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07/04 22:33:41
Name Lunatic Love
Subject 스타크래프트...그리고, 그녀의 추억
스타를 왜 시작했을까...그 대답의 가운데, 그녀가 있습니다.
3년전...그녀의 거절과, 친구들에게 속았던 기억과, 여러가지 실패속에서
스타는 찾아왔습니다. 제가 "모든 귀찮은 일 다 잊게 해줄테니 오세요."라는
손짓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넘버링 1과 2와 함께-_- 스타는 시작되었습니다.
그뒤로 엄청난 패배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연습을 해갔습니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누구에게도 도움 받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런 느린 손으로 테란을 한다고 손가락질 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오기가 났습니다.
게임 VOD와 리플레이를 보며 연습하고 연구했었습니다.

가끔 친구들이 여자친구와 술마시고 데이트를 할때 저를 불렀습니다.
솔직히 그들의 데이트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고, 그냥 혼자서 스타를 했습니다.
폐인이냐...뭐하는 짓이냐...했지만, 제 친구들은, 그들은 잘되길 바랬습니다.

...

지금?
변한거 없습니다.
단지 지금은 집에 있는 키보드의 Ctrl키와 Shift키, F2키의 글자가 닳아 있네요.
물론 여전히 초고수들에겐 짓밟히긴 하는 아직 그만그만한 실력이지만
여전히 고수가 되기위해 노력하고 있고요.

...

모 프로토스 유저와 게임을 했는데 또 지고-_-...; 미워; 방퍼;;; T^T

전화를 했습니다.
그녀에게요. 전화기가 꺼져 있네요...

담배 한개피 물고선 비오는 밖을 쳐다보며 그녀의 친구에게 가볍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녀의 친구에 한마디로 가슴이 콱...막히는 느낌이 드네요.

....

"참...일편단심이다...넌 그런 취급받을 정도는 아닌데, 왜 그러고 사냐...
그렇게 씹히고, 그렇게 취급받으면서도 좋은거니...?
가끔 궁금하다. 그냥 보면 그렇게 좋은거냐...그렇게 좋니...?"

"응?....아......................................................................."

...

아무런 대답도 못했습니다.
계속 꺼져 있는 그녀의 핸드폰과 자동으로 넘어가는 안내 메시지...

비가 옵니다.

차가 비를 밟고 가는 소리가 가끔의 정적을 깨고...부슬부슬 내리는 빗소리가...

그 빗소리가 참 서글퍼져 오는 저녁입니다.참 서글퍼져 오는 저녁입니다.

가만히 마우스를 만지작 거려 봅니다...
멍하니...닳아있는 키보드를 쳐다 봐 봅니다...

참...서글퍼져 오는 저녁입니다...

by Lunatic Love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GloomySunday
04/07/04 23:05
수정 아이콘
그녀를 통해서 그녀와의 추억도 생겼구요 스타크래프트도 배우게 되었네요 너무 비관적으로만 생각하지 마시구요 가슴 한 구석에 고이 고이 좋은 추억으로 남겨 두십시요 고이 고이...
04/07/05 02:15
수정 아이콘
"3년"과 "Lunatic Love"라는 님의 아이디가 로긴하게 만드네요.

3년이 지나도 여전히 헤어질 때의 그 상황이라면, 다시 잘될 확률은 5% 미만으로 보입니다만...
제 주위에도 한여자분께 목메달고 청춘의 몇년을 소비하는 친구와 지인들이 좀 있었습니다.
눈물겨운 노력과 정신적인 고통, 돈과 시간의 무지막지한 소비로 1명의 기적같은 성공담 외에는 나머지 분들은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있습니다.

여자(남자)하나와 연결된 가르다란 줄에 목메고 좋은 젊은 시절을 몇년씩 기다리며 보내는 사람들 보면 안타깝습니다.
친한 친구들이 저런 소리 하면, 소개팅 한번 더 시켜 주시면서 만남의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겠습니다.

