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08/29 13:52:32
Name 2000HP마린
Subject 바둑과 스타의 차이?
몇몇 분들이 프로게이머와 프로기사들간의 비교글을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근데 각각의 프로들은 기풍상 유사점을 찾을 수 있을지 몰라도 게임 자체로 놓고 보면 전략게임이란걸 빼곤 바둑과 스타는 차이가 크죠.

전 그중에서 프로로서의 적합성에 대해 두 게임의 입장차이를 한번 말해 볼까 합니다.
일단 바둑은 상당히 오래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현재도 룰이 바뀌고 있고 앞으로도 상황에 따라 바뀔것 같읍니다. 덤이 4집반에서 5집반으로 그리고 또 다시 6집반으로 스타로 치면 일종의 발란스 조절이죠.

하지만 스타는 개발사의 공식입장이 계속 고수된다면 적어도 스타 2가 나오기 전까진 발란스 조절은 없어보입니다. 프로게임에 있어서 발란스는 상당히 미묘하고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래서 현재 스타의 경우는 맵을 가지고 발란스를 맞추고 있읍니다만 여기엔 한계가 느껴집니다.

단지 뛰어난 선수가 있다고 해서 프로가 활성화 될 수 있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제대로 된 프로 시스템이 뒷바침 되야죠. 제아무리 임요환, 이윤열 선수라고 해도 동네 PC방 대회만 전전했다면 지금의 명성을 얻을 수 없었을거고 또 억대 연봉자도 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런면에서 온게임넷은 뭐랄까 스타가 프로게임으로 자릴 잡을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줬다고 생각됩니다. 챌린지, 듀얼, 스타리그 그리고 잠실에서의 결승전... 똑같은 선수들의 경기라도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사람들에겐 다르게 인식되니까요.  그런면에서 엠비씨게임이 요번에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의 개념을 도입한걸 쌍수를 들고 환영합니다^^

근데 이런 경기외적인 면과 더불어 경기자체의 룰도 프로의 경운 아마추어와 입장이 틀립니다. 예를들어 농구의 경우 프로는 좀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와 스타플레이어들의 화려한 플레이를 위해 지역방어을 못하게 하죠. 그리고 어떤 프로스포츠던 경기룰에 관해선 리그를 주관하는 프로협회가 관장합니다. 야구의 경우 미국 메이저리그는 양 리그가 룰이 약간 틀립니다. 같은 스포츠라도 아마추어냐 프로냐 같은 프로라 하더라고 리그에 따리 약간씩 룰이 틀릴 수 있다는거죠.

하지만 스타는 게임개발사와 프로게임협회 또 게임방송사란 좀 특이한 관계가 형성되 있어서 이부분에 대해 다른 스포츠와 틀립니다. 프로게임협회가 게임룰의 변경이 필요함을 느껴도 알단 방송국측과 상의를 해야되고, 또 둘간의 협의가 완만히 이루어지더라고 게임개발사와 관계가 남아있읍니다. 개발사 입장은 현재 스타의 경우 프로리그의 지속 및 활성화와 거의 무관합니다. 이미 팔린 만큼 팔린 게임이고 발란스 패치를 한다고 해서 그게 수익에 연결되는게 아니니까요.

바로 이점이 스타가 프로게임으로써 갖고 있는 약점입니다. 스포츠가 대중화되고 파이가 커질라면 뭔가 괴물같은 플레이어가 나와야 합니다. 여기 피지알 식구들은 매니아 특성이 있어서 누가 이길지 모르는 그런 혼란스런 리그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지만(저도 춘축전국시대같은 요즘이 잼있읍니다) 타 스포츠의 경우를 보면 NBA는 조던이 불스군단을 이끌면서 6번 우승할때 가장 인기 있어고 요즘은 미국에서 농구보다도 골프의 시청율이 너 높다고 하던데 이렇게 된 것 역시 타이거 우즈라는 괴물이 있었기 때문이죠. 스타의 경운 임요환 선수가 이런 역활을 했다고 생각됩니다만 바둑과 비교해 볼때 황제로서 임팩트가 다소 약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

바둑의 경운 조훈연국수 그리고 이창호9단처럼 10년정도 부동의 일인자가 있읍니다.혹시 이런 얘길 특정선수를 밀어주자 이렇게 오해 하시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그런건 프로시스템을 망치는 지름길이죠. 제가 말하고 싶은건 운의 요소가 적고 발란스가 적절히 잡혀야 괴물이 나온다는 겁니다. 베네트랑 선수가 인터뷰에서 말한것처럼 우승자가 다음 대회 예선통과도 불투명한 게임은 프로로서 적합하지 않다는거죠. 물론 이변은 얼마든지 있읍니다. 타이거 우즈도 컷오프를 통과 못할때가 있으니까요. 근데 이변이 아닌 게임성격상 그런게 빈번할 수 밖에 없다면 그 게임은 프로로 자리 잡기에는 부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게임개발사 입장에서 프로리그는 게임을 론칭할땐 엄청난 홍보효과가 있읍니다. 전 워3가 이만큼 성공한데엔 스타리그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게임들과 비교해서 워3가 판매면에서 압승을 한건 게임자체도 우수했겠지만 스타로 인한 개발사의 인지도 및 후속작의 기대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며 이중 일부는 게임방속의 몫입니다.

