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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10/11 02:18:18
Name 안전제일
Subject 수줍은 러브레터를 위장한 검은 욕망의 표출!(승리를 기원합니다.)
12일 W.C.G.가 개막을 합니다.
많은 나라에서 많은 선수들이 우리나라를 찾아와, 서로 경쟁하고, 승리하고, 패배하는 일주일이 되겠군요.


제가 좋아하는 선수도 실은 거기에 출전을 한답니다.(비밀이었는데 아시는 분이 계셨는지 모르겠군요.^_^)
시드 결정전에서 떨어졌을 때 즈음 그 선수에게는 안 좋은 일이 겹쳤답니다.
탈락..탈락..탈락..
사실 온게임넷 공식 전적 상으로는 현재 5연패중이기도 하지요.^^;(스타리그 3패 듀얼 2패로.)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려고 해도 힘들어하는 그 선수가 보였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했지만 저도 속이 쓰렸습니다.
들려오는 갖가지 소리에 화도 나고 속도 상하고 괜히 억울하기도 하고. 꽤나 갑갑했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온라인 예선이 끝나고 다행히 통과한 그 선수를 보면서
'여기까지 만으로도 충분해. 더 이상은 바라지도 않는걸.'이라고 말하며 여유로운 마음인 척 오프라인 예선 현장을 찾았습니다.
(절대 올스타전 구경갔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세중으로 간게 아니에요..믿어주세요.)
늦은 탓에 이미 조추첨은 끝나있었고 선수들은 안에서 경기 중이었지요.
대진표를 살펴보니 첫 상대가 김정민 선수였습니다. 김정민 선수도 너무 좋아하는 선수라 안타깝긴 했습니다만
사람이라는 게 간사해서 요만큼이라도 마음이 큰 쪽으로 돌아서게 마련이더군요.^_^;
(정민 선수 미안해요~내 마음이 그거는 아닌데 그게 그렇더라구요. 이해하죠?)

첫 경기를 무사히 치르고 그 선수의 이름이 다음 대진에 쓰여질 때 왜 그렇게 기분이 좋던 지요.
경기들을 본 것도 아닌데 기차표 값이 아깝지 않더군요.으하하하
다른 리그 상황도 보고...팬서비스차원에서 중계를 해주는 경기들도 보고 식사도 하고..
이래저래 시간을 보내고 와보면 그 선수의 이름이 한 칸씩 올라가 있더군요.
머리에 꽃만 꽂으면 딱 어울릴 정도로 낄낄댔습니다.(그때 현장에 있으셨던 분이 계시다면 그 이상한 여자가 접니다.--;;)
시간이 많이 지나 '4강부터는 내일 하나보다..'싶어 발길을 돌리려는 찰나! 다행히 무대에서 경기를 한다는 방송이 나왔습니다.
나도현 선수와의 4강전이었지요. 이기면 국가대표, 지면 내일 3,4위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나름대로 귀한 딸인지라 당일 계획으로 올라온 자리여서 음흉하게 웃으며 그가 승리하기를 기원했습니다.
(주위 분들은 아마 저희 일행이 나도현 선수 팬 인줄 아셨을 지도 모릅니다.--;;앉다보니 나도현 선수 쪽이라. 열광적인 박수부대였습니다. 으하하하)

맵은 저그가 유리하다는 네오 레가시 오브 차이긴 했습니다만 같은 팀메이트를 만나 서로 너무 잘 알고 있을 것이 뻔하고 피로도 누적되어 있을 것인데..
상대는 어려서 기운찬 젊은이! 아니겠습니까.
그동안 그렇게 이뻐하던 나도현 선수의 페이스를 조금이라도 떨어뜨리고자 나선수의 등뒤에서 어두운 오오라를 뿜고 있었습니다. 으하하하
앞서 말씀드린 대로 본능적인 인간인지라 자제할 수가 없었습니다. ㅠ.ㅠ