좀 더 많은 여자분들을 만남과 사귐후에도 그녀가 더 좋다는 판단이 서면 그때가서 다시 그녀에게 대쉬 하시면 될겁니다.
부모님께서 주신 자신의 몸과 마음을 소중히 여기시고, 좋은 만남 있으시길 바랍니다.
blue wave
04/07/05 07:06
수정 아이콘
힘을 내시고 다른 분들이 여러 말씀하셔도 루나틱 님이 좋아하시는 대로 하세요. 자기의 마음이 가는 데로 가는 삶도 자기에게 의미가 있고 원해서 그런 것이라면 그 시간은 헛되이 보내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다른 것을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루나틱 님도 그녀의 곁에 당당히 설 수 있도록 자신을 계발하고 좀 더 멋있어 지는 노력을 하면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 분도 사람인만큼 좀 더 멋있어지고 조건이 좋아지면 루나틱 님을 더 좋게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자기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남자가 더 멋있게 보이더군요.^^

그럼 도움이 되셨길 바라면서.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이만 줄입니다.^^
In.Nocturne
04/07/05 12:44
수정 아이콘
멋져 보이기도 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854 가슴 아픈 이별을 앞두고 이 글을 씁니다. [18] Siestar3572 04/07/07 3572 0
5852 챌린지 리그 다녀오다. [2] Hong3445 04/07/07 3445 0
5850 온라인 게임이 스포츠가 될수 있을까? [15] 엘도라도3343 04/07/07 3343 0
5849 이번주 챌린지 사진+후기입니다 [18] Eva0105274 04/07/07 5274 0
5848 제멋대로 해석하는 도덕경 (1) [12] 라뉘3656 04/07/07 3656 0
5846 [잡담] "서울 하나님 것 됐으니 수도 옮겨야" [19] 루이3742 04/07/07 3742 0
5844 [올드리뷰] 임진록.. 그 최고의 승부 코카콜라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결승 1차전 [20] 하와이강6117 04/07/07 6117 0
5843 [역사잡담]내가 좋아하는 역사의 인물 -고구려의 명재상 을파소 [8] 총알이 모자라.3420 04/07/07 3420 0
5842 삼성에게 바란다 [36] 하늘사랑4657 04/07/07 4657 0
5841 김성제선수의 mbc게임 올킬 축하하며~ [9] desire to fly4939 04/07/07 4939 0
5840 여성디자이너가 쓴 "한국 남자들이 옷을 못입는 이유" [74] 샤오트랙15122 04/07/07 15122 0
5839 Boxer! 당신의 컨트롤이 그리워요~ [12] swflying4732 04/07/07 4732 0
5838 박경락 선수 어머니께서 빨리 건강을 회복하시길... [39] 하누라기4345 04/07/07 4345 0
5837 [영화]아는여자를 봤습니다. [20] 밀림원숭이3077 04/07/07 3077 0
5836 올드 게이머의 넋두리.. 라고 해야 하나? [6] Sulla-Felix4089 04/07/07 4089 0
5835 김성제 선수, 정말 대단하네요. All kill 이라니...... [21] 클레오빡돌아5705 04/07/07 5705 0
5833 살을 빼기 위해 신문 배달을 하려 합니다.. [17] Ryoma~*3993 04/07/06 3993 0
5832 듀얼토너먼트 대진표 예상 [23] Altair~★4667 04/07/06 4667 0
5830 대한민국 군대가는 남자들에게 넑두리..~ [23] 니드3116 04/07/06 3116 0
5829 현재 확정된 듀얼 진출 선수...그리고 자리. [9] hero600(왕성준)4240 04/07/06 4240 0
5828 2년 동안 함께할 사람과 마음이 맞지 않는다면..? [17] 네오 이드3202 04/07/06 3202 0
5825 [끄적끄적] 한바탕 청소를 하고... [1] 케샤르3061 04/07/06 3061 0
5824 [잡담] 오늘 했던 어떤 분과의 아주 재밌었던 한판 [21] 티티4083 04/07/06 408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