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3/10/17 20:12:24 |
Name |
김대선 |
Subject |
스타회고록 - 보고도 보지 못하리라. |
처음으로 PGR 에 본문을 쓰게 되었군요, 늘 pgr 을 방문 하면서도 제 시니컬한 성격 때문에 이야깃거리를 쉽게 못찾고 글쓰는것을 미뤄오던 중, 오늘 첫 글을 써보네요.
제 스타인생 속에서 쇼킹한 기억이 하나 있어 끄집어 내어봅니다.
때는 2001년 가을, 밤이 쌀쌀해질 무렵이었다. 그 무렵 한참 실력이 늘고 있던 나는, 길드 동료와 무탈컨트럴 연습을 하던 중이었다. 2부대의 무탈끼리 맏붙어 누가 이기느냐 연습하는 것이었다.
한참 연습에 빠져들던 중 내 눈을 밑을수 없는 일이 벌어졋다. 내가 나도 모르게 무탈컨을 환상적으로 하고 있는게 아닌가. 체력 적은 무탈, 앞에서 맞는 무탈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뒤로 슬쩍슬쩍 빠져가며 상대의 무탈을 유인하며 24kill vs 10kill 이라는 엄청난 차이로 승부를 이겨버렸다.
한마리씩 잡아 빼고, 전체적으로 딜레이를 이동으로 줄이는 정도는 해줄수 있었지만 동시다발적으로 여러마리의 무탈이 적절히 빠지면서 싸우는건 아직 내수준에는 무리였다. 놀라는 나보다 나의 연습상대가 더 놀라며 "형 방금 정말 아트였어" 라고 칭찬해준다.
혼자 "헛.. 연습에는 적이 없다더니 드디어 나도 고수가 되는건가" 하고 흐뭇한 미소를 짓는 찰나, 나의 무탈이 제멋대로 날아가서 적의 남은 병력과 본진 해처리를 박살내버린다. 나는 마우스를 클릭해서 무탈을 뒤로 돌리려 하였지만 내 무탈은 오로지 적을 섬멸하는데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순간 섬찟해진 나는 게임을 종료하고 나와서 마침 있던 길드의 플게머 모군에게 조언을 구한다 "헉 xx야, 나 이래저래 했어, 무탈이 내말을 안듣고, 자기 마음대로 싸우더라"
xx군은 나에게 축하한다며 원래 컨이 잘될때엔 무아지경 속에서 하게되는 법이라며 드디어 수준에 근접하는것 같다고 했다. 혼자 흐뭇한 마음이 든 나는 그날의 15시간의 플레이를 마치고 뿌듯한 마음에 웃으며 잠이 들었다.
그러나.. 난 새벽 5시경에 눈을 뜨고야 만것이다. 무언가 소음속에서 뜬 내 눈은 윈도우 시작화면으로 부셧고, 귓가에는 지금도 생생하게 윈도우 부팅화음이 들리고 있었다. 사태파악을 미쳐 하지 못하고 이게 무슨 영문인지 아직 이불을 덮어쓰고 잠을 더 청하던 나에게 갑자기 낮의 무탈 컨트럴 건이 생각나며 오싹함이 몰려왔다.
설마 착각이겠지 싶어, 집을 나와 친구집에서 하룻밤 자고 다시 돌아와보니 내 컴퓨터는 꺼져있었다.
두려운 마음 반으로 컴퓨터를 부팅시키며 배냇을 접속해보니 내가 모르던 뉴스가 배냇에서 떠돌고 있었다.
"xxx 알아? 그분 어제 사망하셨데.."
2001년 가을.. 게이머 모님의 사망으로 배냇이 어수선했던 한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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