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08/15 23:31:48
Name 시인
Subject 임요환의 드랍쉽...
오늘의 승부처는 단연 '본진 골리앗 드랍'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한 기씩 늘어나는 드랍쉽...
아마 옵저버로 훤히 관찰하고 있을 도진광 선수에게 더 많은 수의 옵저버와
더 많은 수의 캐논과 또, 병력의 분산을 요구하는 것이었겠지요.
아마 그러한 움직임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도진광 선수의 대처가 좋습니다.
멀티 지역이 좁다는 점을 이용해서 최대한 캐논으로 수비하고 본진에 상당수의 병력을 확보합니다. 이미 캐리어와 템플러 테크도 동시에 부드럽고 유연하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본진 드랍...
제 예상 보다 골리앗의 수가 적습니다. 위력적이지만 도진광 선수가 모아놓은 병력이라면 치명적인 드랍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작렬하는 스톰... 그리고 이미 쌓이기 시작한 캐리어...

임선수의 작전은 실패로 끝난 것 같습니다.
10시 지역이 다소 이른 타이밍에 돌아갔다는 사실이 위안 거리지만, 도진광 선수도 이미 5시를 확보하고, 병력을 중앙에 모으고 있습니다. 멀티의 수가 적은 맵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프로토스의 이런 탄탄한 방어라인은 거의 빈틈이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패러독스라는 맵이 맵 전체의 자원은 풍족하지 않다는 측면을 고려했을 때, 셔틀의 개수를 최소화하고 아비터라는 만능 유닛을 활용하는 것도 좋아보입니다. 드랍쉽에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셔틀의 수가 적어보이지만 나름대로 가격 대 성능비를 최대한 활용하는 유닛의 구성인 것 같습니다.

아... 멀티 리콜에 이어지는 본진 리콜... 그리고 캐리어...
한방 드랍 실패가 필패의 길은 아니었다고 해도... 적어도 승부의 추를 기울게 만드는 분수령은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병력이 분산된 것은 오히려 임요환 선수 쪽입니다.
프로토스의 필승 분위기입니다. 옵저버 화면이 슬쩍 슬쩍 바뀝니다. 임선수의 소수 병력 5시쪽 멀티 타격하고, 캐리어 숨가쁘게 이동합니다. 아비터를 너무 허무하게 잃은 탓이었을까요? 생각보다 도진광 선수의 병력들의 이동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벌쳐 드랍... 골리앗 드랍... 셔틀 일점사...

머리가 멍멍하더군요... 예전 GGTV에서 임요환 선수와 김동준 선수의 게임이 순간 생각났습니다. 베슬의 EMP에 쉴드가 날아가면서 아콘이 풍선처럼 터지던 그 장면이 말입니다.

패러독스라는 맵은 자원 관리가 매우 소중한 맵이 되었습니다. 수송기를 한 대 더 뽑는게 나을지 병력 하나를 더 생산하는게 나을지... 그리고 후반으로 갈수록 유닛 하나 하나에 더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맵이 되었습니다.

