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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9/06/20 23:08:33 |
Name |
허풍저그 |
Subject |
문래의 비 |
아주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알았던 녀석. 시간은 서로의 기억을 지워갔다.
신도림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정했다. 흐린 하늘, 비가 내렸다. 영화를 보고, 나왔을 때도 비는 계속 오고 있었다.
이제 뭐할래? 어디 갈까?
친구는 문래를 가자고 했다.
문래? 거기 뭐가 있다고.
그냥, 여기서 한 정거장이잖아.
문래역 홈플러스 매장을 돌아다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그리고 싱겁게 헤어졌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지만, 빗줄기는 약해져 있었다.
오래 전, 홍진호라는 게이머를 응원했었다. 외에도 몇몇 실력자들을, 그들의 경기를 흠모했었다. 하지만, 홍진호, 그만은 팬으로 좋아했다.
시간은 팬심도 지워갔다. 경기장에서 남성 팬들의 응원 목소리는 사라졌다.
집에 돌아와 컴퓨터를 켰다.
홍진호 입대 후 첫 승. 김택용이 상대인 줄 알고는 있었다.
VOD를 봤다. 그가 공군 소속이여서일까? 굵은 목소리가 넘쳐나는 듯한 느낌.
오늘 비는, 정말로, 홍진호, 그가 내렸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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