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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3/11/06 18:40:18 |
Name |
함군 |
Subject |
[함군] 2003년 명경기 (주관적인) 베스트 3 ^_^;;; |
하도 심심하다 보니 별 걸 다 적어보는군요.
밖에 놀러 나가려 해도 어딜 가나 수능친 고3들의 압박(^^)으로 갈 데도 없고
배넷에서는 맵핵 소리 듣고 디스를 당하고 겜도 하기 싫고...
(그러고 보니 공부를 해야 하는군요 ㅠ.ㅠ 100일 정도 남았는데...)
꼭 꼬집어서 누가 젤 잘한다 어느 경기가 명경기다 말할 수는 없겠지만
이렇게 심심한 와중에도 머리를 스쳐가는 그런 경기들이 있어서 한번 써보렵니다.
'그 경기가 무슨 명경기냐?' '명경기를 고르는 기준이 도대체 뭐냐?'
등등의 딴지는 삼가주셨으면...'저놈은 저렇게 생각하나보다' 하고 넘어가주세요^^
혹시나 해서 그냥 제 기준을 말씀드리자면,
1. 참신한 전략 또는 빌드
2. 보는 사람이 지루하지 않게 꾸준히 일어나는 전투 또는 호쾌한 한방
3. 역전극 또는 역전될 뻔^^
4. 경기의 비중 (아무리 멋진 경기도 이벤트 경기에서 나오면 재미없죠^^)
5. 어떻게 저럴 수 있나 하고 소름이 돋았던 경기들 -_-;;;
* 테란 대 저그
1. 이윤열 대 박상익 (엠비씨겜 로템) - 프리미어 리그 3주차 3경기
이 경기 방금 봤는데...말이 안 나오네요^^
솔직히 요즘 나다가 저그(특히 옐로우)에게 많이 지는 모습을 보아와서 그런지
중간 넘어서까지 박상익 선수가 이길 줄 알았는데 결국은 8시를 먹고 역전 -_-;;
'멀티 먹은 이윤열'이 아니라 멀티 5개 먹은 이윤열' ^_^;;
박상익 선수가 섬멀티에 러커 하나만 있었어도...제가 다 아쉽더군요.
베스트 씬 - 나다의 위풍당당한 배틀 세 대가 11시 섬에서 디바우러 뮤탈 스콜지에게 격추당하는 장면
2. 서지훈 대 홍진호 (네오 비프로스트) - 올림푸스배 OSL 결승전 2차전
옐로우 우승!! 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었던 저는
홍진호 선수의 디파일러와 소수 러커가 테란 앞마당 벙커 깰 때까지만 해도
좋아라 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뒤로 돌아온 마메 한부대에 본진 밀리면서
홍진호 선수 GG...너무 아까운 경기였었죠 ㅠ.ㅠ
베스트 씬 - 플래이그 뿌리고 매복했던 러커로 마메 때려잡기 ^_^
3. 홍진호 대 김현진 (짐레이너스 메모리) - 메이저 결정전 1차전
초반부터 몰아치면서 엄청난 타격을 주는 저그, 그러나 꿋꿋이 버티는 테란
그러다가 한 방에 터져나오는 테란 의 조합, 멀티 두 개를 미는 데 성공하지만
앞마당 언덕에 올라간 러커 두 마리를 눈치채지 못한 탓에 SCV 다 잡히고
테란 병력 전멸...뒤이은 폭풍 러쉬에 김현진 선수 GG.
이상하게 김현진 선수는 홍진호 선수만 만나면 이런 스타일로 경기가 진행되더군요.
메이저 결정전 2차전이나 파나소닉배 16강의 아방가르드 경기나,
또 얼마전 프로리그 어나더데이나, 올림푸스 16강 네오비프로스트 경기까지...
하나하나 처음부터 끝까지 전투가 끊이지 않고 멋있는 경기들이지만
언제나 승자는 옐로우...어서 극복하셔야 할텐데...
베스트 씬 - 앞마당 언덕 러커의 46킬 (해설자들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의심이 가기도...)
* 테란 대 프로토스
1. 전태규 대 조정현 (채러티) - 스타우트배 MSL 승자 4강 3경기
조정현 선수 예전 KT왕중왕전에서 가림토에게 보여줬었던 트리플 커맨드를 하더니
전태규 선수의 찔끔찔끔 떨어지는 셔틀 게릴라도 엄청나게 잘 방어합니다.
