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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8/24 20:46:29
Name Natural
Subject 현 프로게임계에 대한 소견
프로리그 광안리결승과 스타리그 결승이 끝나고 MSL결승과 WCG국가대표선발전
STX컵이 남아있는 현 상황에서 핫이슈는 경기일정이 아닌 F.A제도입니다

많은 분들이 KESPA의 F.A규정에 대해 반대하고 이지눈(이스포츠를지켜보는눈)이라는
커뮤니티를 결성하여 선언문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F.A제도의 최대 화두인 이제동선수의 은퇴가능설에 대한 기사까지 터진 것을 보고 일이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 F.A라는 악법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작은 생각이나마 적어보려고
write버튼을 눌렀습니다



F.A(Free Agent)의 사전적 의미는 일정기간 자신이 속한 팀에서 활동한 뒤 다른팀과
자유롭게 계약을 맺어 이적할 수 있는 자유계약선수 또는 그 제도입니다.
사전적 의미 그대로라면 F.A자격을 얻은 선수는 다른 어떤 팀과도 협상할 수 있고 이적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e스포츠 협회인 KESPA가 정한 F.A규정에는 소속팀이 아닌
다른팀과의 협상 시 선수가 선택한 팀이 아닌 ‘총액최고가낙찰’에 의해 입찰된 게임단을
협회가 제시하고 그 게임단과 계약을 해야 한다고 공시되어있습니다.

이것이 현 F.A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이고 이 제도를 F.A라 부를 수 없는 근거입니다.


그럼 왜 이런 모순적인 제도가 현 시점에서 시행되고 있을까요?
그것은 이 판이 상식이 아닌 힘의 논리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F.A는 다년간의 선수생활에 대한 보상이고 선수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취지대로라면 당연히 선수에게 유리한 제도이며 전적으로 선택권은 선수에게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판은 기업(=협회)쪽으로 힘의 저울추가 극심히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선수를 위한
제도에 제멋대로 게임단에 유리한 독소조항을 넣어 F.A라는 제도를 유명무실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F.A에 대한 협상시일이 8월12일인데 F.A대상자 교육이 11일
이었던 점과 가장 중요한 규정에 대한 때 늦은 공시로 볼 때 협회가 F.A제도를 자발적으로
신설한건 게임을 단순한 오락질이 아닌 어엿한 스포츠로 보이고 싶은 구색맞추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 단순한 오락질을 프로스포츠라 칭하고 싶은 협회가 이판을 도리어 아마추어리즘으로 물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기업도 스포츠판에 프로의식을 가지고 뛰어들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그들을
이해합니다. 그들이 이판에 뛰어드는 건 기업논리 즉 기업이 추구하는 최고 선인 이윤창출을
위함입니다. 이판이 흥하건 망하건 그들의 관심사는 자신들의 피고용인인 선수들의 노동력을
착취하여 기업을 홍보하고 그로인해 이득만 챙기면 되는 것입니다.
혹여 이판이 망하거나 사라진다 해도 기업들은 조용히 빠져나가면 그만 일 것이고요.
비정하다구요? 아닙니다. 이것이 기업들의 경제논리이고 그들이 생각하는 프로의식입니다.



이런 냉정하고 비열한 현실 속에서 프로스포츠를 프로답게 만들어 가는 것은 선수들과 팬의
몫입니다.

이 판의 팬심은 다른 스포츠의 그것보다 응집력과 활동력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중계권 파동, 개인리그예선 보이콧, 박성준 한동욱 웨이버공시, MSL에 대한 시국선언
지금의 F.A건 까지 팬들은 각각의 사건마다 여론을 형성하고 자신들의 의사를 충분히 전달
하였습니다. 그것의 수용 여부는 중요치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이 판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변화시키려 한 시도 그 자체입니다.

팬에게 있어서 e스포츠는 직업이 아니라 취미생활입니다.
취미생활에 불과한 이 판에 그들은 엄청난 애정과 관심을 쏟아오고 있습니다.


그럼 이 세계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자칭 프로게이머들은 무엇을 이루고 어떤 것을 변화 시키려 했나요?

앞서 말한 중계권 파동에서 지금의 FA제도까지 선수들이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하고 저항했던 적이 있었나요?

