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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3/01/14 13:42:34 |
Name |
잊혀진꿈 |
Subject |
[LOL] 숫자로 풀어보는 Frost VS Blaze, 얼음과 불의 노래 시즌3 |
숫자로 풀어보는 Frost VS Blaze, 얼음과 불의 노래 시즌3
- 기대치를 점점 높여도, 그 기대치에 언제까지고 계속 부응한다는 것은 도대체 어떤 기분일까. -
1회 2012 봄, 2회 2012 여름, 그리고 3회 2012-13 겨울
온게임넷과 라이엇게임즈가 주관하는 국내 LOL 공식전 "롤 더 챔피언스"(이하 롤챔스)의 모든 3번의 대회, 그리고 그곳에는 매번 Azubu Blaze VS Azubu Frost 의 형제전, 통칭 "얼음과 불의 노래"가 으례히 펼쳐졌습니다.
"서로가 상대가 아니라면 결코 떨어지지 않겠다"는 마치 무협지속의 대사를 입버릇처럼 되뇌이던 형제는, 여름에 이어, 또 겨울에도 운명처럼 다시 4강에서 만났습니다.
그리고 수/금 이틀간에 걸쳐 펼쳐진 그 장렬한 10경기는 네이버 검색어 순위를 꼬박 하루가 넘도록 뜨겁게 달구며 이번주 최고의 화제가 되었습니다. 과연 다음팟 다시보기 횟수는 나중엔 얼마나 되어있게 되는걸까요. 지금 이순간도 끝없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한계까지 이어진 명경기의 끝에 몸도 마음도 탈진했을 선수들에게 보내는 경의를, 몇가지 의미있던 숫자에 섬섬이 담아, [Frost와 Blaze의 노래 시즌3], 그 10번기를 복기해보려 합니다.
(독자 - 혹은 작자 - 의 편의상 4강 1차전 3경기, 4강 2차전 2경기라는 식으로 표시하지 않고, 4강 1경기에서 10경기라고 표기하는 것에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1. [ 3 ] = 그러나 끝날때까진 끝난게 아니다.
"얼불노 시즌3"는 묘하게도 롤의 세계도 "시즌3"으로 접어든 시점에서 이루어졌습니다...만 그런 소일거리도 안될 안이한 마음으로 쓸데없이 이 글을 채워가서는 안되겠지요.
"이렇게 미친듯이 치고받다보면 언젠가 한번은 등장하진 않을까? 하지만 그게 정말 오늘일까?"
그리고 결국, 10년을 회자될 전설의 경기가 탄생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번의 장절한 10경기중에서도 Blaze의 4경기, 바로 그 "3억제기 역전"은 이제 선구적인 전설로 남을겁니다. 이제 아무리 암울한 경기가 나와도 국내, 아니 전세계의 모든 해설자들은 바로 이 3억제기 역전 경기를 끊임없이 언급하며 선수들을 종용하고, 팬들을 격려할겁니다. (이전까지 CLG EU의 VS M5전 2만골 역전경기가 끊임없이 전세계에 회자 되었듯이 말입니다.)
인간은 역전이라는 단어에 반사적으로 널리 환희를 공유합니다. 기적을 부르는 것은 바로 의지, 그것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라는 진실이 확인될때마다 사람은 깊은 감동을 느낍니다.
한편 8경기의 Frost는 또 어떻습니까. 소환사의 협곡에 경기시작멘트가 아직도 메아리치고 있던, 시작 2분도 되지 않은 그 시점에 "인베3킬"이 나와버립니다. 인베이드로 1킬만 당해도 골치가 쪼개질 지경인데 3킬. 그것도 탑올라프가 2킬1어시에 5인 전원이 다수의 어시를 모두 나눠가진 그야말로 "인베 대학살"이었습니다. 그것이 저의 솔랭게임이었다면 회색화면을 보며 제대로 한숨도 못짓고 있었을테지요. 그 암울한 마이너스 전황을 바닥부터 하나하나 끈질기게 복구해나가는 장면은, 모름지기 프로의 이름을 건 자들이 프로의 경기에 나설때, 가히 멘탈의 마지막 한방울마저 경지에 올라야함을 일깨워주었습니다.
"끝날때까진 끝난게 아니다" 뉴욕 양키스의 명전 레전드 포수, 요기 베라의 스포츠계 최고의 명언은 당연히 LOL의 세계에도 통용되고 있었어야 마땅한 일성이었습니다.
2. [ 4 ] = 4란 역시 죽음의 징조인가.
파밍의 제왕 앰비션 선수의 위용은 스프링때부터 유명했고, 그것은 그를 결국 월드클래스의 미드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아니, 다시 말합니다. 그는 단순히 파밍의 제왕이 아니라, 미드로서의 역할을 단하나도 빠지지 않고 모두 수행하면서도, 그중에 가장 CS를 많이 먹을 수 있는 초월적 능력을 가진 CS의 초인입니다.
