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맵디자이너 Rose.of.Dream. 변종석입니다...
댓글을 남겼어야 하는데, 타이밍을 놓쳐서 이렇게 따로 글을 써봅니다. -_-; 요즘 이래 저래 어리 버리한 일이 많이 생겨서 상당히 낭패를
보고 있는 중이지요. 이제야 정신 차리고 다시 하나 하나 되돌아보고
있는 중이랍니다. 어느덧 군생활도 10개월이 남게 되었네요. 혹자는
저를 '방산'이나 '공익'으로 알고 있던데, 절대 그런 건 아닙니다. 현역이긴 한데, 아주 특별한 현역이라는 것만 알아주시길... -_-; 더 자세한 것은 국가기밀이기에... ^^
우선 "함온스 공식맵"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드리지요. '함께하는 온게임넷 스타리그' 카페에서는 1년에 두 차례씩 아마추어 맵 디자이너
분들을 상대로 맵공모전을 열고 있으며 그 곳에서 입상한 세 개의 맵과 제가 제작한 한 개의 맵을 포함해서 카페에서 진행하는 일련의 게임관련 행사에 공식맵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번에 Altair님께서
공개하신 맵들은 2회 맵공모전에서 1, 2, 3위를 차지한 작품을 제가 수정한 것과 제가 따로 제작한 1개의 맵인데요. 상당히 수준이 높고 맵의 완성도도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이 맵들은 1.0버전으로 수정을
완료해서 함온스 하반기 공식맵으로 활용할 생각인데요. 제가 손을
못 대는 바람에 1.0버전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조만간 1.0버전이 공개될 예정이죠.
제가 제작한 한 개의 맵은 '메소포타미아'입니다. 참고로 상반기 때는
'글래시얼 이포크'처럼 2+2형태의 맵인 '아베마리아'를 내놓았고 함온스를 상대로는 두 번째 선보이는 맵인데요. 설명 드린 것처럼 일종의
'실험'이며, 경기의 운용도가 있는지... 즉 독특한 경기 흐름이 나온다면 같은 포맷을 충분히 방송용맵으로 활용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기
때문에 함온스를 상대로 테스트 해보고 싶었던 겁니다. 마찬가지로
기회가 된다면 'PGR대회'에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드네요. 많은 설명이 필요하겠지만, 일단 "섬맵"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듭니다. 초반에 저그가 앞마당을 먹기 위해 드론을 다섯이나 붙이는 것은 상당히 부담이 되죠. 다만 후반으로 가서 굳이 수송선 없이 멀티를 먹을 수 있고, 그 때부터는 지상전 양상이 될 수 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메소포타미아'에서 생각했던 싸움의 구도 같은 것도
설명을 한 번 드리지요.
이어서 '패러독스'에 대한 공방-_-;에 대해서 조금 말씀을 드리도록
하죠. 늘 새로운 맵이 도입되고 그 맵에서 한 종족이 힘도 못 써보고
지는 경기가 발생하면 맵 밸런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마련입니다. '특정종족 죽이는 맵'이라고 하면서 지난 올림푸스 때는 토스가 와~ 하고 일어섰으며... 이 번 시즌에는 저그가 와~ 하고 일어선 상태인데요. -_-; 아직 달랑 두 경기밖에 안 했습니다. 그리고 저그가 힘들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쨌든 현재 스코어는 1:1이죠. 다만 저그가 진 한
경기가 섬맵에서 아주 전형적인 형태로 토스가 저그를 잡는 경기여서
저그 유저들이 완전섬맵에 대한 악몽을 떠올린 듯 싶습니다.
온게임넷은 완전섬맵의 불안정한 종족밸런스를 없애기 위해 반섬맵이라는 장르를 도입했고, 한동안 '그래도 방송용은 반섬맵'이라는 기본 개념이 강했기 때문에 2년여간을 반섬맵으로 리그를 진행했습니다. (물론 발할라와 포비든 사이에 크림슨 아일스가 한 번 끼어있긴
하지만요. ^^a) 하지만 반섬맵은 점점 섬맵이 해야할 역할을 해내지
못 했고, 단순히 테크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의 지상전 양상으로
변해갔습니다. 그러한 고민이 있는 가운데 지난 시즌에는 섬형태의
맵이 아예 빠지는 유일한 시즌이 진행되었는데요. 시도는 좋았는데
시기적으로 토스라는 종족 자체가 암울모드로 가는 또 다른 증폭제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았습니다. 그래서 이 번 시즌에는 완전섬맵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아주 색다른 경기양상을 보일 수 있는 맵을 도입했으며, 그 맵이 바로 "Paradoxxx"입니다.
