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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08/10 01:51:45
Name Starry night
Subject [잡담] 'Prince' 나심 하메드... 그리고 Nal_rA...
나심 하메드란 복싱 선수를 아십니까?

이 선수는 전 페더급 세계 챔피언으로 굉장히 묵직한 주먹을 자랑하며 KO율이 상당히 높은
선수입니다. 복싱을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면 모랄레스, 바레라와 함께 페더급을 삼분했던 나
심 하메드를 한 번씩은 다 들어 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이 선수는 영국 사람인데 돈도
꽤 많이 벌었다고 합니다. 다 아실 만 한 축구스타인 마이클 오웬을 제치고 영국 내 스포츠
선수 수입 랭킹 2위를 차지할 정도니까요. 1위는 당연히 베컴^^)

이 선수는 굉장히 인기가 좋습니다. 그의 인기가 좋은 이유는 그가 챔피언이어서도 아니고,
케이오율이 높아서도 아닙니다. 그의 마이크 워크나 쇼맨쉽이 정말 뛰어나기는 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선수의 ‘스타일’이라는 것입니다. 경기 할 때의 자세 말입니다. 여러분들은
아마도 복싱 선수라 하면 몸을 잔뜩 웅크리고 주먹을 얼굴 가까이에 붙인 채 그 안에서 눈
을 번득이는 모습을 상상하실 겁니다. 거기에 홉스텝으로 링을 콩콩 뛰어다니는 모습을 그
리실 거구요.

하지만 나심 하메드는 완전히 복싱의 상식을 뒤엎어 놓습니다. 일단 나심은 가드를 하지 않
습니다. 커버링을 아예 하지 않고 상대방과 맞서지요. 어쩔 때에는 아예 주먹이 벨트라인
아래로 내려올 때도 있습니다. 그럼 상대 주먹이 날아오면 어떻하내구요? 현란한 보디워크
(위빙과 더킹)으로 다 피해버립니다. 그는 허리가 아주 유연해서 주먹을 굉장히 잘 피합니
다. 물론 펀치를 보는 눈도 좋구요. 게다가 스탠스를 넓게 잡아 그가 공격할 때는 스텝을
잘 밟지 않지요. 그러면서도 뭔가 독기어린 눈빛이라기 보다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어린애같
이 천진한 웃음을 짓고 있는 것을 보노라면, 그의 플레이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답니다.

제가 처음 나심을 보았을 때, 정말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야~ 뭐 저런게 다 있냐! 이
녀석 완전히 물건이다, 물건!”하고 외쳤었지요. 점핑 스트레이트로 대변되는 그의 묵직한 주
먹 또한 저를 그의 플레이에 빠지게 한 이유가 되었었구요. 그에게는 많은 혹평도 따라 붙
습니다. 그를 복싱의 기초도 모르는 변칙 싸움꾼 정도로 여기는 사람들도 많지요. 하지만
제가 느낀 바로는 그 선수는 기본기는 물론이고 나름의 복싱 장르를 하나 연 선수로 평가하
고 싶습니다.(어떤 분께서는 극단적 진화형이라는 표현을 쓰시더군요..^^;;)

이제야 눈치 채셨나요? 그렇습니다. 저는 강민 선수 이야기가 하고 싶은 겁니다.^^; 강민
선수는 현재 가장 스타일이 독특한 프로토스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일단 대 저그전을 준비
하는 프로토스라 하면, 투게이트웨이의 정상적인 테크트리를 생각하기 쉽습니다. 또한 대
테란전을 생각한다면 원게이트웨이에서 사이버네틱스 코어, 그 후를 생각하게 되지요. 그러
나 강민 선수는 그렇지 않죠. 저그전에서 원게이트 테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간혹 더블
넥서스를 시도하는가 하면, 가끔씩 전진 게이트로 사람들을 당혹케 합니다. 테란전에서도
노게이트 더블넥으로 상대방을 물리치는 모습을 보면 그야말로 엽기 중에 엽기, 정석 중에
정석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묘해집니다.(나심을 보았을 때 감탄했듯이 강민 선수가 처음
온게임넷 무대에 데뷔한 vs한정근 전을 보았을 때 정말 똑 같은 감탄을 했었습니다.)

