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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8/11 00:13
존대말이 서열을 만들고, 그 것이 어느정도 거리감을 형성한다는 것은 맞는 말인듯 싶네요.
나이가 다르고, 말을 올리기 시작하면 아무래도 친구처럼 막역한 사이가 되기는 어렵지요.
03/08/11 00:24
저도 항상 생각하고 있는 거랍니다. 저역시 답을 찾기가 힘듭니다. 생각의 정리도 잘 안되구요. 자기보다 나이 어린 사람을 존중해주는 그런 문화가 형성되기를 바랍니다. 얼마전에 지하철 안에서 대학 선후배 사이인듯한 무리가 얘기하는걸 듣다가 이상한 기분이 들더군요. 보기엔 누가 후배고 선배인지 구분이 안가는 또래의 학생들이 1,2년 대학에 들어온 시기가 차이난다는 이유만으로 한쪽은 야야 거리고 한쪽은 존댓말을 하고 있으니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1,2년 차 정도면 초기엔 서로 존대를 그리고 친해지면 말을 놓는게 더 자연스러울 것 같습니다.
03/08/11 00:33
다른 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존댓말이라는게 저는 참 좋다고 느껴지는데요. 상대방에 대한 예의나 존중 같은게 표현될 수 있어서요.
그런데 스톰샤워님이 말씀하신 것처럼의 좋지 못한 면도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대학 다닐 때 동아리에 들었다가 얼마 안 있어서 탈퇴해 버렸는데요. 이유는 1,2년 차이 밖에 안 나는 선배들이 후배를 군기를 잡는다느니 하며 못살게 굴어서였습니다. 군기는 군대처럼 특수한 위계질서가 필요한 곳에서나 잡는거지 왜 학교에서 이러느냐고 좀 대들었습니다. ^^; 저는 지금 초등학교에 근무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는 것 중에 가장 많은 내용이 아래 학년 아이들이 버릇 없게 군다는 내용입니다. 처음에는 무척 황당하더라구요. 5학년 애들이 6학년인 자신들에게 인사를 제대로 안 한다는 둥, 인사할 때는 90도로 깍듯이 하라는 둥.. 선생님한테도 제대로 인사 안 하는 애들이 한두살 차이로 그러는게 하도 기가 차서 말이죠. 존댓말과 연장자에게 존중하는 예의범절이 원래 이런게 아니었을텐데 안타깝더군요.
03/08/11 00:59
군대 군기보다 대학 선후배 서열 군기가 강하고 그보다는 중고등학교 선후배 서열이 장난이 아니라는....어디선가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존대말이나 호칭문제를 존경의 표현이 아닌 서열의 표시수단에 집착한다는 문제점이라고..(제 생각이 아닙니다. 제가 아는 어느 머리아픈 친구가 늘상 부르짖는 이야기입니다)
03/08/11 01:15
동감입니다. ^-^; 저도 그런 거 느낄 때 많아요.
저는 저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는, 친분이 아주 두텁지 않은 이상은, 말을 잘 안 놓습니다. 가령, 언니와 언니 친구와 같이 어울려 다니면, 언니에게는 반말을 하고 언니 친구에게는 존댓말을 하는 아주 이상한 관계가 되죠. (사실, 저는 안 이상하지만, 언니가 들으면 이상하겠죠? ;;) 그리고, 저희 학교는 학교 자체의 위계질서가 아주 강하답니다. 고3 선배님들은 식당에서, 매점에서 새치기를 하더라도 아무 말을 안 합니다(할 수가 없습니다;). 1학년때야 그게 못마땅하게 여겨지겠지만, 2학년쯤 되면 이해하게 되지요^-^; (저도 대체로 이해를 하는 편입니다. 고3은 힘드니까요..^-^;) 대체로 연장자에 대한 존중은 좋은 것이라고 생각됩니다만, 가끔 어떤 때는 차라리 그런 게 없었으면 싶을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머니와 어떤 젊은 사람이 시비가 붙었는데, 서른도 안 되어 보이는 사람이 하늘의 뜻을 이미 아시는;; 저희 어머니께 반말을 툭툭 던지고 삿대질하는 경우, 과연 내가 자라서 사회에 나가 저 사람을 만났을 때 연장자로서의 예우를 해줘야 하는가 하는 회의가 들죠. 저도 야자트고 싸우고 싶지만, 부모님 욕보일까봐 참습니다;; 참 이상하긴 하죠.. 제가 생각해두...;;;
03/08/11 01:19
대학에서의 학번과 나이...무지 신경쓰이죠.....(저두 재수 ㅜㅜ) 하지만 무신경으로 일관하면 편합니다.... 그리고 친해지면 금방 나이에 맞춰서 변화하고... 절대적으로 남자는 예비역이 되고 나면 나이입니다... 전역하고 나서 복학하니... 다 친구더라구요....
p.s. 여자들의 경우 학번은 없고 무조건 나이라고 하더군요....
