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3/10/24 00:03:03 |
Name |
칠렐레팔렐레 |
Subject |
[잡담]오늘 오니? 왔으면 좋겠다... |
오랜만에 글 올리네요...
#.1
전 대학을 남들보다 1년이나 늦게 졸업하고 또 6개월 가까이 놀다 얼마전에 취직을 했답니다.
그것도 아주 엄한 곳에서 뻘짓하는걸루요.
친구들은 다 선생님이라고 정신없는데 매일 툭하면 놀아달라고 조르고
아침에 일찍 안일어나도 된다고 말도 안되는 걸로 자랑하곤 했었는데
그랬던 시절이 까마득하게 느껴질 정도로 정말 정신없게 살고 있네요.
취직 첫날부터 답사 간다고 새벽 4시 반에 출근하고
아주 가볍게 이틀 밤새 주시고
토막잠은 기본에 느는건 눈치보기
그렇게도 싫어하던 커피와 담배가 없으면 살 수 없을거라 느껴질만치 딴 세상에 온 기분이에요.
나름대로 이쁨받던 딸래미였지만
취직한지 얼마 안되서 너무나도 바빠 엄마, 아빠 얼굴도 못보니
울엄마는 고이 고이 키운 딸 몸 상할까... 못된거 배울까... 걱정이 많으시네요 .
며칠 바빠 알콜 섭취를 안해줬더니 몸이 이상반응을 보여
오랜만에 일찍 끝난 날 쪼르르 신촌으로 달려가
레드락을 마시며 기뻐하고 집으로 오던 길.
엄마에게 문자가 왔어요.
"오늘 오니? 왔으면 좋겠다..."
남들은 일이 힘들어 때려칠까 고민하고
울컥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지 못해 구석에 쳐박혀 울었다던데
전 일이 힘들어서 눈물이 나는게 아니라
엄마의 저 문자 하나에 왈칵 눈물을 쏟았네요.
갑자기 집에 얼른 들어가서 울엄마 꼭 안아줘야겠다 생각이 드는 날이었어요.
#.2
가끔 아주 아주 간절하게 소망하는게 있어요.
바로 동네 친구죠.
초등학교 때부터 이사를 자주 다닌데다
저의 변화무쌍한 성격을 받아줄 친구가 없어서인지 늦은 시간에
슬리퍼 질질 끌고 머리 질끈 묶고 만나 야식으로 우동 한그릇 먹으며 스타 한 판 같이 해 줄
동네 친구가 너무나도 절절하게 있었으면 하네요.
그 소망 이루지 못해서 언제나 동생 꼬셔서 나가
동네를 휘젓고 다녔는데 동생이 담배를 홀랑 끊어버리고
술도 못하는데다 이제 면허까지 따서... 컥!
서로에게 격식 차리거나 갖추지 않고
그저 평범한 모습 그대로 만나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 의 여주인공 같다던 제 본모습을
보여줄 동네 친구 하나가 너무 그리운 날입니다.
저희 집에서 한빛팀 숙소 멀지 않으나
아마 그 분들께는 이뻐보이고 싶을테니... ㅠ.ㅠ
이 시간에 등심 구워먹다 말고 갑자기 생각나서 글 올립니다.
날 추운데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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