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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7/03 12:53:14
Name The Drizzle
Subject 최고의 유저가 되려면...?
슬며시 조심스레 점쳐봤던 일이기는 했지만... 어제의 경기결과를 보며 솔직히 당황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히' 최연성 선수의 승리를 점쳤는데, 5경기 내내 최연성 선수는 공격한번 화끈하게 못해보고 경기를 모두 끝냈으니 당황하지 않을수가 없겠군요.

특히 2경기때의 박성준 선수의 뮤탈리스크 컨트롤을 보며(꽤 자주 봤었던 컨트롤이지만) 욕이 나올려는 걸 간신히 참았습니다.(전 테란유저입니다.)



"테란은 황제를 만들어 내고, 프로토스는 영웅을 만들어 내고....'

어제 2경기가 끝난 순간이었나요? 기억이 확실치는 않지만 엄재경해설의 말씀중에 이런 말이 있었죠. 네, 각 종족이 가장 암울했던 순간에 가뭄에 단비같이 나타나 단숨에 최고의 자리에 올라버린 선수들. 황제와 영웅이죠. 물론 나다와 날라같은 대단한 선수들도 있지만 그들은 어떻게 보면 잘 닦여진 도로를 엄청난 속도를 내고 달림으로써 최고의 자리에 오른 선수라고도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황제와 영웅. 그들은 기존 스타일에 대한 '일탈'을 통해서 최고의 반열에 오른 선수들입니다.

임요환 선수. 그는 그동안 '테란은 방어의 종족이야!' 라는 기존 스타일에 대한 혁신을 가져왔습니다. 속도가 매우 느린 종족이라는 테란의 인식자체를 드랍쉽과 벌쳐, 그리고 자신이 보유한 놀라운 컨트롤 능력을 이용해서 동적인 요소를 상당부분 가미시켰습니다. 그리고 임요환 선수 이후로 초반의 주도권은 테란이 가져가게 되고, 항상 먼저 조여지는 쪽은 저그였습니다.

박정석 선수. 그는 '저그는 양, 프로토스는 질. 테란은 콤비네이션' 이라는 기존 인식을 뒤엎었던 선수입니다. '프로토스로도 양이 가능하다.' 라는 인식을 심어주면서 물량프로토스라는 별명을 얻게 됩니다. 실제로 그의 생산력은 당대최고였으며, 그 이후로 프로토스는 아기자기한 면보다 기본 유닛을 이용한 엄청난 물량이 중요시 되게 됩니다.

앞에서 탄탄대로를 달렸다고 표현했던 이윤열, 강민 선수도 기존의 인식에 대한 혁신을 가져옴으로 최고가 되었던 선수들입니다.

이윤열 선수는 임요환 선수 이후로 '아기자기' 한 면이 강조되던 테란에 '양'을 더해버립니다. 초반운영이 아기자기한것 같으면서도 중반이 넘어가면서 엄청난 양의 유닛들이 쏟아져 나오는 그의 플레이에 많은 선수들이 '어떻게 이겨.' 라는 탄식과 함께 GG를 쳐왔습니다. 그리고 무적의 시대를 열죠. 한동안 테란은(지금까지도) 양적인 면이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강민 선수는 '양'적인 면이 중요시되던 기존의 프로토스 플레이에 '아기자기'한 면을 더해버립니다. 그의 플레이를 보면 초반부터 끝까지 '아기자기'한 듯 보입니다만, 그의 플레이를 뒷받침해주는 '양'도 엄청나게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점자리 컨트롤 능력을 갖추고 있진 않지만(날라는 컨트롤에 올인하는 선수가 아닙니다.) 만점자리 감각을 갖춤으로써 게임을 지배합니다. 그리고 한동안 무적의 프로토스가 되어 버립니다.

그리고...

이 각종족의 암울기를 전환시킬만한 능력을 갖추었던 자들의 이름에 박성준 선수도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변성철, 홍진호로 이어지는 공격형 저그의 계보, 강도경, 조용호로 이어지는 확장형 저그의 계보. 그리고 완성형 저그 박성준?"

하나로 통신배 투니버스 스타리그. 당시 기욤패트리라는 엄청난 능력의 외국인 게이머가 우리나라 스타계를 지배하고 있던 시절. 혁신적이고 신선한 충격을 가져온 두명의 신인 저그유저가 등장하고 떡하니 4강에 올라 버립니다.

바로 변성철, 강도경 선수입니다.

4드론,5드론,7드론,9드론. 극초반 매우 가난하지만 엄청난 화력을 지닌 빌드를 이용해서 수많은 플레이어들을 구워삶았던 변성철 선수와, 늘 3해처리를 기본으로 가져가면서 항상 바글바글거리는 드론을 보유하고 일정타이밍이 지나면 전 맵을 크립으로 덮어버리는 강도경 선수는 이후에 공격형, 확장형으로 대표됩니다.

