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14/08/18 09:37:28
Name Lenji
Subject [기타] [포켓몬 WCS 2014] 작은 전기쥐의 반란
연 단위로 열리는 포켓몬 세계대회인 Pokemon World Championships (WCS)가 지난 3일동안 열렸습니다.

대회는 두 종목으로 나뉩니다. TCG와 비디오게임으로 나뉘는데, TCG 부문이 더 규모가 크고 상금도 훨씬 큽니다.

(TCG는 부문별 1등 상금이 $10,000이고 4등도 $5,000인데, 비디오게임은 부문별 1등이 $3,500입니다.)

비디오게임이 천만장 파는 브랜드인데, TCG 규모가 저렇게까지 클 줄은 몰랐네요.

저도 포덕이긴 하지만 대전은 거의 안하는고로 대회에 큰 관심은 없었는데,

이번 대회에는 재미있는 일이 있어서 알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기도 하구요.



포켓몬 XY로 이어지는 비디오게임 6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메가진화'입니다.

특정 포켓몬들이 메가진화스톤을 이용해서 더 강력한 모습으로 진화하는 것이죠.

이 때문에 메가진화가 가능해진 포켓몬들은 새롭게 주목을 받았지만, 동시에 "메가진화 못하는 애들은 홀대받지 않겠나" 라는 우려도 나왔죠.





그런 우려에 당당히 "아니다" 라고 대답해준 사람이 이번 WCS 2014 비디오게임 마스터부문 우승자 박세준 선수입니다.

박세준 선수도 6세대 환경의 메이저 포켓몬들을 다수 기용했고, 메가진화도 사용했죠.

하지만 다른 선수들과 달리 거기에 크게 의존하지 않았고, 특히 결승전에서는 한 번도 메가진화를 하지 않았습니다.

대세에 크게 의존하는 않는 창의적인 멤버와 전략으로 자신의 염원이던 우승을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박세준 선수의 우승과 함께 스타가 된 포켓몬이 한 마리 있었으니...





파치리스. 전국도감번호 417번으로 4세대에 추가된 "귀요미 전기쥐" 포지션의 계보를 잇는 포켓몬입니다.

(피카츄 - 피츄 - 플러시/마이농 - 파치리스 - 에몽가 - 데덴네)

애니메이션에서는 여주인공 나빛나의 포켓몬으로 나왔죠.

귀여운 포켓몬들이 으레 그렇듯 실제 성능은 낮고 실전 활용도 주목받지 못했습니다만,

박세준 선수는 이 파치리스를 적극 활용하며 우승자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포켓몬을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LOL식으로 설명하자면 파치리스는 '탱서폿' 이었습니다.

저 앙증맞은 놈이 어떻게 탱킹이 되냐고 궁금하실 수 있는데, 되던데요(...) 저도 굉장히 놀랐습니다.

조금 더 자세하게 비유하자면

- 룬과 특성을 모조리 방어쪽에 투자해서 탱킹력 극대화 (개체치, 노력치)

- 상대 챔프들에게 도발 걸어서 어그로를 집중시키고 템이랑 스킬의 힘으로 버팀 ('날따름', '자뭉열매', '방어', 특성 '축전')

- 동시에 확정 CC기로 상대 딜러들 봉쇄 ('볼부비부비')

- 그러다가 가끔 딜하는데 이게 무지하게 아픔.  ('분노의 앞니')

서폿이 저렇게까지 해주면 원딜은 캐리해야죠.



이렇게 메가진화도 없고 능력치도 낮은 파치리스는 결승전까지 쏠쏠하게 활약했고, 일약 스타가 되었습니다.

가히 '작은 전기쥐의 반란' 이라고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네요.



주요 경기 영상 몇 개 올려봅니다.



5라운드 경기. 상대가 당황해서 제대로 대처를 못하고 파치리스를 두 차례나 회복시켜주고 맙니다. (8:07, 10:25)
('축전' 특성의 파치리스는 전기 공격을 받으면 역으로 HP를 회복합니다.)





가장 긴장감 있었던 결승전 1세트.
상대의 딜러들을 봉쇄하고 아군 딜러들을 보호하면서 어려웠던 경기를 뒤집어내고 서렌을 받아냅니다.
파치리스가 나올 때 관객들이 환호하는 모습 또한 인상적입니다.