이 둘은 닮은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일단 방어를 극단적인 부분에 의존한다는 것이지요.
나심은 보디워크로, 강민 선수는 캐논(^^)으로. 둘 다 정석을 구사하는 사람들의 입에서
“커버링 안하고 복싱이 돼?”, “유닛으로 안막고 캐논으로 돼?”라는 말이 튀어나오게 하지요.
둘의 방어를 보면 정말 숨이 막힐 지경이지요. 그렇다고 이 둘이 방어에만 능숙한가. 그것
도 아닙니다. 제가 볼 때에는 강민 선수는 스톰을 정말 잘 씁니다. 이윤열 선수와의 일전에
서도 스톰으로 일차 전진을 무력화 시킨 적이 있었고, 그 외 많은 게임에서 적소에 터지는
스톰을 우리는 수 차례 보아왔습니다. 나심 또한 폴짝 뛰어서 상대방 턱에 명중시키는 일명
‘점핑 스트레이트’로 여러 선수들을 꺾어왔습니다. 그의 주먹은 정말로 묵직해서 주먹 하나
만큼은 헤비급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니까요. 그리고 강민 선수와 경기하는 상대방은 그야말
로 난장판이 됩니다. 정신이 하나도 없죠. 나심과 경기하는 선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
껴안고 바닥을 구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하지요.^^

혹자들은 나심을 복싱의 천재, 또는 기본도 모르는 멍청이라고 말합니다. 강민 선수도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금이야 강민 선수를 두고 기본도 모르는 바보라고 하
는 사람은 하나도 없겠지만, 처음 강 선수가 그의 스타일을 닦을 때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
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사실 대 테란전 노게이트 더블넥은 제 친구도 비웃더군요-_-)

일가를 이룬 사람들은 무언가 후세에 큰 자취를 남길 정도로 대단합니다. 공자는 그의 학문
으로 수 천년이 지난 지금에도 멀리 동방의 나라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무도의 달인
최배달 선생은 일본에서 자신의 무도를 크게 정립하였지요. 박서 드랍쉽을 이룩한 임요환
선수나, 가림토스 김동수 선수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강민과 나심 하메드. 이 둘은
서로 알지도 못하고 언어도 다르고 인종과 문화도 다르지만 각각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어
가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 같습니다. 나심 하메드가 챔피언의 자리에 올라 세계를 호령하였
듯이 이번 가을에 Nal_rA의 바람이 불기를 기원합니다. 반드시 일가를 이루시기 바랍니다.

두 선수의 앞길에 영광 있으라.



p.s ‘게시판에 가면 강민 선수 칭찬글이 얼마든지 많을거야. 네가 여기에 또 이런 글을 쓴다
는 건 게시판 트래픽 가중의 원흉이 되는거니까 올려선 안돼. 알았지?’라는 천사(악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염치없이 글을 올려버리고 말았습니다. 중복 내용이지만 널리 이해해 주
시면… 헤헤~ ^^;;

p.s2 온게임넷 음모론 파나소닉배는 당분간 올리기 힘들 것 같습니다. 저번에 비가 많이 오
던 날에 글을 쓰고 있는데, 갑자기 천둥 번개가 꽝 하고 쳐서 모두 날아가 버렸지 뭡니까.
신께서 천기를 누설하신 데 대하여 노하신 줄 알고 이 한 몸 보전하기 위해 납작 엎드려 있
습니다. 저도 살아야지요~ ^^;;(사실은 얼마간 어디에 다녀올 데가 있어서요..;;; 죄송합니
다. 천둥 번개는 진짜에요~)

