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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08/08 23:57:38
Name Gargoil
Subject [잡담] 나방
평소처럼 컴퓨터를 하러 자리에 앉다가, 뭔가 희끄무레한 것이 스쳐지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순간적으로 '앗! 나방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나방이 어디로 갔나, 천천히 주위를 살피려는데, 다리에 뭔가 스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너무 놀라 소리도 지르지 못한 채 방에서 뛰쳐나왔습니다.

잠시 거실에 주저앉아서 콩닥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저는 파리채와 살충제로 중무장을 했습니다.

천천히, 한 걸음씩,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나방에 대비해 여기저기 파리채로 툭툭 건드려가며,

전 드디어 컴퓨터 책상 앞에 다다랐습니다.

하지만 아래를 보는 순간 저는 피식 웃을 수 밖에 없었죠.



그곳에는 작은 휴지 한 조각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애초부터, 제 다리를 스쳐 지나간 것은 제가 그토록 두려워하는 나방이 아니고, 작은 휴지 한조각이었던 것입니다.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그 동안 무수히 많은 '나방'을 내 마음속에 키워오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그 '나방'이 무서워서 나는 아직 발을 내딛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PgR21 회원 여러분의 마음 속에도 '나방'이 날고 있지는 않은지요.







+ 하지만, 아직도 진짜 나방은 무섭답니다;; 제가 워낙 벌레를 무서워(!)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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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lessRuin
03/08/08 23:58
수정 아이콘
전 바퀴벌레가 더 무서워요 ㅠㅠㅋ
사고뭉치
03/08/09 00:03
수정 아이콘
그런 상황이 되면.. 혼자있어도.. 참 민망해지죠... ^^aa
그랜드슬램
03/08/09 00:21
수정 아이콘
저희집은 아파트인데도 불구하고 거미가 나온다죠 ㅡㅡ;
언제는 제 모니터에 거미가 거미줄을.. ㅡㅡ 그 이후로 거미가 나타나면
휴지로 잡은후 , 화염방사기로 태워죽인답니다.
화염방사기 - > 라이터 + 스프레이 같은거 말이죠.. ^^
어떤 원리인지는 몰라도 참 멋있게 나옵니다.;;
근데 만화같은데서 거미를 죽이면.. 벌을 받는다던데 ;;
어찌될지 ㅋㅋ
03/08/09 00:24
수정 아이콘
버..벌레가 이 글의 핵심은 아닙니다... ㅠㅠ
러블리제로스
03/08/09 00:43
수정 아이콘
저기..가고일과 나방 좀 닮지 않았나요? 날개가 있잖아요...-_-;;;
03/08/09 00:56
수정 아이콘
흔히 '공포가 몸을 갉아 먹는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합니다. 혹은 '공포가 마음을 잠식해간다'라는 표현도 있어서 몸은 고체, 마음은 액체가 아닌가하고 생각하기도 합니다만. 언제나 공포의 대상은 그 실체가 명확하지 않다라는 점에서 더욱 감정을 부추기는 면이 있는 거겠죠? 아니면 과거의 기억의 트라우마라는 측면에서 막연한 공포를 느끼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경우 과거의 감춰진 기억이나 공포의 실체를 직면하는 경우 오히려 대범하게 공포를 극복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음, 주저리주저리 하는 말이 되어버렸습니다.;;
나방...... 극복하길 바랄께요~
03/08/09 01:37
수정 아이콘
나방..고딩때 기숙사에서 생활한 적이 있었는데 건물이 예전 선교사들이 만든거라 정말 오래된 거였죠. 1층 독서실,2층 수면실들이 있었고 3층은 창고내지 기타잡다한 용도루 쓰였였죠. 대부분 집에 가거나 외출을 한 어느 일요일날에 3층에 갔는데 복도 중앙에 떡하니 참새한마리가 앉아있더군요. 그런데 가까이 가서보니 나방이였다는...참새만한 나방...그넘때문에 그길루 못가구 며칠간3층근처에는 얼씬거리지도 않았죠.
03/08/09 02:05
수정 아이콘
제목만 보고도 소름이 쫙~ 돋았는데 무슨깡으로 클릭을 했는지..ㅠ.ㅠ
나방은 진짜!! 싫어요..(쓰면서 점점 강해지는 소름의 압박)
특히, 형광등에 일정간격으로 7종세트 정도로 붙어 있으면..쓰러지죠..-_-;;
MasTerGooN
03/08/09 03:35
수정 아이콘
나방 있어도 그냥 놔두는데..;; 귀찮게 하면 손가락으로 꾹 눌러줍니다 ㅡ.ㅡㅋ
전 모기가 제일싫습니다.. 피도 안빨고 이빠이 붓게 만들어놓고 유유히 날아가는 녀석들은 특히..ㅡ.ㅜ
03/08/09 05:49
수정 아이콘
그랜드슬램님

거미는 익충이라고 하죠? ^^; 죽이지 마세요 ^^;;;

Gargoil님 일체유심조를 나방에게 배우셨군요 멋진 인생 사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
03/08/09 09:14
수정 아이콘
제가 무서워 하는게 딱 두 종류 있는데 바로 이성잃은 사람과 벌레입니다. 벌레를 무서워 하는 것은 스스로 좀 가증스럽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는 것이 과거의 트라우마가 컸던 모양입니다 -_-a
어느 날 자다가 서걱서걱대는 소리에 깨보니 딱 엄지손가락만한(제 손은 좀 작은편;) 바퀴벌레가 날개를 비벼대고 있더군요. 얼굴을 향해 날개를 피고 날아오는데 왜 난 이제 죽었구나란 생각을 한건지...(괴수만화를 너무 많이 본 탓?)
이 밖에도 화장실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 가보면 욕조에서 귀뚜라미가 울고 있고, 베란다에는 민달팽이와 지렁이가 -_-;;;(아파트 살 당시였음)
음...제가 전생에 벌레였기 때문에 친구들(?)이 절 못 잊고 찾아오는 걸까요?
폭주족벌쳐
03/08/09 17:11
수정 아이콘
저는 가끔 나오는 날아다니는 바퀴가 무섭더라구요 ㅡㅡ
크기도 큰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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