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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7/18 11:22:17
Name fd테란
Subject 이영호 vs 정명훈 1경기 승부처
이영호선수는 라면 잘 끓이기로 소문난 선수입니다.
빌드싸움에서 지고 짜온 그림이 좀 무너졌다고 해도 얼른 수습해서 자신은 더 좋은 그림을 만들고
상대를 가둬서 줘 패버리는 그런 선수입니다.

만약 이영호가 빌드싸움도 이겼고 초반양상도 준비해온대로 흘러갔다?

질수가 없죠.
아니 없었죠.

근데 졌습니다.
그냥 멘붕이죠 실력쌈에서 진겁니다.





이영호는 노배럭더블!
정명훈은 배럭더블!



이영호 선수는 2팩에드온을 달고 스타포트를 올리고 5탱크와 레이스를 확보합니다.
정명훈 선수는 배럭더블이후 2팩골리앗(2팩추가)4팩 탱크 벌쳐를 준비합니다.



초반에 탱크숫자가 빠르게 쌓인 이영호 선수는 3멀티를 먼저 올림으로써 다시한번 자원 격차를 벌립니다.


정명훈 선수는 트리플 커맨드 대신 4팩을 빠르게 확보함으로써 벌쳐마인으로 미니맵을 좀 더 장악하는데 힘쓰고 9시 멀티를 따라갑니다.



노배럭더블에 3멀티가 먼저 들어갔기 떄문에 이영호 선수는 빠른 자원 폭팔력을 얻을 수 있었고..
정명훈 선수는 대신 벌쳐 마인으로 이영호의 진출로를 막아놨기 때문에 스타팅멀티를 먼저 가져가면서 반땅싸움을 크게 그리면 됩니다.


....가 아닙니다.



이영호 선수는 노배럭 더블 출발+빠른3멀티이기 떄문에 정명훈 선수가 이영호 선수를 밀봉하기전에
자원폭팔력을 바탕으로 쏟아지는 팩토리 물량으로 반드시 센터 주도권을 되찾아 올 수 있습니다.



양방드랍쉽이 깔끔하게 떨어져서 정명훈의 시선끌기에 성공했습니다.
저 벌쳐로 경기를 끝낼 수는 없습니다.
벌쳐가 저기에 떨어졌다는 사실이 중요한겁니다.

봐요!



이영호 선수의 병력들이 센터를 치고나와서 일단 5시 스타팅 멀티로 가는 길목을 차단합니다.


그리고 곧바로 팩토리에서 생산된 병력들을 센터로 진군시켜 양쪽에서 협공하는 그림을 만듭니다.

미니맵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명훈의 진영을 밀봉하는 그림이 만들어지지 않았습니까.
다시말하지만  이영호 선수는 노배럭더블에 3멀티도 빨리 돌려서 자원이 넉넉해요.
정명훈 선수가 어느 한곳을 뚫기위해 병력을 집중시킨다고 해도 그것을 충분히 막아낼만큼의 병력이 생산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탱크 전선이 지나치게 길어지다보면 그 중의 약한 괴를 송곳돌파 하듯이 뚫어낼 수 있겠지만..
이미 팩토리숫자와 자원활성화가 된 시점이기때문에 테란의 메카닉 병력을 투입하면서 밀봉 할 수 있는 여력이 된단 말입니다.




드랍쉽으로 본진 견제들어감과 동시에 6시 멀티커맨드를 건설하는 scv를 잡았습니다.
이건 좋다구요!



근데 결과론적이지만 이영호 선수의 이 메카닉 병력 기동은 패착이 되었습니다.
물론 저 멀티가 돌아가게 되면 이영호 선수에게 별로 좋을것이 없었지만...
이미 드랍쉽 벌쳐로 scv를 한번 끊어주기도 했었구요.

6시 멀티는 주더라도 그냥 5시 스타팅멀티만 주지 않겠다.
일단 센터라인에 힘을 보강하는 형식으로 탱크라인을 단단하게 만들면서
정명훈이 5시쪽으로 우회해서 치고나오는 벌쳐들만 이영호도 같이 맞받아쳐주고 소모전해주면서
말려죽이러 가는 그림이 훨씬 더 좋았을 겁니다.