03/08/11 01:22
친척들간에 그런 경우도 엄청 흔하죠. 저도 같은 학년인 사촌이 3명 있는데(한명은 외사촌) 그 두명이 저보다 한살 위 입니다. 그녀들(;;)은 82년생 11월, 12월 태생이고 저는 83년 2월에 태어났습니다. 그런 고로 저는 "언니"라고 부르는 작은어머니들과-_- 할아버지 할머니의 압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어린 마음에 분했던지, 그녀들의 팔뚝에 이빨자국을 정통으로 내줬던.. 우후후-_-V 그것때문일까요, 저는 그녀들과 말도 거의 안합니다. 저는 그나마 겉보기에 1년 차이가 나지만(월수론 3개월 차이) 제 동생은 7월생, 같은 나이의 사촌여자아이는 8월생... 물론 그 여자애는 제 동생에게 "오빠"라고 부릅니다. 이것도 서로 어색하여 말도 안붙이죠. 왜 태어난 날, 나이를 가족사이에서도 엄격히 따져야 하는지는 정말로 의문입니다-_-;
에.. 그리고 저 같은 경우는 일단 선배에게는 사회적 지위를 생각해 존중의 말로서 존대어를 씁니다. 그러고보니 저는 존대어를 특별히 존경하는 의미에서 쓰지는 않지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들이나 상황에 대해 나보다 낫다고 생각할 경우 지체없이 존대어를 해주는 편입니다. 그러니까 저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저는 저의 기준에 맞추어 존대를 하지요. 그 기준이 구별명확하고 융통성 있다면 그다지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에.. 스타식 용어로 하면 "맞춰 잡는다" 라고 해야겠네요^^;;;
03/08/11 01:24
저 역시 고민했던 점입니다. 나이 어린 사람이더라도 쉽게 반말하지 못하는 제 성격 탓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친한 사람 사이라도 서로 가벼운 존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친구 중에 부부끼리도 서로 가볍게 존대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이도 따라 존대하는 걸 보니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래저래 생각하다 보니 존대말/반말의 문제보다 더 애매한 것이 호칭이더라구요. 윗사람 아랫사람 친구 모두에게 똑같이 통하는 호칭말입니다. ㅇㅇ씨는 윗사람에게 이상하고, ㅇㅇ님도 오프상에서는 좀 그렇고..
03/08/11 02:15
제게도 나이로는 7년 차이가 나지만 서로 편하게 지내는 친구가 있습니다만 처음 만났을 때는 경어로 시작해서 차츰 서로 말을 놓다가 요즘에는 다시 경어를 듣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아쉬운 일이지만 두 사람만 만나는 게 아니니 다른 사람이 불편해 해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쓰임이 서로 다르니 평등한 관계는 자연히 무너지더군요.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럴 바에는 우리말에서 경어와 평어의 구분이 없어지는 게 더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03/08/11 02:21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보면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과거로 돌아갈 생각은 전혀 없다고 단정지을 수 있지만 옛모습에서도 좋은 점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조선 말까지만 해도 벗을 사귈 때 아래 위로 10년 정도는 서로 트고 지냈다죠. 벽초 홍명희 선생의 경우에는 장가를 일찍 가셔서 아들과 서로 친구가 같았다는 재미있는 일화도 있지만 그건 극히 예외적인 경우고 문화 자체가 그렇게 성립되면 서로 대하는 게 더 편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서로 하게체를 썼겠죠. 폐인 문화라고 기피당하는 경향은 있지만 디씨의 하오체는 그런 면에서 평등한 관계를 전제로도 서로 할 말은 다 하는 대화체의 한 사례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모범 답안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_'?
03/08/11 09:17
사실 나이 좀 드신 분들은 웬만해서는 서로 존댓말을 쓰죠. 나중에 친해지면 나이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문제가 되는 곳은 바로 대학인 것 같습니다. 선배와 후배말이죠. 서로 반말하지는 것은 아닙니다만 한국 대학은 이상하리만큼 선후배관계를 중요시 여기죠. 이념에 생활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말이 있긴하지만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진보주의적 성향을 띠면서 막상 나이와 선후배 문제에 대해서는 기성세대보다도 더 보수적이 되는 문화. 참 아이러니합니다.