최고의 공격수...라고 하면 올드팬들은 아마 '김동준선수'를 떠올리지 않을까 합니다. 그만큼 공격적이고 어떻게 보면 초기 임요환 선수의 플레이를 연상케 하는 '아기자기'한 모습에 많은 팬들이 있었죠. 하지마나 가장 강력한 공격수는 제가 생각하기에 '변성철'선수가 아닌가 합니다. '미네랄은 드론 5~7기면 충분하다!' 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그의 드론은 항상 부족합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전부 병력이죠. 현재 박성준 선수의 모티브가 되는건 홍진호 선수가 아닌 변성철 선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변성철 선수의 바톤을 이어받은 선수가 바로 홍진호 선수입니다. 적은수의 드론을 보유하고 있지만 끊임없이 몰아치는 폭풍과도 같은 러쉬와 그것을 뒷받침해주는 엄청난 컨트롤능력을 보유하고 최고의 저그반열에 오릅니다. 헝그리 저그의 계보를 잇고 있기는 하지만 홍진호 선수의 플레이를 보면 그가 '롱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해줍니다. 공격형이라는 자신의 스타일에 '확장형'스타일을 가미했기 때문입니다. 홍진호 선수의 폭풍러쉬가 몰아칠때 보면 항상 멀티가 하나씩 늘어납니다. 그렇다고 드론숫자가 많은것은 아니지만 자원을 채취할 수 있는 곳이 하나씩 늘어나면서 후반마저도 도모할 수 있게 됩니다. 변성철 선수가 가질수 밖에 없었던 치명적인 약점.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약해진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홍진호 선수는 약간이나마 보완하면서 롱런을 할 수 있었던 것이죠.

가장 안정적인 저그를 꼽으라면 뭐 지금이야 조용호 선수가 단연 가장 안정적인 저그라고 할 수 있겠지만, 조용호 선수의 등장이전까지는 강도경 선수였습니다. '쌈싸먹기'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3해처리에서 쏟아져 나오는 엄청난 수의 저글링과 러커들로 상대방을 압도하면서 자신의 멀티를 늘려나가는 플레이는 '저그시대'를 열기에 충분했습니다. 더불어 강도경 선수는 커세어를 무탈리스크로 잡는것과 같은 신기에 가까운 컨트롤 능력마저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그최고! 화면 단연 강도경선수였습니다. 엄재경 선수가 가장 좋아하는 저그유저라고도 알려져 있었죠.

그리고 그 계보를 이은게 조용호 선수입니다. 하지만 조용호 선수역시 기존의 강도경 선수와 뭔가 다른 것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초기 조용호 선수가 소개될 때는 '1해처리 플레이를 가장 잘하는 선수'였습니다. 그만큼 가난한 플레이를 잘하면서도 후반을 도모할 줄 알았다는 것이죠. 그리고 조용호 선수하면 당연히 '목동체제'가 떠오릅니다. 후반으로 가서도 히드라 저글링 러커 체제를 유지하며 가디언을 섞어주었던 강도경 선수와 달리 '저그도 질적으로 우위에 설 수 있다!'를 몸소 증명하며 울트라를 생산해 내며 잠시동안이나마 '저그시대'를 여는데 큰 밑바탕 역할을 했습니다. 확장형 저그의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되는 것이죠.

당대 최고의 공격을 펼쳤던 변성철.
당대 최고의 안정성을 선보였던 강도경.
당대 최강의 공격을 펼쳤던 홍진호.
당대 최강의 안정성을 선보였던 조용호.


그리고...

이 계보를 '박성준' 선수가 이어받게 됩니다.




"그럼 박성준은...?"

박성준 선수 역시 혁신적인 면을 갖추었습니다. 바로 '투신'이죠. 처음에 투신이라는 말을 봤을때 홍진호 선수의 폭풍처럼 그 선수에 딱 맞는 별명이다 싶었습니다. 전투의 신. 정말 엄청난 전투능력을 갖춘 선수입니다.

임요환 선수이후로 압박테란이 정석화 되었다고 볼 수 있고...
박정석 선수이후로 물량토스가 정석화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박성준 선수는 기존의 정석화 된 플레이에 일침을 가하는 스타일로 자신을 만들었습니다.

소수의 병력으로 끊임없이 상대를 압박하며 자신의 플레이를 하는 테란의 모습에 얼마나 많은 저그들이 무릎을 꿇었습니까? 가장 전투에 맞는 종족은 '저그'임에도 불구하고 늘 소규모 전투에선 계속해서 패배하는 저그들의 모습을 보며 얼마나 많은 저그팬들이 눈물을 삼켰습니까?