근데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한건지 아니면 자신의 병력을 아래로 진군시키면  정명훈 선수도 거기에 딸려 올 수밖에 생각한건지..
이영호는 지나치게 탱크 전선을 아래로 늘이게 되었고...
화면에선 잡아주지 않았지만 미니맵에서 6시와 5시에 위치한 메카닉병력을 보강하기 위해
이영호의 벌쳐 병력들이 센터에서 방황하고 있자..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고작 탱크 5기밖에 없던 이영호의 탱크라인을 뚫어버립니다.
진건 아니지만 쉽게 갈 수 있던 경기를 이영호 선수는 여기서부터 경기가 완전히 꼬여버렸죠.
이건 이영호가 정명훈의 주력 병력을 스캔으로 체크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저기가 뚫리면 진짜 밀봉해놓은거 죽도 밥도 안되는데 저렇게 허무하게 내주다니요.
이영호 선수가 방심했다기 보다 순간적으로 정명훈 선수의 병력기동 판단속도에 뒤쳐졌다는 이야기밖에 안되죠.


김캐리 해설 말대로 정명훈 선수는 이영호의 본진과 스타팅 1시멀티를 분리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제 드랍쉽 나와야 해요.



그래도 아예 이영호선수의 앞마당 입구가 잡힌것은 아닙니다.
밀봉병력이 고립되긴 했지만 섣불리 정명훈 선수가 5시 스타팅멀티를 먹기위해 병력을 움직였다가
이영호 선수도 정명훈 선수가 한것처럼 다시 센터라인을 치고 나오는 방법도 있구요.

중간중간 스타팅멀티에 scv 피해를 입긴했지만 일단 제대로 돌아가기만 시작하면...
이영호 선수는 그냥 초싸이어인3 되는거기 떄문에 충분히 승리할 수 있는 여력은 남아있었습니다.
  



근데 센터 뚫자마자 드랍쉽 한기로 이영호 선수의 스타팅 멀티 두개를 마비시킨 정명훈 선수의 견제란...
진짜 악마스럽더군요.
이거 정말 죽여주는 플레이였습니다.


저 타이밍에 드랍쉽한기가 테란 스타팅 멀티를 견제할 수 있다는게 정명훈 선수의 미친 클래스 인거 같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정명훈의 2차벌쳐 견제!
벌쳐견제가 연속기로 들어갔기 때문에 이영호 선수는 아주 강렬한 보디블로를 맞았죠.




자원력을 바탕으로 이영호 선수가 5시 멀티에 커맨드센터를 건설했고 경기 초중반 정명훈 선수를 밀봉시키기 위해 센터로 진군시켜놨던
이영호의 병력들이 5 멀티 언덕으로 기어올라가서 알박기하는데 성공합니다.
그 병력이 계속 멀뚱멀뚱 센터에 10초만 늦게 있었으면 허무하게 싸먹히고 정명훈 선수의 5시는 속절없이 돌아갔을겁니다.

이영호는 베르트랑 모드입니다.






정명훈 선수는 이영호 선수의 스타팅 멀티가 돌아가기 힘들게 견제,밀봉을 시도해야하고.



이영호 선수의 본진에서 주병력이 뛰쳐나오지 못하게 감시해야 되는 동시에...



이영호 선수가 자리잡고 있는 5시 알박기 병력을 빠르게 걷어내고 차지해야합니다.




이영호 선수가 3시에도 알박기 병력을 시도했네요.
이것도 걷어내야합니다.


정명훈 선수 할게 많아요.
어디하나 잘못 건들였다가 시간이라도 질질 끌리면 이영호 선수 곧바로 치고나올 수 있는 타이밍이 생깁니다.


