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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08/17 13:57:20
Name 달려라달려라
Subject [잡담]오늘은 MSN 메신져 아이디 없애는 날.
MSN 메신져...

나에게 너무나도 많은 추억을 남겨준 널...

절대로 잊을 수는 없겠지.

그러나...

한 번 쯤은 생각해봐.

내가 그 동안 푹 빠져있었던 건 바로 사랑이 아니었고,

어쩌면...너에게 내가 빠져있었던 게 아니었나 싶어.

뜻 깊은 시간들 만큼이나,

배로 그냥 흘려보낸...너와의 시간.

난 살면서 말야.

이렇게 많은 시간을 함께한 것이 없었어.

너는 너무나도 오랫동안 나를 붙잡고 있었던 것 같아.

그러나,

너 자체에는 그 어떤 아무런 것이 없다는 걸...

내 삶 자체가 풍요롭지 않다면,

네가 아무리 함께 있어준다한들.

내게 그 어떤 힘이 되줄 수 있고,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더이상...

너에게 의지해서 내 인생의 뽀록을 기대하진 않겠어.

너를 통해 본 사람들은 전부...거짓처럼 느껴져.

그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그 어떤 느낌을 가지고 있는지.

나는 도저히 알 수가 없었어.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말았지.

그래,

이제는...내 몸이 귀찮고 아파 힘들더라도,

너라는 안경을 통해 세상을 보지 않으려해.

그저...보이는 그 모습...

그 느낌 그대로를.

너무 아날로그틱한가?ㅡㅡㅋㅋ

그래,

이제 원시인이 될까해.

나 아무리 생각해도,

현대인은 갈수록 너무 비참해져가는 것 같아.

현실이 없어진 위에 어느덧 가상이란 현실이.

싸이의 말이 맞아.

컴퓨터 없이 너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이제 얼마나 될까?

생각해보니 다 필요없는 것 같아.

아무래도,

나 너를 쉽게 쓰지 못할 것 같으니.

잘 쓰지 못할 것 같으니.

보다 강해지고

보다 멋져진 내 모습을 느낄 수 있을 때.

그제서야.

나는 너가 필요해질 꺼고,

다시 너를 찾을 지도 몰라.

적어도 지금은 아냐.



움직이고 또 움직일래.

부딪히고 또 부딪힐래.

더 이상 너 안에서 숨고 싶지 않아.



난 말이지...정말 하고 싶은 게 많어.

이루고 싶은 꿈이 너무 많거든.

이제는 더 이상 신경쓰고 싶지 않아.

너라는 존재를.

너는 지독한 술이었어.내게.



내 즐거웠던 시간의 한 페이지를.

이만 고이고이 접어서,

저 허공으로 날리네.

이제는 안녕.

나도 이젠 내 삶을 살아보려해.




나중에 보자.

cd7kim@hotmail.com




또 하나의 가식의 '나'여.





-YkY-

2003년 8월 17일 오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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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달려라
03/08/17 14:02
수정 아이콘
p.s> 이제는 조금이나마 개운해.^-^;
본호라이즌
03/08/17 14:52
수정 아이콘
비슷한 생각이 담긴 곡 하나 소개해드릴게요...unplugged soul 의 unplug the plug 이란 곡입니다.

1.unplug the plug

*verse 1
시대를 뒤덮는 거대한 파도앞에 난 내몸을 그리쉽게 허락친 못해 세상이 아무리 0과 1을 강요해도 나 쉽사리 마음을 내어줄 순 없네 백통의 이메일보단 한번의 키스가 그리워 나 사랑에게 이별을 고했고 핸드폰없이도 MSN 없이도 우정을 논하는 놈들을 벗삼아 살아가네 키애누의 폴리곤보다는 아직도 성룡의 와이어 액션에 환호를 지르고 MP3 대신 황학동에서 LP 싹쓸이 하는데서 희열을 느끼지 뭐든지 네이버가 아닌 진짜 백과사전의 책냄새에서 지식을 얻고 잘 나온 추억만 골라서 간직하는 못된 디카 따위에는 관심이 없어

*hook
모든게 다 이렇게 저물어가네
속도와 편리앞에 사라져가네
하지만 난 끝까지 간직한다네
사람냄새 unpluggedsoul

*verse 2
난 결코 특별하지 않아 특별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걸 알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십대 청년들의 번민과 사랑 고민과 애환을 그들이 왜 눈물을 흘리는지를 그들이 왜 밤마다 쓴소주를 삼키는지를 나는 알아 그들이 곧 나이기에 내가 곧 그들이기에 우리는 특별하지 않기에 부와 명예를 위해서가 아냐 scene 에서의 평판따윈 개의치 않아 내가 원하는 건 다만 내가 살아숨쉬는 소리를 온전히 기록하는 것 뿐야 저 흘러가는 한강물처럼 때가 오면 피어나는 매화꽃처럼 삶을 헤집고 흐르는 이야기들을 천박하지 않게 기록하는 것 뿐야

*verse 3
니 실체를 증명해주는건 니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건 다름아닌 니 심장박동치는 소리이어야 할진데 지금은 40화음 벨소리 핸드폰 밧데리가 다되면 니 존재는 사라져 명동 한복판의 미아처럼 MSN 로그아웃 버튼을 누르면 넌 자취를 감춰 마치 저 세상사람처럼 나 또 너 또 우리사이에 통하는 느낌 그 니낌 우리의 사람냄새는 0과 1따위는 표현못해 광케이블 따위로는 절대로 연결못해 가끔은 핸드폰 인터넷 뽑고 사람 얼굴을 보고 사람냄새를 맡고 눈과 눈을 마주하고 사람답게 살아가는 삶 나 오늘도 그 삶이 그리워

노래하네 unpluggedsoul
노래하네 unplug the plug
달려라달려라
03/08/17 15:21
수정 아이콘
가사 아주 죽여줍니다 ㅜ_ㅜ=b
ssulTPZ_Go
03/08/17 15:40
수정 아이콘
저 노래 어디서 받을 수 있죠? 소리바다에는 없는것 같은뎅;;
03/08/17 19:50
수정 아이콘
-_- 절절히 동감
러블리제로스
03/08/18 12:38
수정 아이콘
'잘 나온 추억만 골라서 간직하는 못된 디카 따위'라는 가사가 눈에 확들어옵니다...제 마음을 찌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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