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3/10/08 09:16:07 |
Name |
ColdCoffee |
Subject |
[단편] 뮤턴트 저글링 2 |
참회의 마음으로 올립니다. ㅡㅡ;
<뮤턴트 저글링 2>
* * * * * * * * * * *
(오리가 족 최전방 포톤 진지)
이 곳 근처에는 크립이 없기 때문에 생명력이 재생되는 시간이 무척 오래걸린다.
정찰을 나가서 적들과 마주치기라도 할라치면 최대한 빨리 해치워야 한다.
이 곳으로 오기전에 동족의 진지에서는 가디언님을 만들기 위해 최대한 자원을 아끼던 중이었으므로
버로우 능력을 부여받지 않은 상태로 왔다.
크립이 없는 곳에서 상처를 치료하려면 아주 오랜시간동안 쉬어야 하므로
마주치는 적에게서 가능하면 공격을 덜 받고 끝장을 내어야 한다.
...
아프다...
어지럽다...
지금 내 자랑스런 손톱은 테란족의 아~주 아아아~~주 잽싼 뾰족빠른벌레의 금속을 꿰뚫느라 무척 닳아있다.
조금의 시간만 지나면 다시 날카롭게 재생되겠지만 웬지 손톱을 쳐다보니 기가 꺽이는 듯하다.
이렇게 날카로운 손톱은 우리 저글링들의 자랑이다.
특히 헌터킬러인 저글링들의 붉은기가 감도는 길고 예리한 손톱은 저 위대한 울트라리스크님의
카이저블레이드에 비견되고는 한다...
이번 정찰에서 야비한 테란의 뾰족빠른벌레를 둘이나 만났기 때문에 무척 힘들었다.
같이 나간 질럿들은 벌쳐라고 부르는 건데, 거기서 퉁퉁 튀어 나오는 애벌레에 맞고 나면
온몸이 퉁겨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히드라나 러커님 같은 경우는 그렇게까지 아파하는 것 같지는 않던데 나는 무척 아프다.
다른 저글링들도 아주 아파했던 것 같다.
같이 갔던 네발달린 네모캐넌이 뒤쪽을 막고 질럿과 내가 앞쪽에서 계속 피해다니며 한대 두대 때려서
겨우겨우 해치웠다. 질럿은 표시는 내지 않았지만 나처럼 가죽이 너저분해졌는데 (자존심이 센가부다.)
네모캐넌도 애벌레에 몇 대 맞았는데 전~~혀 아파 하지 않는 것 같았다.
왠지 등딱지에 나있는 동그랗고 커다란 눈알이 존경스럽다.
지금은 힘든 정찰에서 돌아와 나른한 몸을 오... 오... 오리... 프로토스 족의 어떤 사원계단에 기대어 쉬고 있다.
붉은 해가 저쪽 땅으로 떨어질 때까지 생명력이 회복될 건지 걱정스러워 우울해 하고 있는데
누가 뒤통수를 툭 치더니 눈 앞에 허연게 퍽~하고 떨어졌다. 몇 번 꼼지락 거리는 꼬락서니를 보니
마린처럼 생겼는데... 갑자기 열이 확 솟구치면서 손톱과 이빨을 세웠다. 근데 저렇게 하얀 마린도 있나?.
이제보니 메...메.... 메딕이다. 메딕이 머리통을 들다가 내 전투태세모습을 보고는
"이잇~"하는 이상한 소리를 내더니 다시 머리가 툭 떨어졌다.
엇 참... 코앞도 못보는지 내 머리통에 걸려 넘어져 놓고는 내 모습을 보고 놀래죽다니...
웃기는 유닛이네.
반짝거리는 눈알이 신기해보여서 다가서서 손톱으로 쿡쿡 찔러보았다.
근데 커다란 눈알안에 오종종하니 또 조그만 얼굴이 있었다.
어쩐지... 머리에 눈알밖에 없는 것이 좀 이상하다 했는데...
음... 진짜 머리는 성스러운 어머니와 비슷하게도 생긴 거같기도 하다.
눈을 뜨면 더 잘 알 수 있겠는데...
한참을 구경하고 있는데 사원에서 테푸리님이 나왔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아직도 테푸리님이 입을 열 때마다 몸이 좀 떨린다.
말을 하려는지 지지직을 하려는지 구분이 안된다.
얼마전에 사원 안에서 받은 말전달기계를 얼른 머리에 걸었다.
"해치지마랏! 헌터135. 이제부터 네가 정찰할 때마다 같이 다닐 메딕이다."
나는 얼른 손을 뗐다.
다행이다 이번에도 지지직은 아니구나...
그런데 머... 머시라굿! 이 영감탱이가 !
이렇게 앞도 못보고 쓰러지기나 하는 것과 어떻게 함께 정찰을 나가라구우~.