게이머들이 공식적으로 불만을 표현한 사례가 있긴 합니다.
그것은 맵에 대한 불만인데, 테란맵이다, 저그맵이다, 이 맵은 잘못 만들어졌다 등 맵 제작자에게 했던 의사표현입니다.
이런 공정함을 원하는 그들이 MSL의 불공정한 예선 면제권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습니다.
이런 모순적인 행동은 비약적일지 모르겠지만 협회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선수들은 왜 이런 불공정한 처사에 저항하지 못할까요?

흔히 말하는 어린나이, 불확실하고 애매한 상황에 대한 무지, 시스템적 요인
이런 이유 때문이라면  어린나이는 세월이 해결해 줄 것이고, 무지는 배우고 경험하면 알게 될 것이요
시스템이야 누군가가 알아서 변화시켜줄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선수들이 저항하지 않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 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 때문인 듯합니다.

혹시나 위에 열거된 이유가 아니라 어려운 환경에서 게임하던 선수들이 자신들을
구제해준 기업들에게 감사함을 느껴 현재의 처우가 부당함이라 느껴지지 않는 것이라면
제가 협회와 선수들을 비판할 이유와 목적은 사라지게 됩니다.
선수들이 현 상황을 수긍하고 변화를 원하지 않는데 억지로 팬이 나서서 바꾸려고 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프로스포츠 선수를 설명하는 두가지 요소는 성적과 돈입니다.
프로선수는 record, 즉 성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돈으로써 그 가치에 대한 보상을받습니다.
프로세계에서 money는 물질적인 것만을 내포하고 있지 않습니다.
프로에게 돈은 자신을 척도 하는 가치이자, 자존심입니다.
이런 중요한 것이 걸린 F.A협상에서 선수들은 자존심을 버리고 부당한 계약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누군가 직업을 물어보면 프로게이머라 답하는 이들은 프로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아마추어일 뿐입니다.


제가 선수들에게 많을 걸 바라는 것일까요?
하지만 제가 원하는 건 단 하나, 부당한 처사에 대한 선수자신의 의사표현 그뿐입니다.
제가 나열한 저항하지 못하는 이유들은 정황을 보고 판단한 개인적인 추측일 뿐입니다.
사실을 적고 싶어도 어디에서도 Fact를 찾아볼 수 없어 답답한 마음에 저의 추측을 적어본 것입니다.

처음부터 거창한 선수협이나 선수노조가 만들어지길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프로야구를 보더라도 선수협이 만들어지기까지 19년이라는 세월이 걸렸습니다.
마냥 19년이라는 시간이 흘러서 만들어진 것이 아닌 이 기간 동안 선수들의 소모임으로 시작해서
다수의 선수들이 자신들의 선수생명을 걸고 투쟁해서 이루어낸 결과물이 바로 프로야구선수협입니다.

작은 불씨가 모여 횃불이 되듯이 선수들의 의사표현이 조그만 대응이고 그것이 소리 없는
아우성일지라도 다른 이가 알 수 있게 하시길 바랍니다.
혹여 부당한 처사를 부당하다 얘기함으로써 또 다른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면 저 뿐만 아니라
단결된 e스포츠 팬들이 선수의 권익을 위해 투쟁할거라 확신합니다.

모든 게임단의 기업팀화를 전제로 하여 진정한 프로게임계의 출발을 2007년으로 본다면
현재의 주축선수들은 프로게이머 1세대라 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길은 만들어져 있지 않습니다. 지금 선수들이 가는 곳이 길이라는 생각을 갖고
길을 만들어 가는 것이 다음 세대의 몫을 위해 1세대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팬들도 자전거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이 아닌
선수들이 스스로 중심을 잡고 나아가다 혹여 넘어졌을 때 그들의 손을 잡아 주는 정도의  역할을 해야 할 때입니다.
팬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것 보다는 그들 스스로 노력하고 투쟁해서 자신의 권리를 쟁취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10년이라는 시간동안 이 판은 많이 커졌고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하지만 프로스포츠라는 타이틀을 붙이기 위해서는 더욱 더 발전하고 변화해야 합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협회, 선수, 팬 이 모두가 자신의 역할을 올바로 해야 하고 변화를 이끌어 가야 할 것입니다.