03/08/11 09:23
제게는 3살아래 남동생이 있습니다. 참 친하게 지내는 사이죠. 마치 친구처럼...그런데 제가 제 동생과 함께 다니고 말하는 것을 보고 주위 사람들이 내리는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립니다. 아주머니 아저씨들은 형제가 친해서 참 부럽다라는 반응이고 제 또래 친구들은 동생이 어떻게 형하고 맞먹냐면서 불쾌해하고 반대합니다. 막상 당사자인 저보다 더 흥분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제동생이 형하고 맞먹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적어도 제 기준에서는요.) 한국에 있는 많은 젊은이들이 보수적인 기성세대를 비난하면서 막상 자신들은 더 보수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볼 때 기분이 참 묘합니다.
03/08/11 10:03
저도 재수를 했는데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 같은 학부에 고등학교 후배가 같이 입학을 했습니다. 전 단대 동아리에 들어있었는데, 나이가 같은 선배한테는 XX선배라고 하고 동기들하고는 말을 놓고있었던 터였죠. 그런데 동아리 친구가 제 고등학교 후배랑 친했서 가끔 만나 어울리게 되었습니다. 후배는 당연히 언니라고 불렀었고요. 그떄 동아리 친구는 그냥 평소처럼 지냈는데, 문제는 같은 단대 동기지만 후배의 친구이고, 제 동아리 동기가 아닌 아이가 저더러 후배를 따라서 언니라고 하더군요. 조금 불편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전 그 아이에게 그냥 말을 놓으라고 했었고요.
전 호칭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지금은 나이가 같은 선배들(나이가 같아서 선배님이라고는 하지않습니다. ^^;)이 제가 재수를 한것을 모두 알지만, 그리고 말을 놓으라고도 했지만.. 전 아직 말을 놓더라도 호칭은 여전히 XX선배라고 합니다.(그래도 대학에서 제일 친한 친구는 XX선배입니다. ^^;) 몇사람이 에이~ 편하게 하지뭐~ 하고 말을 놓기 시작하면.. 어떤 경우에는 정말 남감해 지니까요. 샤~워님께서는 '형'이라는 호칭보다 '선배'라는 호칭이 어떨런지요? ^^*
03/08/11 10:20
절대적으로 공감합니다 유교에 뿌리를 둔 전통이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는데 대한민국에서 살다보면 사람만나 묻는게 나이죠 ^^; 나이에 따라 서열을 정하고,호칭도 정하고 그사람 대하는 마음가짐까지 달라지죠 동방예의지국이라고 합니다만 이런 서열 매기기 문화때문에 피곤할때가 한둘이 아닙니다 사족을 붙이자면 저는 83년생이지만 생일이 빨라 학교를 일찍 들어갔습니다 그러다보니 학교친구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사회에서 만나는 82년생 만나면 참 난감하더군요 일일이 나는 빠른83이니 친구야 -0-; 이렇게 설명하는것도 한두번이 아니고 앞으로 만날 수많은 82친구들을 생각하면 갑갑합니다 ㅜ.ㅜ 한번은 82년생 둘을 만났는데 한친구는 빠른82년생이라 그친구에게는 형, 다른친구에게는 XX야-_-; 참 세상살기 갑갑하더군요
03/08/11 11:32
중고등학교의 '동아리'도 대학 못지 않게 빡셉니다-_- 연극부였는데 선후배 관계 처음엔 많이 따지죠. 소위 군기라는 것도 잡혀봤고...그런데 참 웃긴게 제가 워낙 군기잡히는데 불만이 많아서 제 후배들은 화 잘 안내고 사근사근하게 대해줬습니다. 그 결과는 제 기수 이후 연극은 죄다 망하는 걸로 나타나고 있지요(연습부족). 동아리의 경우, 선후배간의 어떤 위계질서가 분명해야할 근거는 여기에 있다고 보입니다.
영어에도 분명히 손윗사람에 쓰는 정중한 표현이 있죠. 그리고 저는 존대말이 있기 때문에 우리 말이 좋은걸요^^
03/08/11 16:51
대학의 경우엔 나이에 따른 서열에다 학번에 따른 서열까지
생각해야 하고, 거기다 빠른 몇 년 생 같은 경우도 생각해줘야하니-_-;; 제일 진보적이어야 할 곳에서 제일 보수적인 건 확실히 문제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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