전태규 선수도 멀티 늘리고 포톤 박고,
그러는 사이 포톤 틈을 비집고 전태규 선수 본진에 떨어지는 드랍쉽 6대 골리앗 탱크.
전태규 선수 본진 밀리지만 그 병력이 5시 본진에 고립된 틈에 캐리어 모아서
차근차근 역전해 나갑니다...1:1 상황에서 3경기였는데 조정현 선수 많이 아쉬웠을 듯...
베스트 씬 - 섬마다 자리한 포톤 틈을 뚷고 프로토스 본진에 입성하는 대규모 드랍쉽
2. 임요환 대 도진광 (패러독스) - 마이큐브배 OSL 16강 C조 3경기
이 경기 솔직히 빌드가 참신한 것도 아니었고 엎치락 뒤치락 한 것도 아니었고
꾸준한 전투나 호쾌한 한 방이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정말 말도 안 되는 역전극;; 이기 때문에 쉽게 잊혀지지 않는 경기가 되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역전 할 수 있겠는가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던 박서와
35분 동안 자기 것이었던 승리가 상대편에게로 넘어갔음을 깨달은 순간
미련없이 GG를 친 도진광 선수의 멋진 모습과, 눈물이 글썽거리던 눈.
베스트 씬 - 마지막 캐리어를 잡으러 드랍쉽에서 떨어지는 골리앗
3. 이윤열 대 강민 (신개마고원) - 핫브레이크배 2003 듀얼 C조 3경기
앞마당 먹은 나다의 1차 진출을 스톰으로 멋지게 막아 낸 강민.
그렇지만 그 병력 다 잡히고도 어느새 모인 탱크 벌쳐로 중앙진출하는 나다...
그 엄청났던 2중의 시즈탱크 벽 앞에서 녹아나던 질럿 드라군, 정말 나다스러운 경기였죠
언제나 호쾌한 한 방을 보여주는 나다...오늘도 멋진 경기 보여주시길^^
베스트 씬 - 퉁퉁포로 밀고 나오는 탱크 벌쳐에 셔틀에서 내린 템플러가 나리는 스톰
* 테란 대 테란
1. 임요환 대 이윤열 (신개마고원) - KTF EVER 온겜넷 프로리그 1R
앞마당에 촘촘히 박아놓았던 박서의 스파이더 마인에 나다의 골리앗 탱크가 피해를 보고
그 피해를 만회하기 위해 레이스를 모으는 나다, 그것을 예상하고 골리앗 추가하는 박서.
경기 시간도 짧고 계속 박서의 페이스로 흘러갔지만
요즘도 촘촘히 박아놓은 마인만 보면 그 경기가 생각난다는...-_-;;;
베스트 씬 - 앞마당 마인 -_-;;;
2. 최연성 대 이윤열 (신개마고원) - KTF EVER 온겜넷 프로리그 2R
나다를 꺾은 신인테란은 무조건 뜨더군요^^ 그 경기는 다들 명경기가 되고.
그 중에서도 특히 이 경기는 정말 잊혀지지 않는 경기가 되었죠.
초반부터 병력 피해를 입고 시작하는 나다, 멀티도 늦고 암울 모드이지만
꿋꿋이 버티는 가운데 나다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최연성의 퉁퉁포 탱크.
결국 나다는 배틀로 승부를 돌리려고 하지만, 정작 모인 배틀은 최연성 선수가 다수.
마지막 야마토 대결 이후 나다의 gggggggggggggggggggg...
또다른 짐승의 탄생이었죠^^ 오늘 경기도 정말 기대!!
베스트 씬 - 마지막 나다의 본진에서 벌어지는 배틀 대 배틀의 대결. 순간적으로 발사되는 야마토 건.
3. ??? 대 ???
이 자리는 비워두겠습니다...오늘 있을 이윤열 대 최연성 최대 5경기 안에
잊혀지지 않는 명승부가 하나 나오지 않을까요^^
베스트 씬은 아마도 양쪽 다 두 부대가 넘는 탱크의 퉁퉁포 대결 -_-;;;
* 저그 대 프로토스
1, 이재훈 대 성학승 (플레인즈 투 힐) - LIFEZONE KPGA 팀리그 4강 GO 대 Ktec 4경기
평소 저그에게 약하다는 평을 들어왔지만 실상은 전혀 약하지 않은 이재훈 선수,
평소 플토에게 약하다는 평을 들어왔지만 역시나 전혀 약하지 않은 성학승 선수,
8강에서 올킬을 해버린 성학승 선수가 이미 두 명을 셧아웃시킨 상태에서
이 경기만 잡으면 거의 올킬 분위기라고 흥분하시던 최상용 캐스터.