하지만 늘 그랬듯이 맵 초기에는 그와 유사한 맵에서의 경기 양상을
많이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기요틴은 헌터스와 인큐버스에서 하듯이
선수들이 적응을 했고, 노스텔지어는 라이벌리와 비슷하게 경기를 하면서 맵에 적응해 갔죠. 하지만 지금은 기요틴은 기요틴만의 게임 구도가 있고 노스텔지어는 노스텔지어만의 게임 구도가 있습니다. 패러독스도 마찬가지로 초기에는 완전섬맵이니까 완전섬맵 형태의 맵과
비슷한 구도로 게임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서 선수들은 맵에 적응해 가고, 이 맵은 일반적인 완전섬맵과 다르기
때문에 다른 전략과 전술을 동원하게 되죠. 그것이 새로운 맵이 주는
재미인 것 같습니다. 저그 유저들 약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패러독스도 단순한 맵이 아니죠. 충분히 극복해 낼 수 있다고 믿고, 그 극복해
내는 모습이 바로 스타리그를 보는 이유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단순히 아주 밸런스가 공평한 맵에서 순수 실력만을 겨루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악조건이 있다면 악조건 속에서도 이길 수 있고,
끝내는 그것이 더 이상 악조건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도 있겠죠.
당장 지난 시즌에 도입된 두 개의 맵을 떠올려 보죠. 우선 기요틴은 신문에도 '테란의 무덤 기요틴'이라고 나왔습니다. -_-; (올림푸스 16강
임요환 선수 대 이재훈 선수 경기 내용 중) 그런데 기요틴에서의 지금
테란 대 저그는 어제 있었던 이윤열 선수와 홍진호 선수의 경기를 포함해서 8:11로 저그가 약간 앞선 상태라고 생각이 듭니다. 8:11이라는
것은 아주 공정한 밸런스다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테란이 죽어나는 맵이라고 볼 수는 없죠. 기요틴 초기에는 테란 유저들이 해법을 못 찾아서 전진 투 배럭스 후 치즈러쉬, 아주 노골적인 벙커링, 배럭스 날리기 등 각종 엽기를 동원하다가 경기를 그르쳤는데요. 그러다가 저그 상대로 메카닉, 삼배럭 불꽃 등의 전술을 이용해서 많이 따라간 상태입니다. 순수하게 맵만 보고 종족 밸런스를 논해보면 경기를 100이라고 봤을 때, 초반 40 정도까지는 테란이 할 만하고 후반 60
정도는 저그가 할만한 맵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할
만한 정도지 무조건 이긴다는 것은 아니죠.
노스텔지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토스 대 저그를 생각해 보죠. 노스텔지어 제작 초기부터 가장 걱정되는 밸런스가 바로 토스 대 저그였습니다. 몇 가지 토스가 해볼만한 조건도 있었지만 전체 맵의 구성상
토스가 상당히 힘들 거라는 예상이 있었고, 그 예상은 정확했습니다.
-_-; 0:5까지 토스가 힘도 못 쓴 적이 있고, 그 후 전태규 선수가 프로리그에서 저그를 상대로 아주 신들린 듯한 플레이로 경기를 잡아내면서 1:5가 되었지만 그 후 또 내리 두 판을 내주면서 가장 밸런스가 무너졌을 때는 1:7이 되었을 때였습니다. 이 때는 엄재경 해설위원께서도 해설 중에 '토스가 힘들긴 힘드네요.'라는 말까지 했었죠. (박정석
선수의 경기로 기억하는데 아주 잘 싸웠는데도 경기를 내주는 모습을
보고...) 하지만 그 후 토스는 캐논 바르기, 리버의 적극적인 활용, 꿈꾸는 드라군 등의 전략을 내보이며 저그를 압도해 나갔고, 결국 9연승을 해버리면서 지금 스코어는 7:10으로 오히려 토스가 앞서고 있는 상태입니다. 물론 맵만 보면 저그가 좋은 게 사실이죠. 하지만 모든지 해법은 있다는 겁니다. 제 예상으로는 '가을이 지나고' 맵의 후반으로 갈수록 저그가 조금 더 토스를 앞설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맵이
최종 데이터 역시 저그가 토스를 상대로는 약간 앞서는 스코어가 나올 거라 생각이 드네요.
다시 패러독스로 돌아가면, 충분히 해법은 있습니다. 아무리 저그가
엽기를 쓰기 힘든 종족이고 전술의 변화에서는 유연하지 못 한 측면이 있지만, 본진 투 가스 미네랄 열 네 덩이는 저그에게도 활용할 수
있는 전술을 아주 넓혀주게 됩니다. 어제 경기에서 엄재경 해설위원께서 말씀하시고자 한 부분은 맵만 보았을 때는 저그가 힘든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을 극복해 내는 정도에 중점을 둔 것 같았습니다.
