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성격상 높임말을 쓰지 않았습니다. 혹시나 맘에 들지 않으신다면 뒤로가기를 누르셔도 좋습니다.
3일 전 게임이라 기억에 착오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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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로이 부캐로 솔랭을 돌리고 있던 차였다. 그러다 잡히게 된 솔랭. 1픽은 호기롭게 서폿을 간다고 말했다.
음. 1픽이 서포터라. 뭔가 신뢰가 갔다. 1픽은 서포터계의 왕자 쓰레쉬를 픽하고 턴을 마쳤다. 적은 카타와 피들을
가져갔다. 카타리나라. 롤 인벤에 올라와있던 마스터 카타의 공략글이 기억이 났다. 카사딘 나오면 닷지하세요.
미드갈게요. 라는 말과 함께 카사딘을 픽했다. 좋아. 나쁘지 않다. 피즈랑 제드만 없으면 내 세상이지.
우리팀은 차례로 트위치와 그에 걸맞는 정글러 자르반 왕자님이 나와주셨다. 적은 블리츠와 젤라틴 자크를 내세웠다.
우린 제이스, 적은 이즈리얼. 담화가 시작되었다. 피들이랑 카타라서 한타구도 가면 불리하니, 초중반에 게임 터뜨려봐요.
화팅.네 힘내보죠. 인베갈까요? 저쪽 블리츠라 걍 방어하죠. 훈훈한 말을 나누던 와중에,
쓰레쉬 : 저 부캐임 걱정 노노.
라는 쓰레쉬의 발언에 갱플 E를 터뜨린 마냥 사기충천하였다. 훗. 나도 부캐긴 하지만 녀석 얼마나 잘하나볼까나...하고
fow.kr 에 들어가 녀석의 아이디를 입력하기 시작했다. 음? 승률이 거의 90%!? 뭐..뭐야. 엄청나다. 마스터..? 챌..챌린저?
대단한 전적이었다. 단 네판을 제외하면 40전 36승 4패라는 기록이 내 눈앞에 있었다. 이건..버스다. 버스야!
상점 할배에게 플라스크와 3포션을 사는 데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후후. 막 2렙에 바텀 더블킬 내버리고 미드 로밍오는 거
아냐? 초반 정글 와딩 장악에 크크크. 좋다 좋아! 인베 루트에 와드를 꼽아놓고 여유롭게 물을 한 잔 떠왔다. 의자에 다시 앉은
내 눈 앞에 떠오른 글자들. 퍼스트 블러드. 쓰레쉬의 얼굴에 빨간색 숫자들이 아른거렸다.
쓰레쉬 : 와 용에서 끌어가네.
침착하자. 그...그래. 실수도 할 수 있지. 허..허허허. 킬도 블리츠가 먹었으니까 딱히 엄청 나쁜 건 아냐. 뭐? 카타 점멸도 빠졌다고?
오케이. 그럼 내가 킬각 한 번 볼게. 2렙 갱 와줘 자르반형. 하지만 초반 리쉬가 끝나고 약속했던 2렙 갱은 오지 않았다. 괜..괜찮아.
상성은 내가 더 좋잖아? 나는 견제가 되는대로 무의 구체를 카타에게 뿌려댔고 카타는 5렙까지 내게 절을 하며 CS를 챙겼다.
시간이 좀 지나 운좋게 미드 오른쪽 부쉬에 박은 와드로 피들의 갱킹을 확인한 나는 자르반에게 급하게 핑을 찍었고, 왕자님은 절묘한
깃창 콤보로 허수아비의 목을 땄다. 쌍버프 허수아비는 내 점화를 맞고 화형에 처해질 운명이었지만, 왕자님을 그것을 허락치 않았다.
매서운 막타로 쌍버프를 회수해 간 왕자님은 내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나는 애써 미소지었다. 괘...괜찮아요. 정글 빨리 크면 좋죠 뭐!
더블 킬!
쓰레쉬 : 힐 없었음?
트위치 : 님 아까 끌려가실 때 썼음.
쓰레쉬 : 나 사는 각인데, 그걸 왜 미리 씀?
트위치 : 적 포탑인데 어찌 삼?
쓰레쉬 : 점멸써서 살았잖아.
트위치 : 내가 힐 안썼으면 님 끌려갔을 때 죽었음.
쓰레쉬 : 딜계산도 못하네 이 구간. 노답 걍 차단함.
트위치 : 비읍시옷. 차단.
[전체] 블리츠크랭크 : 개꿀 크.
전황은 그리 좋지 않았다. 제이스는 견제에 눈이 멀어 와딩도 없이 라인을 밀다가, 피들의 매서운 갱킹으로 목에 빨대가 꽂혔고,
적 이즈리얼은 딜로스의 상징이라는 여눈을 갔음에도 불구하고 2/0/0 이라는 아름다운 스코어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래. 이제
내가 나설 차례지. 카타리나 네 이년. 어디 미친듯이 돌아보거라. 첫 귀환부터 방출봉을 사온 나는 카타리나에게 구체를 날렸고,
카타리나는 포탑 뒤에 요리조리 숨어있었다. 자르반 왕자는 바텀 갱킹을 준비했다. 로밍 타임은 지금이닷.
카사딘 : 왕자님 바텀 터뜨리고 용먹죠.
자르반 4세 : 응응.
렌즈를 구비해 로밍 경로에 와드가 있는지를 파악했다. 없다. 주요 와딩지역에 핑와도 박았다. 없다. 피들은 탑에 있던 제이스에게
달려가고 있었고, 카타리나는 밀려오는 CS를 먹기에 여념이 없었다. 완벽한 바텀 4인 갱킹 각이 나왔다. 핑이 연거푸 찍히고
이어지는 쓰레쉬의 사형 선고!! 매섭게 날아가는 사신의 낫! 거기에 딸려오는 원거리 딜러!! 이어지는 깃창 콤보. 트위치의 난사!
