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08/27 16:05:11
Name ijett
Subject [잡담] '보는' 스타크래프트 - 임테란의 힘?^^

얼마 전 청주 집엘 다녀왔습니다.
설 와서 공부(?)하느라 바쁜 탓에 꽤 오랜만에 온 집이라 그런지, 원래 맛있는 밥도 더 맛있는 거 같고, 원래 귀엽던 동생들도 더 귀엽게 보이고^^ 여하튼 이것저것 다 즐겁더군요.
게다가 늘 조그만 VOD 화면으로 봐야 했던 게임방송을 크고 생생한 TV화면으로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답니다 ^^

설거지 돕고 청소 돕고 왠만큼 할일 다 끝내고 나면, 방학숙제도 안 하고 판판이 놀고 있는 남동생 녀석과 같이 티비 앞에 앉아 게임방송을 보았습니다. 뭐, 대개는 재방송이니까, 저야 누구랑 누구가 어디에서 어떻게 붙은 게임인지 다 알면서(pgr21 덕에^^) 본 게 대부분이었는데요. 그래서 남동생과  "누나는 저거 누가 이겼는지 어떻게 다 알아? -_- "  그러면 "누나는 원래 초 천재인데다가 신통력이 있어서 다 알아 -_-+ " 라고 대답하곤 했습니다. ^^V

아이구 잡설이 길었네요^^. 짐작하셨겠지만 우리 집에서 스타크래프트를 실제로 할 줄 아는 사람은 저와 남동생 이렇게 둘입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제가 하도 집에서 임요환 임요환 노래를 부르니까 이름 정도는 알고, 게임방송이 나오면 저게 다른 게임이 아니라 스타크래프트구나 라고 알아보는 정도죠. 그나마 은근히 게임&무협광이신 아버지께서는 스타리그 전태규vs 김현진 경기에서 캐리어를 보시고는 "저게 뭐냐" 하시길래, 뭐라고 대답할까 하다가 "항공모함-_-; 인데요, 저기 파리-_-;; 같은 게 나가서 레이저를 쏴서 공격하는 거예요" 라고 했더니, 한참 있다가 화장실 다녀오셔서 "아까 항공모함 쓰던 사람이 이긴 거냐?" 라고 물으시더군요. ^^;;;

그런데 하루는 제가 늘 그랬듯이 남동생을 옆에 앉혀놓고 프로리그 플레이오프 ktf 대 동양 1차전 임테란 대 홍저그 경기 VOD를 보던 중이었는데, 게임에 전혀 관심없던 여동생이 오더니 옆에 앉더군요. 때는 이때다, 거짓말 약간 보태 전용준님만큼 오바하면서 이것저것 설명을 해 줬드랬죠.^^a 사람처럼 생긴 게 테란이고, 벌레처럼 생긴 게 저그인데... 저기 조그만 거 총쏘는 사람은 마린이고, 하얀 건-_-; 메딕이고.... 등등.

한참을 그러고 있었는데, 갑자기 게임에 완전히-_- 몰입해 있는 임테란이 클로즈업되더군요. 그러자 제가 침이 마르도록 백 마디를 설명해도 응, 응 하며 심드렁하게 듣던 여동생이 임테란 표정 한 번 보더니 돌연 진지해져서는 한 마디 하더군요.

" 저 사람이 임요환이야? 우와 진짜 무섭다. 진짜 게임 무섭게 한다."

그 다음부터는 워낙에 보면서도 믿을 수 없는 장면들의 연속인 데다가 해설자 두 분의 경악멘트가 계속 이어지다 보니까 동생도 저도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경기에 집중했습니다. 다 끝나고 나니까 동생이 임테란 진짜 무섭다고, 대단하다고, 근데 얼굴은 상대편 선수가 더 잘생긴 것 같다고 하고는(-_-;;;;;) 다른거 또 없냐고 하더군요^^ 신이 나서 스타리그 강민vs홍진호 경기를 보여줬습니다. 어떻게 하다보니 홍진호 선수가 진 경기만 보여준 셈이 돼버렸는데, 그래서인지 그 경기 보고 나서는 홍진호 선수 너무 불쌍하다고 하더군요. ㅠㅠ

