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니버스 스타리그를 시작으로해서,
지금의 마이큐브 온게임넷 스타리그 까지,
그 어떤 방송사, 그 어떤 리그의 경기를 보고 나서도 이런 기분은 느껴보질 못했던거 같다.
...
2001년 코카콜라배 스타리그 당시,
그의 모습을 처음 보고,
해설진들의 그에 대한 소개를 들으며,
"오~ 박용욱 선수 친구에~ 예선에 기욤을 이기고~ 오오~"
라면서 그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01년 스카이배 스타리그 당시,
사일런트 볼텍스에서의 vs Boxer 경기를 보고 나는 그의 팬까페 회원이 되었다.
지금 회원수 9만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정석동,
그 때 당시 회원은 1000명이 채 안되었던 걸로 기억을 한다.
2001 스카이배 스타리그 8강,
TheMarine의 한타에 무릎을 꿇었고,
Yellow와의 일전에서는 Best Manner를 보여주었지만 그 Best Manner가 그에게 승리를 가져다 주지는 못했다.
그리고 2002 네이트 스타리그 예선,
그의 안타까운 탈락 소식을 전해 들었으나,
새로이 도입되는 챌린지리그에 희망을 걸었었고,
그는 역시 챌린지리그 예선을 당당히 돌파하였다.
그러나 계속 되는 고난.
챌린지리그 충격의 2패.
하지만,
구원의 1승 후, 그는 재경기를 통해 듀얼토너먼트에 간신히 안착하였다.
처음 도입된 듀얼토너먼트,
Junior에게 1패를 당하며,
'아.. 결국..'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지만,
fOrU 와의 대전에서 기적적으로 부활,
Junior 와의 복수전에서 질럿4기로 단 한기의 질럿도 잃지 않으며 저글링 1부대 가량을 잡아내는 '예술'을 보여줬다.
그 결과는 차기 2002 스카이 스타리그 진출권 획득.
그 후, 그는 KPGA 3차리그와 2002 온게임넷 스카이 스타리그 에서 진정한 "영웅" 의 모습을 보여주며,
만인이 인정하는 "프로토스의 영웅" 이 되었다.
하지만, 영웅의 자리에 오른 것이 끝이 아니었다.
영웅의 칭호를 하사 받고...
그 이후....
파나소닉 스타리그 전패 탈락.
듀얼토너먼트 전패 탈락.
온게임넷 뿐만 아니라, 타방송사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슬럼프' 라는 소리를 듣기에 이르렀다.
계속 되는 부진...
길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러나 가을은 다시 오기 마련..!
순탄하지는 않았다.
결코 쉽지 않게, 아니 힘들게 힘들게,
그는 다시 챌린지리그와 듀얼토너먼트를 통해서
2003 마이큐브 스타리그에 올라선 것이다.
가을 만난 Reach,
마치 물 만난 물고기 처럼
"가을의 전설. 그 재현은 내가!!"
라고 하듯 16강, 8강에서 2승 1패를 거두며,
무사히 4강에 합류하였다.
그리고 기대 반 걱정 반.
기다렸던 Nal_rA 와의 진정한 진검승부.
한 경기, 한 경기
서로 서슬퍼런 칼날을 휘두르며,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다.
그러나 마지막 1합,
통한의 로보틱스 퍼실러티.. HP 3..
결국, 승리의 여신은 몽상가에게 미소를 보여주었다.
최후의 순간 즈음..
그의 충혈된 두 눈을 보니,
그 눈을 보는 나의 마음이 뭉클해져버린다.
그의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은 눈을 보며,
나도 눈물을 흘려버릴 것 같다.
그렇게까지 낙담하는 그의 모습을 처음 봤기 때문일까..
아니면 한 때의 얕은 친분 때문일까..
...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고작 그 따위" 게임에 시간을 허비한다고 말을 한다.
하지만, 한 사람을 이렇게도 감상적으로 만들어 버리는, 가슴 저리게 만들어 버리는,
(물론, 비단 한 사람 뿐만은 아닐 것이다.)
게임과 그 게임을 만들어내는 게이머에게 "고작 그 따위" 라는 수식어가 어울릴까?
당치 않은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