사실 그에겐 좀 재밌기도하고, 어쩌면 한번은 생각해 봐야할지도 모를 징크스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퍼스트블러드를 잘 당한다는겁니다. 10경기중 "4번"이나 선취점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다음은 1-10경기 전체의 선취점 내역입니다. 킬한사람 -> 킬당한사람 // 킬내역순서입니다.)
1경기 건웅 이즈 -> 앰비션 케일 // 건웅매라 - 라인전합작
2경기 클템 녹턴 -> 앰비션 케일 // 클템건웅매라 - 클템갱
3경기 건웅 미포 -> 러보 소나 // 건웅매라 - 라인전합작
4경기 건웅 그브 -> 앰비션 라이즈 // 건웅매라 - 라인전합작
5경기 샤이 올라프 -> 플레임 쉔 // 클템샤이 - 클템갱
6경기 빠른별 아리 -> 앰비션 오리아나 // 빠른별 - 솔로킬
7경기 빠른별 카서스 -> 러보 룰루 // 빠른별건웅매라 - 텔포로밍
8경기 플레임 올라프 -> 매라 소나 // 5:5 1렙 인베대전
9경기 매라 블리츠 -> 잭선장 케이틀린 // 건웅매라 - 라인전합작
10경기 매라 블리츠 -> 잭선장 코그모 // 건웅매라 - 라인전합작
앰비션의 엔하위키 인물항목을 보면 "스프링 시절부터 웬지 앰비션이 퍼블을 내주면 팀이 이긴다"라는 징크스설명도 있을뿐 아니라, 전승무적전설의 MVP머신 앰비션 트페가 "MVP는 당연한데 웬지 경기 끝나고나면 의외로 데스는 좀 있지 않아?"라고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것도 어느정도 이런 연유에서 나온 것이겠죠.
이유를 굳이 분석해보자면, (1) 정글갱의 최대격전지 미드플레이어라는 점 (2) 팀과 본인 둘다 1:2 역라인스왑도 전략적으로 즐겨쓰는 점 (3) 저렙부터도 적극적으로 CS를 꼬박 챙기며, 공격적으로 상대를 디나이하는 스타일이라는 점 (4) 팀의 핵심으로서 언제나 집중견제를 받는다는 점 (5) 어떻게든 CS를 먹기전에 잡아내야한다는 상대의 조바심 등이 있겠죠.
물론 언제 그런일이 있었냐는듯이 단순한 복구를 뛰어넘어 순식간에 오버파워 플레이어가 되는 미드의 왕 앰비션 선수이지만 어쩌면 이 숨어있는 1%에서, 완벽 그 이상으로 가는길이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3. [ 8.0 ] = 역시 매라신!...근데...누구세요? 아...아니...오버뎃이 없어?
저도 압니다. 물론 알지요. 본문전개상, 대세순리상, 인지상정상, 이쯤에서 스리슬쩍...
그랩총회수 31회/그랩성공회수 19회/킬관여횟수 11회/그랩성공률 61.2%/그랩킬관여율 35.4%(9경기 매라츠크랭크의 기록내역)
이런 경이로운 수치들에 밑줄 쫙 그어주고 가면 매멘의 휘광과 은총아래 글의 평판이 급격히 높아진다는건 저도 알죠.
하지만 오늘은 빛이 아니라 그림자에 대해서 말해볼까합니다.
자타가 다양한 의미로 공인(...)하는 원딜 웅 선수의 윈터 4강 시작전 KDA는 3.9로 전체 23위. 전체 22위인 나진 쉴드의 뱅선수에 이어 원딜중에서도 6위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런데 4강 1-5경기 (수요일)은 4.5를 기록하며 시동을 걸더니, 6-10경기 (금요일)에는 KDA 8.0...? 아니...누구세요?
10경기, 그것도 10경기 전체를 완승해버린것도 아닌 3:2, 3:2의 총합 6:4의 피말리는 승패에도 불구하고 이런 KDA라니. 더구나 1-10경기 동안 단 한경기도 오...오버뎃이 없어?...
결승과 해외대회라는 큰 과제를 연이어 앞두고 드디어 영점조정이 끝난것일까요?
물론 설사 그렇더라도 아마 매라라는 초유의 아이돌 스타가 있는 이상은, - PGR 올해의 게이머, 인벤 올해의 게이머, gg크로니클 월드 올스타, 롤계의 유일신 - 이 있는 이상은, 웅 선수는 아마 앞으로도 한동안은 더 그림자로 지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그 그림자가 점점 커지고, 점점 길어져서, 어느날 문득 고개를 들어보면 결코 아무도 무시하지못할 그런 거대하고 시원한 그늘자리로 매김하는 것 역시 즐거이 기다리겠습니다.