10년이 더 흘러 그때 다시 이 판을 뒤돌아보았을 적에는
“아.. e스포츠 팬하길 정말 잘했구나” 하는 맘이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p.s 짧은 지식과 여물지 않은 생각으로 중언부언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글이 팬 한명의 소견일지라도 이것이 선수들의 문제의식 고취에 아주 조금이라도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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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24 21:25
수정 아이콘
선수들의 문제의식이 부족하기보다는, 어떠한 액션을 취하며 나선다는 것 자체가 그들로서는 힘든 상황이라 봅니다.
올드올드
09/08/24 21:29
수정 아이콘
FA제도가 사전적 의미 그대로 사용되지 못하는 것은 비단 이스포츠판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국내 프로스포츠의 경우 다양한 방법으로 FA선수의 자유로운 영입을 막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야구의 경우 FA선수를 영입시 그 전해 연봉의 450% 혹은 구단이 지정한 18명의 보호선수 외의 한명의 선수 + 300%의 연봉이 지급됩니다.
이 FA를 얻어내기 위해서 최동원 마해영 양준혁 심정수 등 기라성 같은 선수들이 정든 팀을 떠나거나 아예 야구판에서 도태되었습니다.
(강병규씨도 항상 자신의 선수시절을 우스개 소리삼아 얘기하지만 당시 10승이상을 올리던 준에이스급 투수 였습니다. 선수협 대변인 활동으로 타팀 이적되어 도태됩니다.)

농구의 경우를 볼까요?? FA 선수를 받는 팀은 전 소속팀에 계약 총액의 30%를 지급해야 하고, 보호선수 4명을 제외한 1명을 전 소속팀이 지명하면 무조건 보내야 합니다. 즉 FA를 영입하면 주전5명중(뭐 용명이 있으니 3명이긴 하지만요) 한명을 빼갈수도 있습니다.
(사족을 붙이자면 예전에 김훈선수를 영입한 sk빅스에서 보호선수 4명에 김훈을 넣지 않아서 그럼 sbs에서 다시 김훈을 지명하면 도로 가야되냐라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 fa영입선수는 반드시 4명안에 넣어야 한다는 규정이 생긴걸로 압니다)
게다가 동 포지션에 랭킹 5위 안쪽 선수가 있을경우 각 포지션 랭킹 5위안에 드는 선수는 그 팀으로 갈수 없다는 규정도 있습니다.
즉, 만약 이영호 선수가 fa가 된다해도 신상문 정명훈 등 테란 랭킹 5위 선수가 있는 팀에는 못간다는 것이지요.
농구팀수는 스타팀수보다도 적습니다....

이렇듯 국내의 모든 스포츠의 FA제도가 그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는 못하고 있으며, 선수보다는 구단을 위하는 방향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나마 이런 제도를 이끌어 내기 위해 그 많은 스타선수들이 희생을 했습니다.
실제로 올해 작년 베이징 인기와 올초 wbc선전을 바탕으로 선수협의 노조 전환을 추진했던 야구의 경우 구단측에서 만약 노조가 설립된다면 구단 운영을 포기하겠다는 강경한 입장 표명으로 결국 유야무야 끝난일이 있습니다.
20년의 역사와 국내 스포츠 최고를 자랑하는 인기, 비교할수 있는 다른 국가의 제도등을 갖춘 야구가 그리 되었습니다.

협회의 FA제도에 찬성하지 않습니다. 그건 불합리합니다.
그렇다고 지금 선수들이 들고 일어나서 무언가를 주장한다는건 너무 현실성이 동떨어진 이야기 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그것이 자신의 밥줄이 되면 소심해집니다. 그것은 잘못된일이 아니고, 당연한 일입니다.
삼성의 불법승계나 비자금에 대해 욕하는 사람들도 삼성 입사시험 면접이나 시험에 그에 관련된 문제가 나온다면 똑같이 욕을 할수 있을까요? 하물며 입사지원자들도 그런데 삼성직원이 된 내부사람들은 어떨까요?
거기에 프로게이머들은 말 그대로 특수 직입니다. 대부분 중 고등학교도 정상적으로 다니지 않고 게임에 인생을 건 20대 선수들이 갑자기 게임판을 떠나게 되면 그들이 무엇을 할수 있습니까? 그런 사람들에게 넌 스타이니 니가 희생해라라고 말할수 있습니까??

