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3/08/13 18:59:19 |
Name |
몽땅패하는랜 |
Subject |
(허접시) 이런 걸 올려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
Love Letter
- 몽땅 패하는랜덤(실명공개X)
어제 당신을 만났던 사람입니다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벌써 당신이 그립습니다 이상하군요 이러한 친밀감은 저의 삶 속에 좀체 없는 것이었는데 말입니다
당신의 떨떠름한 표정이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바쁘게 움직이던 당신의 눈동자가 생각나는 것을 보면 참 시작은 지리멸렬이었던 것 같습니다
당신은 이런 자리엔 익숙하지 않다며 어려워했습니다 나의 미친 듯한 미니스커트가, 저 역시 속으로는 메슥거리던 담배 연기가, 심지어는 당신과 나의 사이를 부지런히 파고 들던 캐롤 음악까지도 말입니다
기억하시는지요 어제 당신을 만났던 사람입니다
어제 당신은 저를 처음 보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역시 저도 어제 당신을 처음 보았다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미 당신을 알고 있었습니다 당신의 싱거운 듯한 표정과 가볍게 떨리는 목소리 가끔씩 뚝뚝 떨어지던 푸르른 안광까지도 저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좋아한다는 벚꽃잎과 즐겨 듣는다던 가수의 발라드, 그리고 당신이 즐겨마시는 소주의 상표까지도 저는 이미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기억하시는지요 어제 처음 당신을 만난 제가 당신에게 했던 이야기를
술에 취해서 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제대하고 복학한 당신과 맞먹자고 지껄인 이야기가 아닙니다
버릇없는 저에게 당황하던 당신에게 윽박지르며 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렇다면 당신도 기억이 나실런지요
처음으로 업힌 남자의 등, 넓지도 않고 튼튼하지도 않았지만 얼굴이 그대로 파묻히던 당신의 푹신한 등 그곳에 처음으로 긴장을 풀고 얼굴을 기대며 당신에게 했던 말을 이제는 당신도 기억이 나실런지요
“…사랑합니다…”
집엔 잘 들어가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아주 잘 있습니다
다음에 또 편지 드리겠습니다 지금 밖에선 눈이 한참입니다
혹시나 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저는 신체불량한 30대 초반의 남자랍니다(쿨럭)
사실은 오늘 친구들 모임이 있을 것 같아 자칫하면 허접연작 2부를 하루 늦게 올릴 것 같아 사죄겸 올리는 것입니다.(표절 시비가 일어나면 제 능력 부족이지 절대 표절이 아닙니다. 믿어주세요 ㅠ.ㅠ)
좋은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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