카사딘의 부왘! 을 기대했지만, 낫에 걸려오는 원거리 미니언.
쓰레쉬 : 다이브 고고.
그...그래! 다..다이브 치자. 미니언 웨이브 밀어서 완벽하게 하면 되지. 뭐 허허허허. 이윽고 대포 미니언이 위풍당당하게 왔고,
트위치는 독약병을 날리며 라인을 밀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다이브. 쓰레쉬님은 자신의 기동성을 위시한 나머지 적 포탑에게
선빵을 맞으셨고, 사형선고가 블리츠에게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후 지체 없이 몸을 날렸다. 날아가는 동안 적 포탑은 쓰레쉬에게
연거푸 공격을 해댔고, 가장 먼저 전사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셨다. 그나마 궁과 채찍을 써서 다행이었다. 깔끔하진 않았지만
우리에겐 괜찮은 승전보였다. 포탑을 밀고 용까지 먹은 우리는 기세를 올려 미드로 진출해나갔다.
미드에 집결한 우리들. 그 곁엔 이미 만신창이가 된 제이스도 있었다. 뒤에서 EQ 콤보를 날렸지만, 협곡만 수놓았을 뿐 맞아주는 이
없었다. 그래도 포탑도 밀고 바텀에 이즈리얼도 가있으니 미드를 밀 좋은 찬스였다. 제이스는 W 3타를, 나는 황천의 검으로 포탑을
마구 두드려댔다. 흐흐. 푸쉬력이 약한 카타리나로는 어림도 없지. 피들 궁각만 조심하면 되겠.
피들스틱 : 호로로로로로로로로로롤.
때마침 포탑 옆 부쉬에서 기를 모으고 있던 피들스틱. 제길. 나는 피할 수 있지만 너희들은 아니잖아. 좋지않아 좋지 않다. 핑!핑!핑!
백핑을 연거푸 찍었지만, 우리 팀은 포탑에 꿀이 발린 마냥 혀를 낼름대고 있었다. 피들스틱이 넘어왔고 제이스가 호기롭게 망치로
밀어낼 생각에 폼 변환을 했지만 현실은 침묵 세례. 그 때였다. 아직 침묵 세례를 받지 않은 쓰레쉬가 허수아비를 향해 사슬 채찍을
날렸다. 오 쓰레쉬 좋아! 조금이라도 밀어내보는 거...
허수아비님의 은총은 쓰레쉬의 사슬 채찍에 힘입어 우리에게 한 걸음 성큼 다가오셨고, 그 은총에 못이긴 우리 팀원들은 사르르
녹아버리고 말았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카타는 이쪽 저쪽 비수를 날려대며 킬을 다량 섭취. 과거 CS 하나에 절을 하던 카타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렸다. 아 신이시여. 왜 내게 이런 시련을 주시나이까.
[전체] 피들스틱 : 쓰레쉬님 캐리 감사.
[전체] 쓰레쉬 : 곡식으로 밥을 지어 엿기름으로 삭힌 뒤 겻불로 밥이 물처럼 되도록 끓이고,
그것을 자루에 넣어 짜낸 다음 진득진득해질 때까지 고아 만든 달고 끈적끈적한 음식. (네이버 백과사전 참조)
쳐먹어. 강아지들아.
[전체] 카타리나 : 갓들스틱 짱짱맨.
[전체] 피들스틱 : 노노. 우리 쓰레쉬님 짱짱.
[전체] 자르반 4세 : 우리 6:4로 싸우는 듯.
[전체] 트위치 : 부캐맞는 듯. 본캐가 브론즈 5
[전체] 제이스 : 쓰레쉬year. dog no answer.
[전체] 자크 : 넌 더 no answer.
[전체] 제이스 : 피들스틱 없었음 넌 걍 PDD.
[전체] 자크 : 롤 1:1 게임 아님 수고.
[전체] 피들스틱 : 호로롤로로로로로롤. 갓들스틱 찬양해.
[전체] 이즈리얼 : kia.
[전체] 쓰레쉬 : 비읍시옷들. 차단 수고.
[전체] 블리츠크랭크 : 니가 최고 비읍시옷.
[전체] 자르반 4세 : 인정.
[전체] 피들스틱 : 인정. 니가 최고임.
훈훈한 덕담의 연속이었다. 던지는 자가 있으면 받는 자가 있기 마련. 우리는 메이저리거 급으로 던져댔다. 제이스의 지속적인
백도어와 뒤에 아군 4명을 등지고 홀로 날아가는 쓰레쉬의 사형선고 덕분에 게임은 무난하게 패배했다. 역시 갓들스틱. 갓타리나.
밴하는 것이 맞는 듯. 씁쓸하게 패배 버튼을 눌렀다. 세기말이라 그런가. 솔랭 왜 이리 힘들지. 이어지는 결과창에서도 서로간의
칭송과 미담은 쏟아졌다. 하..다이아 찍기 힘드네. 냉장고에서 맥주 한 캔을 꺼내 연거푸 들이켰다. 창문을 열어 바깥공기를 맞이했다.
11월인데 벌써 바람이 매섭다. 우리 쓰레쉬 사형선고도 이 바람처럼 매서웠다면 좋았을텐데...그래. 음악이나 좀 듣자. alt + tab으로
전환한 익스플로러 창. fow.kr 주소창에 유투브를 입력하려던 내 눈에 쓰레쉬의 전적이 눈에 들어왔다.
쓰레쉬의 영혼은 두 개였었나. 문득 고스트 바둑왕이 읽고 싶었다. 세기말이다. 아직 며칠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