제 생각는 이런 불합리한 제도에 정면으로 마주보고 서서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건 팬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수들이 참여하지 않는 아니 참여할수 없는 건 당연한 일이지요.
09/08/24 21:30
수정 아이콘
Isin 님 // 그럼 언제쯤 선수들이 액션을 취하고 나서게 될까요?
역시나 그들은 시간이 흘러 저절로 변화 되기를 바라는 건가요?
09/08/24 21:35
수정 아이콘
이래서 게임이라는것 자체가 스포츠로 평가받기가 어려운것 같습니다.

정말 안타깝네요.

스타2에서 주장하는 블리자드의 의견도, 스타1에서의 게스파의 행동도, 어린선수들의 미숙함도.....
09/08/24 21:35
수정 아이콘
Natural님// 굳이 그렇다기보다는 현재의 팀 시스템에서 선수 개인이 조직에 반하는(혹은 그렇게 비춰질 수 있는) 행동을 취하는 것 자체가 당사자인 선수에겐 아무래도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윗 댓글에서 올드올드님이 잘 설명해주셨네요.
09/08/24 21:36
수정 아이콘
선수들이 발벗고 나설수 없는 현실을 만든 개스파가 문제입니다. 선수들이 단체로 개스파에서 탈퇴를 선언하지 않는 이상 별다른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군요. 분명히 프로게이머들은 어립니다. 개스파는 어린 선수들이 갖고 있는 미래의 대한 두려움을 이용하고 있는거고요. 정말 이건 불평등 계약으로 소송을 거는것보다 인권위에 신고하는게 더 시급한 문제입니다.
videodrome
09/08/24 21:42
수정 아이콘
선수들은 아무 힘이 없습니다. 어린 선수들이 뭘 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아마 FA가 뭔지도 모를 선수들이 태반이었을 겁니다.

이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무언가 바라는 것 자체가 무리입니다.

팬들은 인식을 똑바로 해야 합니다.

선수들은 아무것도 못합니다. 현재 이정도의 인기를 가지고는 말이죠.

사실 이 판은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 외에 답이 없습니다. 그 중심에 있는 협회부터 폭파시켜야 함은 물론이구요.

지금으로선 팬들이 이지눈에 조금이라도 성원과 협력을 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09/08/24 21:43
수정 아이콘
올드올드님//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건 총체적인 변화가 아닙니다.
프로야구가 19년 걸려 만든 선수협을 당장 프로게이머들에게 요구하는건 비 현실적이죠
하지만 조그만 변화 아주 사소한 변화만이라도 추구하자는게 제 의도입니다
완성형토스
09/08/24 21:43
수정 아이콘
근데 갑자기 궁금해진건데 FA선언한 선수들 지금 다 팀구하고 있나요???? 그 선수들은 낼까지 팀못구하면 끝아닌가요??? 윽...김창희선수도 그냥 하이트로 돌아갈것인지...
videodrome
09/08/24 21:46
수정 아이콘
정 선수들 자체가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선수들보다는 선수 부모의 동의와 협력을 이끌어내는 게 좋을 듯 합니다.

부모들은 서로 단합이 가능 할 수도 있겠군요. 이지눈 대표께서 직접 선수들 부모들과 대화보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09/08/24 21:53
수정 아이콘
올드올드님 생각에 공감이 가면서도, 지금 fa규정은 이해당사자인 선수가 문제제기하지 않으면 힘든 부분이 많습니다.
NeVeRDiEDrOnE
09/08/24 22:18
수정 아이콘
올드올드님// 역시 pgr은 이런 걸 얻어가는 맛에... 배우고 갑니다.

문득 드는 의문이 그럼 20-30년 프로야구/농구 무수한 팬들이 있었을텐데 아무도 공정위에 의문 제기를 하지 않았나요?