정명훈 선수가 미네랄은 많이 쌓였지만 이제 슬슬 가스가 고파지는 시점이기 때문에 반드시 5시멀티를 되찾아야 합니다.
이영호 선수는 센터입구가 잡혀있었지만 센터 말고는 자원과 주요거점위치를 잡고 있었기 때문에
뽑아놓은 많은 드랍쉽으로 어떻게든 활로를 열어서 정명훈 선수가 공략하는 주요거점에 빠르게 병력 충원을 해줘야 합니다.





주요거점이 모두 잡히자 정명훈 선수는 아예 대놓고 레이스를 이영호 선수의 본진으로 찔러넣어서 드랍쉽을 격추시킵니다.
레이스로 드랍쉽 올 동선에 대기시켜놓고 어디로 올지 기다리는것보다 그냥 적극적을 뛰는거죠.


이영호 선수의 스타팅 멀티는 이제 썡쌩돌아가기 시작하고..
5시 알박기 라인에서도 자원을 퍼먹기 시작했습니다.
이 흐름대로 간다면 시간은 이영호 선수의 편입니다.


정명훈 선수는 이영호의 스타팅 멀티에 총공세를 하든 9시 알박기라인을 걷어내든 5시로 병력 대진군을 하든 빠르게 판단을 해야 하는데...


일단 가장 공략하기 쉬운 9시 알박기라인부터 빠르게 걷어냅니다.


이 사이에 이영호 5시 라인은 더 튼튼해져가고 스타팅 멀티의 힘으로 병력뽑아내서...
센터 뚫기를 시도하거나 아니면 다시한번 9시 멀티에 폭탄드랍을 해서 소모전을 시켜주면됩니다.




그러기 위해선 본진에서 생산된 병력과 1시 스타팅 멀티를 드랍쉽 동선인 12시가 생명선입니다.
여기 짤리면 이영호 병력은 도무지 나갈데가 없습니다.
맵의 거의 모든 거점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 지역이 이영호의 심장이나 다름없습니다.
자원을 먹든 안먹든 저기에 탱크 병력 박아놓고 터렛 박아놔야합니다.



우라질! 근데 이 보급선이 끊겼습니다.



그래서 이영호 선수가 내린 최후의 승부수는...
본진드랍 입니다.


12시가 루트가 살아있었으면 저런 무리한 도박수를 감행하지 않을겁니다.
정명훈 선수도 지난 프로리그 결승떄 한번 당한걸 또 당하겠습니까.



여기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요.



이후의 이영호 선수와 정명훈 선수의 공방전도 치열했지만...
결국 정명훈 선수의 신속 냉정 침착 삼박자 운영에 맞물려서
영원히 돌아 올 수 없는 가미카제 드랍쉽만 남기고 장렬히 산화했습니다.


1경기에서 충격적인 패배탓인지..
이영호 선수는 2경기 3경기에서도 분투를 선보이긴 했지만...
정명훈의 2인자로 남을 수 없다는 독기가 엿보이는 미친 경기력에 결국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3:0

완패입니다.




아쉽습니다.
정말 아쉽습니다.
이영호 선수 이길 수 있었다구요.




이런 숨막히는 공방전 속에서 결국 승리를 낚아챈 정명훈 선수의 경기력이 그만큼 훌륭했고 환상적이였다는 것이겠지요.



그야말로 판타지였습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너 진짜 우승 못하면 죽는다!!!!!!!!!!

