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3/08/20 15:07:35 |
Name |
unifelix |
Subject |
Nada, 새로운 시작 |
(요환선수의 광팬-_-인데 자꾸 요환선수와 그다지 관련없는 글을 써서 묘하군요 ^^;;;;;)
99PKO이후 스타크래프트가 방송으로 중계된 이래 '최강'이라고 불릴 만한 선수는 세 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기욤 선수, 임요환선수, 이윤열 선수가 이들입니다.
( '최강'이란 말에 오해가 생길 수 있는데 여기서 최강이란 타선수들을 완전히 압도하는 몇 레벨 위의 선수를 의미합니다. 다른 적합한 단어가 기억이 나질 않는군요 ㅜㅜ 김동수 선수가 왜 없냐구 묻는다면 김동수 선수가 우승할 때에는 임요환 선수를 완전히 압도하였다기 보다는 칼 끝 차이로 이겼다고 보기 때문이며 박정석 선수는 2002SKY배 즈음에 양대 메이저리그 동시 결승 진출로 대단하였지만 당시 이윤열 선수에게 결승전에서 원사이드하게 질 정도로 압도당했기 때문이지요. 박정석 선수가 초사이어인이었다면 이윤열 선수는 초사이어인 3 라고 해야 할까요? ^^ )
그런데 이 세 선수가 게임계를 완전히 압도할 수 있었던 데에는 운좋아서 노가리로 한 것이 아니고 각자 분명한 이유가 있어서였습니다. 먼저 기욤 선수는 <게임에 대한 센스>가 대단했습니다.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해야할까요? 뒤의 임요환 선수가 엄청난 노력을 통해 연습벌레라는 말을 들어가며 위업을 이루어낸 반면 기욤 선수는 자신도 언급한 바지만 뛰어난 게임센스를 가지고 있었기에 특별한 노력없이도 타 선수들을 압도할 수 있었습니다. 국기봉 선수와의 대 역전경기나 홍진호 선수와의 4다크드롭은 정말 감동적이었죠 ㅜㅜ 하지만 이런 기욤선수의 게임에 대한 센스는 하드코어 게이머에 가까웠던 1세대 게이머를 압도하기에는 충분하였을 지는 몰라도 게임에 대한 프로정신으로 중무장하여 폐인이 될 정도로 연습하는 ( 임요환 선수 말입니다 ^^) 2세대 게이머들을 상대하기는 힘이 부치게 됩니다.
기욤 선수 이후 한동안 게임계 군웅할거의 시대를 겪다가 2001년 임요환 선수의 무적시대가 열립니다. 임요환 선수가 최강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이유로 크게 4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신기에 가까운 컴트롤, 드랍쉽으로 대표되는 공격적인 테란의 등장, 다양하고 독창적인 전술, 근성과 담력입니다. 마린하나로 럴커를 잡아내는 컨트롤은 우리를 흥분시켰고 여기저기 터지는 드랍쉽 게릴라는 짜릿함을 주었습니다. 멀할지 모르는 전술패턴은 상대방이 해보지도 못하고 지게 만들었습니다. 2001년 한빛배 바로 직전 게임Q대회 때부터 2001Sky배까지는 임요환 무적시대였습니다. 요환선수한테 1승만 거두어도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는데 이재훈 선수 등을 들 수 있죠.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던 임요환 무적시대는 2001Sky배 이후 저물어 갑니다. 임요환 선수만이 보여주었던 바이오닉 컨트롤은 더이상 임요환 선수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임요환 선수만이 보여주던 바이오닉 컨트롤의 90~99% ( 1%는 제가 임요환 선수 팬인지 몰라도 임요환 선수에겐 1%의 어떤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를 많은 선수들이 보여주게 되었고 메카닉 컨트롤은 임요환 선수를 뛰어넘는 선수들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드랍쉽 테란은 테란은 하나의 중요한 전술로 자리잡게 되었지만 터렛 캐논 성큰 방어망을 멀티에 갖춤으로써 더이상 임요환 선수의 드랍쉽에 게임이 기울어버리는 일도 적어졌습니다. 물론 임요환 선수의 다채로운 전술은 여전히 막강하고 근성과 끈기 노력은 여전히 대단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 우승도 가능한 최고 수준의 게이머로 남아있지만 임요환 무적시대는 저물죠.
