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3/06/12 03:31:13 |
Name |
Nikc.Surprise |
Subject |
[꽁트] My surprise -5 |
[허접 꽁트 ] My surprise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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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prise - 놀라게 하다, 경악하게 하다, 의외로 생각케 하다 ((with, by))( surprised)
His conduct ~d me. 그의 행위에 놀랐다
surprise - 예기치 않은 일로 또는 허를 찔러 상대방을 놀라게 하다의 뜻으로서, 가장 일반적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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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세 세달이 흘렀다. 시간은 너무나도 빨리 흘렀고 그동안 난 너무나도 달라져버렸다.
처음으로 참가했던 첼린저리그 예선을 통과할때 느꼈던 그런 승리의 기쁨은 사라진지 오래다. 매스컴에선 저그의 새로운 영웅이라며 날 띄웠고, 몇몇 게임 티비에서 인터뷰를 위해 날 찾았다. 그저 지면 안된다는 압박감만이 날 게임을 하게 만들었다.
그저 이기기만 하면 된다. 그저 이기기만 하면돼.
약 20분후에 있을 리그의 4강도, 평소처럼 하면 충분히 이길수 있어...
- 그러니까 말야 내가 그때 드랍으로 일꾼 40킬을 넘게 했다니까?
- 거짓말하지마 임마 뭔 일꾼이 그렇게 많아
왁자지걸. 언제나 조용했기에 자기최면을 걸기 위해 자주 찾던 2층 화장실에 이상한 사람들 몇명이서 담소를 나누며 들어오고 있었다. 극도로 긴장되어 있던 난 그 사람들을 피하기 위해 들어오는 입구로 걸음을 옮겼다.
- 어? 김지훈선수 아니세요?
젠장... 빌어먹을... 왜 아는척 하는거냐.. 네가 날 알고 있더라도 난 널 모른다구. 대체 날 아는척 하는 이유가 뭐야? 그저 내가 유명인사라서? 그래서 달 주변에서 약간의 빛이라도 받는 별이라도 되고 싶어? 친구들 사이에서 난 프로게이머 김지훈를 안다고 자랑하면서 우쭐해하고 싶어? 그렇게 이기적인 생각으로 접근하는거... 진짜 역겹다구!!
무시해버렸다. 아니 무시하려했다. 지금 나에겐 이미 시작한 이상 끝을 보겠다는 오기만이 있을뿐이다. 그렇지만 머리속은 그렇게 생각했지만 나의 모습은 그렇지 않았다. 온통 가식의 덩어리인 나의 모습은 내가 정말 혐오하는 나의 모습을 그대로 그려내고 있었다.
- 안녕하세요
- 와 진짜다 야 김지훈선수야
- 하하 절 아세요?
- 알다마다요~ 얼마나 유명한데요 요즘 온통 김지훈선수얘기밖에 없는걸요
- 하핫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말을 하면서도 앞으론 방긋 방긋 웃으면서도 속은 그렇지 않았다. 내 앞에 있는 이 사람이 싫은것이 아니라 가식적인 나의 모습이 싫어서 화를 내는 듯한... 나도 알수 없는 도저히 확답을 내릴수 없는 오묘한 감정만이 날 감싸고 있었다.
- 전 그럼 시합이 있어서 먼저 가보겠습니다.
- 아 예 저 사인한장만 부탁해도될까요
평소와 마찬가지다. 가식을 보여주며 나의 이미지를 관리하는것은.
하지만. 하지만 난 이미 그런것에 식상해져버렸다.
몇일남지 않았어... 나에대한 도전이라고 생각했던 이 일이 이렇게도 나와 맞지 않은 일인줄은 난 몰랐다고...
나와는... 맞지 않아.
- 이번 경기를 어떻게 보셨는지요?
- 4강이라 믿기 힘들정도로 압도적인 2경기였습니다. 물론 상대 선수 역시 한국 최고수준의 프로게이머지만 솔직히 말해 김지훈선수가 너무 잘하네요. 특히 전략 예측이 예술입니다. 맵핵이라도 쓰는거 같아요. 하하
- 하하하하
경기종료.
- 수고하셨습니다.
인사와 함께 악수를 청하고 자리에 돌아와 키보드를 챙겼다. 하하 바보들... 약간의 부정행위를 하긴했지만 그런것에 양심의 가책따윈 느끼지 않아. 이기기만 하면 되니까 말야. 사전 검사도 없이 경기를 진행하는 너희들이 바보라고!
라고 작게 중얼거려거리며 난 웃었다.
헤드셋속에 이어폰을 하나 낀채로 게임을 즐기면. 한쪽의 귀는 사운드를 듣지 못하는 대신 그들의 해설을 들을수 있다고. 기본 테크를 알아채는건 예사고 숨겨짓는 건물. 필살기라 준비해온 전략들...
모두 나에겐 통하지 않아. 이미 다 듣고 있는걸? 다 보고 있다구. 너희들과는 다르게 난 화면 전체를 보면서... 아니 들으면서 플레이 한단말야.
부정행위인건 알고 있지만. 하하 정직한 사람이 손해보는 이딴 세상에서. 이정도는 애교라고...
- 야 축하한다 임마~ 드디어 결승전이네
- 어
- ...왜이렇게 힘이 없어?
- 아냐 약간 피곤해서...
16강에서 탈락한 친구녀석은... 약간은 부러운듯한 말투로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하지만 귀찮다. 정말 이딴 일 빨리 끝내버리고 싶은 생각뿐이다. 난 쓴웃음만을 지으며 일찍 쉬겠단 말을 하곤 자리를 떠났다.
양심의 가책같은건 느껴지지 않는다. 단지 내가 싫은것은 그렇게도 싫어하면서 내 한낱 자존심때문에 포기해버린 페어플레이와 이 사실이 들통났을때 일어날 사회적 파문정도일까 .하지만 이미 늦었어. 2주후에 결승이라고 했으니. 이 일도 2주후면 끝이야.
그렇게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안에서 내내, 난 자기 위안을 하고 있었다.
- 어쩔수 없어...
시작한 이상 끝을 보기전엔 어쩔수 없다고...
어쩔수 없다고...
그렇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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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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