아니고 진짜 허구한날 다이러스만 갱가서 팀의 구멍이라는 말이 해외 팬들 사이에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팀이 못이기느냐?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못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 못하면 못하는 거죠 그런데 그게 이길 수 없다, 라는 말과는 다릅니다. 롤은 팀게임입니다. 보이지 않는 수많은 싸움, 전략과 생각들이 격돌해서 거기에서 승리하는 사람이 이기는 겁니다. 갱맘이 해설자로써 말했죠 아무리 잘해도 돈차이는 절대로 이길 수 없다고, 싸움에서 아무리 잘싸우려고 해도 골드가 만골드차이나면 극복하기 힘듭니다. 아무리 개인기가 뛰어나서 내라인을 압도해도 다른 라인에서 터지면 지는 겁니다. (예전 불밤의 플레임처럼)
SKT T1 K가 롤드컵을 들때 임팩트가 라인전을 매번 터트려서 우승하지않았습니다. 임팩트는 원래 1 대 2를 가장 잘 버티는 선수로 유명했고 SKT 는 그 점을 이용해서 라인스왑에서 "항상" 이득을 취해왔습니다. 못하면 못한다고 인정하면됩니다, 그리고 내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시키면됩니다. 페이커 5명이 존재하는 팀을 상상하실 수 있나요? 5명 모두가 슈퍼플레이를 보여주면서 내가 캐리한다 라는 모습을 보여주는 팀? 그런팀은 없습니다.
[조연이 있어야 주연이 있는법] 모두가 [주인공] 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
다이러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메타는 탑이 절대로 캐리할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캐리할 수 있습니다. 못하면 밴하면됩니다. 수싸움이야 더 힘들어지겠죠 그러나 결국 그 수싸움에서 밀리더라도 탑에 손실을 최소화한다면 되는 겁니다. 슬램덩크에서 변덕규가 말합니다. [우리 팀엔 점수를 따낼 수 있는 녀석들이 있다. 내가 30점 40점을 넣을 필요는 없다. 난 팀의 주역이 아니라도 좋다.] 내가 최고일 필요는 없습니다 판을 만들어주면 되는겁니다.
탑이 맨날 허구한날 밀린다? 그럼 라인전 터트리던 말던 상관없다 나는 그냥 궁극기 하나만 보면서 가는 말파이트나 할련다.
또 나만 노릴 것같은 분위기니까 나 죽을때마다 다른 곳에서 반드시 이득 취해라. 이런 플레이가 한계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물론 구멍이 없는 편이 구멍이 있는 편보다 낫겠죠 그러나 정말 TSM의 마지막 롤드컵은 너무나도 아쉬웠습니다. 저는 진작에 다이러스가 이런 모습 (TSM vs OG, TSM vs KT)같은 모습을 보여주길 원했었습니다.
전 이미 진출해있는 나그네 선수에게도 같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무리해서 내가 플레이를 만들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릴 필요가 없습니다 팀원을 믿고 내가 부진하면 내가 부진한다는 걸 인정해야합니다. 패배에서 승리로 가는 첫걸음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내가 졌다.] 라고 인정하는 모습부터 승리로 가는 겁니다. 知彼知己 百戰不殆, 나를 아는 데에서 모든 것은 시작합니다. 내가 라인전을 지고 있다, 그러면 그래 너가 라인전은 이겼다 그런데 한타때도 너가 나보다 많이 할 거라고 생각하지마라, 탑라인을 후벼판만큼 다른 라인에서 더 이득을 봤으니까 우리 팀이 캐리해줄거다,
저같은 경우 의학공부를 하고 있는데, 사람에겐 무의식적인 방어 행동이란게 있습니다. 겁도 마찬가지인데, 사실 겁이 병적으로 많은건 안좋지만 겁은 자연스러운거고 좋은겁니다 사람의 방어본능이거든요. 높은 곳에 올라가면 몸이 덜덜떨립니다. 떨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몸이 아프면 열이 납니다 몸에서 열을 내서 세균을 없애려고 하니까요. 그건 자연스러운겁니다. 왜 이런말을 하냐면, 지고 있으면 소극적으로 해야합니다. 그건 당연한겁니다, 그렇지만 라인전에서 소극적으로 하는 것과 한타에서 벌벌떨면서 하는건 다른문제입니다.
제가 롤을 가르친 친구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말이있습니다. [라인전을 이기는건 어렵다, 그러나 지기도 어렵다.] 프로들은 CS차이도 엄청난 차이로 굴려버리기때문에 힘들지만 아마추어들은 가끔 라인전이 터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때는 아 터졌구나, 그러니까 소극적으로 하자. 다이브 올 수도 있으니까 더 조심하고, [킬만 주지 말자.] 라는 마음가짐으로 하면됩니다. 물론 이건 아마추어 친구들에게 한말이긴 하지만,
어쨌든 결론은 전 좀 더 묵직한 역활을 더 일찍 줬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전 이번 롤드컵에서의 TSM의 부진이 단순히 다이러스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아무리 정글이 생각이 많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였지만 산토린선수 역시 아쉬운 모습도 많이 나왔고 러보와 와일드터틀 (특히 와일드터틀선수의 정말 이해갈 수 없는 판단들이 정말 아쉬웠습니다 혼자서 끝까지 파밍하다가 잘리는 모습도 나왔고, 원래 TSM 막들어갔을당시에는 정말 이 선수 NA 클래스가 아니구나 한국 클래스 급이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정말 아쉬웠습니다) 역시 변명할 말은 없고 비역슨은 플레이는 좋았지만 샷컬러로써의 역활에 대해서 아직 의문점이 남는 만큼 정말 아쉬웠던 마지막 롤드컵이였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 개인적으로 좀 더 해보는 게 어떨까 라고 생각하지만 그 것역시 선수의 결정이기때문에 존중해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까지 수고하셨고 앞으로 무슨일을 하던 좋은 일 있으셨으면 좋겠네요. TSM 모든 선수들 전부 다 수고하셨고
다음시즌에는 더 좋은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솔직히 전 아직도 TSM을 그렇게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분전한 다이러스에 감명받아 외쳐 봅니다. TSM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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