전 블라자드가 스타2를 론칭하게 되면 좀 더 적극적으로 프로게임협회나 방송국이 나서서 5년간 프로리그에서 게임 발란스를 위해 패치를 한다던가 이런 종류의 약속을  단지 구두가 아닌 계약서상 공증될 수 있는 뭔가로 남겼으면 합니다.

약속이 있어서 이만 줄여야 겠네요. 그냥 한 스타리그 시청자로서 더욱 발전하길 바라는 바람에 몇자 적어봤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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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법칙
03/08/29 14:32
수정 아이콘
괴물론에 대해선 별로 찬성하고 싶지 않습니다.
임요환 선수의 경우엔 그때가 테란이 암울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그 암울하던 테란으로 해법을 발견하고 승승장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경기를 볼때는 절대적인 팬의 입장이 아니라면 약자를 응원하는 마음이 생기죠.
그 때문에 현재의 강민 선수도 각광받고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제 생각은 지금의 춘추전국이 훨씬 스타크래프트의 활성화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이길지 모르는 상황이 게임을 더욱 재밌게 만드는 요소죠.
in-extremis
03/08/29 14:39
수정 아이콘
바둑은 스타보다 훨씬 더 자유도가 큰 경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밸런스의 문제가 훨씬 적다고 봅니다. 일단 정해진 유닛의 정해진 공격방법이 있는 스타와는 달리 선수들의 손끝에서 다양한 공격방법과 창의적인 수순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밸런스조절상에서 스타나 기타 전략게임보단 훨씬 우위에 있다고 봅니다. 머랄까 마치 스타기획자들이 직접 게임을 만들면서 게임하는 느낌이죠. 다음 게임에는 또 다른 유닛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그런 게임말이죠.
다만 바둑 선수들의 발전 속도나 대세등을 고려하여 덤을 조절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in-extremis
03/08/29 14:48
수정 아이콘
사실 우리들이 너무 급한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해봅니다.
스타가 나온지 얼마나 됐습니까? 고작 몇년 사이에 이만큼 성장한 것은 개인적으로는 엄청난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로가 존재하는 다른 어떠한 종목도 이런 작은 기간에 이만한 성장한 경우를 본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아직도 단순한 오락의 한가지정도로 치부되는 인식이 스타리그의 성장을 막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인식의 문제라면 이는 다른 어떠한 노력보다 시간이 열쇠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인위적인 노력을 하지 말자는 말은 아니구요..^^
03/08/29 15:10
수정 아이콘
전 괴물론에 찬성입니다. 임요환 선수가 지금과 같은 스타리그계를 만드는데 상당한 일조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의도했든 하지 안했든 간에 프로게이머지만 공중파 CF, 야구선수와 게임 등 다른 분야에서 프로게이머 자체를 알리는데 많은 노력이 있었고, 그로 인해 소위 말하는 '파이'를 키우는데 한몫했따고 생각합니다. PgR 계시는 분들은 어느정도 스타리그와 프로게이머에 익숙한 분들입니다. 이런분들이 보기에는 지금과 같은 절대강자가 없는 스타리그가 재밌을겁니다. 누가 이길지 모르니까요. 하지만 스타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나... 제3자를 스타리그 판도로 끌어들여서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스타 플레이어'라는 존재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스타리그에 관심이 없던 사람이 갑자기 좋아지기는 힘듭니다. 어떤 계기가 필요합니다. 그걸 '스타 플레이어'들은 마련해줄수 있습니다.
Il Postino
03/08/29 15:31
수정 아이콘
쌈장과 BOXER사이의 아이콘 공백기를 생각하면 괴물론에 찬성하지 않을 수 없네요. 춘추전국시대를 즐기기에는 아직 파이가 부족하다고 생각됩니다.

발란스패치 권한이 있어야 한다는 데에는 동감은 하지만 두렵기도 하군요. 권한이 전혀 없는 현상황에서 PGR에서조차 발란스 문제로 가끔 심한 격론이 벌어 지는 데 만약 우리나라의 어느 단체나 회사가 그 권한을 받아 온다면.... 관계자분들은 정말 장수하시겠네요^^
하지만 필요성은 부정하지 않습니다.
김희성
03/08/29 19:10
수정 아이콘
바둑이란 게임이 특이하게 전기 우승자는 다음 대회 결승에 직행해 버리는 도전기 시스템(바둑계내에서도 이부분에 말이 많다고 들었습니다.)때문에 절대강자가 장수할 수 있는 시스템이죠. 바둑세계대회는 그런 보수적이 시스템이 아니라서 그런지 강자는 있어도(이창호,조훈현,유창혁..)절대강자는 없습니다.
바둑과 스타크의 사이클이 같다고 볼 수 없을때, 이미 괴물들은 있습니다. 임요환,이윤열,홍진호....
괴물론에 공감합니다만 사소한 부분에서 저완 차이점이 있네요. 스타의 임요환과 조단,타이거우즈랑 비교해서 저는 임요환정도의 스타크 내의 벨류면 농구의 조단이나 골프의 우즈정도는 될정도 라고 보거든요.
2000HP마린
03/08/29 20:33
수정 아이콘
그렇죠 사이클이 틀리다는거 이것도 적지 않은 변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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