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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4/09 13:28:48
Name 스타나라
Subject 눈물이 났습니다.
0.
프로리그의 결승전이 벌어진다 합니다.
내인생 황금기를 함께한...임요환의 T1과 홍진호의 KT가 결승전을 벌인다 합니다.
하지만...아무도 없었습니다.
몇번이고 나의 영웅에게 눈물을 안겨준 그도 은퇴한댑니다.




0.
프로리그 결승에 낯 익은 사내가 한명 있었습니다.
모르던 사람도 아니었고, 다른곳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언제나 그가 속해있던 곳은 1인자가 될 수 없었고
그렇게 1인자를 따라잡지 못한체 그냥 그렇게 사라져 버린 곳이었습니다.

나는 그 사내가 "이적한 뒤 처음으로" 방송을 봤습니다.

나도 꽤나 무관심 했나봅니다...




1.
어쩌면 마지막 결승전이 될지도 모를 이 무대에서...한시즌에 두번 진 어떤 선수가 결승전에서만 두번 졌습니다.
그 사내가 처음으로 우승했던 일이 아마 5년전...
공익근무를 하며 출퇴근 하는 길에 버스 안에서 항상 보던 플랜카드가 있었습니다.
"월평의 아들 이영호. 최연소 스타리그 우승"
그 걸개가 걸려있던 곳은 대전의 모 초등학교 담장 이었습니다.
이제 겨우 열 대여섯 정도 되었던 그 꼬마아이가 벌써 스물하고도 한살이라고 합니다.
그를 보니, 10년전에 이제는 자기도 스무살이 되었다며 입을 삐죽 내밀었던 어떤 해설가가 생각 났습니다.

그도 그 현장에서 목청이 터져라 해설을 하고 있었지요.
군대를 다녀온 해변킴이라...

정말로...정~말로 무심했나봅니다 ^^;




2.
그리고.
결승전 현장에서 두번 진 어떤이와 달리 두번 이긴 어떤이가 있었습니다.
이 친구가 첫 우승을 거둔것도 5년전의 일.
코가 크고 아름다운 그는 5년전 혁명 이후 출곳 가장 강력한 프로토스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녀왔습니다.
우주 최강의 저그전이다. 프로브 정찰의 귀재다. 코파야한다(?)
아직도 앳되보이는 이 사내도 어느덧 배태랑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3.
그 두명이 7세트에서 만났습니다.
선배들이 걸어온 길을 뒤따라 걷던 그들은 결코 선배들보다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왔습니다.
최연성의 은퇴와 함께 종언된 낭만시대. 그리고 그 뒤를 잇는 대 피지컬의 시대...
유산을 물려받은 그들에게 더이상의 발전은 보이지 않는것 같았고, 그저 있는 것을 되풀이하며 되는대로 물량만 많이 찍어내는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4.
게임이 시작되고 프로토스 본진에서 달려나가는 프로브 한기.
거기서부터 둘의 피지컬 전쟁이 시작됩니다.
때리려는자와 막아내려는자의 피튀키는 백병전...
프로브는 파일런을 짓고 게이트를 짓고 가스러쉬를하고 매너파일런을 합니다.
SCV는 배럭을 짓고 질럿을 막고 벙커를 짓습니다.
그 두명이 움직이는 각각의 유닛들은 일사분란하게 조종되고 있었습니다.
산개되는 마린과 산개된 마린을 각각 쫓아가는 질럿들. 결국 낭비없는 데미지를 입히고 죽은 각각의 질럿과 마린...
나는 이런 백병전을 본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테크가 올라가고 있던 그들의 본진을 보며 눈물이 났습니다.




5.
미안하고 고마웠습니다.
어쩌면 미워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의 영웅들은 하나 둘 저물어만 가는데 승승장구하는 그들이 썩 좋아보이지는 않았나 봅니다.
누군가 선구자가 없었다면 네들도 없었다고 애써 깎아 내리려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훨씬 많은 노력을 하고 있었고, 선배들이 물려준 유산을 멋지게 계승시키고 더욱 더 발전시키고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어제의 그 경기는 두고두고 못 잊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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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IPER-SOUND
12/04/09 13:38
수정 아이콘
요즘은 스2만 봤고

어제도 4시간만자고 일어나서 스2 결승전을 봤는데.

가슴이 요동치고 울렁이는건 프로리그 결승전 이었네요.

이게 뭔가요.

멘붕이 옵니다.

스스로 스타1은 지고 스2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는데.

어제 경기를 떠올리면 또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스타 프로리그 결승전 너무 재미있어서 미춰 버리것습니다.

그리고 또 했으면 좋겠습니다.
박수흠
12/04/09 14:12
수정 아이콘
헉 이영호 선수 대전출신인거 첨 알았네요 같은 동네 살고있었다니.......이영호 파이팅
12/04/09 15:04
수정 아이콘
가장 진보된 시기에 가장 원시적인 경기가 나왔죠... 뭔가 뭉클하네요.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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