p.s3 나심 하메드가 다시 예전과 같은 기량을 회복해서 그 호랑말코 같은 바레라를 눕혀 버
렸으면 좋겠군요. 지인진도 모랄레스와 리턴 매치를 갖고 챔피언에 오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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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땅패하는랜
03/08/10 02:01
수정 아이콘
너무도 유명한 "내가 정석이다!!'라는 강민 어록이 생각납니다.
그나저나 Starry Night님이 전파하신 음모론 탓에 지금 피지알은 패닉 상태입니다(무 물론 농담입니다 ㅠ.ㅠ)
어쩌면 나심이나 강민 선수가 지금 보이는 파격 뒤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기본기에 대한 피나는 훈련이 있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습니다.
파나소닉 배의 부커진의 음모 기다리고 있겠습니다^^(도대체 어떤 발상이었는지 궁금합니다ㅠ.ㅠ)
03/08/10 02:15
수정 아이콘
멋진 글이네요. ^^
네버마인
03/08/10 02:23
수정 아이콘
예전에 챌린지였던가...상대 선수가 누군지 기억은 안 납니다만 네오 버티고에서 저그 상대로 유닛 거의 안 뽑고 입구 캐논으로 막아 놓고 버틴 적이 있었죠. 히드라, 저글링이 입구에 바글 바글 모여 공격 들어오려니까 언제 뽑았는지 하템으로 천지스톰을 작렬시키며 저그 유닛 다 죽이고 유유히 순회공연으로 저그를 초토화시키더군요. 지금도 강민 하면 그 경기가 떠오릅니다. 너무 충격적이었거든요. 얼굴은 또 얼마나 무표정했던지요. 그때 저그, 정말 기가 막혔을 겁니다. 그 많던 유닛이 한방에 나가떨어졌으니 말이죠. 보던 저 역시 너무나 황당해서 뭐 저런 게이머가 다 있냐? 그랬으니까요. 그때 한껏 흥분된 어조로 김 창선씨가 던지셨던 말씀이 잊혀지질 않네요. " 아, 강민 선수...이 선수 잠실가면 그날 정말 대박나겠는데요!! " 그런데 그 날이 이제 그다지 멀지 않은 것도 같습니다...날라와 리치...부디 한참 후에 만나시길.....^^;; ( 박쥐팬은 괴로워..)
러블리제로스
03/08/10 02:23
수정 아이콘
저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현실이 소설보다 더 흥미진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03/08/10 02:26
수정 아이콘
잠을 자는데 정말로 태어나서 듣도 못한 정말큰 천둥번개소리가 들리더라 구요.(전설의 고향에서나 나올법한그런-_-) 그래서 혼자 이번개맞고 누가 죽을것같다는 그냥 아무생각없이 했던말이 starry night님의 컴퓨터가;; 왠지 죄송하다는 느낌이 ^^;;
Starry night
03/08/10 02:48
수정 아이콘
네버마인님// 김현철 선수와의 경기였습니다. ^^
고영님// 하하 그랬군요...(빠직!-_-+)
felmarion
03/08/10 03:04
수정 아이콘
나심 하메드의 경기를 hbo 복싱에서 한번 본적이 있는데 그다지 깔끔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강민 선수와 어울리는 선수를 찾자면, k-1의 노가드 전법으로 유명한 레이 세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묘한 각도에서 뻗어 나오는 부메랑 훅, 상대방의 펀치를 두려워 하지 않고 오히려 펀치를 쳐보라며 가드를 내린체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담대한 모습.
기묘한 전략과 그런 전략을 흔들림 없이 뒷받침 하는 강민 선수의 담대한 모습과 닮지 않았나요?
다크니스
03/08/10 07:13
수정 아이콘
역시 부커진의 압박이 있어나 보군요.. 아쉽네요 ㅡ_ㅠ
못다한이야기
03/08/10 07:48
수정 아이콘