50분 동안 전투가 끊이지 않고, 질럿과 스톰이 난무하는 속에 달려드는 저글링 울트라
뮤탈 게릴라와 아슬아슬하게 지어지는 포톤캐논...정말 볼 수 있는 건 다 본 경기^^
베스트 씬 - 마지막 울링이 프로토스의 1시 멀티 넥서스를 파괴하자마자 나오는 GG.
패자의 독기 어린 표정과 승자의 질렸다는 표정.
2. 조용호 대 전태규 (플레인즈 투 힐) - LIFEZONE KPGA 팀리그 8강 SOUL 대 KOR 4경기
플레인즈 투 힐은 저그 대 프로토스 명경기가 정말 많군요^^
작년에도 전태규 대 강도경 경기가 미친 듯이 잼있었죠 -_-;;
조용호 선수는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프로토스 상대로는 정말 최극강인 듯...
전태규 선수도 엄청나게 잘 버텼지만 멀티가 계속 깨지는 바람에 병력이 모이지 않고
이 경기에서도 조용호 선수는 뮤탈 러커로 시간 꾸준히 끌어주다가 울링으로 마무리...
이 경기로 팀리그 첫 올킬이 완성되었죠^^
베스트 씬 - 1시 앞마당을 둘러싼 전투.넥서스 깨지고 또 짓고 깨지고 또 짓고...결국 깨지고.
3. 박경락 대 박정석 (노스탤지아) - 마이큐브배 OSL 3,4위전 4차전
초반 질럿으로 적잖이 피해를 주고 러커 견제를 뿌리치고 앞마당 가져가는 리치.
많은 미네랄을 바탕으로 막멀티보다는 저글링을 많이 생산해 준 전위.
(개인적으로는 탱크 벌쳐 조이기보다 더 싫어하는) 러커 연탄조이기를 뚫고 나오지만,
그 때 이미 전위는 가스 멀티마다 성큰을 5, 6개씩 박아놓은 상태.
커세어 아비터까지 모여서 중앙 진출을 시도하지만, 결국 11시 멀티가 파괴되면서 GG.
이 경기를 지면 박경락 선수 또 4위할뻔 했는데^^ 멋지게 이기시더군요.
베스트 씬 - 5시 멀티로 저그 방어병력이 몰려오자 자기 병력에 스테이시스 필드 걸어서
좁은 언덕길목을 막아버리는 리치의 재치있는 플레이.
* 저그 대 저그
1. 홍진호 대 박경락 (네오 비프로스트) - 파나소닉배 OSL 3,4위전 4차전
처음부터 계속 옐로우가 불리한 경기. 전위가 앞마당까지 가져가고 거의 승리한 듯 했으나
옐로우의 본진 뒷 언덕 숨김 저글링이 끊임없이 전위를 괴롭히고
앞마당과 본진까지 수비할 곳이 많아진 전위는 뮤탈 먼저 뽑고도 경기가 말리고...
나중에는 본진 멀티 드론 합해도 옐로우의 본진보다 적은 상황에 이르르고,
결국 저글링에 앞마당 밀리면서 GG.
저그 저그 전에서 나온 대역전극이죠^^ 옐로우의 저글링 컨트롤이란^^
베스트 씬 - 숨김 저글링...허겁지겁 돌아오는 저글링들.
2. 박신영 대 임정호 (짐레이너스 메모리) - MSL 마이너리그 D조 1경기
둘 다 상대 저글링에 엄청난 피해를 입고 끝까지 극도로 가난한 상태에서 경기 진행.
뮤탈이란 뮤탈은 전부 다 나오자마자 상대 스콜지에 격추되고 계속 저글링싸움.
결국 차분히 대처한 박신영 선수가 이긴 경기. 오랜만에 보는 가난한 저그 대 저그 경기.