정명훈 죽어도 우승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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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7/18 11:24
수정 아이콘
2경기도 해주세요.
텔레파시
12/07/18 11:29
수정 아이콘
1경기 승부처가 아무 많아서 꼽기는 힘들지만..
그중에서 이영호선수입장에서 어이없었던건 마지막즈음 회심의 드랍을 가기전 9시부분 배럭으로 터렛에 대신 맞아주는 부분이 나오죠.
드랍쉽은 뒷쪽에서 상대시야 안보여주면서..
그런데 정명훈선수는 배럭보자마자 바로 병력 본진으로 회군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걸 경기중에 언급했던분이 몇이나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것도 매우 컸다고 봅니다. 하나하나가 다 중요한 경기였지만요..
12/07/18 11:30
수정 아이콘
크크크. 우승 못하면 정명훈 선수한테 현피뜰 기세...
자세한 분석글 잘 읽었습니다.
수퍼쪼씨
12/07/18 11:32
수정 아이콘
좋은 분석 잘봤습니다.
이런 분석글 기다렸어요...
12/07/18 11:32
수정 아이콘
이영호 선수가 그렇게 레이스에 당하고도 안걸릴 수 있다는 요행을 바라고 대책없이 스타일을 고수하는 선수가 아닌데
상황을 필요이상으로 낙관한 것 같습니다.
정명훈 선수는 반면에 유리한 상황에서도 멀티를 안할정도로 병력배치와 상대움직임에 집중을 하고 있었고요.
분당우유
12/07/18 11:36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인정하기 쉽지 않지만
어제는 그냥 정명훈이 잘해서 이긴경기로 봅니다.
분명 이영호가 초반 시작이 좋았습니다. 유리했구요.
정명훈이 실력으로 극복한거라 봅니다.

이영호의 승리공식이 중반까지는 통했지만, 정명훈의 전술이 기가막혔습니다.
분명 초반 빌드도, 자원 격차도(12시가 가스멀티가 아닌게 그 격차를 좀 줄이긴 했겠지만) 이영호가 앞섰습니다.

그런데 정명훈의 스피드는 참..할말을 잃게 만들더군요.
짚어주신 1시 벌쳐 견제, 3시 알박기 유닛 제거, 5시 스타팅 압박 등은 이영호가 초반 앞선 자원 격차를 줄이기에 충분했습니다.
이영호가 그대로 크지 못하게 꾸준한 견제와 압박을 해준것이 자원 격차를 줄이게 만들었죠.
드랍십 40~50기 격추도 컸구요, 본진드랍 막히고 등등..

박정석 이후 토스빠였는데,,이번 결승은 정명훈 응원하렵니다.
한걸음
12/07/18 11:51
수정 아이콘
1경기와 같은 이런 양상은 처음 보는 거라 참 신기하네요. 분명 자원은 더 많은데(그것도 알짜배기 스타팅) 승부수를 던져야하는 상황. 항상 fd테란님의 분석글을 보면 명쾌하게 다가왔었는데 오늘만큼은 여전히 ?가 조금은 남네요. [m]
래몽래인
12/07/18 12:02
수정 아이콘
어제는 밀봉 직전에 정말 엄청난 타이밍에 뚫고 올라오면서 스타팅에서 1시 라인을 분리시켰을 때 경기는 기울었다고 봅니다.
어제 같은 경기력의 두 선수 수준에서 정말 10초의 타이밍에 승부를 갈랐지요.
그 이 후 이영호 선수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다 했었고 정명훈 선수는 정말 미친듯한 반응으로 그것을 막았죠.
그 미친듯한 반응은 허리가 짤린 상황에서의 이영호라면 어떻게 할 것이라는 걸 예상하고 있기에 나올 수 있는 반응속도였다고 봅니다.
다른 선수였다면 이영호 선수처럼 그렇게 전략지 요소 요소에 알 박으면서 못 버티고 원사이드하게 밀렸을 겁니다.
정말 이영호 선수도 대단합니다.
어제는 정말 눈이 정화되는 경기였습니다. 이영호 선수의 그 당황하는 모습 혹은 쫄은 모습은 정말 갓모드 발동 후 첨 보는 거 같았네요.

