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3/09/26 11:52:06 |
Name |
미남불패 |
Subject |
[레슨]당근 |
제 권유로 프로터스라는 험난한 비포장도로를 걷게된 친구와 대저그전 극복방법을 논합니다.
언덕위 럴커, 무탈 게릴라, 본진 히럴드랍, 가디언의 하템포토 히트&런등등 프로터스가 가장 짜증날만한 플레이에 농락당한 끝에 지고 나온 친구...
친구 : 나 프로터스 못하것네. 성질 배리것어.
나 : 그러다 보면 나중엔 '시련은 있어도 패배는 없게' 될날이 올걸세.
친구 : 프로터스는 인내의 종족인가? 어찌 막다가 끝나.
나 : 여유를 가지고 차분히 대처해서 공격들을 피해없이 막는게 중요하네. 그러면서 차츰차츰 병력을 모아야지. 자네 병력이 쌓이기 시작하면 상대한테 조바심을 이끌어 낼 수 있을걸세. 상대가 자네한테 짜증을 끌어 냈듯이 말이야.
친구 : 조바심이 난들 뭐하나. 저그는 온통 멀티 뜨고 돈이 썩어나는데 나는 꼴랑 본진하고 앞마당 뿐인데 어떻게 이겨.
나 : 마인드의 차이일세. 저그는 상황을 실제보다 낙관적으로 보고, 자네는 비관적으로 봤지. 실제 그렇게 쉴새없이 몰아치면서 모든 멀티 다 먹고 활성화까지 시키기는 쉽지 않네. 프로터스가 저그한테 초반외에 강할 타이밍이 안나온다는건 힘에서 밀리기 때문이 아닐세.
친구 : 응?
나 : 정면대결이 안되기 때문이야. 발빠른 저글링, 날아다니는 무탈, 안보이는 럴커... 이렇게 소수유닛의 기동성과 효율을 이용한 겐세이 플레이가 프로터스에게 러쉬타이밍을 안주는 걸세. 사이오닉스톰앞에 강력한 저그의 조합은 존재하지 않네. 서로 정면대결을 했을때 말이야.
친구 : 그렇군. 저그는 아주 비겁한 종족인거군.
나 : 에.. 뭐... 종족의 특성을 잘 활용한 플레이지 뭐. 그런데 말이야... 프로터스한테도 극초반 외에 한차례의 러쉬 타이밍이 있기는 하네.
친구 : 뭔가?
나 : 무슨 러쉬겠나?
친구&나 : 젤럿이지~!!
나 : 질럿의 초기 공격력은 16, 저글링 멧집은 35... 원래는 세번쑤셔야 죽지. 근데 질럿이 공1업이 되면 사시미 하나에 1씩 보태져서 18이 되네. 저그의 체력 회복치를 감안하더라도 두번에 죽게돼. 질럿 공1업해준것만으로 저글링상대할때의 효율이 1.5배이상 상승하는거지.
친구 : 대단하군.
나 : 빌드를 잘 선택하면 질럿 한부대정도 모였을때 공1업과 발업이 동시에 된다네. 그때 저그의 상황은 다수의 저글링과 성큰.. 럴커쪽을 선택했다면 히드라가 몇 있을것이고, 무탈을 선택했다면 아직 변태중일 공산이 크네. 저그가 멀티를 떴다는 가정하에 말이야.
친구 : 반격이 시작되는거군.
나 : 그렇지. 근데 상대가 히드라 다수를 모았다면 대략 난감하네. 정찰이 중요한거지. 저그가 정면대결을 안하고 치고 빠지니까 힘들다고 얘기 했었지?
친구 : 그랬지.
나 : 일단 정면대결을 유도할 수 만 있다면 저그는 단지 불구텅이에 뛰어드는 불나방일 뿐이네. 저그가 대규모 병력싸움을 못하고 겐세이로 프로터스의 힘을 깍으려는 것도 다 하템의 스톰이 무서워서거든.
친구 : 근데 어떻게 정면대결을 유도하지?
나 : 꾹 참고 한방을 터뜨리는거지. 본진에 태크건물 다 있는데 거기로 프로터스의 병력이 진출한다면 저그로선 겐세이고 나발이고 일단 막아야 할거 아닌가.