4. [ 9 ] = 그들이 쌍주부라 불리는 이유, 그리고 Frost와 Blaze의 노래 '외전'
이로서 롤챔스 얼불노 시즌1, 시즌2, 시즌3을 모두 통합한 세트총전적은 기막히게도 서로 딱 "9승9패"의 그림같이 팽팽한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스프링 결승 blaze 3:0승, 섬머 4강전 frost 3:2승, 윈터 4강전 frost 3:2, 3:2승)
역시 쌍주부, 역시 롤챔스에서 우승한 유이한 두팀, 역시 롤챔스에서 모든 대회 4강이상을 달성한 유이한 두팀.
그리고 이제 그 쌍주부는 롤챔스 윈터 결승전과 3-4위전을 앞두고 유럽에서 오프라인으로 벌어지는 "IEM 카토비체"에 국가대표 자격으로 동반출전합니다. 조편성과 대회규정에 의하면 또 4강, 아니면 결승에서 만나게 되겠군요.
이제 드디어 국제대회에서도 얼음과 불의 노래 외전이 펼쳐질때가 오고 있나봅니다. M5, 프나틱, 커스, SK게이밍이 버티고 있는 그 땅에서 말이죠.
그 포부 그대로 올해의 "큰 가을"까지도 한달음에 내달려갈 기세로요.
5. [ 무한 ] = 그리고 바로 지금 이시간에도...
혹시 떠오르는 분이 계시는지도 모르겠지만, 롤챔스 섬머 4강 - 얼불노 시즌2를 기억하십니까? 경기가 시작되기전 온게임넷 부스안에서 경기를 준비하던 양팀 선수들은, 경기전 채팅을 하다가 "오후 스크림(연습경기) 시작이요" 라는 채팅을 서로 건네고 4강전을 시작했습니다.
네. 그 가볍게 흘려버릴 수도 있었던 한마디를 잠깐 부여잡고 생각해 봅시다.
두 팀은 모두 재작년에 생긴팀들입니다. 만으로 꼬박 채워 따져도 1년 365일이 훌쩍 넘습니다. 도대체 그동안 두팀은 서로 몇경기나 스크림을 해왔을까요?
그것도 그냥 스크림이라고 하지 않고 굳이 "오후스크림"이라고 말했다는것은, 아마 오전스크림도 있다는 말이겠지요. 어쩌면 저녁 스크림이나 밤 스크림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휴가, 휴식, 타팀과의 스크림, 공식일정 같은 것을 어찌저찌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이 두팀이 그간 서로 얼마나 겨뤄왔을지 쉽게 수치를 추산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미 단련이라는 단어를 넘어서 일종의 제련, 담금질에 가깝겠죠.
단순히 스크림의 횟수만이 다가 아닙니다.
"우리가 어떤 조합을 새로 짜봤는데, 이게 장단점이 뭔지 너희가 푸쉬,포킹,대쉬,장판,딜탱,한타조합 등등 바꿔가면서 대응 해봐줘."
"우리가 새로운 전략운영을 한번 해보려고 하는데, 너희가 정상적으로 몇번, 수비적으로 몇번, 공격적으로 몇번 계속 대응 해봐줘"
"우린 이렇게 해볼테니까 너희는 저렇게 해봐. 서로 완성도가 높아질때까지." - 이런 부탁과 요청을 도대체 어떤 외부팀 스크림상대에게 쉽게 할 수 있겠나요. (전략노출의 우려조차 일단 한켠에 제쳐둔다해도 말이죠.)
게다가 그렇기에 그 둘이 만나는 공식전에서는 서로 만날때마다 출시된지 얼마되지도 않은 신챔프를 선보이고, 묻혀있던 챔프를 치열히 연구해 꺼내야만 했습니다. 자신들의 최강의 전술을 극한으로 연마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새로운 전략에 도전해야했으며, 대처법을 갈고, 운영을 닦아야만 했을겁니다.
바야흐로 경기 당일엔 집중력의 한계까지 도전하는 명승부가 연이어 나올 수 밖에 없는것은 그래서 였을겁니다.
최고 수준의 서로가, 서로를 너무나 잘아는 서로가, 같이 연습하고 같이 야식먹으러 가던 서로가, 결국 언젠가 막다른 골목에서 부딪혀 승리를 갈구하게 될때는 그럴 수 밖에 없는겁니다.
그렇게 될 수 밖에 없고,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겁니다.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라이벌이 내뿜는 궁국의 시너지효과겠지요.
아마도, 지금 이시간에도 그들은 그렇게 무한대의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을겁니다.
- 아니, 어떤 의미로는 Frost와 Blaze의 노래 1700시즌 언저리 어디쯤을 지나고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
언제나 그렇듯이 글을 짧게 쓰는 재주가 부족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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