정말 좋은 분석 잘 봤습니다.
12/07/18 12:07
수정 아이콘
오늘 vod를 다시 보면서... 어제의 정명훈 선수는 정말 장난 아니더군요. 경기 진행이 맵전체에서 진행되서 옵저버도 해설자도 못 따라가는 상황에서도 정명훈 선수는 거의 모든 것을 파악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특히나 생방 중에는 전혀 몰랐던, 이영호 선수의 발키리와 정명훈 선수의 레이스를 모으는 시기와의 관계가 어제 첫 경기의 또 다른 분수령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영호 선수가 인구수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고, 11시와 1시의 진영 분리로 인해 드랍십의 필요성 때문에 발키리를 일부러 버리게 됩니다. 정명훈 선수는 발키리의 제거를 보고, 아마도 이영호 선수가 드랍십을 모을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예측했을테고, 그에 대한 대비책으로 그 때부터 레이스를 모으기 시작합니다. 그에 반해 이영호 선수는 5시 멀티에 대규모 드랍 후에 드랍십을 대규모로 잃기전까지 정명훈 선수의 레이스 준비를 몰랐던 것이 경기의 방향을 새롭게 만든 부분이 아닌가 싶고... 어제의 정명훈 선수의 경기 운영-대응은 정말 최고였다는 것을 vod를 다시 보면서 미니맵을 꼼꼼히 보니 더 느낄 수 있게 되는군요.
멘탈붕괴
12/07/18 12:10
수정 아이콘
경기를 오늘 아침에서야 봤는데, 1경기에서 정명훈의 플레이는 정말 할말없게 만들더군요.
세상에 테테전에서 스타팅 3개를 상대방에게 줬는데 이기는 경기는 처음 봅니다. 더군다나 상대가 이영호인데 말이죠.
'테테전은 자원 많이먹고 자리 잘 잡으면 이긴다' 라는 공식을 무참히 깨버린 경기네요.
완벽한 이영호 맞춤 전술을 들고 나와서 그냥 압도적으로 이겼습니다.

'멀티를 많이 내줘도 조급하게 멀티 따라가지 말고 센터잡고 병력 모아서 서서히 좁혀 들어가자' 라는 마인드가 정확히 맞아 떨어졌습니다.
뭔가 지금까지의 테테전의 패러다임과는 다른 걸 들고 나와서 이겨버리네요. 이상하게 3.3때의 느낌이 되살아나는 기분이었습니다.
12/07/18 12:13
수정 아이콘
왜 스타팅포인트 다 먹었을 때 맞레이스를 안 갔을까요?..
12/07/18 12:20
수정 아이콘
5시를 안치는 판단이 베스트였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이영호 선수 시나리오라면 상대가 자신이 먹어야 할 스타팅을 빼앗긴 압박감에 5시는 무조건 뚫어서 들어와줘야 되는데
5시로 추가병력을 드랍하고 나오는 드랍쉽만 짤라내고 그 입구를 막은 다음에 오히려 상대의 스타팅 지역인
1시 입구에 병력을 계속 보여주면서 이영호 선수가 더 좋은 포인트에서 수비가 용의한 지역을 다 먹고 있음에도
심한 압박에 조급함을 느껴 12시마저 드랍쉽 회로가 끊기자 1시가 어쩌면 깨질수도 있다는 판단이 든 이영호가
어쩔 수 없이 본진 드랍을 오게 만드는 이 그림이 정말 예술이었네요.
깔끔하게 본진 드랍을 막고 천천히 1시를 정리하고 마지막으로 자신이 먹어야 할 5시를 제거하러 올라가니 GG..
분명 이영호 선수가 더 좋은 상황에서 상대를 자신의 판으로 이끌려고 하는데
정명훈 선수가 단 한번도 그 유혹에 이끌리지 않고 자신의 판으로 이끄는 모습이 너무나 멋졌습니다.
fd테란
12/07/18 12:27
수정 아이콘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짚어주신거 같습니다.


정명훈 선수는 3시멀티와 5시멀티를 좀 더 빠르게 빼앗을 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1시 멀티로 계속압박해주면서 상대의 똥줄을 마르게 했습니다.

정명훈 선수가 5시에 조급함을 느껴서 좀 더 병력을 투자하거나 신경썼으면
이영호는 12시 활로가 열였을 겁니다.