베스트 씬 - 하나의 스콜지로 상대 스콜지 두 기를 잡아버리는 임정호 선수
3. 박경락 대 홍진호 (신개마고원) - 마이큐브배 OSL 8강 B조 1경기
그 동안 옐로우에게 끊임없이 패하기만 했던 전위.
이번에는 옐로우의 가스 러쉬에 당황하지 않고 배짱 좋게 앞마당을 바로 먹어버리고,
결국 그 자원을 바탕으로 승리. 끝까지 뮤탈은 보이지 않고^^
(이 두 선수 경기에서는 정말 뮤탈 보기가 힘든 것 같더군요^^)
베스트 씬 - 앞마당 언덕으로 돌아서 숨김 저글링이 본진으로 가지만...
이번에는 떡하니 본진을 지키고 있는 성큰 한 기.
* 프로토스 대 프로토스
1. 박정석 대 강민 (패러독스) - 마이큐브 OSL 4강 A조 2경기
프로토스 대 프로토스는 늘 같은 유닛만 나오고 지루하다는 불평들을 일거에 날려버린 경기.
커세어로 셔틀 견제하다가 캐리어로 전환하는 강민 선수,
그러나 난데없이 나타난 리치의 다크아콘에 그 캐리어들을 하나씩 빼앗기면서
(나중에는 스타게이트도 짓지 않은 박정석 선수가 3대의 캐리어를 몰고 다니기도)
결국 전략가로 변신한 박정석 선수의 승리!!
프로토스 대 프로토스 경기 중 가장 신선한 경기가 아니었을까요^^
베스트 씬 - 5시 미네랄 멀티 파괴를 위해 웹으로 포톤 덮고 리버를 내리는 강민 선수,
그 순간 리버 하나와 캐리어 하나를 마인드컨트롤로 빼앗아버린 박정석 선수.
2. 강민 대 박정석 (기요틴) - 마이큐브 OSL 4강 A조 5경기
기요틴 가로 방향, 초반 다크를 뽑은 강민 선수,
그러나 다크 들어오는 타이밍에 옵저버 떠서 다크를 쫓아내는 리치.
다크가 앞마당으로 가자 본진 병력이 잡으러 가고,
그 틈을 타서 본진 난입하는 다크 한 마리, 그리고 프로브 4킬.
불리하게 시작한 리치는 만회를 위해 회심의 다크 드라군 드랍...
앞마당 날리는데 성공하고 본진도 거의 날릴 뻔 했지만
단 한 번의 칼질이 모자라서!! 에너지 3 남고 옵저버를 토해낸 로보틱스 -_-;;;
결국 멀티에서 밀린 리치, GG 선언.
베스트 씬 - 단 한 번의 칼질이 모자랐던 그 장면.
3. ??? 대 ???
이 역시 남겨놓기로 하죠...왜냐하면 이번 일요일에 엄청난 명경기가 있을 예정(?)이니까요^^
박용욱 선수는 정말 악마스럽게도, 8강에서는 박서가 올라가길 바라는 수많은 팬들의
저주(?)에도 불구하고 재경기에서 박서를 격침시켰고,
4강에서는 같은 종족 결승전을 거부하는 수많은 팬들을 실망시키면서
결국은 결승전까지 오고 말았네요^^
강민 선수 역시 조지명식 때 이윤열 선수를 찍는 만행(?)을 저지르면서 KTF 팬들의 원성을 샀고,
역시나 나다가 올라가길 바랬던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아넣었으며,
황제의 재림을 꿈꾸던 팬들에게는 리버의 스캐럽으로 그 꿈들을 날려버리고,
올림픽 공원 플토 영웅의 부활을 꿈꾸던 팬들에게는 아쉬움을 선사했죠.
어렵게, 어렵게 결승 올라온 두 선수이니,
후회없이 하라, 멋진 경기 보여달라, 꼭 우승해라 이런 진부한 말은 안 할 테니,
부디 플토 대 플토 재미없다는 말 좀 쑥 들어가게 해주시길...(결국 같은 말이네요^^)
그리고 꼭, 꼭, 꼭, 꼭, 꼭, 5차전까지 가길 바랍니다. ^_^;;;
이상, 허접하지만 너무도 긴 글을 마칩니다. 아~ 지금 두 시간째 이것만 썼군요 ㅠ.ㅠ
저녁 먹고 테테전의 두 짐승이 거하게 붙을 야생(?)의 들판으로 날아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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