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3/09/22 23:19:09 |
Name |
김효경 |
Subject |
그래도 당신은 저의 영웅입니다 |
전 고등학교 2학년 1학기 때 공부를 위해서 스타를 접었습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친구들이랑 클랜이다 뭐다 꽤나 열심이었지만
(그래봤자 실력은 별로였습니다 래더랭킹 1000위 안에도 못 들었으니까요^^)
학생의 본분이란 것도 있었으니까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iTV에서 밤늦게 해주던 스타크래프트는 저를 흥분시켰고
투니버스에서 스타리그를 해 준다는 걸 알고서 케이블이 달린
친구네 집에 가끔 찾아가서 보는 열의 정도는 계속 남아 있었죠
그 때 전 아마도 변성철 선수의 팬이라고 하기엔 부족하지만 그의 플레이를 꽤 좋아했습니다
그의 기묘한 플레이와 공격적인 플레이에 반했었죠 제가 저그유저인 탓도 꽤 있었구요
그러다가 제가 새롭게 좋아하게 된 플레이어는 강도경 선수였습니다
그러니까 그 버로우 저글링 경기를 보고 나서 "이야아~"라는 탄성을 지르게 되었죠
그 뒤에도 강 선수의 경기를 볼 때마다 그 매력에 빠져들었죠^^
하나로 통신배는 아마 제가 강선수 팬이 된 가장 큰 계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지금도 라이벌이라고 꼽히는 최인규선수(그 때 최인규 선수는 정말 천재라고 느껴졌답니다)
그리고 당시 무적초인(!)이었던 기욤선수와의 대결들은 아직도 제 머리속에 남아있죠^^
그러다가 강도경 선수가 한빛팀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합빛 팀의 선수는 아시다시피 김동수 선수,강도경 선수,그리고 한 테란 유저...이었습니다
강도경 선수의 팀메이트란 걸 듣고 이런 테란도 있었나 했거든요...
뭐 그렇구나 하면서 지나가고...
전 01년도 초반에 학교생활이 바빠서 한빛배를 거의 못 봤거든요
(강도경 선수가 안 나온 탓도 있었고...-_-)
그러다가 우연히 장진남 선수 경기를 보게 되었습니다(코카배 때일겁니다)
그 테란유저가 나오더군요
맵은 극악의 맵 라그나록이었습니다-_-
전 당연히 진남 선수를 응원했습니다 맵도 불리하고 저그인데다가
제가 젤 좋아하는 유닛인 저글링을 정말 잘 쓰는 선수였으니까요
그런데 그 테란유저가 이겨버리더라구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전 그 선수가 싫지 않았습니다 아니 매료되었다고나 할까요
저글링과 성큰밭을 향해 과감히 돌진하는 마린들의 움직임에 말이죠
그 뭔가 어리버리(죄송합니다 그땐 느낌이 그랬어요-_-)해 보이는 선수가
이기고 나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그 모습이 참 좋더군요
한 번 관심이 생겨서일까 그 선수의 다음 경기들도 보았지만 재경기에서
바로 장진남 선수에게 복수당하고(-_-) 16강에서 아쉽게 떨어지더군요
그 선수는 이후 성적부진으로 인해 한빛팀을 나왔고 한 동안 보이지 않더군요
그렇게 그 선수가 제 기억 속에 사라져 갔습니다
그 선수가 다시 제눈에 띈 건 챌린지 리그 에서였습니다
저엉말 오랜만에 티비에서 보아서 반갑더군요
물론 그날도 졌습니다 제 기억엔 서지훈 선수 데뷔첫승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조금씩 그 선수의 팬이 되었나봅니다
그리고 KPGA4차리그 때,문준희란 신인 선수 소속이 어떤 팀이더군요
어떤 팀이지? 하는 궁금증에 pgr을 찾다 보니 홈피가 있었구요
들어가 봤는데 앗! 그 선수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운명이었나보죠^^
전 홈피에 가입하고 그 때부터 그 선수를 응원했습니다
대놓고 응원은 못 했지만,카페에서도 눈팅만 했지만,
전 열렬히 응원했습니다
그런데 그 선수가 성적이 안나 너무나 괴로워하시더군요
늦게나마 공부도 하고 게임도 하고 팀에 대한 고민도 많고... 아마 많이 힘드셨나봅니다
두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아쉽게도 모두 날려버렸고
듀얼에서마저 패배하면서 정말 수렁에 빠져버렸습니다
팀리그에서도 대들보였지만 계속 부진하고... 참 속상하더군요
팀리그 시작 전에도 팀리그 참가가 안 될까봐 자책하시던 그런 인간적인 선수였는데
왜이리 안되나 싶기두 하구요...(아시는 분들은 아실 겁니다)
그 선수가 오늘 까페에다 팀을 나온다는 글을 쓰셨더군요
그 동안 연습실 안 나간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설마 이렇게 될줄은 몰랐습니다
챌린지 리그에서도 군대 얘기가 나오자 우울했었는데
(저도 그 선수와 동갑이구 지금 군복무중이라 더더욱 와닿더라구요)
그 동안 얼마나 힘들어하셨을지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손짱 선수가 팀을 떠날 때 힘들어했을 텐데 자신이 떠나게 되었으니 오죽할까요
팀원들과 감독님에게 죄송스러운 마음도 크고 말입니다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그의 모습이 정말 절 찡하게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끝까지 그 선수를 응원할 겁니다
그 선수가 어느 팀에 있든지 언제든지 멀리서 계속 지켜 볼겁니다
그리고 그 선수가 좋은 성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축복받을 그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팀원들에게 사죄하는 길은 그것밖에 없으니까요
너무 기분이 우울해서 글이 길어졌네요
아무쪼록 그 선수가 심기일전해서 다음 시즌의 우승자가 되길 바랍니다
그 선수가 있던 팀도 계속 선전하시구요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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