그리고 정명훈이 5시 멀티를 빼앗고 활성화 할려는 시점이면...
서로 누가 3시 멀티를 차지하는냐가 분수령이 됐을텐데..
정명훈 병력이 이영호 본진밀봉, 1시 밀봉 5시 거점마련 병력에 나뉘어져있을때...
이영호가 3시로 폭탄드랍을 떨구고 거기서 소모전이 일어나면서 어떻게 좋은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보는데...
멘탈붕괴
12/07/18 12:48
수정 아이콘
저도 이게 베스트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급하게 5시 뺏어서 남북전쟁을 만드는게 아니라 1시를 공격하면서 자신의 페이스대로 이끄는 플레이가 대박이었죠.
12/07/18 12:21
수정 아이콘
이 경기를 생방송으로 보고
자기전에 재방송으로 또 보고
정명훈 선수의 그 전의 테테전 몇 경기 더 찾아보고

아침에 일어나서 나가기 전에
지난 프로리그 결승중에 정명훈과 이영호의 경기를 또 봤는데...

정명훈 선수는 대부분의 경기 전부 다
유리하든 불리하든 업그레이드를 상당히 충실하게 돌려주더라구요.
이영호 선수는 공업을 우선시 하는 반면에
(당연한거겠죠 테테전에서 탱크의 공2업은 엄청 중요하니까요)
정명훈 선수는 공업이 다소 느릴지라도 1/1업 이후 공업을 따라가는 형식으로
밸런스를 맞춰주고요.

더불어 베쓸의 활용이 정말 자주 보이더라구요.
이제 문 닫고 역사의 뒷편으로 사라지는 게임에서 아직도 이렇게
수싸움이 많다는건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더불어 더 이상 이런 경기를 볼 수 없다는건 슬픈 일이구요.
12/07/18 12:45
수정 아이콘
좋네요.
2경기 3경기도 기대중입니다 흐흐
한걸음
12/07/18 12:56
수정 아이콘
저도 다시 돌려보고 왔습니다. 나름대로 의문점은 해결했는데, 제 눈이 워낙 초보인지라^^;

이영호 선수가 레이스를 왜 안 갔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었는데, 이건 다시 돌려보다 보니 금방 해결되더군요.
생방 볼 때는 잘 몰랐는데, 다시 돌려보니 정말 레이스 뽑을 시간이 없더군요. 1시의 압박 때문에. 이영호 선수는 빨리 1시를 지원해야된다는
생각에 드랍쉽을 뽑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다시 돌려보니 생방볼 때의 체감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경기가 진행되더군요. 엄청난 속도전이었습니다.)

