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론
요새 소년 가장 이영호라는 짤방이 이야기 되고 있습니다. KTF의 프로리그를 이영호 선수 혼자 짊어지고 있는 광경에 대한 표현이죠. 즉 원맨팀이죠.
이렇듯 각 팀들은 주력 선수들, 즉 에이스가 몇명이냐가 각기 다릅니다. 지금의 이영호, 과거의 이윤열 같은 원맨팀도 있고, 과거 르까프의 이제동/오영종 등의 원투펀치 팀도 있습니다. 거기다 팀플이 사라진 현재 송병구/허영무/이성은, 김명운/윤용태/김준영 등 쓰리펀치를 운영하는 팀도 있습니다.
이렇듯 각 팀별로 강력한 카드의 수는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혹시 '원맨팀/전력 고른 팀이란 사실을 통계적으로 확인할 수 없을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말 그대로 '에이스'가 출전하는 '에이스 결정전'의 승패를 보려 했습니다. 하지만 각 팀간 에이스 결정전 전적수가 꽤 차이나며, 특히 '각 팀의 가장 강력한 선수간의 대결'이라 투펀치, 쓰리 펀치등에 대한 체감이 잘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하나 생각했습니다.
- 무효승 무효패
팀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3승만 있으면 됩니다. 3:0이든 3:1이든 3:2든 어쨌든 '승리'이기 때문입니다. 3승만 거두면, 1패를 하건 2패를 하건 큰 상관 없습니다. 즉 어떻게든 3승을 거두어 팀이 승리하면, 패배는 묻혀집니다. 이 패배를 '무효 패배'라 부르겠습니다.
마찬가지로 팀이 패배하면, 자신이 1승했건 2승했건 그 승리는 묻힙니다. 이 승리를 '무효 승리'라 부르겠습니다.
여기서 한 팀의 성적을 보겠습니다.
STX Soul / 11승8패 / +6(46/40)
STX는 11승 8패의 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이러한 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33승 24패의 세트스코어가 필요합니다. (11x3, 8x3)
즉 STX가 거둔 전체 세트 성적인 46승 40패에서 팀 성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33승 24패를 빼면, 13승 16패의 무효성적(무효승리와 무효패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무효 승리, 무효 패배라 하나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승점'으로 영향을 주며, 특히 각 팀간 성적이 비슷한 현재 '승점'은 굉장히 중요한 변수이니까요. 하지만 그래도 팀의 승리보다는 값어치가 떨어집니다. 그래서 (단어가 생각안나기도 해서) 무효 성적이라 칭하는 것입니다. 무효가 되는 만큼, 무효 승은 많아봤자 좋을것이 없습니다. 단지 안타까울 뿐이죠. 팀이 3:1로 졌다면, 홀로 거둔 1승은 참 아까운 무효승 됩니다. 반대로 무효 패는 자신은 패배했다곤 하나 그래도 팀이 승리한 경우이기 때문에 딱히 아쉽지 않습니다.
- 평균 무효 스코어
좀 더 진행해 볼까요.
eSTRO/ 8승10패 / -2(40/42)
이스트로의 성적입니다. 팀 성적이 8승10패임에도, 승점은 그다지 나쁘지 않습니다. 이스트로 바로 위의 KTF가 승점 -4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보면, 되려 억울할 정도입니다. 이는 이스트로가 에이스 결정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패배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입니다.
eSTRO의 유효 성적은 24승30패(8*3, 10*3)입니다. 무효 성적은 16승 12패죠.
무효 승은 팀이 패배할때 생깁니다. 3:2라던가 3:1등으로 졌을때, 패배한 팀의 2승, 1승이 무효승이 되니까요.
즉 eSTRO는 10번 팀패배 하는동안 16승의 무효 승을 거두었습니다. 이는 평균적으로 이스트로는 팀패배할때 16/10=1.6, 즉 이스트로는 평균 3:1.6의 스코어로 패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반대로 8번 팀승리 하는동안 12패의 무표 패를 거두었습니다. 이는 평균적으로 이스트로는 팀승리할때 12/8=1.5, 즉 이스트로는 평균 3:1.5의 스코어로 승리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기면 3:1.5, 지면 3:1.6이니 참 에이스 결정전을 자주가는 팀이네요.
- 원맨팀과 균형 팀의 평균 무효 스코어
원맨팀의 특징은 '이겨도 에이스 결정전까지 가서 힘들게 이긴다'는 점입니다. 승리하는 선수가 원 맨 한명밖에 없으니 그럴 수 밖에요. 이영호 선수의 예로 들면, 일단 이영호 선수가 이기고, 다른 팀 한명(특히 박찬수)선수가 1승을 거둬주면, 에이스 결정전에 이영호 선수가 출전하여 승리하는 모양새가 자주 나온다는 점입니다. '즉 평균 승리 스코어가 3:2에 가까우면 가까울 수록 원맨팀'입니다. 반대로 원맨팀은 보통 '에이스 결정전에 가지 못하고 압도적으로 패배'합니다. 원맨 혼자 이기는 3:1도 그렇고, 특히 원맨이 패배하는 경우는 무기력하게 3:0으로 지는게 보통이니까요.