아마도 박성준 선수의 모습은 기존 압박테란체제에는 최강의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현재까지는) 매우 적은수의 드론을 보유하면서 끊임없이 병력을 생산해내며 '일반적으로' 저그가 확장을 준비해야 할 시기에 병력을 생산하며 전투에 임하는 플레이는 소수의 병력컨트롤로 배짱부리는 테란에게 쥐약과도 같은 것입니다. 많은 테란유저들이 (심지어 방어를 가장 잘한다고 평가받던 서지훈 선수마저도) 기존의 정석화된 플레이를 펼치다 박성준 선수에게 무릎을 꿇었습니다.

변성철 선수가 과거 압박테란체제가 갖추어지기 이전의 시대를 공격으로 풍미했다면, 박성준 선수는 압박테란체제에 가장 걸맞는 공격형으로 자신의 시대를 열어나가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최고의 컨트롤 능력과 함께 말이죠.




"최고가 되려면...?"

이제 요건은 갖추어 졌습니다. 종족이 가장 암울한 시기에 등장했고, 내노라 하는 최고의 유저들을 하나둘씩 격파하기도 했습니다. 최고의 유저를 라이벌로 점찍는대도 성공했고, 이제 남은건 우승뿐입니다.

임요환 선수가 황제의 자리에 오르고, 박정석 선수가 영웅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박성준 선수는 '鬪神'의 자리에 오르면 됩니다. 저그라는 종족에 있어서 전투의 신만큼 영광스러운 자리가 있을까요?

이제 남은건...

상대가 영웅이든 미스터 벙커링이든 지금까지 이겨왔던 것처럼 꺾어버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鬪神'의 모습으로...



그리고 하나,

박성준 선수 역시 '변신'을 해야 할 것입니다. 최고로 잘나가는 선수들의 공통점은 모두 방송에 맞게 '변신'을 했다는 것입니다. 임요환, 홍진호, 박정석. 각 종족의 최고인기주자들의 공통점은 모두 여성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할만한 외모를 가졌다는 것이죠. 이들의 방송에 맞춘 '변신' 덕택에 남성들까지도 감탄할만한 외모를 지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아직 박성준 선수의 팬들은 여성분들 보다도 남성들이 더 많은것 같습니다. 그의 공격적이고 시원시원한 플레이덕분이기도 합니다만, 외모마저도 변신한다면 최고 인기주자가 되는건 시간문제일 것입니다.



p.s. 박성준 선수에게도 롱런하기 위해선 +알파 요소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p.s. 박성준 선수 잘나간다고 KTF 에서 데려가진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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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m.Dream.
04/07/03 13:01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역시 박성준선수에겐 '투신'이 가장 어울리는 표현인듯 싶네요.
공공의마사지
04/07/03 13:02
수정 아이콘
박성준선수의 인기비결은
제가 생각하기에는 헝그리정신입니다.
하루 17시간씩 매일 연습하고 성공을 위한 도전
그리고 상대가 누구든지 이길 수 있다는 마인드를 갖게해주는 힘

사회적으로 보면
현재 자신이 어렵고 현실이 무거워 보여도
매일 자신을 채찍질 하면서 꾸준히 노력하면
암울한 시기에도 다시 설 수 있다는 희망
그 희망을 노래하고 있는 POS의별

그리고 최종라이벌이 될 수 있다고 보는 한동욱선수
저그군단의 역습의 또하나의 신호탄 박경락선수
토스진영 4대천왕 재결집

또하나의 변수 나도현선수

그리고
영웅의 향방

온게임넷 질레트 결승전은
박성준 VS ???

기대하십시오 ^^
Return Of The Panic
04/07/03 13:24
수정 아이콘
DC 에서는 '폭동저그' 라고 하더군요.. 폭풍 + 목동..

거기다 최연성을 꺾는 폭동스러운 사건(?)까지..

개인적으로는 폭동저그... 매우 마음에 듭니다.. ^^;;
나현수
04/07/03 13:27
수정 아이콘
전 어제경기를 보면서 임정호 선수가 떠오르더군요. 끊임없는 공격, 극단적인 테크트리 이런것은 임정호 선수의 스타일을 많이 닮아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같은팀이었던 임정호 선수의 영향을 많이 받은듯 합니다. 그러나 임정호 선수보다 다른점은, 좀더 부자스럽다는 것과, 컨트롤의 차이라고 보여집니다. 이것이 조용호-홍진호 선수의 영향으로 보여집니다.
SeeingWise
04/07/03 16:09
수정 아이콘
여담이지만, 제 친구중에 '허풍저그'가 있다는.. (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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