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3/10/15 00:36:26 |
Name |
사나이짱이다 |
Subject |
[처녀글] 다시 스타로... |
스타를 처음 접하게 된 때는 아마 중학교 2학년 때였을것입니다.
그때 당시 스타크래프는 전국의 중고생을 상대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었습니다.
학교에서는 수업시간 쉬는시간 가릴것 없이 스타이야기로 가득찾고 아마 그무렵
게임방(PC방)이 전국의 교회수만큼(과장인가요?) 늘어나고있었죠.
친구의 권유로 아니, 친구들과의 대화에 선봉으로 참여하기 위해서 저도 스타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때 당시 저는 컴퓨터게임에 관한한 누구보다도 제 자신이 최고라고 믿고있었습니다.
어떠한 게임이든 누구보다 빠르게 익혀 나갔고 누구보다 잘했으며 이러한 자신감으로
'흥 게임이 다 거기서 거기지~' 라는 자기 착각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게임
에 곧 흥미를 잃었죠.
스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반친구들과 게임을 하면 거의다 이겼고 팀플을 하게되면
모두들 저와 같은편이 되려고 했습니다.
'역시 난 천재야!'
지금 생각해보면 우습지도 않은 자만으로 스타역시 곧 흥미를 잃고 그만두었습니다.
시간은 흘러 고등학교 2학년때.
포트리스와 디아블로에 흥미를 읽어갈때쯤 우연찮게 온게임넷을 보게 되었습니다.
스타를 하고 있더군요.
'허~ 스타네? 엥? 중계를 하고있네? 게임갖고 머하는거고? 하하~'(대구살아서사투리가..)
전 정말 스타리그를 우습게 생각했습니다. 게임을 중계하면서 해설을 한다니...
그러나 계속 스타리그를 보다보니까 제 표정은 어느덧 진지함과 긴장감으로 변해있었
습니다. 어느세 스타리그에 빠져있던 것이었죠.
무한아이스헌터가 아닌 이름모를 유한맵, 초반부터 끊이질 않는 혈투, 화려한 전략으로
물량을 제압하는 명승부, 피아노를 치는건지 게임을 하는건지 구분할수없는 손놀림등등
제가 그때까지 생각해오던 스타크래프트가 아니었습니다.
'아~ 정말 이 게임이 내가 알던 스타크래프트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후로 전 스타리그를 꼬박꼬박 챙겨 보았고 올해 대학교에 들어오면서 다시 본격적으로
스타를 하게 되었습니다.
친구의 권유로 pgr을 알게 되었고 스타리그와 pgr에서 얻은 지식을 활용하여 초보란 이름
표를 달고 배틀넷에서 많은 게임을 하였습니다.
처음엔 많이 졌지만 저의 스승이자 영원한 스파링 파트너의 도움으로 실력이 급속도로 늘
었습니다. 마침내 그 친구(west승률90%)의 저그를 노스텔지아에서 테란으로 이기기까지
했습니다. 그때당시 온게임넷에서는 노스텔지아는 임요환선수의 1승이 대저그전에서 테
란의 유일한 승리였죠. 그때 저는 또다시 착각에 빠졌습니다. 하하! 이제 난 안져!
전 테란으로 경기를 하였습니다. 저그에게는 절대! 진다는 생각이 안들었었고 플토상대
로는 임요환의 바카닉으로 쉽게쉽게 승리를 따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날은 이상하게도 게임이 안풀렸습니다.
계속해서 상대하기싫은 테란이 걸렸고 플토상대로는 바카닉이 통하질 않았습니다.
절대질수 없다고 생각하던 저그상대로도 저의 마린은 럴커의 밥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 쓰뎅!' 제 입에선 욕이 나왔고 계속해서 지는 경기를 하니까 스타가 하기 싫어졌
습니다. 다시 스타를 해도 게임 시작과 동시에
'또 질꺼같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곤 alt+F4를 눌러 버렸죠.
친구에게는
"야~ 스타 인제 잼엄따~ 나 이제 씨티(CTracer)한다~. 너도 인제 스타 그만할때
되지 않았냐?" 라고 말했습니다.
남과의 승부에서 패배많을 맛보는게 넘 화가나서 전 씨티를 했습니다. 무작정 달리고
돈을 벌어서 더 좋은 자동차를 사고 튜닝을 하고... 일주일동안 밤을 새워가며
윙풀튠(최고레벨이라고보면됨)을 했습니다. 그러나 뭔가가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그래... 스타다... 다시 스타로...'
그랬습니다. 씨티에는 그것들이 없었습니다.
1:1로 진행되는 게임(물론팀플도 있지만^^)
전적은 남지만 그 어떤 핸디캡도 없는 공평한 게임
잠시의 방심을 용납치 않는 심리전.
처음 시작하면 자신에게 주어진것은 일꾼 4마리와 본진
그러나 게임이 끝나면 오르가즘에 필적할수 있다는 그 짜릿한 승리감.
전 다시 스타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많이 지고 있습니다. 이제 겨우 웨스트 승률 40%죠.
그러나 게임에 져도 그렇게 기분이 나쁘질 않습니다.
지는 경기에서도 얻는게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기는 경기를 위해, 그 짜릿한 승리감을
위해 겪어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니 위안이 되더군요.
승리를 위한 그날까지! gg//gl~~
몇달동안 눈팅만 하다가 처음쓰는 글인데 사앙~당히 길어졌네요.
다 읽으신 분들 눈이 많이 아프실 겁니다. 죄송합니다.
처음쓰는 글이라 맞춤법과 pgr에 어울리지 않는 표현등 잘못된 부분이 많을 것입니다.
가볍에 충고해 주시면 닭게 받고 고쳐나아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pgr에 여러모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이.재.훈.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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