반대로 균형 팀은 '허무하게 3:0, 3:1로 패배하는 경우가 적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누구 한명이 상대의 에이스에 의해 무너져도 팀 전력이 균형이라 다른 선수들이 이겨주니까요. 그리고 승리 또한 원맨팀과 반대로 '승리시 3:1,3:0을 좋은 스코어를 보이며 승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대적으로 타 팀보다 선수간 전력이 균형적이기에, 상대의 에이스에게만 지고 나머지에게는 이길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즉, 원맨팀은 '평균 무효 패가 많으며(원맨 혼자 이기고 나머지는 지니까), 평균 무효 승이 적습니다(원맨 외에는 딱히 못이겨주니까)'. 균형팀은 이의 반대겠죠.
그래서 (평균 무효 패) / (평균 무효 승)를 계산했을때, 높으면 원맨팀 낮으면 균형팀이 됩니다.
- 결과
길게 돌아왔습니다. 여기까지 쫓아오는 과정이 어려웠겠네요.
결과부터 보이죠.
팀명 팀전력차별도
위메이드 폭스 1.36
KTF 매직엔스 1.21
SK텔레콤 T1 1.07
르까프 OZ 1.04
웅진 스타즈 1.02
eSTRO 0.94
STX Soul 0.9
온게임넷 스파키즈 0.86
삼성전자 칸 0.85
CJ Entus 0.67
MBC게임 HERO 0.64
공군 ACE 0.61
대망의 1위는 위메이드 폭스입니다. -7로 공군을 제외한 가장 낮은 승점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팀 성적이 8승 10패로 괜찮습니다. 이는 박성균 선수가 홀로 분투하며 에이스결정전을 통해 자주 승리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온게임넷과의 신상문전 에이스 결정전까지 이겼더라면, 1.56으로 엄청난 팀전력 차별도를 보였을 겁니다.
2위는 KTF입니다. 승점이 -4로 위메이드 폭스에 견줄만큼 낮습니다. 하지만 에이스 결정전에서 버텨주는 이영호 선수가 있기에, 9승 9패로 팀 성적은 5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KTF가 위메이드에 비해 팀전력차별도가 낮은 까닭은, 이영호 선수가 박성균 선수보다 성적이 나쁜것이 아니라, 이영호 외 KTF선수들이 박성균 외 선수들보다 잘해줬기 때문입니다.
위 두 팀은 다른 팀과 구별되는 굉장히 높은 팀 전력 차별도를 보입니다.
이하 SK, 르까프, 웅진, STX, 온게임넷, 삼성전자는 소위 '3펀치'로 유지하는 팀들입니다. 5전 3선승제의 특성상 3펀치는 비교적 중도적인 성격 (원맨팀보다는 전력이 고르지만, 3펀치 외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을 지니는듯 합니다.
그리고 CJ와 MBC게임이 있습니다. 두 팀은 엄청나게 낮은 팀전력차별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른 팀과 비교하자면, 거의 '팀원간 전력차가 없다'고 풀이해도 무방할 정도이죠.
그러한 특성을 보여주듯, 두 팀은 종족의무출전규정에 맞게 T/P/Z 모두 트리플 50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http://www.fomos.kr/board/board.php?mode=read&keyno=91383&db=issue&cate=&page=1&field=&kwrd= )
그리고 마지막 공군입니다. 공군은 팀전력차별이 가장 적은데.... 그것은 모든 선수들이 골고루 성적이 안좋은 안습의 특징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 덧붙임, 에이스 결정전 빈도
팀명 에결 빈도
온게임넷 스파키즈 3.25
SK텔레콤 T1 3.22
eSTRO 3.10
삼성전자 칸 3.08
STX Soul 3.08
MBC게임 HERO 3.04
위메이드 폭스 2.60
르까프 OZ 2.45
KTF 매직엔스 2.43
웅진 스타즈 2.23
CJ Entus 2.22
공군 ACE 1.32
에결 빈도는 평균 무효 승과 평균 무효 의 합입니다. 예를 들면, 이스트로는 평균 3승 1.5패로 승리하고 1.6승 3패로 패합니다. 이때 팀 승리할때의 패점인 1.5와 팀 패배할때의 승점인 1.6을 더하면 얼추 에결 빈도를 맞출 수 있겠죠.
만약 평균 3승 2패로 승리하고 ,2승 3패로 패배한다면, 2+2=4로 모든 경기에서 에이스결정전을 했다는 말이 되며,
평균 3승0패로 이기고, 0승3패로 이긴다면 0+0=0으로 한경기도 에이스 결정전을 안했다는 뜻이겠죠.
생각외로 온게임넷의 에이스결정전 빈도가 매우 높습니다. 제가 온게임넷 경기를 별로 못봐서 그런가, 저렇게 많이한지는 몰랐네요.
T1의 경우, 도재욱-김택용-정명훈 셋 중 둘이 보통 이겨주고 T1저그라인은 보통 지기 때문에 애결을 참 많이 갔나 봅니다.
- 결말
그냥 한번 '이렇게 계산해보면 어떨까'는 생각에 시도했고, 그래서 나온 결과가 참 그럴듯 해서 올려봅니다. 다시 살펴보면
위메이드>KTF>SK=르까프=웅진=eSTRO=STX=온게임넷=삼성전자>CJ=MBC=공군
이러한 흐름을 갖는데요, 대충 훑어봐도 전력 편차가 높으면 높을수록 성적이 낮고, 전력 편차가 작은 균형팀들이 상위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단 공군의 경우....
어쨋뜬, 현재 팀간 전력이 균등화된 관계로 에이스 결정전이 많아져 되려 에이스 의존도가 올라간거 같습니다. 그래서 한번 재미삼아 계산해봤고, 그래서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