백미는 냉동 펀치에 얼어버린 파이어로가 바로 다음턴에 회복하는 모습과 (8:00 - 8:40)
하필 그 타이밍에 앞서 파치리스에게 걸린 마비가 터져서 행동불능이 된 마기라스 (9:03)




결승전 2세트. 처음 몇턴에서 승패가 거의 갈려버리긴 했는데, 그래도 나중에 나와서 깨알같이 활약해주네요.
참고로 파치리스의 '분노의 앞니'는 상대가 고스트타입이 아닌 이상 상대 현재 HP의 절반만큼 대미지를 줍니다.
풀피인 포켓몬이 맞으면 바로 반피가 되는 거죠.




게임을 안하는 사람도 보는 것은 재미있다는 말이 있듯이,

대전을 거의 안하는 저도 이렇게 보는 것은 꽤나 재미가 있네요. 특히 이런 창의적인 조합이 나오는 게임이라면요.




어쨌든 박세준 선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아울러 홀대받고 있는 다른 많은 포켓몬들이 활약할 날을 기대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강동원
14/08/18 09:51
수정 아이콘
으으으으 사무실이라 유튜브를 못봅니다 ㅠㅠ
포켓몬은 파이리 꼬부기 이상해씨 셋 중에 고르는거랑 피카츄로 시작하는거 밖에 모르지만
글만 봐도 너무 재밌을 것 같네요. 퇴근길에 꼭 봐야겠습니다!!!
수부왘
14/08/18 09:55
수정 아이콘
진짜 세준갓은 한국 포켓몬계에서 독보적인 선수죠.. 포켓몬판 장재호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14/08/18 10:02
수정 아이콘
이분이 그렇게 유명한 분이신줄 몰랐네요. 제 옆자리에 앉은 분의 동생인데..

워싱턴에 포켓몬하는 동생의 보호자로 간다고 해서 그런가 싶었더니 우승을!!
PDD에게전해
14/08/18 19:19
수정 아이콘
와우! 역시 피지알러의 인맥이란!!
천혜향
23/07/31 04:45
수정 아이콘
마나랜드님의 남편분이??
출발자
14/08/18 10:29
수정 아이콘
이 글을 보니 묵혀뒀던 3ds를 꺼내고 싶네요. 하지만 또다시 노가다를 할 생각하면 머리가 아픕니다;
MLB류현진
14/08/18 10:30
수정 아이콘
얼마나 연구했을까요 후덜덜
14/08/18 10:32
수정 아이콘
분노의앞니 OP!!!!

와 진짜 신박하네요 기술배치도 그렇고 아이템배치도 자기 포켓몬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하지 않으면 나올 수가 없는 배치입니다
14/08/18 11:02
수정 아이콘
그쵸... 파치리스 쓰는 사람은 원래 있었지만 썬더 안나오면 파치리스는 별 의미가 없으니까요

역으로 그만큼 더블배틀의 썬더가 무시무시하다는 거고
14/08/18 11:25
수정 아이콘
썬더는 더블배틀의 정석중의 정석이니까요 크크
카페르나
14/08/18 10:36
수정 아이콘
새벽에 트위치 보다가 5만명이나 포켓몬 보고 있길래 뭐지? 하는 마음으로 봤는데...
사실 게임을 잘 몰라서 내용은 잘 몰랐지만 그래도 결승 승부+한국인 나오길래 보게 되더군요.
파치리스인가 뭔가 할때마다 환호가 대박이더라고요 크크
14/08/18 11:55
수정 아이콘
우와.. 잘 보고갑니다.
수부왘
14/08/18 12:20
수정 아이콘
그런데 사실 더블배틀은 소위 '대회용'이고 변수가 많아서 마이너라도 비교우위를 가지는 포켓몬이 기용될 가능성이 있지만 포켓몬의 솔랭이라고 할만한 63배틀에서는 메이저가 아닌이상 나오기가 힘들죠... 세대가 갈수록 전체적으로 화력 인플레현상이 너무 심합니다
14/08/18 17:03
수정 아이콘
솔직히 화력 인플레는 겜프릭이 일부러 노린다고 봐도 무방하죠
초식유령
14/08/18 12:32
수정 아이콘
파치리스 최고였슴돠 크크
아마 TCG상금이 더 높은건 WCS가 원래 TCG대회였기 때문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14/08/18 14:43
수정 아이콘
포켓몬하고싶어지네요...
14/08/18 14:52
수정 아이콘
저저번 시즌 세준갓이 레이팅 1등했을때 100위까지 일본인만 98명이였었네요...
라라 안티포바
14/08/18 15:44
수정 아이콘
아 이거 유게에 올리시더니 결국 겜게에도 올리셨군요.
갠적으로 피카츄보다 파치라스가 더 귀요미인듯...
14/08/18 16:34
수정 아이콘
파치리스에 커트로톰에 루카리오까지 나름 비주류들이 활약을 하네요. 잘봤습니다.
두둠칫
14/08/18 20:13
수정 아이콘
http://www.youtube.com/watch?v=efJZBrk2PEw