집에 와서 올스타전 재방송을 보니 무려 '5드론에 핵 맞고' 이겼더군요.
그 선수도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를 진행하는 게 보이더군요.
저도 가벼운 마음으로 그 경기를 즐겼답니다.
심한 마음고생 후에 무언가를 이루어낸 그 선수의 얼굴에 제가 좋아하는 자신감이 비추었고
저도 오랜만에 가벼운 마음으로 그 선수의 경기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 다음 날에도 그 선수는 이겼고 당당히 1위로 국가대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좋은'뜻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내시더군요.
'흥행..' '성적..' '경험..'
솔직히 말해서 살짝 꼭지가 돌아버릴 정도로 화가 났었습니다.
우려보다는 격려가 더 필요하고 섣부른 예상보다는 기대와 믿음이 더 필요한 게 아닌가 싶었거든요.
그 선수가 실력이나 경험, 경력에 비해서 제 생각에는 아쉽게 평가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는데 그걸 옴팡 자극했다고나 할까요.
너무 억울하고 속상해서 처음으로 그 선수가 게임 외의 다른 활동을 하는 게 싫었습니다.
그 선수의 편하고 밝은 이미지 덕분에 많은 이들이 그를 함부로 하는 것 같았거든요.
뭐 그런 경향이 있던 없던 지금은 별 상관없지만 말입니다.
(실은 그 선수가 다른 활동을 잘하는 것도 그 선수를 제가 높게 평가하고 이렇게 좋아하는 큰 이유입니다.)
그런 섭섭함도 시간이 지나니까 은근한 오기가 되더군요.
'이미 선발됐는데 어쩔 꺼야. 흥!!'라는 식이랄까요.으하하하


12일이면 벌써 내일이군요.
국가 대표 선발전 이후 벌써 한달 여가 흘렀습니다.
맵은 모두 새로운 것으로 교체되었고 충분한 연습을 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우승을 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지요.
명경기를 펼칠 수도 있고 실망스러운 졸전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여유를 가지려고 해도 사람이 욕심이라는 게 끝이 없는지...
온라인 예선 통과하니까 국가대표 되었으면 싶더니..국가대표 되고 나니까 우승했으면 싶은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즉 앞의 두줄은 인사치레라는 거죠.--;;)

부담감을 가질지도 모르고 많이 긴장할지도 모릅니다.(안 가지고, 안 하는 게 더 이상한 일일까요?^^:)
잘해주리라 믿고 잘하는 모습을 보려고 합니다.
친구에게 녹화를 부탁하며 테이프도 손에 쥐어줬는걸요.^_^


실은 머릿속에 W.C.G.생각이 가득가득해서 다른 어떤 경기에도 관심이 안 가져지는군요. 이거 중증인가 봅니다.으하하하


그의 화려한 이력에 조금 더 빛을 보태줄 수상경력이 쌓이기를 바라면서...

강도경 파이팅!!

-----------------------------------------------------------------------
이런 엄청난 편애 글이라니! 쓰고나니 민망할 따름입니다.
다른 국가대표 선수들도 파이팅! 입니다!! 피파, 카스, 미솔로지, 워3, 헤일로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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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0/11 02:36
수정 아이콘
아하하하...검은 오라!!!! 너무 멋집니다. 저도 왠지 그 누군가의 뒤에서 검은 오라를 마구마구 내뿜어보고 싶어지는 그런 기분이 듭니다만....진짜 그러면 안되겠죠? 저는 강도경 선수야 말로 저그대마왕님이라고 영원히 믿기 때문에 좋은 성적내시리라 기대합니다.
그녀는~★
03/10/11 02:40
수정 아이콘
연*^^*님 동감입니다. 저도 누군가의 뒤에서 검은 오오~~~라를 날리고 싶습니다. 이번주 금요일에 말입니다. 결승가셔야할텐데..
못다한이야기
03/10/11 02:53
수정 아이콘
검은 오오라~ 라고 하니 스타크보다는 워크래프트가 생각나는군요..
그리고 그 정도면 꼭지 돌만 하십니다..^_^; 강도경 선수는 충분히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 선수죠. 이번엔 100% 실력과 약간의 운 +a로 꼭 좋은 성적 낼 거라 생각합니다. 이번 WCG는 한빛 선수 중 한 명이 우승하지 않을까.. 하는 그냥 개인적인 추측을 해 봅니다. 도경 선수 베르뜨랑 선수를 조심하세요..-_-;
indiabeggar
03/10/11 04:49
수정 아이콘
밑에 피투니님 글에도 그런 댓글이 있더군요. 국가대표감이 적어서 흥행이 안되는 것 같다고... 굉장히 슬퍼졌거든요. 그 글 보고. 하지만 안전제일님처럼, 또 저처럼 그를 응원하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웃게 만드시네요. ^_^
pooh~♡♥
03/10/11 04:58
수정 아이콘
전 어느 신문사인지 모르겠는데 이번에는 흥행,우승하기 힘들꺼라는 그런 펀글을 봤습니다..
어느 신문사인지 그 신문사를 찾아서 "김하나"한테 연락하고 싶더군요...