격투계에서 강민 선수와 비슷한 느낌이나 스타일을 찾는 건 정말 쉽지 않을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나심 하메드나 레이 세포보다, 오히려 프라이드의 사쿠라바 선수가 더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나심 하메드와 레이 세포 모두 특유의 전법을 구사하고, 매우 유연하며(특히 허리가 +_+) 탄력이 있다는 점이 공통점이지만 그들의 완성된 경기들은 몽상가(엄재경 님의 표현을 빌리자면..)라기 보다는 천재에 가까운 이미지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레이시 헌터로서, 상대방의 엉덩이를 스팽킹 한다거나, 몽골리안 촙으로 호기를 부리기도 하며 괴수 퀸튼 잭슨과의 시합을 불가능할 것 같던 암바로 이겨내는 사쿠라바 선수의 모습이 강민 선수의 꿈꾸는 듯한 플레이에 더 가깝지 않을까요? ^=^~ 그리고 결정적으로 강민 선수는 레이 세포나 나심 하메드보다는 사쿠라바를 더 닮은 듯 합니다..-_-;; ㅎㅎ ^=^ 순수하게 개인적 생각이었습니다~
안개사용자
03/08/10 09:24
수정 아이콘
몽환류 플레이어...
그의 플레이를 떠올리며 글을 읽으니 강민선수 그냥 꿈꾸는 플레이어(?)라기보다는 천재에 가까울 것 같군요.
원래 천재의 한계를 넘어선 경우, 약간 어리버리해보이는 경지(?)에 들어섭니다.
아인슈타인이나 에디슨이 그랬죠. 아마 강민선수도 그런 타입인듯.
그래서 꿈꾸듯이 플레이를 하는 것처럼 보여도 그 속엔 나름대로의 거듭된 생각 끝에 나온 비법이 담겨져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겉보기엔 어리버리해 보이지만 알고보면 빈틈이 없는 그런 식이랄까?
사실 이런 스타일의 게이머가 막강해보이는 무적스타일의 게이머보다 더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꿈결같은 플레이로 상대방에게 악몽을 선사하는 몽환류 플레이어....
앞으로의 경기에서도 좋은 꿈 많이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적당한 표현이 되려나? -_-;)
허브메드
03/08/10 09:52
수정 아이콘
이제야 제가 기를 좀 펴겠군요..
강 민 화이팅~!
2000HP마린
03/08/10 10:34
수정 아이콘
강민 너무 잘합니다 걍 잘하는게 아니라 넘 멋진 플레이
블랙엔젤
03/08/10 10:56
수정 아이콘
저 테란 유저인데 요즘 배틀넷 공방에서 강민선수의 영향인지 가끔 노게이트 더블넥서스를 구사하시는 분들이 계신데요 정찰 간 scv로 앞마당에
벙커 지어버리고 벙커러쉬로 앞마당 파괴 시킬때는 참;; 기분이 묘합니다
강민 선수가 하는 플레이에는 뭔가가 있는 듯 합니다
기묘진
03/08/10 11:39
수정 아이콘
네버마인님^^ 그 경기 저도 기억 합니다ㅠ,.ㅠ 얼마전에 먼슬리게이머에서 나오길래 다시 봤었는데 기가 막혔던..-_-;;
03/08/10 11:44
수정 아이콘
거참.. 천둥번개를 빙자한 부커진의 -_-; 검은 음모가 분명합니다!.... 아하하하 ^^;
강민선수 정말 멋지더군요. 멋지다는 말 이외는.. (전화상으로 거품을 물면서 강민선수 이야기를 했더니 군대에 간 친구녀석이 보고싶어 죽겠다고 안달을 하더군요 ^^) 원게이트플레이의 왕 이라고 하더군요 -_-
남자의로망은
03/08/10 14:01
수정 아이콘
그 네버마인님이 말하신 경기에서 스톰이 대략 7,8 방이 동시에 한화면 가득 덮고 히드라 2부대 이상이 스톰에'만' 다죽었죠. ㅠㅠ 그때의 감동은 정말.. ㅠㅠ
David Cone
03/08/10 14:53
수정 아이콘
강민선수 안경벗으시면 미남이실것같다는... 그리고 나심 하매드 요즘 모합니까. 통 소식을 모르겠군요. 나심 하메드와 오스카 델라 호야가 싸운적이 있나요 ?
엉망진창
03/08/11 02:48
수정 아이콘
나심 하메드 선수는 그 화려한 전적에 비해서 대단한 선수들과는 그다지 많은 경기를 갖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제가 그쪽에 대해서 그리 많이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에대한 이미지가 그리 좋지는 않기 때문에.. 강민선수와 비교하는 것은 거부합니다~~!!--++(물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리고 Starry night님.. 그렇게 아무말도 없이 연재물을 중단하시면 어떻게해요!! 음모론 눈빠지게 기다리다가 유머게시판 옛날것까지 다 봐버렸잖아요..--++ 빨리 돌아와서 얼른 써주세요....^^
03/08/11 03:21
수정 아이콘
몽환토스 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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