공정위가 그땐 없었나-_-; 제가 한국에 있으면 3자 신청이라도 할텐데 열통이 터질 지경입니다.
09/08/24 23:05
수정 아이콘
FA 제도 자체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나온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mlb 구단은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구단자체가 수익을 올려 운영하는 진정한 의미의 프로팀입니다.
(뭐, mlb도 현재의 제도를 갖추기까지는 94년 파업등 여러 사건들이 있었다고 합니다만)

아무래도 현실적으로 한국 프로스포츠는 모기업을 떼놓고는 자생할 수 없으니까요. 그런면에서 기형적인 FA제도
도 어느정도 수긍할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죠.. 그래도 이번 케스파의 FA규정은 너무 심했습니다. 정말 말만 FA인듯.
09/08/24 23:38
수정 아이콘
videodrome님// 그렇죠. 선수들은 이게 합리/불합리인지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부모님이 아니면 옆에서 가르쳐줄 사람도 없고, 부모님들중에서도 잘 모르는 분들이 계실테고...) 이 판의 현재 최강의 스타인 이제동 선수마저도 팀에 대한 의리(?)를 생각하는 듯한 발언들을 하는 걸 보면 말이지요...

부모님들을 설득해야 합니다. 그러면 문제는 오히려 쉽게 풀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제동 선수 부모님이 주축이 된다면 좋겠는데...)
09/08/25 00:09
수정 아이콘
NeVeRDiEDrOnE님// 프로야구의 경우 선수협의회 측에서 공정거래위에 제기해 불공정약관이라고 결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그런데 관련규정을 보면, 이해관계자나 소비자기본법에 등록된 소비자단체 등이 신고할 수 있다고 하니 제3자가 신고하긴 힘들어 보입니다.

이솔님// 조금 부가하자면, 미국 메이저리그의 경우 1953년도에 선수노조가 결정되었고, 69년도에 인정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fa규정은 세인트루이스의 블러드라는 선수가 처음 제기하여 법원에서 패소한 이후(69년) 74년에 다른 선수들이 제기해 연방대법원에서 승소했다고 알고 있습니다(76년). 미국사례를 보면 선수조합이 결성되고, 노동자의 권리를 인정받고, 특정 개인선수가 제도에 대한 저항을 한 후에 법률적 쟁송을 통해 인정받는 수순이었습니다.

우리의 경우와 다르죠. 선수들의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구단의 필요에 의해서 fa가 실시된 거로 봐야 할 것같습니다. 즉 선수의 직업선택의 자유가 아닌, 드래프트제도 이후에 선수보류기간과 권한을 구단에게 주는 근거로, 5년 후 이병민 선수 이적 때처럼 보상선수를 받지 못한 것을 방지하기 위함(결국 이것 역시 이적을 어렵게 하는 수단이죠)이 이번 fa제도의 본질입니다.
Disu[Shield]
09/08/25 01:32
수정 아이콘
정말 이번 FA제도가 그냥 이대로 가게 된다면.. 10년 후에 내가 왜 이런 오락질을 좋아했는지 심히 의문이 가게 될거 같네요.
09/08/25 10:43
수정 아이콘
선수들이 액션을 취하지 않는 것을 비난하는 분들은 대체적으로 중계권 사태 때도 입을 다물고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시는데요.
중계권 사태는 사실 선수들이 액션을 취할 만한 이유가 없었던 이슈 아닌가요?
당시의 이해관계자는 가장 핵심적으로 양 방송사와 협회였고, 오히려 팬들의 시청권이 보다 직접적으로 침해되었던 사건이라서 선수들보다 팬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었던 건이라고 생각되는데요.
개인리그 보이콧 문제는 물론 선수들 자신들의 문제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예선철수는 워낙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급박하게 일어난 일이라 그 현장에서 바로 뭔가 액션을 보일 것을 기대하는 것은 좀 무리라고 느껴지구요, 그 이후 개인리그 보이콧은 바로 철회되었었죠.
09/08/25 11:33
수정 아이콘
Ipa님// 중계권 사태의 이해관계자는 분명 협회와 방송국이 맞습니다
하지만 이 사태로 인해 피해를 본건 팬뿐만 아닌 선수도 포합됩니다.
이 고래싸움으로 인해 선수들은 무대의 한축인 개인리그 예선이 진행 되는 도중 보이콧 당했고
주 무대라 할 수 있는 프로리그 조차 불확실한 상태였습니다.
이렇듯 선수들이 자신의 활동무대를 빼앗길 수 도 있는 상황에서 함구한 건 어떤이유가 있더라도
비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보이콧이 일어났던 바로 그 상황에서 액션을 취하지 않은것을 비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연히 급작스런 상황이여서 경황이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들을 방송국을 위협하는 수단으로
사용한 게임단(=협회)에 대해 추후에라도 발언을 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09/08/25 13:34
수정 아이콘
Natural님// 뭐랄까요.. 정말로 자기 밥그릇이 걸린 문제에 있어서도 조직에 속한 개인의 액션은 한계가 많기 마련입니다.
쌍용차 사태처럼 그야말로 내 밥그릇이 걸린 문제에서도 해직 노동자가 전원 자신의 목소리를 내거나 행동으로 나간 것은 아니었죠.
노조라는 조직과 근로기준법, 노조법이라는 법적 근거가 이미 구축되어 있는 상태에서조차도 말이죠.

