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3/10/03 22:38:33 |
Name |
Narnia_narA |
Subject |
가림토의 계승자 강민? |
오늘 경기를 보면서.. 아니 지금까지의 강민 선수의 모든 경기들을 보면서 느끼는 점이지만 강민 선수의 전략, 전술적인 면이나 상상을 뛰어넘는 대담함은 분명 김동수 선수와 비슷한 면도 있지만 오히려 강민선수의 플레이는 김동수 선수의 가림토와는 뭔가 다른 차원의 것이라고 느껴집니다.
'왜일까요..?' 하고 곰곰히 생각을 해보면 딱히 뚜렸한 이유는 생각나지 않지만 제 나름대로 생각해보면 강민선수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전술은 1회성인 측면이 강합니다. 김동수 선수의 예전 경기를 보면 물론 창의적인 느낌이 강했지만 그 전략, 전술들을 다른 유저들이 사용하기엔 좀 무리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그전 상대로의 마인드나 테란전 상대시의 플레이도 김동수의 가림토와 강민의 날라토스는 전혀 딴판입니다. 저그전에서 김동수 선수는 말 그대로 농사꾼(?)의 우직한 힘을 보여주는 가운데 전략적인 요소를 추가하여 승리를 가져가는 방면 강민 선수는 그 동안 보지도 못했던 이상야릇한 플레이로 상대방을 압박한 후 자원의 우위를 가져가며 결국 승리를 가져가는 스타일입니다. 테란 전도 그렇습니다. 김동수 선수는 오히려 테란전에서 필살기성 전략, 전술을 많이 보여주고 그를 바탕으로 한 물량으로 승리를 따내는 반면, 강민선수는 이재훈 선수의 영향 때문인지 몰라도 테란전에서 물량 중심의 정석에 가까운 플레이를 하면서 거기에 전략을 추가하는 식입니다. 한마디로 선과 후가 다른 것 같습니다. 플플전이야 비슷한 점이 있겠지만 두 선수는 확실히 다른 면이 많습니다.
그리고 강민선수도 1회성 전략을 준비할 때가 있습니다만은 김동수 선수와 다른 좀 더 정교하고 세련된 무언가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우선 건물을 지을 때 그 위치를 보면 정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죠. 강민 선수 스스로가 언급했던 8시의 더블넥 캐논 위치나, 기요틴에서 2게이트의 입구막기 후 더블넥 전략, 홍진호 선수와의 개마고원 경기에서 보여주었던 리버+드라군 스타일, 예전 온겜 첼린지 리그에서 보여주었던 커세어+리버, 백영민 선수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배터리 사용 등 이런 여러 전략, 전술들은 누군가 생각했었을 수도 있고 실제 사용도 했었겠지만 다듬어지고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완성형'을 보여주는 점에서 본다면 강민 선수의 건물위치는 최상입니다. 그리고 이 '완성형' 전략들은 많은 선수들이 애용한다는 점에서 그는 김동수 선수의 가림토를 계승한다기 보다는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선구자의 의미가 강한 것 같습니다. 무림의 세계로 보자면 김동수, 박정석 선수가 소림무당의 제자로서 비전을 전수받으며 명문제자의 길을 걸어 것에 비해 강민선수는 구도자로서 한 때 무림의 세계를 떠났다가 다시 재출도하여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립하고 진검승부를 통해 스스로의 절학을 완성해 나가는 스타일이라고 할까요? ^^
따라서 강민 선수를 상대하는 선수들은 전혀 듣도 보도 못한 그의 스타일 파악이 어렵기에 더욱 신중을 기하게 되고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면이 많습니다. 다른 선수들이 진출하지 않는 타이밍에 진출하고, 다른 선수들이 테란전 정석 플레이를 할 때 더블넥을 하는 등 말이죠..
이제 박정석 선수와 플플전에서 경기를 펼치게 됩니다만 과연 말 그대로 물량과 정석을 대표하는 '정석 플토 박정석 선수'와 구도자로서 자신만의 스타세계를 확립하며 몽환류 비전의 신화를 창출해 가고 있는 강민 선수 중 누가 이기게 될까요?
제 생각에 지금 상황에서 임요환 선수가 탈락하고 박경락 선수가 플토 상대로 준결승을 치르게 된다면 플토 대 저그의 결승전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만 강민 선수라면 뭔가 색다른 경기를 보여줄 것 같습니다. 한 마디로 기대가 되는군요.. 전 강민 선수에 올인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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