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pgr21.net/pb/pb.php?id=gamenews&no=8322
2014 Red Bull BG : Detroit
이 글은 7월 28일 본인 SNS에 쓴 글임을 알립니다.
민형이는 내가 스타2를 플레이 하면서 만난 친구다. ‘요환동’ 채널에서 만났는데 민형이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특출난 재능이 있던 친구였다. 그리고 그는 내 예상대로 프로게이머를 준비하고 있었다. 헌데 그는 입단 전부터 많이 망설였다.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라고 하면서 겸손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나는 그런 그가 망설이고 있는 시간이 아쉬웠다.
“분명 재능이 있는 친구인데.” 이런 생각으로 그를 다독였다. 처음 만날 당시 21살. 나의 스물한 살 그 시절을 떠올렸다. 나의 경우 장애라는 큰 핸디캡이 있음에도 그 때 당시엔 무서울 것이 없었다. 그런데 하물며 젊고 건강한 청년이 발판을 다 닦아 놓고 망설이고 있는 게 아쉬워서 만난 후에는 매일 이야기 했다.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값진 지 알려주고 싶었다.
프로의 길이 녹록한 건 절대 아니다. 프로가 되는 것은 다른 것들을 포기해야 한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런 길을 가도록 내가 종용 한 것은 아닌가 생각돼서 가끔은 미안하기도 하다. 그러나 그의 의지가 확고했다. 확고한 의지 속에 간간히 들어오는 ‘두려움’을 버리도록 해 줘야 했다. 그게 내가 할 일이었고, 솔직히 그것밖엔 해 줄 게 없었다.
내가 해 준건 인생 몇 년 더 살았다고 해준 케케묵은 몇 마디였지만 그는 해냈다.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퀀틱게이밍’이란 외국 팀에 입단. 타 게이머와는 다르게 시원시원한 스타일로 사람들의 이목(耳目)을 끌었다. 지금은 IvD Gaming 소속으로 있다.
그런 그가 오늘 보톡을 걸어왔다. 고민이 있다고 했다. 44분이라는 시간동안 얘기하고 들어주는 시간을 가졌지만 모자란 기분이라 미안하다. 별로 한 이야기도 없는 것 같은데 고맙단다. 난 지금 현재 그에게 마인드코칭을 해 주고 있는 셈이지만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저 민형이가 편안하게 게임하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면 잠재 된 그의 능력을 발휘하리라 믿는다.
항상 그가 했던 이야기가 있다. “형님 우승하면 꼭 형님 언급할께요. 그리고 꼭 찾아뵐게요.”
참 고마운 녀석이다.
“민형아. 그 전에 와도 돼. 밥 사줄게.”
두 달에 걸쳐 있는 레드불 컵과 IEM Canada 대회에서 선전하길 바란다. 성적보단 최선을. 최고보단 자신의 땀을 기억하길 바란다.
그리고 오늘 한 내 조언은 내가 내게 했던 말이기도 했다.
사진 맨 왼쪽. ⓒ 김민형.
Written by Love.of.Tea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