임요환 선수의 무적시대가 저문 후 한동안 춘추전국시대로 돌입합니다. 한동안의 소강상태가 지난 후 이윤열 선수의 무적시대가 열립니다. 사실 이윤열 선수는 이윤열 무적 시대가 열리기 훨씬 이전부터 주목받은 선수입니다. PGR 자게를 검색해보면 한창 임요환 선수가 깃발날리던 2001년 9월달에서도 이윤열 선수를 주목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때부터 임요환 선수의 뒤를 잇는 게이머로 여러 사람들한테 지목을 받죠. 이때만 하더라도 대표적인 차세대 주자로 인정받던 이윤열 선수는 게임아이 주장원전, ITV, 종족 최강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더니 2002년 2차시즌부터는 MBCgame을 이윤열 선수의 앞마당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이윤열 선수가 여타 선수와 다르게 자신있게 내세운 점은 엄청난 물량과 안정적인 전술 운용 두가지였습니다. 엄청난 컨트롤 역시 보유하였지만 이는 임요환 선수 이후 테란 선수들이라면 누구나 기본적으로 갖는 강한 무기 정도일까요? 이윤열 선수의 물량은 실로 대단했습니다. 지금까지 단시 수사적으로만 의미를 갖던 "화면을 뒤엎는 탱크" 라는 표현이 이윤열 선수를 통해서 문자 그대로 모니터상에서 구현됩니다. 어찌어찌 막아도 또 터져나오는 무한 탱크... 솔직히 이윤열 선수의 경기를 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속으로 '저 시끼 가스핵 아니야?' 생각을 해봤을 정도로 물량이 엄청났습니다. ( 이윤열 선수보다 나이가 많아서 저 시끼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 전략 역시 대단했습니다. 자유로운 체제 변환은 마치 저그의 체제 변환을 연상시킬 정도였죠. 임요환 선수보다 참신성이 떨어질 지는 모르지만 임요환 선수보다 훨씬 안정적인 전략으로 상대방을 압도했습니다. 향즐이님이 쓰셨던 " 임요환 선수에겐 필살기 전술이 이윤열 선수에겐 선택가능한 전술로 변한다"는 표현이 이윤열 선수의 전략전 대단함을 말해줍니다. 이윤열 선수는 그 후 계속 질주하여 그랜드 슬램이라는 위업을 이루해냅니다.
그리고 몇 개월이 지난 지금, 더이상 이윤열 선수가 무적이라고 말하기는 힘듭니다. 이윤열 선수만이 보여주던 물량을 테란에서는 최연성 선수, 나도현 선수 등이 보여주고 있으며
매경기 정규리그에서는 힘들겠지만 물량으로 이윤열 선수를 압도하는 모습마저 보여주었습니다. 박정석 선수로 대표되는 물량 토스는 토스가 기본 병력의 물량으로 테란을 제압하는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전략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여전히 강력하지만, 재기발랄하고 자유로웠던 그 때의 전략을 느끼기 힘든 것은 저뿐만이 아닐 겁니다. 물론 이윤열 선수는 여전히 강력합니다. 지금 어느 대회를 가든 우승 후보 0순위에 뽑힐 것입니다. 하지만 과거 "무한 무적포션을 먹은 레벨 10의 산왕" 같았던 이미지가 "레벨 6의 메타모포시스"로 변했다고 할까요? 과거엔 나다를 이기는 것이 불가능하게 생각되었지만 지금은 해볼만 하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분이 <나다시대의 종언>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다굴을 받았는데 적어도 < 나다 최강 & 무적 시대>는 끝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나다 무적 시대의 종언>이 이윤열 선수의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나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윤열 선수는 불운한 게이머였습니다. 위업에 비해 거의 평가를 받지 못하였고 다른 게이머 팬들의 질시어린 시선도 함께 받아왔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팬들의 시선도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고 (적어도 적대적이지는 않죠) "역시 이윤열" 보다는 "우와 이윤열 ㅠ.ㅠ" 의 팬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토록 소원했던 강력한 라이벌의 부재도 강민 토스의 등장과 박정석 토스의 부활이라는 호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가 이윤열 선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황제 임요환 선수의 팬들이 전부 임요환 무적시대에 생긴 것이 아닙니다. 무적의 2001년을 보낸 직후 2002년 1월 다음카폐의 회원수가 10만명이었던 반면 전보다는 "덜" 무적적인 이미지인 현재 무려 30만명으로 그 이 후에 생긴 팬이 오히려 더 많죠!!! 이윤열 선수가 앞으로의 리그에서 감동적인 경기를 보여줄 수 있다면 차세대 아이콘은 단연 이윤열 선수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윤열 Fighting!!!
ps1. 그래도 이번 가을 시즌은 임사장님이 꼭 우승하시길 ㅜㅜ
ps2. 임요환 선수의 다음카폐회원이 29만 8500명이 되었습니다. 지난 8.15경기이후 엄청나게 늘어나기 시작하여 오늘 밤이나 내일 아침에는 30만명이 될 것 같습니다. 모두 축하해 주세요!!! 황제~~ 만세 만세 만만세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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