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3/09/26 06:02:22 |
Name |
Promise |
Subject |
떨리는 마음으로 첫글을 적어봅니다. |
가입은 한참 전에 했는데 이제서야 글을 적게 되네요^^
제 간단한 소개를 하자면 21살 남자구요 고등학교를 졸업한뒤 자의반 타의반으로
호주라는 나라에 건너와 유학생으로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도피성 X, 집안 빵빵
X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여유로운 유학생이라 생각하시면 되요^^ )
더 쉽게 저를 기억하실 수 있게 한가지 저에 대해 추가로 말씀드리자면
일말의 기대 없이 그저 좋은 빌드를 나누고자 불독토스 글을 2달전 썼었던
사람입니다. 제가 손수 쓴 글이 인터넷이라는 문명의 이기를 타고 이리 저리
흐르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흐뭇한 감정을 느꼈더랍니다^^
제 소개로 첫글을 끝마치긴 뭐해서 부족하지만 제가 쓴 '첫사랑'에 관한 짧은
수필을 남길까 합니다. 이 게시판에서 활동하는 모든 분들에게 평안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앞으로^^
밑에 글이
경어체가 아니어도 이해하시길:)
첫사랑.
대부분의 이들은 태어나서 거의 예외 없이 여러번 "강도 높은" 이성(혹
은 동성일수도?:P) 향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그런 경험들중 첫번
째를 첫사랑이라고 일컫는다. 항상 뭐든지 처음것은 의미있고 잘 잊혀지
지 않는 법인데 이 첫사랑도 많은 이들에게 쉽게 잊지 못하고 살면서 상
당히 의미 있는 사건으로 기억된다.
지금 이글을 읽고 있는 이들 중에는
첫사랑과 행복하게 사귀고 있는 이들도 있을것이고
첫사랑과 헤어졌거나 고백했다가 거절당했거나 아직까지 고백하지
못하여 가슴 한켠에 아픈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도 있을것이다.
첫사랑 때문에 가슴 아파하는 이들중에는 특히 첫사랑을 아직까지
못 잊어 크나큰 심적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도 있을 줄로 안다.
나 역시도 남자친구가 있었던 여자애를 좋아하게 되어 기나긴 시간을
힘들게 보낸 적이 있었다. 6개월동안 그애에 대한 좋은 감정을 키우다
가 그 감정이 도저히 짊어지고 살아 갈 수 없는 크나큰 짐이 되었을때
그 짐을 한시라도 빨리 내려놓고 싶어서 성급하게 고백을 했었고, 보기
좋게, 아주 당연한 결과지만 거절을 당했었다. 그리고 거절감으로 인해
생긴 마음의 상처를 짊어 안고 또다른 6개월을 힘들게 보냈던 기억이
난다. 그로부터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이 흘러 지금까지 오게 됬다.
마음속의 상처?
뭐 완전히 치유됬다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지만 흔적만 덩그러니 남아
가끔 흔적을 들여다 볼때마다 내 머리속에 풋내 가득한 첫사랑의 추억
을 향한 여행길이 만들어진다.
나는 그 여행길의 첫발을 들이댈떄 마다 나도 모르게 아주 약간의 씁쓸
함이 담긴 여유로운 웃음을 짓게 된다.
'내가 그랬었지, 하하'
그 웃음은 순수하고 열정적이었고 여렸던 그때 내 모습에 대한 약간의
부끄러움과 은근한 그리움에서 비롯된 걸지도 모를 일이다.
그 웃음에서 씁슬한 맛이 배겨 나오는 이유는 아직도 첫사랑을 완전히
잊지 못하고 그리워 하고 있다는 증거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분명한것은 몹시 시렸던 상처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아물면서
아픔이 슬그머니 희미해져 가는것 같이 첫사랑을 추억할때마다 아펐던 추
억들보다는 아름다웠던-비록 혼자 연출해낸 상상에서 비롯된 것들이지
만-추억들이 긴 겨울이 지나고 새싹들이 자라나듯 머리속에서 아펐던
추억들을 밀어내고 새록새록 피어난다는 것이다.
이글을 읽고 있는 이들도 찬 바람에 냉냉해지고 갈라져 있을지 모르는
마음밭에 새싹이 돋아나고 분홍색 노란색 꽃들을 활짝 피었으면 하는
바램이 가득히 내 맘 안에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내 부족함을 채워줄 나의 반쪽에게 푹신푹신한 팔베
베게를 제공해주며 초롱초롱 빛나는 별들로 가득한 하늘 아래 풀밭에
누워 첫사랑의 추억을 조심스레 늘어놓으며 쑥스러운 웃음을 지을 날
을 기대하며... 부푼 가슴을 부여잡고 오늘도 나는 잠이 든다.
사랑을 은은하게 속삭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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