그 신문펀글에 꼬릿말 달아놨습니다. 조만간.....신문사 파악되면.."김하나"한테 바로 연락할껍니다..^^;;

WCG우승..꼭... 도경님이 하시리라..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안전제일님..우리 같이 검은 오로라를..~~~~~~~~~
미소가득
03/10/11 10:20
수정 아이콘
강도경 선수 정말 꼭 우승하셨음 좋겠습니다. 그가 대한민국 국가대표이기 때문이 아니라 강도경 선수이기 때문에 그의 우승을 기원합니다.
03/10/11 12:05
수정 아이콘
전... 이용범선수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안전제일
03/10/11 13:29
수정 아이콘
결승을 위해서 기력을 보충해두고있는 중입니다.-_-v
결승때 상대편쪽에 앉아서 선수 모니터를 노려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저일것같군요.
03/10/11 14:06
수정 아이콘
저희 검은 오라 결사대라도 꾸려볼까요...?
(아니...진짜로 그러면 안된다는 것 정도는 안다구요..아는데...아는데..)


사람의 마음이 너무 간사합니다.
머리로 아는 것과 가슴으로 응원하는 것이 다르죠.
스타를 재미있게 구경하는 것과 게임해보는 것이 다른데
이상하게 내가 게임하는 것보다도 흥분되며 지켜보게되니 말이죠.
전 제가 게임할땐, 검은 오라 따위는 만들어 내지도 못한단 말입니다.
사고뭉치
03/10/11 20:52
수정 아이콘
와! 언제나 안전제일님의 편애모드가 발동되면...
어쩜 내가 하고싶은 말을 이리도 잘 써놓으셨나 싶어서 깜짝! 놀래곤합니다. ^^;;
연*^^*님! 제가 잡무를 맡겠습니다! ^^*


강도경 선수!

당신을 언제나 믿고있습니다.
결과를 전혀 기대하지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 결과보다 앞서 바라는것은
강도경선수가 스스로 즐기는 경기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쫓기지도, 부담갖지도 말고
그냥 강도경 선수의 경기를 보여주시기를 말이죠.
대마왕의 경기를 볼 수 있는 것 만으로도 아주 행복합니다.
이 세상의 대부분의 행운이 대.마.왕.에게 비춰 지기를 기원합니다.

강도경 Fighting!!
(나머지 행운은 다른 한국 국가대표 선수 여러분께 돌아갔으면 좋겠군요. 역시 편애모드입니다. 하핫.. ^^;;;;;)



P.S. 댓글 하나를 다는 데도 너무 힘들군요. ^^;;
여러번 썻다 지웠다를 반복했습니다.
'이런말을 쓰면 혹시 부정은 타지않을까? 아냐. 이런말은 너무 약해! 아, 이건 또 너무 심하잖아... '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모니터앞에서 혼자 쇼를 한바탕했네요. ^^;;
하고싶은말이 너무 많은데.. 필력이 상당히 모자랍니다. ㅜ.ㅜ


오늘 큰 시험이 있었던지라, 팀리그 결승도 못봤는데요.
아직 결과를 확인하지않고 있지만,
어떤 글의 제목을 보니 제목만으로도 대충 짐작됩니다.
음... 기우이길 바라며.. 초조하게 재방송을 기다려봅니다. 에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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