그 다음엔 다수 드랍쉽을 동원해서 입구를 뚫는 선택을 왜 안 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었습니다.
제 생각엔 정명훈 선수가 일반적인 테테전에서보다 훨씬 빨리 업그레이드를 돌려서(방업까지 돌려서) 공2 방1업을 빨리 맞춰준 것이 원인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자신은 없네요. 평소에는 어떤 테란 선수가 이영호 선수를 조이더라도 이영호 선수가 금방 뚫고 나옴+많은 멀티로 역전하는 그림이 많았던 것 같은데, 어제는 다르더라구요. 원인이 무엇일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어제의 정명훈 선수가 특이했던게 먼저 들어가더라도 좀처럼 손해를 안 보더군요. 베슬 디펜시브 활용도 그렇고, 그냥 들어가도 거의 동등한 싸움을 해주는 것이 참 인상깊었습니다. 1시 앞마당 밀고 본진 압박할 때쯤 보면 인구수가 116에서 멈춰있고 자원은 계속 축적되는 것이 보이는데, 가진 병력을 최대한 컨트롤 해주면서 효율적인 전투를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싶네요. 이것이 적은 자원을 가지고도 이길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원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빅토리고
12/07/18 13:13
수정 아이콘
저도 보면서 레이스 뽑을 여유가 없다고 느꼈습니다. 1시 멀티가 계속 위협받는 상황에서 지상병력의 업그레이드가 많이 뒤져서 병력충원이 많이 되어야하기에 드랍쉽 다수를 쓸 수 밖에 없었죠... 레이스 모으는 동안의 병력 공백기에 만약 정명훈이 들어온다면 그 멀티는 바로 뺏겼을거라고 봅니다.
빅토리고
12/07/18 13:28
수정 아이콘
엄재경 해설 트위터에 이영호 선수 경기 후에 팀원들이랑 같이 곱창집에서 소주 한잔하는 사진 올라왔네요. 물론 속상하겠지만 사진에서는 웃고 있네요. 멘탈이 강한 선수인만큼 걱정은 안되네요....
12/07/18 13:36
수정 아이콘
이영호 선수가 가장 좋던 때의 테테전을 보면 흔히 말하는 '알박기'를 정말 잘했죠. 알박기가 다른게 아니라, 상대보다 적은 병력일지라도 지형상의 이점으로 효율적인 방어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어제 정명훈 선수는 응집된 병력, 빠른 '방업' 그리고 디펜시브 매트릭스로 지형의 이점을 뛰어넘는 효율적인 공격을 했어요. 그와중에 홍길동 레이스로 상대 추가 병력은 끊어주면서요. 어제 경기를 보면서 테테전에서는 역설적으로 방업이 공업보다 공격적인 선택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12/07/18 13:39
수정 아이콘
지금 한번 더 보고왔는데
이영호선수 드랍쉽 얼추 40대가까이 떨어진거 같아요
자원으로만 따져도
4000/4000인데...
12/07/18 13:57
수정 아이콘
라인을 긋고, 반땅싸움을 가는게 아니라 스타팅을 세개를 먹게 되면 라인을 긋거나 방어하는데 메카닉에 사용하는 인구수가
엄청 많이지기 때문에 병력 공백기를 견디지 못할 것이라 판단하고 계속 골탱드랍십을 쓴 것 같네요.
다른 것을 다 떠나서, 이영호 선수가 1시에 팩토리만 일찍 지었어도 이렇게 질 경기는 아니었고.. 1시에 팩토리를 지으려다가 배럭이 없는 것을
그제서야 알고 후다닥 배럭 짓는 모습도 나왔었죠. 그리고 본진에 간 드랍십이 좀 더 안쪽에 가서 내렸으면 피해를 한 10배는 줬을 거구요..
빅토리고
12/07/18 14:07
수정 아이콘
드랍쉽이 터렛에 좀 맞았고 들어가면서 골리앗 2기에 맞으면서 한기가 터지면서 상대병력이 7시 앞마당까지 온것을 보고 입구 언덕에서 자리를 잡으려고 한것 같네요..... 본진에서 탱크 4기가 딱 맞게 나왔고 언덕 아래에서 탱크 1기 올라와서 본진만 해도 탱크 5기가 미리 자리 잡았죠.... 조금 안쪽으로 들어갔어도 탱크 5기가 바로 위치 잡았을거기 때문에 쉽게 막혔을 겁니다.
12/07/18 14:19
수정 아이콘
어제 1경기 드랍쉽이야 뭐 완벽하게 봉쇄당했지만 2경기 드랍쉽은 참..... 하필 본진 드랍할때 정명훈선수의 탱크 4기가 절묘하게 생산되다니;;;

물론 그 드랍쉽을 재빠르게 막고 본진을 바로 친 정명훈선수의 판단이 없었으면 이영호선수에게 계속 끌려다녔겠지만..... 이영호선수 입장에서는 본인도 어안이 벙벙했을것 같아요. 3시를 칠때만해도 이건 내가 이겼다고 생각했을수도.....
잊혀진꿈
12/07/18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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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이 모든 테란프로중에서도 가장 대단하다고 평가받는것중에 하나는 의외로 "벌쳐가 죽기전에 마인을 다 심기" 입니다.
어제 센터는 온통 정명훈의 마인밭이었습니다. 거길 드랍십동반으로 뚫는다는건 상당히 힘들지요.
이영호가 "훗. 내가 드랍십으로 이기면 졸 멋지겠지. 그래, 이건 신의 고집이다" 라고해서 드랍쉽뽑다 졌다는 분들있는데
그게아니라 드랍쉽이 아니면 이영호가 병력을 1시, 5시 수비를 위해서 보낼 길 자체가 없었습니다.
처음에 이영호가 정명훈을 밀봉했을때는 그 라인에 탱크는 많았어도 마인은 별로 없었지요.
정명훈이 맵을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자른 시점에서 미니맵이 온통 하얀건 태반이 모두 마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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