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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6/07 22:49
<다시보기> 진산님 - 젊은 그들 중
예선전부터 연승행진을 달려왔고, 해설자들조차도 '이러다 임요환 선수 공식대회 연승 기록 깨는거 아닌가요'라는, 약간은 부담이 되었을 (기록 갱신이라는게 사실 참 얼마나 부담되는 일일까) 멘트들이 흘러나오던 중 - 악마의 프로토스 박용욱에게 그만 덜미를 잡히고 말았던 1차전. 그때 그의 분함 같은 것은 아무리 앳되 보이는 얼굴이고 표정관리에 신경을 썼다고 해도 - 화면을 통해 보는 나한테까지조차 마구 느껴지는 듯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2차전. 무시무시한 속도로 프로토스 진영을 향해 달려가는 임요환의 탱크들에서 나는 단지 '탱크'가 아니라 분노같은 것을 느꼈다. 그리고 조금은 전율했다. '이야, 대체 누가 임요환 보고 힘싸움에서 밀린다고 해? 저거 봐. 시즈 모드 풀었다 조였다 하는 소리에서조차 열기가 팍팍 느껴지는구만!' 내 입에서는 절로 그런 소리가 나왔고, 내 눈에는 박용욱 선수의 기지가 탱크의 포화에 산화하는 것이 아니라 임요환의 기와 감정에 밀리는 것처럼 보였다. 결정적으로 박용욱 선수의 메인 자리에 커맨드 센터를 짓는 걸 보고 나는 그가 정말 '감정'을 담아 게임을 했다고 느꼈다. 자신을 패배시킨 상대 선수에 대한 증오가 아니라, 자신의 패배 그 자체에 분노하는 것처럼, 자기 자신한테 화내는 것처럼 느껴졌다. (물론, 이건 대단히 센치한 감상이다. 지고 나서 상대한테 열 안받을 리가 없지 않은가!) 임요환의 외모는 얌전하고 내성적인 소년처럼 보인다. 그는 어쩌면 내성적일지도 모르겠다. 내성적인 사람의 속이 더 뜨거운 경우가 많으니까. 내성적인 사람은 평소에 그걸 주변에 터뜨리지 않기 때문에 결정적인 순간에 폭발하는 힘이 더 클 수도 있다. 내성적인 사람이 착한 사람은 절대 아니다. 내가 보는 견지에서 임요환은 착한 게이머가 절대 아니다. ^^;; (그래서 얼마쯤은 그를 경원하는 사람들, 거리감을 느끼는 사람들의 심리도 이해가 간다) 박용욱 선수와의 게임을 보면서 내 입에서 흘러나온 소리는 이거였다. '저 녀석, 정말 독하네.......' 인간적으로는 섬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독하지 않으면 장부가 아니라고 했다.
03/06/07 22:56
이 글이 어디 있지... 어디 있지 하다가 결국 포기했는데, 한번에 딱 올려주셨네요. 감사합니다. ^^ (역시 수시아님 ^^;)
그때도... 진산님 글을 보면서 뭔가 마음 속에 끓어오르는 것 같은 느낌이 있었죠... 물론 지금도 그렇구요.
03/06/07 23:04
추억의 글, 추억의 게임......그때를 생각하면, 참으로 할말이 많아 집니다. 그때는 정말 스타를 보면서 알게된 임요환 이라는 이름 석자로 스타를 보게 될줄 몰랐었는데.....차라리 몰랐던 때가, 인식하지 않고 스타를 보던때가 그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왠 청승모드...쿨럭..ㅡㅡ;;)
아무래도 제가 요즘 임테란 때문에 심란한가 봅니다 그려....에잇!!!!
03/06/08 00:13
멋진 경기였었지요. 그러고 보면 참 인상 깊은 경기가 많았던 대회였었지요. 박용울 선수의 데뷔전도..레가사오브차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언덕위 파일런으로 전진게이트 앞마당먹고 무시무시한 물량을 쏟아내었던..^^;이 한경기로 박용욱 선수의 팬이되어버렸었죠.기욤선수와의 3,4위전에서의 최장기전(지금은 기록이 갱신되었는지도..)발할라 맵에서 왜 그 플리피콘을 깨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그대회의 히어로는 분명 임요환선수를 비롯한 많은 선수들이지만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았던것은 박용욱선수였지요.실은 4강전때는 아무나 이겨라라는 심정으로 경기를 보았었지요.두선수를 동시에 응원하는 그 안타까운 심정이라니.^^;왜 임요환 선수는 제가 좋아하는 프로토스 선수들과 그렇게 멋진 경기를 보여주는 걸까요? 다시보고 싶네요 정말. 뭐 멋진 경기를 보여주니까 좋아하는 것입니다만^^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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