5라운드 2차전 경기도 재밌어서 올립니다.
하이라이트는 후반부 파치리스와 파이어로의 캐리로 용춤 두번을 완성한 메가 갸라도스의 학살이 되겠습니다.
랜슬롯
14/08/19 06:35
수정 아이콘
오 대단하네요 이런 리그가 있다는 것도 처음알았는데.. 진짜 포켓몬리그라니.. 어렸을때나 꿈꿔봤던 곳인데 크크.. 정말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아 대단하시네요. 포켓몬은 첫세대 120마리인가? 정도 뿐몰라서... 게임도 골드버전까지밖에 안해봤고 (그마저도 안끝냈으니. 사실상 아는건 레드/옐로우/블루/그린 뿐.) 아무튼 재미있게 잘봤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5049 [기타] [워크3] 추석 연휴에 6:6 비인접 하실분 모집합니다. [5] 라라 안티포바4661 14/09/04 4661 0
55046 [기타] 알긋냐 9회 방송 안내입니다. 초대손님 짱세, 빠른별 [172] 채정원20270 14/09/03 20270 0
55038 [기타] [심즈4] 여초사이트 피지알러를 위한 심즈4 간단 리뷰. [19] 도시의미학14992 14/09/02 14992 0
55033 [기타] 나겜에서 또 뭔가가 터진 거 같네요. [283] 삭제됨26949 14/09/01 26949 3
55026 [기타] [LOL] 사람은 이길때 계속해야하나봅니다. [19] Swings5860 14/08/31 5860 1
55013 [기타] 메트로 리덕스 리뷰 [5] 저퀴7707 14/08/30 7707 0
55010 [기타] [스타1] 프로토스 연대기 Ⅳ : 제국의 역습 [17] 한니발8764 14/08/30 8764 9
54998 [기타] 겜방송 - [베스트 플레이] 소개 [9] Lainworks6700 14/08/28 6700 0
54994 [기타] 알긋냐 8회 방송 안내입니다.- 초대손님 정소림,김성회 [37] 채정원7854 14/08/27 7854 1
54987 [기타] 카톡 게임 매출. 그 허와 실 [40] Leeka9763 14/08/26 9763 0
54986 [기타] 코어 마스터즈 감상 - 이 게임 이래도 될까 [28] 오늘도칼퇴근5497 14/08/26 5497 0
54982 [기타] 생각보단 재미있는 코어 마스터즈 리뷰 [20] Merry6730 14/08/24 6730 0
54976 [기타] 지금까지의 클로저스 2,3,4일차 후기 [2] 로체7443 14/08/23 7443 0
54970 [기타] 드레노어 전쟁군주 공홈에서 단편소설 헬스크림 [11] 피노6000 14/08/22 6000 0
54958 [기타] 클로저스 CBT 1일차 후기. [20] 로체12701 14/08/21 12701 0
54954 [기타] 알긋냐 7회 방송 안내입니다.- 초대손님 박상현, 박대만 [42] 채정원9827 14/08/20 9827 0
54949 [기타] 발더스 게이트의 후계자가 옵니다. [32] 저퀴17265 14/08/19 17265 1
54938 [기타] 클로저스 CBT에 당첨되었어요! [12] 로체9509 14/08/18 9509 0
54934 [기타] [포켓몬 WCS 2014] 작은 전기쥐의 반란 [21] Lenji14594 14/08/18 14594 2
54933 [기타] [CK2] 크루세이더 킹즈2 연재 - (完) 오스만이여, 영원하라! [115] 도로시-Mk225857 14/08/17 25857 75
54932 [기타] [스타1] 김택용의 저그전은 뭔가 다르다. [136] 영웅과몽상가16232 14/08/17 16232 3
54920 [기타] 서병수 부산시장의 인터뷰 두개, [35] 마토이류코7545 14/08/16 7545 1
54909 [기타] [CK2] 크루세이더 킹즈2 연재 - 아나톨리아 흡수 계획 [39] 도로시-Mk215813 14/08/15 15813 1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