친구 : 그렇지.
나 : 드라마로 치면 반전의 시작일세. 계속 공격만 하면서 주도권을 잡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저그는 주도권을 내줬다는 필이 꽃히는 순간 심리적인 패닉상태에 빠지거든.
친구 : 오~~~
나 : 순수 병력만으론 저그를 압도하기 힘들지 몰라... 그런데 말도 안되게 프로터스가 승리할 수 있게 해주는 요인이 있다면 하이템플러일세. 치고 빠지는 병력 잡기는 힘들지 몰라도 싸우려고 달려드는 병력 사뿐히 즈려밟는건 매!우! 쉽지.
친구 : 그렇군... 자네 말을 들어보니 프로터스한테도 희망은 있는듯 허이.
나 : 실제 해보면 결코 녹록치 않다는걸 알게 될걸세. 한방을 터뜨릴때의 타이밍 잡기도 힘들거니와, 한방 병력을 모으는 것도 결코 순탄할수는 없거든.
친구 : 역시 그렇지?
나 : 하지만 실망할거 없네. 자네 '웨버의 법칙(Weber's law)'을 아나?
친구 : 그건 또 뭔가?
나 : 예전에 '어느 테란병사의 이야기'라는 소설에서 본건데... 상병 말호봉이 이등병을 갈굴려고 한대를 때렸다 치세.
친구 : 요즘은 구타는 커녕 욕도 못한다던데.
나 : 아따.. 그리 개판되기 이전의 군대서 그리 했다 치세.
친구 : 엉
나 : 근데 나중에 또 그 상병말호봉이 이등병에게 같은 갈굼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두대를 때려야 한다는 이론일세.
친구 : 상병애들 집합시켜놓고, 이등병 교육 똑바로 시키라고 하면 쉬울텐데..
나 : 흐미.. 군대에 비유한 내 죄지. 아무튼, 갈굼에 내성이 생긴다는 내 말뜻은 알겠지?
친구 : 엉.
나 : 저그의 겐세이도 갈굼과 마찬가질세. 오늘 이렇게 갈굼만 당하다가 졌지만 오늘 자네에게 늘어난 것은 패(敗)와, 짜증뿐만 아니라 겐세이에 대한 내성까지일세... 다음에도 또 이렇게 겐세이를 당한다면 조금은 더 여유있게 대응할 수 있는걸세. 오늘 처참하게 게임에 지며 가슴속에 응어리진것은 훗날 승리의 원동력이 될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
친구 : 훗~! 자네가 내 가슴속의 불꽃을 봤나 보군.
나 : 반딧불일세. 불도 아닌것이 불인줄 알지.
친구 : 켁~!!
친구에게 당근이 필요할 때입니다. 초보 프로터스가 저그를 상대하기는 정말 힘들죠.
좀더 쉬운 상대를 붙여줘야 겠습니다.
짜투리 하나. 웨버의 법칙을 심하게 망가뜨린거 여러 경제학도분에게 사죄드립니다.^^ 제대로된 웨버의 법칙을 알고 싶으신 분은 검색해서 찾아보세요. 저대로 알고 있다간 큰일납니다..^^
짜투리 둘. 어제 축제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황기'라고 우리가 술먹고도 못할일들을 맨정신으로 해내는 넘이 있는데 그넘과 몇몇 친구들과 주막에서 '술'을 먹었습니다.-언제나 그렇듯이 불알잔치... 황기란 넘이 서빙하는 아가씨(물론 대학생)를 잡아다가 '우리가 술도 많이 묵고 안주도 많이 시켰는디 걍 가믄 섭섭하지요이..'이러더니 우리 일행중에 누가 제일 잘생겼는지 찍어보라더군요. 스스로 무덤을 팠죠. 일행중에 잘생긴 애들이 많아서 저는 생각도 않고 있었는데 저를 찍더군요. 헤헤... 촛불이 가까이 있어서 조명발이 잘 받았나 봅니다. 덕분에 아직도 기분이 좋네요..^^ 저를 지목했던 그 이쁘장한 아가씨.. 국문과 02한번.. 그녀가 나를 지목할때.. 그녀의 네번째 손가락에는 커플링이 있었답니다..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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