늘 그랬듯이 한 종족이 특정맵에서 힘을 못 쓰면 늘 그 종족이 사용할
수 있는 맵의 좋은 점등을 계속 강조하면서 여러 가지 전략을 유도해
냈거든요. 이 번에도 그런 느낌으로 해설하셨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제 겨우 두 경기입니다. 조금 더 지켜보시고, 결국 저그가
정말 힘도 못 쓰고 계속 지게 되면 그 때는 맵 자체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해봐야겠죠. 지금 당장은 시즌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무책임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선수들에게 해답을 요구하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PGR 대회' 공식맵에 대한 제 의견을 몇 가지 드리도록 하죠. 항즐이님께서 남기신 글과 회원분들의 댓글 그리고 개인적으로
Altair님과의 통화를 해보면서 여러 가지로 고민을 해봤습니다. 지난 1차와 2차를 보면 테스트 중인 맵을 사용했고, 결국 사용된 그 맵들이
수정을 통해서 방송용으로 나갔는데요. PGR대회는 그런 맛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 실험적인 맵을 고수들 사이에서 테스트 해볼 수 있는
기회이죠. 그렇다고 주객이 전도되어 대회가 죽고 맵테스트에 관심이
가게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방송용으로 사용될 맵이 아니다 하더라도 포맷 자체를 실험해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걸
염두해 보면 메소포타미아는 아주 적합한 맵이라고 생각이 들고, 제가 만들어 놓은 맵 중에 경기의 운용도가 의심 가는 -_-; 맵이 하나 있는데, 그 맵 역시 이 번에 공개를 해서 테스트를 해보고 싶네요. 아직
맵파일 자체를 공개할 수는 없는 단계이기 때문에 이미지만 보여드리도록 하죠. 이미지인 만큼 모니터 앞으로 바짝 다가오셔서 자세히 보셨으면 합니다.
Moon Slash [문슬레쉬]
General Info.
Suggested Players : 2 인용
Tile Set : Twilight
Type : 대륙형 전략맵
Size : 128*128
Starting Point : 5시, 11시
Scenario ver. 0.90
Created by Rose.of.Dream.
문슬레쉬는 아주 엽기적인 형태의 2인용 대륙형맵입니다. 얼핏 디자인 만 봐서는 단순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으니까 자세히 보셨으면 하는데요. 스타팅 포인트가 있는 하나의 대륙은 앞마당 미네랄 멀티, 다리 건너 가스멀티 또 다리 건너서 언덕 넘어서 있는 제 2 가스멀티까지 도보-_-;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그건 상대방도 마찬가지인데 중요한 것은 본진의 언덕을 끼고 두 개의 대륙이 기이한 형태로 붙어 있다는 거죠. 결론적으로 보면 한 대륙의 육로로 이동할 수 있는 공간과 수비라인을 형성하여 장악할 수 있는 공간에 차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
앞마당 미네랄 멀티야 초반에 먹을 수 있지만, 가스 멀티는 상대의 본진에서 미네랄까지 포격이 가능하기 때문에 거의 불가능하고, 사실
그 멀티는 상대방 권한에 있다고 봐도 되죠. 그렇다고 더 멀리에 있는
가스 멀티는 공중 거리가 멀기 때문에 테크를 빨리 올린 상대에게는
무용지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그는 초반에 다리 건너 바로 있는
가스 쪽에만 해처리를 펴서 가스만 먹을 수 있지만, 건물을 내려놓는
테란 상대로는 또 해법을 찾아야 하죠. 여러 모로 어려운 맵입니다. 맵을 설명하기도 힘들어서 테스트 게임도 거의 못 해봤죠. 기회만 된다면 문슬레쉬 역시 더 다듬어서 PGR대회에 사용했으면 하고 정말 색다른 경기가 연출되고 재미라는 측면에서도 떨어질 게 없으면 방송용으로도 또 고민해 볼 수 있겠죠.
그리고 한 가지 더 의견을 내보면 제가 만든 맵만 사용할 게 아니라,
다른 리그 맵디자이너 분의 맵도 도입했으면 합니다. 엠비씨 게임의
'채러티'와 '엔터 더 드래곤'을 만드신 "양귀비"님도 리그용 준비맵이
있다면 충분히 활용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드네요. 참고로 겜티비맵은 아직 리그의 진행이 정확하게 결정이 안 됐기 때문에 PGR대회에서 사용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겜티비에서 맵사용권을 포기한다면 PGR대회에 사용해도 상관이 없겠지만, 아직 권한이 겜티비에 있고
테스트 중이 아니고 완성된 맵을 리그에서 사용하기 전에 먼저 공개해 사용한다는 것은 (방송사가 허락한다면 상관이 없겠지만) 지금 당장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앞뒤가 안 맞기 때문에 그 맵은 불가능 할
것 같네요. 물론 겜티비에서 맵사용을 포기한다면 4차나 5차 대회쯤에는 '비운의 맵'으로 다시 등장할 지도 모르겠지만요.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PGR에 자주 오는데 글은 참 오랜만에
쓰는 것 같네요. 하지만 중요한 사항에는 꼭 댓글을 남기니까, 좋은 글
많이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PGR이 운영진도 보강되었고 대회도 다시
부활시키려는 움직임을 보니까 참 좋습니다. 더욱 더 발전해서 프로게임계에 긍정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사이트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사적인 '홍보' 한가지... 어줍잖은 저도 카페가 생겼네요.
HAHAHA~ 저도 놀라울 따름... cafe.daum.net/RoseofDream입니다.
놀러오세요... (설마 이거 홍보했다고 글 짤라버리는 건 아니겠죠.
Altair님이 알아서 커버해 주시길... - 이 양반 제 카페의 특별회원
-_-;)
그럼 이만... 즐겜하세요~
Rose.of.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