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3/08/23 19:21:51 |
Name |
모모링 |
Subject |
[잡담] 우리집에 폭탄플스2 오던날... |
작년 겨울이었습니다.
방학이라 저는 집에 내려와 있었습니다.
하루는 친구들을 만나고 이래저래 수다를 떨다
늦은 시간에 귀가를 하게 되었습니다.
다녀왔습니다~ 하고 인사하고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엄마가 부르시더라구요.
너한테 이상한 소포가 왔는데 뭔지 몰라서 못뜯어 보고 있다고....
이상한소포? 그게 모야?
하며 봤더니 뭔가 큰 소포가... 앞에는 "취급주의"라는 스티커까지...
들어봤는데 꽤 무겁더라구요.
보낸사람 주소가 적혀있긴 한데...
뭔가 엄청 갈겨쓴 알아보지도 못하는 지렁이들이 꿈틀꿈틀...-_-a
받는사람 주소는 정확히 제이름에, 저희집 주소가 확실히 적혀있었습니다.
뭐지? 몰까? 모지...????
저는 "근데 왜 안뜯어봤어? 궁금하지도 않나-_-" 하며 포장을 뜯으려는데!
"야!!! 뜯지마!!!"
엄마가 소리를 빽 질렀습니다.
"왜???"
"넌 뉴스도 안보냐?"
-_-? 아항....
그때가 cj 엔터테인먼트 사장인지 회장님인지 택배 테러사건이 있고난 직후였습니다.
"으흐.. 그럼 엄마는 이게 폭발물이라는 거야? 푸하하항"
웃어넘겼지만... 갑자기 손이 떨려 못뜯겠더라구요.
"아냐... 취급주의라고 적혀있잖아... 너 열었다가 터지면 어떡할라 그러니?"
"그그런가.... 그럼 어떡해! 뭔지 궁금해 죽겠는데!"
"엄마는 이거 받고 다섯시간동안 궁금했다-_-+"
"엄마... 혹시 카드빛있어?"
"맞는다"
"엑... 그럼 아빠~ 아빠 혹시 회사직원들한테 뭐 원한살일 한적있어?"
.... 바로 후회했습니다.
아빠회사엔 직원이 한명밖에 없었기 때문이죠-_-a
가만히 계시던 아빠가 입을 여셨습니다.
"그거.... 홈쇼핑에서 잘못 배달온거 아니냐"
"근데 왜 내이름이 찍혀있어-_-; 이상하잖아~"
묵직한 갈색 소포를 가운데다 두고 한참 침묵이 흘렀습니다....
너무 궁금한 나머지 혼이 하늘하늘 날아갈 지경이 된 저는
소포에 다시 손을 댔습니다. 찌이이익... 종이를 조금 찢었습니다.
엄마는 진짜루 홈쇼핑에서 잘못 배달온거면 어떡하냐며
물건 개봉했다고 환불도 안된다 그러면 어쩌냐며
옆에서 모라모라 하셨습니다.
"몰라! 내이름으로 왔으니까 내꺼지~ 몰라몰라몰라"
확! 다 찢었습니다.
헉 이게 모다냐... 파란박스네+_+ 플레이.. 스테이션?
플스2박스였습니다.
이건 함정??? 평소에 코난과 김전일을 자주 봐서인지...
이상한 생각이 잠시 머리를 스쳐지나갔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벌써 5미터 너머에서 여차하면 뛸 포즈로 저를 바라보고 계시더군요-_-
저는 배신감에 몸을떨며 그냥 박스를 확 개봉해 버렸습니다.
뭐가 들어있었냐구요?
당연히 플스2가 들어있었죠.
엄마는 이거 너 남자친구가 우리집에 몇번 가져왔던 오락기 아니냐며 물으시더군요.
(남자친구가 종종 책가방에 플스를 넣어와서 자주 했었습니다)
응 맞긴 맞는데.... 이게 왜 나한테 온거지???
메모 한장 없었습니다. 어디서, 누가, 왜 보낸건지.
소포 포장의 그 지렁이 글씨를 필사적으로 해독해서 알아본 결과,
당첨 됐다가 못갔던 푸마 스노우보드 캠프에서 보내줬다는걸 알게되었죠~
이상하죠? 캠프는 제가 돈이 없어서 못간건데 그렇다고 플스2를 보내주다니;;
평소에 푸마에서 산 운동화며 가방이며 티며 바지, 다 보상받은 듯한 기분~
어쨌든 지금 그 플스는 잘~ 쓰고 있답니다.
(몇번 팔릴뻔한 위기가 있었지만. 가끔 돈이 궁할때 제일 먼저 생각 나더라구요-_-a)
덧: 온겜넷에서도 자주 선전하는 천주3 정말 재밌더군요>.<
덧2: 데뷔글은 언제나 떨리지만 pgr은 더욱더 떨리네요 많이 이뻐해주세요^^
덧3: 프로리그 결승전 볼려구 내일 있을 시험공부 다 팽개치고 달려왔더니...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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