GG를 치기 전까지의 모든 시간을 도진광 선수가 이겼습니다. GG를 치기 전까지 모든 관전자가 도진광 선수의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시종 내내 끌려다녔던 '임요환의 드랍쉽'이 빛을 발하는 순간... 골리앗 하나가 섬 끝에 붙어서 외로이 저항하는 순간... 우리 눈시울이 붉어지는 까닭은 바로 근성과 끈기가 가지는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 것인가를 우리가 깨달았기 때문일까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안전제일
03/08/15 23:37
수정 아이콘
예...근성이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두선수모드 부족함 없는 실력과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패배의 원인은 근성이 아니지만 승리의 원인은 근성인것 같습니다.
nobagday
03/08/15 23:37
수정 아이콘
이제 패러독스에서는 셔틀, 드랍쉽을 빨리 뽑아서 구석에 한기 박아두고 시작해야지 속이 편할꺼 같네요 헤헤
낭만드랍쉽
03/08/15 23:42
수정 아이콘
그 플레이에 다른 의도도 하나더 갖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중앙장악 할 생각 하지도 말아라!"
Return Of The N.ex.T
03/08/15 23:42
수정 아이콘
도진광 선수의 거의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 였다고 생각 합니다.. 상대가 임요환 선수가 아니었다면 말입니다.. GG를 여러번 쳐도 상관 없을 타이밍 이었는데.. 그 끈기가 놀랍네요..^^;
하지만 오늘의 일을 통해 도진광 선수에 대한 하나의 가능성을 발견한것 같습니다.. 도진광 선수.. '꽤 괜찮은 프로게이머'들중에 하나인것 같습니다..^^
화이팅 입니다.. POS팀.. 어려운 시기.. 지나고 나면 꼭! 광명은 찾아 올 겁니다.. 횡설수설이네요..^^;;
03/08/15 23:44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만약 도진광 선수가 전태규 선수처럼 중앙 장악을 생각했다면, 그 한방 본진 드랍에 그대로 무너졌을 것 같습니다.
홍선일
03/08/15 23:47
수정 아이콘
도진광선수가 거의 다 잡았는데,,
안타깝게 셔틀이 터지다니,, 도진광선수가 잡아주길 바랬는데,
안타깝네요
그래도 재밌었음
무당스톰~*
03/08/15 23:51
수정 아이콘
태어나서 겜경기보다가 닭살돋은건 진남선수와 요환선수의 레가시 오브차 다음으로 첨이었습니다..-_-;; 눈물이 찔끔난건 오늘이 첨이었구요..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람으로서 저렇게 매너가 좋을수가 있을까? 라고 생각한것도 오늘 도진광선수가 첨이었구요.. 이래저래 대박이었습니다..
03/08/15 23:57
수정 아이콘
도진광선수의 허탈한 웃음...
가장 아쉬워할 도진광선수와 팬분들은 생각도 못하고 임선수의 승리에만 기뻐했던 제가 부끄럽네요...
도진광선수, 임요환선수 모두 힘내세요! 화이팅!!
어딘데
03/08/16 00:09
수정 아이콘
아 그런데 정말 궁금한게 만약 오늘 경기 마지막 상황에서 셔틀 한기가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하토르-라디
03/08/16 00:20
수정 아이콘
어떤 분들은 이 경기를 보고서 [테란이 좋긴 좋군요] 라고 말씀하시던데....(아래 어떤 글이었는지는 잊어먹었네요..;) 분명 종족간 우열상성이 존재하고, 테란이 방어에 유리하다는 것도 맞고, 테란이 요새 사기적이라는 말을 듣는 것도 맞지만.

지난 팀리그 홍진호 vs 임요환 선수들의 개인전에서 임요환선수의 마린1부대가랑(플러스 메딕 반부대?)이 언덕럴커 세마리를 잡아내고 본진을 휩쓰는 장면. 그리고 오늘 그 말도안되는 본진리콜과 캐리어를 상대로 방어를 해내는 장면. 이것들은 테란이 사기라기 보다는 임선수의 플레이의 특징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 그의 팬이 아닌데도 그의 경기에 종종 큰 감동을 느끼는 이유가.. 바로 그러한 특징 때문이거든요.