조직과의 싸움에서는 자신이 그 조직에 속한 당사자인 경우가 나서기 훨씬 힘든 게 현실입니다.
그야말로 모난 돌 되어 정 맞기 십상이거든요.
-저 역시 직장인으로서 회사의 방침에 대해 정치적으로나 사익적인 면에서나 반대하는 사안들 정말 많지만, 슬프게도 찍 소리 못하고 다니고 있습니다-
이슈가 정말 절박한 문제일 경우에나 기대할 수 있을 겁니다.
피해의 범위에 자신도 '포함되는', 혹은 장기적으로 활동무대를 빼앗길 '가능성도 있는' 사안에 대해서까지 액션을 취하긴 어렵습니다.
FA는 중계권 사태 때보다 훨씬 절박한 이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게이머였다면, 제 자식이나 동생이 게이머였다면, 먼저 나서지는 말자는 입장을 취했을 것 같습니다.
하물며 중계권 사태 같은 간접적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라고 요구하는 것은 좀 지나친 기대라는 생각이 듭니다.
FA에 관해서라면 의견이 또 달라질 수 있겠지만, 중계권 사태와 관련해서 목소리를 내라고 요구하는 것은 제 생각에는 아무리 봐도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라고 생각됩니다.

부끄럽지만 미약하나마 이지눈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전 오히려 게이머가 아니라서 나설 수 있었습니다.
물론 종국에는 게이머의 힘이 필요한 상황이 올 겁니다.
그리고 만약 그 때에도 선수들이 나서지 않는다면, 그로 인한 피해는 오롯이 -제가 아닌- 선수들의 몫이 될 겁니다.
09/08/25 14:57
수정 아이콘
ipa님// 제가 이 글을 쓴 이유는
마냥 저항하지 않은 선수들을 비판하기 위함도 아니고
지금 당장 그들이 이 판을 송두리채 변화시키길 원해서도 아닙니다.
단지 선수들이 부당함이라 느끼는 것을 이제라도 아주 조그만 목소리라도 내길 바라는 것입니다.

이파님 말씀대로 선수들이 나서기 힘든 실정입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현재상황을 탓하고 수긍해버린다면 변화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프로야구 사례를 들어보면 그들도 역시나 밥줄이 걸렸고 선수생명이 걸린 문제를
19년동안이나 끌어왔고 결국에는 시민단체와 민주노동당의 지지를 얻어 선수협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습니다.
야구선수들은 특수직이 아니고 처음부터 쌓아논 물질적기반과 정치적기반이 튼실해서
이런결과를 얻어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닙니다. 그들도 처음에는 작은 불만에서 시작하였고 아주 작은 선수모임에서 시작하였습니다.
구단의 압박에 여러번 선수협 결성은 무산 되었고 많은 선수들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끝까지 투쟁했고 큰 힘은 아닐지라도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할 수 있게 된 것 입니다

언제나 첫술에 배부를 수 없습니다.
지금 선수들의 아주 작은 대응이 변화에 물꼬를 틀 수 있고
그것이 기반이 되어 종국에는 자신들의 권리를 찾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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