"메딕이란 건 살아 숨쉬는 것들의 생명력을 치료할 수가 있다. 질럿과 네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으응~ 그런거였어?
나중에 같이 정찰을 다니는 질럿에게 들었는데, 사르무슨 종족하고 테란군하고의 전투에서
테푸리가 지지직을 해서 마린을 다 죽이고, 다카~가 시즈탱크에 마... 마.. 마인드컨트롤을 걸려고 하는데
근처의 뾰족빠른 벌레가 슈와악 달려오는 걸 보고는 눈앞에 보이는 아무것에나 마법을 걸고 죽었다고 했다.
그 때 다카~의 눈에 보였던 건, 동료들이 모두 지지직에 당하고 혼자 살아남아 있던 메딕이었는데
이 메딕이 그 메딕이라고 했다. 그리고는 하는 말이, 다카~가 죽어가던 순간에 마인드컨트롤을 건 거라
좀 불완전하게 걸려서 신용할 수가 없다고 했다.
뭐어 원래가 테란이란 종족은 치사야비해서 믿을수가 있나?
싸움이란건 모름지기 서로 맞붙어 물고 뜯고 하는게 진짜 싸우는 거지...
테란처럼 보이지도 않는 데서 펑펑 때리는 게 무슨 싸움인가?
사실 프로토스도 슈~각 하는 섬찟한 소리로 죽죽 그어대는 다크테푸리가 있어서 고깝지만
이곳에서 그런 말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 정도는 알고있다.
혹시라도 옆에서 듣고 있을 지도 모르고...
...
며칠 정찰을 함께 다니다보니 메딕이란게 참 편리했다.
이제 뾰족빠른.. 아니 벌쳐를 만나도 별로 두려울게 없다.
에벌레를 맞으면 아픈건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좀 있으면 메딕이 지지징~ 뭔가로
비추면 싸아악 다 회복된다.
그 총 비슷한 것이 너무나 갖고 싶어서 좀 빌려달랠라구
가까이 다가가면 메딕은 멀찍이 달아난다.
그러고 보니 메딕은 나를 회복시켜 줄 때를 빼곤 내 근처로 오지 않는다.
테란이란건 정말 치사하구나 이렇게 좋은것두 자기들만 쓰구...
나중에 동족에게로 돌아갈 때 메딕을 죽이고 저 총을 가지고 가야겠다..
비리비리한게 몸통에다 한방만 쿡 쑤셔주면 쉽게 죽을거다.
한참 후에 질럿이 설명해 주었는데 메딕의 일리... 힐리? ... 힐링건은 메에...메디컬마나가
있어야 사용할 수 있어서 다른 유닛은 사용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음... 나중에 테푸리님한테 메딕을 나한테 달라고 하면 줄 지 모르겠다.
나는 요즘 매일같이 정찰을 나가고 있다.
전에는 가끔 정찰을 보내더니 메딕과 함께 다니고부터는 거의 매일 정찰을 다닌다.
질럿과 함께 다닐때는 내가 조금 앞에서 통쾌하게 뛰어다녔는데
메딕이 같이 나가고 부터는 이것이 왜이리도 느려터졌는지
속도가 붙어서 이제 좀 뛰어갈라구 하면 질럿이 중간중간에 멈춰서는 메딕이 따라오기까지 기다렸다.
생명력을 회복시켜줘서 편하기도 하지만 조금은 울화통이 치민다.
우리 저글링은 거친 전장에서 피바람을 날리며 달리는 자랑스런 유닛이다.
무슨 놈의 정찰이 이렇게 느려터졌단 말인가.
"크르르... 이번엔 메딕 정찰 안한다. 질럿,135 만 정찰한다."
고 말했다가 테푸리영감한테 잔소리만 들었다.
사원에서 나오면서 질럿도 한마디 했다.
"이제부터는 드라군과도 같이 다니지 않기때문에, 정찰하다가
적 레인지 유닛을 만나면 치고빠지기 전술에 당할 우려가 있다.
메딕이 반드시 필요하다. 저그."
우리가 언제 드라군하고 같이 정찰을 나갔다구...
드라군이 네발캐논인가 ?
네발캐논을 왜 드라군이라고 하지 ?
근데 한참을 생각해도 레인지라는 놈이 어떤놈인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 크윽. 레인지는 어떤놈이냐? 쿠엑..."
하고 물어보니 질럿의 다리가 휘청하더니 날 한참동안 쳐다봤다.
"..... 마린,탱크,드라군처럼 멀리서 공격하는 유닛을 레인지 어택 유닛이라고 한다.
너나 나처럼 붙어서 공격하는 것은 밀리어택이라고 한다.
... 너 이만 저쪽으로 가라. 저글링."
퍼억 !
"꾸에에엑~"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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