유닛간의 상성, 종족간의 상성을 너머 소수의 병력컨트롤에 기울이는 노력은 정말 여타 프로게이머들과 구분시켜주는 것 같습니다. 요새 물량전이 분위기를 좀 타는데도 그에 못지 않게소수병력의 섬세한 컨트롤도 멋진 경기에 크게 일조하는군요.
David Cone
03/08/16 00:21
수정 아이콘
도진광 선수 정말 토스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셨는데... 오늘 경기가 명경기일수 있는 이유는 서로간에 최고의 모습을 보여서가 아닐까합니다. 도진광 선수 정말 막판에 캐리어를 유인당해서 잃은 모습을 빼곤 게임내내 완벽히 지배했죠^^ 임요환 선수... 그 바늘구멍 틈을 파고든 모습. 이래서 제가 스타크래프트를 봅니다 ㅠㅠ
WoongWoong
03/08/16 00:23
수정 아이콘
이건 조던이 보여주었던 The Shot 입니다.....
이카루스테란
03/08/16 00:28
수정 아이콘
원칙에 어긋나지만 이번에는 온게임넷에서 리플레이를 공개했으면 합니다. 공개까지는 아니더라도 도대체 이 말도 안되는 경기의 자원상황이 어떻게 돌아갔는지 해설진의 입을 통해서라도 정확히 알고 싶군요. 자자...온게임넷 관계자 여러분. 밝혀주시죠^^
Daydreamer
03/08/16 01:14
수정 아이콘
이카루스테란님//부커진의 음모라니깐요. ^^; 리플 공개할 리가 없죠. (물론 농담인거 아시죠?)
사르비아
03/08/16 03:07
수정 아이콘
이러니까 임요환 선수네요 ^^ 멋진 경기하신 두선수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harisudrone
03/08/16 04:14
수정 아이콘
저는 친구가 결과를 말하는 바람에 미리 경기 결과를 아는 상태에서 지켜봤는데요. 도진광선수의 패배의 빌미가 된 것 중에 가스 멀티가 너무 늦은 것도 포함될 수 있을거 같네요. 테란의 두번째 (가스) 멀티를 견제하는 내내 4시 가스 멀티에는 아무 것도 없더라구요. 뒤 늦게 가스 멀티를 했지만 골리앗 견제에 실패 했고요. 그 뒤에 멀티를 성공하긴 했지만 잦은 견제로 그다지 활성화가 되지 못한 거 같았습니다. 유리했던 상황에서 좀 더 일찍 멀티를 가져간 뒤 미네랄 멀티에 했던 거처럼 터렛 도배를 했다면 좀더 좋았을 지도 몰랐겠네요. 어차피 결과론이지만 말입니다. 암튼 명승부 였습니다.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1951 임요환의 드랍쉽... [16] 시인3311 03/08/15 3311
11950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19] 종합백과2658 03/08/15 2658
11949 ★★보라인간이 본 임요환 vs 도진광 ★★ [14] 밍보라4075 03/08/15 4075
11948 [잡담]못 봤 다...ㅡㅡ;; [7] 달려라달려라1634 03/08/15 1634
11947 프로토스의 전원 8강 진출 가능한가. [12] 노란잠수함2333 03/08/15 2333
11946 아아~ 오늘 경기 관람평! [4] 코코둘라2187 03/08/15 2187
11945 부커진 여러분들 참 수고하셨습니다^^: [34] Godvoice3507 03/08/15 3507
11944 [잡담]디카 구입기. [7] 차이코프스키1379 03/08/15 1379
11943 아~ 도진광... [16] acekiller2979 03/08/15 2979
11942 오늘 온게임넷 스타리그 소감. [6] Bellona2127 03/08/15 2127
11941 스타가 게임이라고? 누가그래? [12] 이직신2478 03/08/15 2478
11940 [펌] 방금 부대로 복귀한 임요환의 골리앗과 인터뷰 [13] jjkahi3287 03/08/15 3287
11939 아~임요환 다시 스타에 빠져들게 만드는군요.. [8] Stay2498 03/08/15 2498
11938 임요환... [3] TheKaiSeR1978 03/08/15 1978
11937 夏日憶..요환 [28] felmarion3694 03/08/15 3694
11936 여담이지만 가후와 전위 이야기 [9] 김효경2462 03/08/15 2462
11935 누가 GG를 쳤는가? 내눈이 의심스럽다! 역대 최고의 명승부! [17] LordOfSap3487 03/08/15 3487
11934 아.... 언빌리버블 임요환.... 저걸 이기네요.... [59] 은빛사막5114 03/08/15 5114
11932 [문자중계] 마이큐브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346] 낭만드랍쉽5348 03/08/15 5348
11931 [피투니] WCG 2003 한국 최종 예선전. [4] 피투니2317 03/08/15 2317
11930 [잡담] 우승자 제조기 홍진호선수 [2] 초보랜덤1872 03/08/15 1872
11928 [잡담] 아무리 강한 선수라도...약점은 있다. [26] Movingshot2569 03/08/15 2569
11925 [잡담] 오기... mesh1260 03/08/15 126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