다음날 제가 또 TV로 게임방송을 보고 있는데, 그때는 임테란 경기가 아니었습니다. 동생이 와서 보더니, '임요환 경기는 재밌었는데...' 하고는 가더군요. -_- 두고 봐라. 이 쪽에 제대로 빠지면 약도 없단다! 보는 재미를 알려면 멀었지.... ^^ 그러면서도 어쩔 수 없는 임테란 팬인지라 속으로는 대략 흐뭇했답니다. 그리고 좀 무섭기도 했습니다. 스타의 스 자도 제대로 모르는 제 동생에게도, '임테란 경기=재미있는 경기'라는 인상을, 물론 믿을 수 없는 컨트롤이 빛난 특별한 경기이긴 했지만, 그 단 한 경기로 심어줄 수 있었다는 사실이 말입니다.

어느 분의 글에서 "임요환은 방송을 안단 말이야!" 라는 표현을 읽은 기억이 나는군요.
임테란의 '숨겨진 2%' 는 바로 그 '방송을 안다'는 점이 아닐지, 문득 생각해 봤습니다.

비가 많이 오는군요. 비 조심하시고, 즐 PGR 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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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8/27 16:29
수정 아이콘
정말 임테란의 경기에는 무언가 사람을 끄는 힘이 있다고나 할까요?
예전 게임큐에서 임테란은 정말 오늘은 어떤걸로 날 경악하게 하고,
게시판을 마비시킬까? 라는 기대로 보기도 했죠..대단한 선수입니다.
앞으로도 나올수 없는 선수죠..
드론찌개
03/08/27 16:37
수정 아이콘
홍진호 선수 요즘 정말 잘생겨졌어요..
남자의로망은
03/08/27 17:33
수정 아이콘
홍진호 선수 성형 수술 -_-;; 했나요? 아, 박정석 선수도요 -_-aa. 여담이지만 최인규 선수 왤케 잘생겼읍니까 -_-+ 무슨 콧대가 모델도 아니고 -_-++ 거기에 턱선 하며.. -_-++ 모델로 나가셔도 될얼굴 ㅠㅠ
Daydreamer
03/08/27 17:50
수정 아이콘
잘생기긴 기욤 선수도 만만찮죠. ^^ 여담인데 사람이 카메라를 자주 만나게 되면 점점 더 잘 생겨지는 것 같네요.
David Cone
03/08/27 18:04
수정 아이콘
메이크업의 힘 -_- ++
카나타
03/08/27 18:27
수정 아이콘
윤정민선수도 진짜 잘생기셨죠..^^
03/08/27 18:34
수정 아이콘
도진광 선수가 진짜 사나이답게 생겼죠 ㅡ_ㅡㅋ
뜻모를헛소리
03/08/27 18:48
수정 아이콘
나도현 선수도 껴주세요.
난폭토끼
03/08/27 19:31
수정 아이콘
윤정민 선수는 모델 지망생(?) 이셨죠^^
저그가되어라~
03/08/27 19:49
수정 아이콘
예전에 정영주선수도.. 아주 잘생기셨던데^^
crazyzin
03/08/27 22:23
수정 아이콘
최인규선수는 네이트배시절이 가장 멋지다는 -0- 그당시 성적이 좋으셔서 더욱그런것같네요.
당시 3사방송사 모두나오셔서 4강이상에 들곤했죠.

요즘은 박정석선수..정말 남자답고 멋지더군요, 홍선수는 오른쪽 45도가 원츄
clonrainbow
03/08/28 01:46
수정 아이콘
으음; 최인규선수 네이트배에서 장미 받았던 때가 -_-)乃

흐흐..요즘은 그런 로망(?)은 볼수없어서 아쉽기도...
03/08/28 02:32
수정 아이콘
기욤선수는 요새 의류브랜드 모델로 활동 하신다고 어디서 들은거 같은데요. 프로게임계의 꽃미남층이 여성분들을 메가웹으로 많이 끌어들인것 같습니다.
[귀여운청년]
03/08/29 07:17
수정 아이콘
기욤 선수 모델하다가 망했다고 웃으면서 전에 얘기하던데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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