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상에서 알게 된 언니가 있습니다.
안 지는 한 1년? 조금 넘겼나.. 하는데,
그 언니가 대학을 서울로 오고, 제가 서울로 이사를 간 이후에는
심심하면 전화해서-_-;; 몇 번 만나고 전화도 하고 문자도 하고..
매일 투정부려도 잘 들어주는 고마운 언니인데,
어느날 언니와 엠에센으로 대화를 하다가,
갑자기 제 문자이야기에 댓글이 많이 달렸다 하더군요.
에? 해서 무슨 소리냐고 했더니, 재훈동에 가보랍니다.
재훈동에, 이런 글이 떡하니 올려져 있더군요.
웹상에서 알게된 동생이 있습니다.
알게 된지는 이제 일년이 조금 넘어가네요.
실제로 만나기도 몇번, 전화통화는 자주, 문자는 매일.
취미도 같고, 좋아하는 분류도 같아서 늘 한곳에서
모이게 되는 동생입니다.
새벽까지 엠에센으로 얘기를 하다가 오늘 시험이 있는데,
자고 일어나서 해야겠다며 모닝콜 해달라고 했었는데-
사실 진짜로 해달라는건 아니었습니다.
그때 시간이 새벽4시였는데 8시에 제가 전화를 받을수
있을리도, 동생녀석이 자습시간일텐데 걸수있을리도
없을거라고 생각 했었거든요.
9시가 다되어서 온 전화에는 늦게 전화해서 미안해하는
목소리가 담겨있었습니다. 자다 깬데다가 창문을 열어놓고
자는 바람에 조금 더 심해진 감기목소리에 걱정시킨줄도
모르고 응, 알았다- 하고 바로 끊어버렸습니다.
결국 전화받은후에도 다시 자다가 힘들게 일어나서 학교를
갔습니다. 시험 한시간을 앞두고 그앞강의시간에 공부한답시고
책을 보고 있는데 매너모드로 해둔 폰이 진동을 하더군요.
언니, 학교는 갔어? 아픈건 괜찮아?
문자 하나에 괜시리 웃어버렸습니다.
내가 애냐, 걱정하지마- 하고 답문을 보냈더니 이번에는
6시에 만날 수 있냐고 문자를 보내서는 뭐가 필요하냐고
물어옵니다.
엠에센닉에 아프다는 말을 올렸을때 연락도 없이 저희동네
지하철역에 도착해서는 나오라는 전화에 나갔더니만-
박카스와 감기약, 아스피린을 건네던 동생입니다.
감기걸렸다는 소리를 한 다음날 놀아달라고 징징대서 나갔더니
건네는 봉지에 들어있는건 감기약과 박카스, 그리고 지나가는
말로 오늘 술마시러간다고 한걸 기억했던지 파트너 한병.
필요한거 없다고 했더니만 감기에는 비타민이 필요한거라고,
콜라랑 과일을 사온답니다. 괜찮다고 그래도 못믿는다며-
얼마전에 만났을때 키위는 못먹는데 골드키위는 먹는다고 한
제말을 기억한건지 골드키위 사갈까?하고 문자가 왔습니다.
골드키위 비싸다며- 되었다, 끝내 거절하는 제게 그럼 아프지 말던가,
하고 온 문자에 교수님의 째림에도 하하- 하고 소리내 웃어버렸습니다.
집을 떠나와서 하숙을 하며 산다는 것이 조금은 외롭고,
아직은 제가 어려서인지 힘들때도 많곤 하지만.
이런 동생녀석의 문자하나에 참 행복해지고 힘을 얻곤 합니다.
맨날 구박만 하는데 오늘은 고맙다는 말,
쑥쓰럽지만 한번 건네봐야겠습니다. ^^
해준 건 아무 것도 없는데, 이런 식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언니에게,
정말로 눈물이 나올 정도로 감동해버렸습니다.
사람을 이런 식으로도 감동먹게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그저 놀랍고..
해준 거 하나도 없는데 저렇게 과대포장해서 써 준 언니한테 더 고맙고..
대략 재훈동분들 댓글에 행복하세요가 있어서 웃어버렸습니다.
평소 노는것처럼 투닥투닥 하는 저와 언니에게는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감동먹었다는 댓글들.. (그래서 웃었지요;) 뭐, 하지만 가슴은 따뜻해졌습니다^^
마음은 정말로, 전해지나 봅니다.
이런 일들이 있으니까요, 이런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괜시리 기분이 좋아서 자랑하려고 올려봅니다.
이 글이 올라간 지는 좀 되었는데 말이죠.
+) PGR 첫글입니다;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