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3/10/08 09:24:22 |
Name |
ColdCoffee |
Subject |
[단편] 뮤턴트 저글링 완결 |
여기까지 읽는 당신 !
여유와 인내가 무언지 아시는 군요...
존경합니다.
<뮤턴트 저글링 5>
찌르는 듯 한 햇빛에 눈이 부셔 깨어났다.
메딕은 이미 깨어나 있었다.
"깨어났구나... "
메딕의 껍질에 묻어있는 핏자국은 아직도 그대로다.
메딕이 나에게 뭔가 내밀었다.
"쿠르르... 뭐냐... "
"... 물이야"
"필요없다... 크으.. 나는... 밤동안 땅에서... 크르르.. 올라오는 물을 몸으로 마신다..."
"저글링은 어둠속에서 싸우지? 인간은 태양속에 살아가는 동물이야...
태양이 인간에게 힘을 주거든... 이제 난 괜찮아..."
그래도 메딕은 계속 물통을 내밀고 있었다.
출발은 해야 겠기에 할 수 없이 물을 받아 마셨다.
또다시 메딕을 등에 태우고 진지를 향했다.
어제보다는 생명력이 많이 회복되어서 조금 빨라졌다.
저기 저 멀리 포톤캐넌이 보인다.이제 다 왔다.
캐넌 진지에 가까이 다가가니 누군가가 나와있다. 전에 같이 정찰다녔던 질럿이다.
마중을 나왔나 보다.
서둘렀다.
가까이 다가가니 질럿이 묵직한 음성으로 말했다.
"거기 서라. 저글링."
"?"
"이제 너를 공격하겠다."
"크르르..."
"이제 너를 죽이겠다..."
"크으... 쿠르르... 왜... ?"
"우리는 적이기 때문이다."
그 말과 함께 질럿이 샤이언 검을 물질화했다.
질럿이 샤이언 검을 꺼내는 건 장난이 아니다.
메딕을 옆에 내리고 나도 손톱을 세웠다.
그래도 뭔가 물어보려는데 질럿이 몸을 날렸다.
나는 헌터킬러다.
질럿 한마리에게 죽을 수는 없다.
내 머리를 노리는 샤이언 검에 맞추어 나도 몸을 숙이고
도약하는 질럿의 옆구리로 몸을 낮게움츠려 발톱을 꽂아 넣었다.
질럿은 재빨리 옆으로 피하며 내 몸쪽으로 샤이언 검을 찔러왔다.
몸이 좀 무거웠다. 이건... 못 피한다... 나도 같이 찔러야 한다...
할 수 있을까 ? ...
갑자기 몸이 한쪽으로 확 밀리면서 푸욱 찔리는 소리가 들렸다.
눈앞에 흰 것이 있었다.
내 손톱은 빗나갔다.
샤이언 검은 정확히 찔렀다.
그러나 관통당한 것은 메딕이었다.
메딕이 날 밀치고는 자신은 피하지 못한 것이다.
질럿은 눈을 크게 뜨고 뒤로 물러서더니 움직임을 멈추었다.
나 또한 움직일 수 없었다.
메딕은 표정이 없었다.
한동안 침묵이 흐르고... 질럿에게 물었다.
"왜... 왜... ?"
"동맹은 깨어졌다. 더러운 배신자 캐리건에 의해..."
무표정한 얼굴의 질럿은 묵묵히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메딕의 관통당한 가슴에서 새하얀 우주복사이로 검붉은 피가 흘러나온다.
인간의 피는 진하구나.
우리 종족은 따뜻하고 축축한 크립위에만 있어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
크립위가 아니라도 조금씩 회복은 된다.
그러나 메딕은 지금 누워있다.
누워서 붉은 피를 흘리며 조금씩 죽어가고 있다.
나는 머리로 메딕의 몸을 태양쪽으로 떠밀었다.
왜 일어나지 않지?
왜 일어서서 태양속으로 가지 않는 거야?
태양이 인간에게 힘을 준다고 했잖아.
빨리 일어서서 태양쪽으로 가.
나는 이빨을 턱뼈속으로 집어넣고 메딕의 손을 물고 잡아당겼다.
손을 써서는 안된다.
자칫 잘 못하다간 날카로운 손톱이 메딕의 몸을 베어버릴 거다.
메딕이 힘없이 눈을 떴다.
내 입에서 손을 빼내더니 가만히 내 머리위에 얹었다.
"135야... 그만해... 난 이제 죽을거야..."
"... 으르르... 크르르르..."
어디로 가버렸는지 언어링크기가 없어서 울부짖는 소리밖엔 낼 수가 없다.
"이게 메딕의 운명인걸... 배신자에 알맞는 최후 이기도 하고..."
"...크륵.. 쿠르르..."
"...안녕 135... 슬픈 뮤턴트야..."
그리고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내 머리를 쓰다듬던 메딕의 손이 옆으로 힘없이 늘어졌다.
죽었나?
죽은 거야?
....
....
죽었다.
아름다운 것이 죽었다.
성스러운 어머니처럼 아름다운 것이 죽었다.
눈앞에 붉은 안개가 피어오른다.
온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나는 저글링이다.
성스러운 어머니의 명령에 눈앞의 적을 갈기갈기 찢으리라.
몸속을 휘감는 분노가 나의 힘이되고 종족의 번영을 위해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을 해치운다.
그리고... 나는 질럿을 향해 달렸다...
( The End )
사실 예전에 아파테이아 님의 소설을 읽고는 너무나 감동먹은 나머지 저두 흉내나 한번 내보고
싶어서 얼기설기 적어본 건데.... 에이... 역시 안되는 건 안되는 거군요....
신파조 글 무지무지 싫어하는데... 신파로 끝나네요...
읽어보니 이야기 넘어가는 것도 이상하고...
PGR 의 무지막강 내공의 작가님들께 존경을 표합니다.
저하곤 다른 세상에 사시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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